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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바달라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올드골드
작품등록일 :
2017.08.03 05:04
최근연재일 :
2021.02.13 21:26
연재수 :
47 회
조회수 :
26,925
추천수 :
1,172
글자수 :
195,944

작성
17.08.06 17:29
조회
430
추천
17
글자
7쪽

18.∥막간 1장∥

DUMMY

18.∥막간∥


우리가 약속한 건 여기까지다. 뒤를 지켜보지, 마스터 안드레이.


안드레이가 자신의 귀걸이를 통해 전달된 마법사들의 메시지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이제는 쓸모가 없어진 감시기관의 핸드폰을 차창 밖으로 던져버렸다. 본 교수를 구할 때 감시기관의 배신자들에게서 빼앗았던 물건이다.


「거참, 물건을 함부로 버리면 쓰나.」


「그러고보니 가장 큰 쓰레기가 눈앞에 있는데 같이 버릴 걸 그랬군.」


보웰의 궁시렁거림을 안드레이가 맞받아친다.


「시끄러워요. 지금 말다툼이나 할 땐가요.」


본 교수가 차갑게 쏘아붙이자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물어버렸다.

저 핸드폰을 이용해 상원의원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었고, 그를 자극하며 시간을 버는 틈을 타 포룸 요원의 동료라는 기술부 직원이 그의 핸드폰을 해킹했다.

상원의원이란 지위에 있던 자이니 만큼 할 수 있는 거라곤 고작 통화종료 버튼이 눌리지 않도록 한 것에 불과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정말 이 길로 가는게 맞는 건가요?」


그들이 타고있는 차량은 안드레이의 말대로 12번 도로를 지나 주도 앙셍티의 항만 부두지역으로 향하고 있었다.

리을 군이 무사하다는 것을 확인했고 상원의원의 위치도 찾았다고는 들었지만 그걸 알고있는 건 안드레이 본인 혼자 뿐이었다.

그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인간 소년을 데리고 어디로 가고있는지를 모르니 이 엘프 마법사 외에 다른 인원들은 자꾸만 피어오르는 불안감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그들의 태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안드레이는 같은 말은 반복하지 않겠다는 듯 콧바람을 흥 불며 입을 다물어버렸다.


「지금이라도 정확한 위치를 알고있다면 상원의원을 쫓아가야 합니다.」


보웰의 옆자리에 앉아있던 후배 요원이 초조함을 참지 못하고 의견을 제시하지만 차량 안은 조용했고 모두가 안드레이를 바라보았다.

역시 예상대로 그 시선들에 짜증이 폭발한 그가 입을 열었다.


「멍청하긴! 처음부터 ‘따라붙는’ 건 불가능했다. 위치를 알았다고 해서 지금이라고 뭐가 달라질 것 같나? 이미 너희보다 수십분 거리에 떨어져있는 상대를 무슨 수로 따라잡을 생각이지? 네놈들이 똥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대고있는 건 내 알바 아니지만 적어도 생각이란 걸 해라.」


그러면서 입을 다물었다가 주변을 둘러보곤 스스로도 조금 너무하다 싶었는지 한숨을 푸욱 쉬었다.


「그자는 상원의원이다. 우리 눈에는 적으로 보일태지만 이 일과 무관한 다른 감시기관의 요원들이나 경찰들은 어떻겠나. 당장은 그의 뒤를 따라가는 게 해결책으로 보이겠지만 그건 최악의 선택이다. 상원의원이 오히려 우리를 인간을 납치하려 하는 주범으로 선동한다면 너라면 누구의 말을 들을 것 같나.」


「...의원의 말을 믿겠죠.」


후배 요원이 무겁게 대답했다.


「바로 그거다. 그리고 우리가 어찌어찌 노력해서 그자의 꽁무니까지 따라갔다고 해도 그자가 순순히 인간을 내어놓을 것 같나? 민간인들이 있는 도시 한가운데에서 그자와 몸으로 대화를 나누기라도 하려고? 순진하기 짝이 없는 생각이야.」


「그럼 이제 어떻게 되는 겁니까.」


「지켜봐라. 너희가 마법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마법사는 한번 약속한 일은 어기지 않는다.」


비록 그게 이 세상의 비좁은 도덕률과 어긋나는 경우가 종종 있을지라도 말이야.


「...자랑이군.」


보웰이 중얼거리지만 안드레이는 상대하지 않는다.

포룸 요원이 진지하게 되묻는다.


「상원의원을 저지하겠다고 했지만 대체 당신의 진짜 목적은 뭡니까. 이렇게까지 우릴 돕는 이유는 뭐죠.」


그가 코웃음을 친다.


「하, 너흴 돕는다고? 착각하지마라. 내가 너흴 이용하는 거다. 나도 인간 소년이 죽는 건 원치않아. 특히 지금처럼 그자의 손아귀에 끌려가 무슨 짓이 벌어질지 모르는 게 가장 최악이지.」


안드레이가 답했지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요원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당장은 그를 의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지금은 우선 인간 소년을 구하는 것에 집중해야 했다.

차량은 도시의 외곽 순환도로를 반쯤 돌아 어느새 부두의 항만지역이 보이는 곳까지 가까워졌다. 그리고 물류창고 지역을 통과하고 있는 이 도로의 끝에는 항만의 중심지로부터 이어진 총 길이 800미터 높이 약 60미터의 거대한 현수교가 있었다.

항만을 통과하는 그 짦은 시간동안 긴 침묵이 자동차의 엔진음에 파묻혔고, 초조함을 견뎌내는 네 명의 요원들은 일분 일초가 고통스럽게만 느껴졌다.

그 때.

구름 한 점 없던 항만의 밤하늘 위에서 먹구름이 일렁이기 시작했다.

다리로부터 몇 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그 기묘한 구름들을 발견한 포룸 요원은 직관적으로 그것이 평범한 자연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왜냐하면 그 구름들이 고작 왕복 4차선의 다리의 상공 20여미터 높이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순식간에 시커멓게 모여든 먹구름에서 푸른 섬광과 함께 굉음을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뒤이어 전하의 상태가 불안정해졌는지 현수교 근처의 기둥에 스파크가 파팟 튀며 번개가 내리쳤다.

포룸 요원이 외쳤다.


「아르망디. 최고속도로!」


운전석의 플로지아 요원이 잔상이 남을듯한 속도로 왼발의 클러치와 오른손의 수동변속기를 조작했고 대량의 가스가 흘러들어온 엔진이 날뛰는 심장처럼 출력을 높인다.


「어이 감시요원. 아니 포룸 요원.」


이 엘프 마법사가 제대로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는 것에 놀란 보조석의 포룸 요원이 뒷좌석의 안드레이를 돌아보았다.


「내가 비록 위대한 칼마이뉴 학파의 마법사이긴 하지만, 현상학파의 방식으로 시공학파의 영역에 간섭한다는 것은 역시나 힘에 벅찬 일이다.」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잘난체나 하려고 입을 연 것은 아닌 것 같았다.


「그러니 결말을 짓는 것은 너희들이다. 뒤를 부탁하지.」


안드레이가 그의 손에 끼워져있던 흰 장갑을 벗어 품에 집어넣었다.

그리고는 천장에 선루프를 밀어젓히곤 시속 100km를 돌파해 더욱 속도가 빨라지고있는 달리는 차량 밖으로 상체를 들어올렸다.

앞 좌석에 앉아있던 후배 요원과 보웰이 깜짝놀라 허리를 뒤로비틀며 그의 하체를 붙잡는다.


「야이 정신나간 또라이 엘바나! 뭐하는거야!」


「진정하세요! 법사. 여기서 포기하시면 안되요. 그리고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구요.」


이미 올백으로 넘겼던 그의 머리카락이 숨막히게 찰랑거린다.


「...이런 머저러러러러. 커헉!」


습관적으로 욕지거리를 뱉기위해 입을 벌렸다가 에어건을 쏜 것처럼 정면에서 밀려드는 바람에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안드레이가 얼굴을 가리듯 부드럽게 손짓하자 정신사나울 정도로 나풀거리던 그의 머리카락이 느리게 흐느적거렸다.

그제서야 그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이런 머저리들. 헛소리 집어치우고 꽉 붙잡고 있어라.」


「젠장, 심장 떨어질뻔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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