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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바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17.08.03 05:04
최근연재일 :
2021.02.13 21:2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929
추천수 :
1,172
글자수 :
195,944

작성
17.08.03 05:28
조회
487
추천
24
글자
7쪽

13-2.

DUMMY

쾅 쾅 콰광 콰과강!


낙석들의 연주회가 간신히 끝이나자 고개를 들어 차창 밖을 살펴보았다.

대다수의 차량들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 급하게 속도를 올려 바위들을 피했지만 연결도로에서 차선이 좁았거나 그보다 낮은 위치에서 하늘을 향한 시야가 가려져있던 차량들은 쏟아져 내리는 바윗덩어리들을 미처 다 피하지 못했다.


「보고는?」


「차량 17대. 경상 스물 둘. 중상 셋.」


「푹 쉬라고 해.」


모든 층을 통틀어 거의 십여 대가 넘는 차량들이 윗면이 완전히 찌그러지거나 차량 보닛을 덮친 바윗돌에 그대로 엔진이 고장나 움직임을 멈추고 말았다.

공기가 무거워졌다.

하지만 감상에 젖을 새도 없이 타고있던 차량의 속도가 후욱 하고 늘어난다.

관성에 의해 뒤로 잡아당겨지는 무게감을 느끼며 동시에 차량의 엔진음도 이제는 부드럽다고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거칠게 울리기 시작했다.

고속도로 위의 차량들은 처음보다 수가 줄어 드문드문 빈 공간이 보였다.


「망할.」


얌전히 몸을 숙이고 있던 후배 요원이 몸을 일으키며 소리쳤다.


「찾는 대상이 인간인지도 모르면서 돌덩이를 쏟아붓냐고.」


「아니. 알고있어.」


포룸 요원이 말했다.


「네?」


후배 요원이 자신의 선배를 올려다보았다.


「알고있다고. 그러니까 오히려 저런 공격을 할 수 있는 거다.」


포룸요원이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차량의 흐름들은 이제 거의 일곱 층계의 인터체인지 구간을 한바퀴 째 회전하며 맨 윗층에 있던 차량들은 아래로, 맨 아래층에 있던 차량들은 모두 윗층의 도로에 올라서게 되었다.

그리곤 다시 한 번 자신들이 온 방향과 반대되는 방향의 연결도로로 흩어지기 시작한다.


「그게 무슨 소립니까.」


「지금은 설명 때가 아니야. 그것보다 방금 같은 규모의 공격이 한 번 더 올꺼야. 여기서 흩어지면 정말로 장기전이 되니 최대한 숫자를 줄여놓으려고 하겠지. 위치는 아직도 못 잡았나?」


앞좌석의 톨브족 요원이 보조석에 달려있는 고물 디스플레이 기기를 손으로 퍽 때리고 입을 열었다.


「재밍이 걸려있습니다. 감지센서에 압박이 장난이 아니에요. 한두 놈이 아닙니다.」


포룸 요원이 놀랍도록 침착한 태도로 잠시 턱을 괴고 생각에 잠겼다.


「한 둘이 아니라고?」


치르르르르르르!


차량 내 경보음이 다시 한 번 울렸다.


「옵니다.」


이번엔 어디지.

반사적으로 하늘을 쳐다보았지만 이번 공격은 하늘이 아니었다. 변화는 저 아래에서부터 일어났다.

해안가 고속도로의 맨 밑바닥. 그러니까 파도와 맞닿아있는 절벽들 틈에서 바닷물이 꿈틀대기 시작했다.


츠콰콰콰콰콰.


그리고 거대한 물줄기가 용솟음 치며 위로 튀어올랐다.

절벽 아래의 해수면에서부터 고속도로의 가장 윗층까지 물기둥이 솟구치려면 대체 어느정도의 회전과 압력이 필요한 걸까.

쇳덩어리도 종잇장처럼 우그러트릴 듯한 물줄기가 하늘로 솟아 반대편의 도로를 덮치자 도로 위에 있던 차량들 무리들이 한 순간에 휩쓸려나갔다. 우리 차량과 고작 몇 미터밖에 떨어져있지 않은 곳이었는데 마치 방파제를 덮친 너울성 파도에 차량들이 쓸려나가는 것처럼 보였다.


파파파파.


유리창에 가늘게 부서진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튀었고 노을진 태양빛을 받아 허공에는 지금 상황과 어울리지 않는 영롱한 황금빛 무지개가 만들어졌다.

그 모습이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순간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바보냐 나는.

이곳은 이미 다른 세상이다.


쏴아아아.


차량들이 물기둥에 밀려 뒤집힌다. 그리고 도로 위를 덮친 바닷물들이 원래의 힘을 모두 잃어버리자 휩쓸린 차들과 함께 한쪽 방향으로 우르르 흘러내렸다.

도로 위로 물들이 쏟아진다.

그 물들이 수 초간이나 밖으로 빠져나간 뒤에야 차량들 스무대 가량이 엉망으로 뒤엉킨 모습을 드러냈다.

포룸요원이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대용량. 광범위. 상대적으로 긴 발동시간에 무엇보다 완성도가 높고 강력한 물리력을 동반한 응용력.」


「갈리우스 학파의 엘리멘탈리스트 군요.」


「상대가 누군지 알면 대응방식도 정해져.」


다른 차량의 요원들도 같은 결론에 도달한 것일까.

별도의 의사소통 없이도 가장 아래층에서 내달리던 묵직한 형태의 검은색 SUV 에서 공중으로 신호탄 같은 것이 쏘아올려졌다.

꼬리가 긴 파열음을 내며 공중으로 솟구친 탄환은 포물선을 그리다 펑 하고 터지더니 고도를 유지하며 주변에 있던 무언가에 빨아들이는 느낌으로 빛을 내기 시작했다.


「마나연소 시작합니다. 타입은 E-a04.」


그리고 똑같은 종류의 신호탄들이 여기저기 공중으로 피워올려졌다.

처음엔 백색광을 내며 타들어가던 신호탄들은 쏘아올려진 여러 발의 다른 탄들과 함께 무리를 짓게되자 어느 순간 동시에 푸른 색의 빛으로 바뀌며 하늘을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아까의 붉은빛과는 정 반대되는 고요한 푸른빛이 하나의 공간에 녹아들자 신비로운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마나연소라는게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몸이 물속에 잠기는 듯한 압박감이 조금씩 가벼워졌고 끈적하던 공기도 숨쉬기가 한결 편안해졌다.

그리고 푸른 신호탄이 주변을 가득 메운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절벽가의 도로 기둥에서 수십명의 인원들이 자신의 위치를 드러냈다.


「시전자 확인했습니다. 엘리멘탈리스트 그룹원 총 열다섯 명.」


「아무도 안죽었나?」


「안죽었습니다.」


살벌한 대사를 농담 던지듯이 하고있었다.


「그럼 우리도 못죽이지.」


포룸 요원이 고개를 끄덕인다.

차량 밖으로 고개를 내밀지 못해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신의 위치가 드러난 그 마법사들은 마치 이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있었다는 듯 별다른 저항없이 두 손을 들고 항복 의사를 표시하고 있었다.

어째서?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지만 목적을 다 이룬 것처럼 저렇게 순순히 나타나는 것은 방금 전의 공격과 비교했을 때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마치 이들은 감시기관의 행동을 무력화하거나 방해하는 수준 이상의 공격의사는 없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일단 한 고비는 넘긴 것 같군.」


포룸 요원이 더 이상의 공격은 없다고 판단하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1/4 가량이 피해를 입었지만 작전을 지속하는데는 무리가 없다고 판단됩니다.」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 이제부터 팀원들 간에 어떠한 교신도 금지한다고 전해. 다른 팀을 돕기위해 정해진 경로를 이탈하거나 반대로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마찬가지. 그리고 추가 피해가 생길 경우 해당 팀은 그 즉시 작전에서 이탈한다.」


그의 명령은 곧바로 다른 팀원들에게로 전달됐고 그 전송을 끝으로 후배 요원은 사용하고있던 차량의 통신 장비들을 모두 꺼버렸다.


「굳이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요?」


「만일에 대비한거야. 서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작전의 성공확률이 올라가.」


후배 요원은 고개를 끄덕이다 나와 눈이 마주친다.

그가 걱정스럽게 입을 열었다.


「다친데는 없나요?」


내 긴장을 풀어주려는건지 요원은 사람좋게 웃었다.

어떻게 이런 일을 겪고도 저런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는 건지 나로서는 불가사의하게 느껴질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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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4-2. 17.08.03 460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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