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행성케이투 님의 서재입니다.

유로파!

웹소설 > 일반연재 > SF

완결

행성케이투
작품등록일 :
2022.06.09 23:01
최근연재일 :
2023.05.21 18:02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90,409
추천수 :
4,442
글자수 :
848,903

작성
22.09.21 16:00
조회
530
추천
16
글자
10쪽

10장. 메타2기지로 가는 길.(1)

DUMMY

1.

유벤타 공장은 일단 안정을 되찾았다. 하지만 좀비대원들과 처음 만들어졌던 우르인간들이 왜 캬티냐 기지에 없었나하는 의문은 여전했다. 김철수도 마찬가지였는지 몇 차례나 내게 물었다.


“김박사, 캬티냐 기지에 있었던 우르인간의 수가 좀 부족하지 않았습니까?”


“그렇습니다. 우르인간이 그곳에서 만들어진다면, 우릴 공격했던 우르인간과 좀비대원들이 있어야 했는데···”


“그렇죠? 그게 참 의문인데···, 우르에 흡수되어 새로운 우르인간의 재료가 되었다고도 생각할 수 있는데, 그런 것 같지는 않고···.”


나는 금방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좀비대원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도무지 짐작 되지 않았다.


김철수와 나의 의문은 두 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풀렸다. 김철수가 급하게 나를 불렀다. 나는 샤워를 하고 모처럼 편하게 누워 지구에서 가져온 영화를 보고 있었다. 짜증이 났지만 어쩔 수 없이 통제실로 갔다. 통제실의 회의실에는 샘슨과 클라크, 화상에는 켐젠이 나와 있었다. 김철수는 나를 보자 기쁜 얼굴로 말했다.


“그놈의 좀비대원들과 우르인간들이 어디로 갔는지 밝혀졌어요.”


“예? 어디로 갔습니까?”


“재단의 메타2 기지를 공격해 박살을 냈어요.”


“재단의 매타2 기지?”


“재단이 가지고 있는 기지 세 개중 하나죠. 로봇을 정비하고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곳입니다. 지난번 휴먼세븐이 돌아갔던 곳이기도 하죠. 그놈의 우르인간들이 그곳을 습격해 부술 수 있는 건 다 부수어 가져가버렸답니다. 거길 가느라 캬티냐 기지에는 막 태어난 우르인간 밖에 없었던 겁니다.”


“그 정보는 어떻게 알았습니까?”


“조금 전 지구의 신디케이트 본부로부터 통신문이 날아들었습니다. 재단은 우르인간의 위험성을 숨겼다고 신디케이트를 공격하고, 신디케이트는 로봇개가 캬티냐 기지에 들어와 주요 임원을 다치게 했다고 설전이 벌어졌답니다.”


“아, 그렇군요.”


“우리가 캬티냐 기지에서 로봇개를 발견하지 못했다면 일방적으로 밀릴 뻔 했습니다.”


“그럼 어떤 결론이 나왔습니까?”


“일단 우리가 메타2 기지의 피해 상황을 확인하기로 했답니다.”


“우리가요?”


“그렇습니다. 메타2 기지로 가 우르인간의 공격이 있었다는 것과 피해 상황을 직접 조사하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로봇개는요?”


“재단이 인정하지 않고 있답니다. 신디케이트의 영상에 나온 로봇개가 재단의 로봇이라는 증거를 보이라고 합니다. 완전 철면피의 적반하장이죠.”


나는 어이없어 웃음이 나왔다. 유로파의 신디케이트 기지에도 로봇이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작업용이다. 저런 살상 능력을 가진 로봇을 신디케이트가 왜 가지고 있단 말인가! 김철수는 말을 계속했다.


“재단은 신디케이트가 메타1에서 3까지 모든 기지를 조사해도 좋으니 로봇개를 찾아보라고 했답니다.”


“자신만만하군요.”


김철수와 나의 대화를 듣고 있던 샘슨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우리가 기지를 조사하는 동안 얼음 속 어딘가에 로봇개를 숨겨놓으면 되니까 아주 좋은 전략이죠.”


김철수가 샘슨의 말에 맞장구쳤다.


“그렇습니다. 그것들은 몇 달이고 숨을 수 있으니까요.”


“그럼 기지를 조사한데도 별다른 성과는 없겠군요.”


“그래도 가야죠. 재단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단서라도 찾을 기회입니다.”


김철수는 힘주어 말하며 내 얼굴을 빤히 보더니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김 박사가 메타2 기지를 조사하러 가주어야겠습니다.”


그런 일이라면 내게 떨어질 것이라는 건 뻔했다. 나는 놀라지 않았다.


“내가 해야 한다면 해야죠.”


“좋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나는 가지 않습니다.”


“예? 이사님이 가지 않는다고요?”


그건 정말 의외였다. 재단이라면 이를 가는 김철수가 재단의 기지를 조사하는데 빠지겠다니 나는 잠시 내 귀를 의심했다. 샘슨이 내 마음을 알았는지 미소를 띠고 이유를 말해주었다.


“김 이사와 가와무라 박사는 당분간 유벤타 공장을 떠나지 말라는 엄명이 떨어졌습니다. 아마도 캬티냐 기지에서 가와무라 박사가 위험했던 일이 신디케이트 본부를 자극한 것 같습니다.”


“아, 그럼 난 누구와 같이 갑니까?”


김철수가 미안해 하는 얼굴로 말했다.


“실제적으로는 김 박사 혼자 가는 겁니다.”


“예? 나 혼자요. 그럼 우주선을 타고 가는 건가요?”


샘슨이 화면에 비치지는 켐젠을 슬쩍 보더니 대신 대답했다.


“우주선 연료가 간당간당 하답니다. 부장급은 궤도차를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 메타2 기지는 얼마나 떨어져 있습니까?”


“유벤타 공장에서 직선으로 400km정도죠.”


샘슨이 대답하자 김철수가 황급히 말을 이었다.


“실제적으로 혼자라는 말이죠. 신디케이트 사원 둘이 박사님과 동행할 겁니다. 그리고 만약 위급한 순간이 발생하면 우주선을 보내 구해드리겠다고 약속합니다.”


“알겠습니다.”


나는 응낙을 할 수밖에 없었다. 클라크가 안됐다는 얼굴로 입을 뗐다.


“보안요원을 붙여주고 싶은데, 아까 그 우르인간의 숫자를 봤지 않습니까? 유벤타 공장을 지키기에도 빡빡해요.”


클라크의 말을 듣는 김철수의 입술이 올라갔다. 이런 일에 보안요원을 투입하길 꺼려하는 신디케이트의 마음이 읽혀졌다. 보안요원은 그야 말로 용병이니 돈만 준다면 재단에 유리한 증언을 할지도 모른다는 기우가 들어있었던 것이다. 샘슨이 보완설명을 했다.


“제임스기지로부터 보급품을 실은 궤도차들이 두 시간 뒤면 도착합니다. 궤도차와 보안요원, 직원들을 모두 긁어모아 15대나 옵니다. 그들 중 신디케이트 소속의 정직원 두 명을 차출해 김 박사님과 동행할 겁니다.”


그 말은 우르 인간의 공격에 무방비란 말이었다. 나는 신디케이트의 입사 동의서에 사인한 태블릿을 가루로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내색하지 않았다.


회의가 끝나고 빈둥대며 나의 동행자들이 도착하기를 기다렸다. 장영이 보고 싶었지만 휴게실에 나타나지 않았고 연구실이나 숙소를 직접 찾아가기도 괜히 멋쩍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방에서 컴퓨터로 영화를 보다 그것도 지겨워질 무렵이 되어서야 제임스 기지에서 출발한 궤도차 15대가 도착했다는 방송이 나왔다. 샘슨의 말대로 일용품과 기지 보수 자재, 기계류에 화염방사기의 원료로 쓸 우주선 연료 등, 제임스 기지에 있는 물품을 닥치는 대로 실어온 것이었다.


나와 같이 메타기지로 갈 직원은 제인과 앨런이라는 남녀였다. 제인은 중키의 호리호리한 백인 여자로 제임스 기지에서 유벤타의 출고와 재고 관리를 담당하고 있었다. 앨런은 흑백 혼혈의 남자로 키가 크고 건장했다. 제임스 기지에서 우주선 운항과 식량 등의 일상용품 관리를 맡는다고 했다. 나와 그 둘은 로비에서 간단히 인사를 나누었다. 둘은 이틀 동안 궤도차를 타고 오느라 녹초가 되어 있었다. 나는 그들의 휴식을 위해 4시간을 더 기다리기로 했다.


다시 빈둥거리는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휴게실에서 문건한을 만났다. 문건한은 앨런을 차출했다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


“그는 제임스 기지의 내 파트너죠. 내가 요구하는 부품들을 발주내고 받아서 보내주는 사람이에요. 그런데 재단의 기지를 조사하는 데 보낸다니··· 만약 사고라도 나면 나는 누구랑 일해야 합니까?”


나는 위로의 말을 하지도 못했다. 어찌 보면 위로 받아야 할 사람은 나였다. 묵묵히 있는 나에게 문건한은 냉소를 보냈다.


“그 둘은 다 사무직이에요. 아마 제임스 기지를 벗어나본 적도 별로 없을 걸요.”


나는 그럴 것이라 짐작했지만 막상 그런 말을 듣자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제임스 기지를 벗어나 본적도 없다고요?”


“그렇죠. 목숨을 걸고 유로파를 어슬렁거릴 필요가 뭐가 있겠어요. 여기서 1년의 근무 기간만 채우면 되는 걸요.”


문건한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김 이사가 왜 그 둘을 차출했는지 빤히 보여요. 유벤타 재고가 없으니 제인은 할 일이 없고 승진 심사 대상인 앨런은 김 이사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럼 왜 김 이사 자신은 가지 않는 겁니까? 신디케이트 본부가 막았다고는 하던데···”


문건한의 웃음이 비웃음으로 바뀌었다.


“김 이사라는 사람이 본부가 막는다고 하지 않을 사람이겠습니까?”


“그럼···”


“메타2 기지에는 별것 없어요. 핵발전소에 로봇을 보관하는 시설 정도죠. 김철수 정도라면 메인 기지인 메타 3가 아니면 굳이 가려 하지 않겠죠.”


“메타2의 규모가 그렇다는 걸 어떻게 알고 있어요?”


“재단이 기지를 짓는데 신디케이트가 가만있었겠습니까? 틈 날 때마다 위성으로 봤죠. 어떤 설비가 반입되었는지도 알고 있어요. 메타2기지에는 우주선 착륙장이 없어 육상으로 다 날랐거든요.”


“그런데도 굳이 조사하러 가는 이유가···?”


“재단에 압박을 주기 위해서겠죠. 건수라도 하나 건지면 다행인 게고.”


문건한은 웃음을 거두고 침울하게 인사 했다.


“테이저건과 전기 충격기는 충분히 가져가세요. 우르인간을 만나지 않기를 바랍니다.”


문건한이 나가자 나는 다시 불안감에 휩싸였다. 내 일행이 초보자 수준이란 말에 당장 못 가겠다 하고 싶었으나 그럴 수 없는 게 현실이었다. 결국 출발 시간이 되었다. 나는 어쩔 수 없이 배정받은 궤도차에 올랐다. 메타2까지는 평균 속도 40km를 가정 할 때 10시간으로 예상되었다. 내가 운전대를 잡았지만 실제 운전하는 건 컴퓨터였다. 비상시 구조용 우주선을 띠워 준다는 김철수의 말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나는 메타2 기지를 향해 궤도차를 출발했다. 우르인간과 조우할 때를 대비해 각자에게 테이전건 두 대와 막대형 전기충격기 2대가 지급되었다. 그러나 사무직으로 일했던 두 사람이 우르인간과 제대로 싸울 거라고 믿는 사람은 없었다. 오직 우르인간과 만나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 작성자
    Lv.72 백곰사육사
    작성일
    23.02.07 16:18
    No. 1

    그럼 우르인간들이 기억을 공유한다는 사실과인간의 기억도 있을거란 사실은 지구에 얼른 알려둬야겠군요?..재단이 팔 반쪽을 지구로 보낸댔으니..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유로파!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16장 13회 분은 토,일요일 중에 올리겠습니다. 23.05.19 29 0 -
공지 다음 회차(16장 2회분)는 하루 늦은 화요일 올리겠습니다. 23.04.10 30 0 -
공지 죄송합니다. 이번 주 월요일 한 번 쉬겠습니다. 23.04.02 60 0 -
공지 죄송합니다. 1월 2일은 쉬고 다음부터 월, 금 주 2회 연재하도록 하겠습니다. 23.01.02 66 0 -
공지 이번 주 연재는 1회만 올리겠습니다. 22.12.26 64 0 -
공지 추석연휴 여러 사정으로 9월9일, 9월12일 연재를 쉬겠습니다. 22.09.08 127 0 -
공지 8월부터 약 한달 정도 일주일 3회 연재합니다. 22.08.08 144 0 -
공지 휴가 등의 사정으로 잠시 연재를 쉽니다. +1 22.07.30 881 0 -
170 에필로그 +12 23.05.21 234 28 9쪽
169 16장. 죽음과 변용 (13) 23.05.21 142 14 16쪽
168 16장. 죽음과 변용 (12) 23.05.15 237 11 12쪽
167 16장. 죽음과 변용 (11) +2 23.05.12 129 16 12쪽
166 16장. 죽음과 변용 (10) 23.05.08 137 14 11쪽
165 16장. 죽음과 변용 (9) 23.05.05 146 11 11쪽
164 16장. 죽음과 변용 (8) +1 23.05.01 150 15 13쪽
163 16장. 죽음과 변용 (7) +2 23.04.28 153 15 13쪽
162 16장. 죽음과 변용 (6) 23.04.24 142 16 13쪽
161 16장. 죽음과 변용 (5) 23.04.21 158 11 13쪽
160 16장. 죽음과 변용 (4) 23.04.17 171 14 11쪽
159 16장. 죽음과 변용 (3) 23.04.14 164 13 13쪽
158 16장. 죽음과 변용 (2) 23.04.11 159 13 12쪽
157 16장. 죽음과 변용 (1) +1 23.04.07 156 14 15쪽
156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6) +1 23.03.31 189 15 13쪽
155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5) 23.03.27 151 15 10쪽
154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4) 23.03.24 146 19 13쪽
153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3) 23.03.20 156 16 12쪽
152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2) +1 23.03.17 162 15 14쪽
151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1) 23.03.13 151 15 11쪽
150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10) +1 23.03.10 162 14 14쪽
149 15장. 유벤타 공장의 처절한 붕괴.(9) 23.03.06 184 15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