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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바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17.08.03 05:04
최근연재일 :
2021.02.13 21:2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932
추천수 :
1,172
글자수 :
195,944

작성
17.08.04 01:40
조회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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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9쪽

15.∥막간 종장∥

DUMMY

보웰이 마법사들을 정보력을 비꼬며 말한다.


「감시집행위의 위원으로서는 오히려 모범적인데.」


「흥, 얼마나 모범적인지 감시기관의 요원들조차 이런 꼴이 되도록 아무것도 몰랐군 그래.」


「....」


「병원에서도 얘기했지. 인간을 우리에게 넘기라고. 그랬다면 일이 이 지경까지 오는 걸 막을 수도 있었다.」


보웰 요원이 결국 참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엘번들의 헛소리도 날이갈수록 뻔뻔해지는군. 안드레이 당신의 뭘 믿고 소년을 맡기지. 엘리멘탈리스트를 보낸 것도 마법학회 아닌가?」


「멍청한 돌센! 그건 너흴 저지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다. 상원의원이 이 모든 일을 혼자서 저질렀다고 생각하는 거냐? 마법학회 뿐 아니라 너희 감시기관 내부에도 상원의원에 동조하는 자들이 있다. 우리가 정말 룰을 어길 작정이었다면 그 자리에있던 차량들을 모두 태워버릴 수 있었다는 걸 모르지 않을 텐데.」


불을 다루지 않는 엘리멘탈리스트는 자신의 한 손을 묶고있는 권투선수와 같다.

그의 말대로 상원의원의 편에 서서 그를 돕는 감시기관의 또 다른 요원들이 있었고 그 증거로 본 교수조차 납치되어 끌려갈 뻔 했다.

하지만 보웰 역시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웃기지마! 내가 볼땐 너희 마법학회도 이놈이나 저놈이나 별 다를 바 없어.」


「그렇다면 묻지. 자넨 상원의원이 왜 그토록 인간을 원하는지 알고있나?」


순간 말문이 막혔다.

안드레이가 특유의 버릇처럼 입꼬리를 비틀며 미간을 찌푸렸다.


「마법사들에게 이런 격언이 있지. 마법에선 무능한 건 용서해도 무지한 건 용서하지 않는다고. 자기 공방에서 영문도 모른채 젤리덩어리가 되는 녀석들은 하나같이 스스로의 능력을 자만하던 멍청이들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주변을 온통 흙탕물로 만드는 바로 네놈들 처럼.」


「....」


그 표독스러운 기세에 눌려 보웰 요원조차 조금 주춤하고 말았다.


「마스터 안드레이. 진정하시길. 팀원의 무례를 사과하겠습니다.」


지켜보던 포룸 요원이 정중하게 요청하자 마법사도 이 이상 보웰을 자극하지 않았다.


「부디 의견을 들려주실 수 있습니까.」


한심한 놈들. 잠시 혼잣말을 중얼거리던 안드레이가 짜증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상원의원은 유명한 마법사 집안의 엘프지. 그가 어째서 의회에서 마법사들의 활동에 그렇게 제동을 거는지 이유를 알고있나.」


보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후배 요원을 바라보자 그가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상원의원은 분명 이 나라가 한 때는 제국이라고 불리우던 시절부터 명망있는 마법사 가문의 후손이었지만 그런 사실에 주목하는 이는 그다지 많지 않았다.


「간단해. 그는 마법사들을 증오한다. 그 본인이 물질학파의 변환마법을 고도로 연마한 마법사임에도 그렇지. 그가 마법사로서 활동한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건 마법학회의 수뇌부 중에서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온통 모순 투성이었다. 마법사를 증오하는 상원의원 본인이 한 때는 마법사였다니.

차량 안은 침묵에 휩쌓였고 안드레이의 설명은 계속됐다.


「도대체 무엇이 그로 하여금 그토록 마법을 증오하게 만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그 감정이 그를 움직이고 있다. 그자는 마법학회라는 시스템을 뿌리부터 붕괴시키려 하고있어.」


언뜻 들어서는 이해할 수 없었다.

아니, 마법학회가 사라지면 오히려 좋은 거 아냐?

보웰이 중얼거렸지만 엘프들은 귀가 밝다.


「생각하는 수준이라곤 어리석기 짝이 없군. 잘 들어라. 마법학회가 붕괴하면 대체 국가는 무엇으로 마법사를 통제하지?」


생각해 본 적 없었다.


「현대의 마법사들은 마나석이라는 자원에 의존해 마법을 쓰고있다. 이 자원은 국가에서 전체 생산량의 92%를 독점하며 나머지 약 8% 만이 마법학회에 떨어지고 그중에서도 0.2%는 통제를 벗어나 알 수 없는 경로로 유통되거나 사라진다. 네놈들 감시기관은 실제로는 전체 자원의 채 10% 도 되지 않는 마나석을 쫓아다니며 주변을 헤집고다니는 귀찮은 들개 떼에 불과해.」


신랄한 폭언이 끊임없이 쏟아졌지만 이제는 점차 익숙해진 나머지 다른 요원들도 조금씩 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마법사와 이렇게 오래 대화를 나눠본 적은 처음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이 어떤 사고방식을 가지고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는지 전해듣는 것은 오랫동안 감시기관에서 근무한 포룸 요원조차도 무척이나 생소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모든 마법사들이 이 상황을 싫어하는 건 아냐. 8% 라고는 해도 그것이 어마어마한 규모임에는 틀림없고 학회 내에서 입지가 좋은 학파들은 국가로부터 연구에 쓰일 자원을 부족함없이 지원받을 수 있다. 그러니 꼭 나쁜 거래인 것 만은 아니지. 네놈들이 마법을 감시한다고 착각하는 건 자유지만 가장 강력한 통제는 이러한 시스템에 의해 유지되고 있다. 그러니 정말로 위험한 건 학회의 눈을 벗어나 기존의 시스템을 흔들려하는 자들이야.」


후배 요원으로서는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자, 그럼 묻지. 만약 너희가 이런 시스템에 불만을 품고있다면 가장 먼저 무얼 바꾸려 할 탠가.」


「권력이 마나석으로부터 나오니 그 독점체제를 무너뜨리고 싶어하지 않을까요.」


자기도 모르게 후배 요원이 대답했다.

안드레이가 입꼬리를 비튼다.


「쓸만한 엘프가 하나 있군. 맞아. 하지만 그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일까. 학회 내의 권력싸움에서조차 밀려난 패배자들이 그 시스템의 힘에 거스른다고?」


불가능했다.


「바로 그 시점에 상원의원은 자신의 정체를 마법사로 위장해 이들을 돕겠다며 접근했다. 기존의 마법학회의 권력구도를 교체하겠다는 명분으로 말야. 처음엔 이들도 상원의원을 믿지 않았지만 곧 감시기관의 내부 정보가 세어들어와 그들의 정보망을 피할 수 있게되자 서서히 그를 신뢰하기 시작했다. 이용당하는 게 오히려 자신인 줄도 모르는 쓰레기들.」


안드레이가 마치 더러운 것을 뱉어낸다는 듯이 경멸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마나석과는 달리 국가의 감시가 닿지 않는 좀 더 근본적인 것으로 생각을 옮겼다.」


마나석 보다 더 근본적인 것?


「고대부터 마법은 지식과 학문의 영역이었을 뿐, 지금처럼 돈과 자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마법은 인류allkind가 만물을 지배하는 영장의 지위를 누릴 수 있도록 해준 가장 위대한 힘이자 신이 내려준 축복이다. 그리고 마나는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무한한 자원이었지. 그들은 마나가 오염되기 전에 그랬던 것처럼 마나석의 도움없이 자연마나를 이용하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보웰이 코웃음을 쳤다.


「아니, 그거야말로 불가능한 거 아냐. 그런 게 가능했으면 어느 마법사가 그런 걸 시도하지 않았겠어. 이미 진작에 세상이 뒤집혔겠지.」


「처음엔 우리도 그렇게 생각했다. 열등감에 사로잡힌 패배자들의 별볼일 없는 망상이라고. 하지만....」


「그나저나 이게 인간 소년이 납치된거랑 무슨 상관이야.」


요원이 씨근덕거리지만 안드레이가 신랄한 말들을 쏟아낼 거란 예상과 달리 그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생각지도 못한 장소에서 일어난 아주 사소한 발견이 모든 걸 바꿔버렸다.」


안드레이가 그러면서 조용히 고개를 돌렸고, 모두의 시선 또한 그의 눈을 쫓았다.


「본 교수님?」


「리아나 더글라스 제인 보른. 개인적인 악의는 없지만 당신이 12년 전 발견했던 기원전 5세기의 인간 화석이 이 사태를 일으킨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고 말았다. 짐작가는 바가 없지는 않겠지.」


아무런 연관도 없어보이는 우연들이 서로 연결되고 조금씩 얽히더니 마침내 거대한 연쇄작용을 일으키며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번져버렸다.

이 모든 일들은 하루아침에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닌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되어온 거대한 음모의 일부였던 것이다.


「....」


본 교수가 눈을 감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니, 이봐 지금 교수한테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보웰이 흥분해서 소리치지만 안드레이는 멈추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 인간 화석의 척추뼈에 형성돼 있던 0.02g 의 마나석이 주변의 마나오염을 정화하고 있었으니까. 녀석들은 인간을 이용하면 자연마나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걸 발견한 거다.」


그 나지막한 목소리는 저주처럼 모두의 귓속에 파고들었고 후배 요원은 순간 머리가 어지러워져서 토가 나올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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