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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바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17.08.03 05:04
최근연재일 :
2021.02.13 21:2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921
추천수 :
1,172
글자수 :
195,944

작성
17.08.03 05:31
조회
496
추천
24
글자
6쪽

14-1.

DUMMY

14.


두 차례의 마법 공격을 겪은 후.

나를 숨기기위한 더미로 쓰인 수많은 검은색 차량들은 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구역을 벗어나 각자의 정해진 목적지를 향해 여러 방향으로 빠르게 흩어지기 시작했다.

하늘 위에 떠있던 언론사의 헬기들도 자기들 나름대로 취재할 대상을 정했는지 뒤따라가기 시작했고 우리가 가는 방향으로도 취재 헬기 한 대가 따라붙었다.

처음엔 같은 방향으로 달리던 몇몇 차량들이 있었지만 방향이 갈리는 구간들을 지날 때마다 재빠르게 흩어졌는데 운 좋게 얻어걸린 건지 처음의 취재 헬기는 여전히 우리 뒤를 따라오고 있었다.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어차피 터널 끝에서 차량을 바꿀 거니까.」


조금 신경쓰이는 나머지 사이드미러를 힐끔거리자 포룸 요원이 말했다.

내가 탄 차량은 해가 지는 해안가를 왼편에 끼고 남북을 가로지르는 고속도로 위를 달렸다.

아까와 같이 마법 공격이 있는 게 아닐까 하고 긴장을 풀지 못하고 있었는데 내 왼편에 앉은 후배 요원이 그런 내게 말을 걸었다.


「이정도면 그렇게 긴장하고 있지 않아도 되요.」


안전하다는 의미인가.

이유를 몰라 돌아보니 후배 요원이 조금 고심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으음. 어디서부터 설명해줘야 하나.」


그러자 보조석의 드워프 요원이 답답한 듯 말을 던졌다.


「뭘 어려워해. 마나농도가 상승하지 않으면 마법사들도 아까처럼 쉽사리 마법을 쓸 수 없는거잖아.」


「아니. 그러니까 그걸 설명하는게 어려운 거잖아요.」


「아유 답답아. 반대로 200년 전에 태어난 꼬마애가 세상천지에 궁금하지 않은 게 어디있겠냐.」


그런데 그 간단한 말을 시작으로 드워프 요원과 후배 요원은 자기들끼리 옥신각신하기 시작했다.


「아니, 인간이 200년 전에 멸종했다고 이 소년이 200년 전에 왔다고 생각하는 게 말이 돼요?」


「안될 건 또 뭐야!」


「애초에 언어가 통하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데요.」


「마법사들이 뭔가 수작을 부렸겠지.」


「다른 종족을 처음 보는 건?」


「시골에서 살았다거나.」


「점점 논리가 이상해지잖아요.」


역시나 마법사를 감시하는 요원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내 존재는 여러의미로 미스테리하다고 느끼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논란의 당사자인 나는 아무 말도 하질 못하니 난처하기 짝이없다.

언젠가 진실을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만 상황이 계속 여의치 않은데다가 내 이야기를 믿어줄지 도무지 자신이 없었다. 그러니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이 사람들이 나에 대해 오해하도록 내버려 두게 됐고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과거에서 온 인간이라는 인식은 점점 굳어지는 것 같았다.


「대체 넌 뭐가 그렇게 불만이야. 200년이 아니라 300년이든 400년이든 그게 뭐가 중요해? 아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거잖아. 저 어린 나이에 가족이랑 친구들이 얼마나 보고싶겠어.」


말을 해놓고도 자신이 울컥했는지 조금 목소리가 잠겼다.


「그런데 그러긴 커녕 인간이라고는 자기 밖에 없고.... 크흠 흠. 에라이!」


훌쩍이던 요원은 티슈를 꺼내 팽 하고 코를 풀었다.

한참 말싸움을 주고받던 중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입을 다물어버리자 후배 요원도 딱히 상대방을 쏘아붙이지 않았고 차량 안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닥터 위빙스톤도 그렇고 저 요원도 그렇고 드워프... 아니 톨브들은 다들 원래부터 이렇게 잔정이 많은 건가.

가족의 얼굴이라고 하면 부모님의 얼굴보다 선생님의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지만 그 모든게 이제는 다른 세상에서의 일들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조금 쓸쓸한 기분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가만히 두 사람의 실랑이를 지켜만보던 포룸 요원은 둘의 대화에 덩달아 내 표정까지 어두워지자 주의를 환기시키려는 듯 말을 꺼냈다.


「울시, 마법사들의 구분에 대해서 말해봐.」


후배 요원이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대답했다.


「마법의 근본에 따라 다섯 갈래로 나누고 그것을 구현하는 방법에선 스승들의 이름을 이어받는다 였죠?」


「그래. 그럼 전자의 경우엔 뭐가있지?」


「원천학파, 현상학파, 시공학파, 물질학파, 정보학파.」


「이번 사태에서 내가 의심하고있는 건 그 시공학파야. 그러니 이 소년이 다른 시대에서 넘어 왔다는 가정도 완전히 허무맹랑한 주장은 아니란 거지.」


후배 요원이 고개를 젓는다.


「저도 그 점을 생각해보지 않은 건 아니에요. 하지만 시공간 마법은 이미 몇 십 년도 전에 명맥이 끊겼잖아요.」


「그렇지. 그 마법들은 난이도가 높고 결과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없는데다 하나같이 너무 많은 비용이 들었기 때문에 근대 이전에 이미 자체적으로 몰락하고 있었어. 그렇지만 그런 교과서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일단 눈앞에 있는 현실을 생각해봐. 나흘 전에 갑작스러운 대형 태풍이 발생하고 마나농도가 미쳐 날뛰질않나 인간 종족이 어디선가 나타났다. 그럼 생각할 수 있는게 시공마법 말고 뭐가 더있겠어?」


잠시 생각하던 후배 요원이 검지 손가락을 들었다.


「우리 감시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거요?」


「...망할 자식아.」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답변이었는지 포룸 요원은 한 방 얻어맞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선배 말대로 시공학파의 마법이라고 하면 태풍을 일으킬 정도로 대규모의 자원과 시동기구, 그 마법을 발동한 마법사들을 전부 놓치고 있었다는 건데 감시기관이 감시에 실패했다고 하면 그야말로 천하에 자랑거리 네요.」


포룸 요원이 쓰게 웃는다.


「아무렇지않게 아픈 곳을 후벼파는구나.」


「선배한테 배운거니까요. 그래서 그자들의 목적이 대체 뭔데요. 대체 마법사들은 인간을 잡아서 어떻게 하려는 걸까요.」


그러다 후배 요원이 말을 꺼내놓고도 화들짝 놀라며 나를 쳐다보았다.


「아, 미안해요 나쁜 의도로 꺼낸 말은 아니에요.」


황급히 사과했지만 딱히 신경쓰고있던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질문은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의문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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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14-2. 17.08.03 460 19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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