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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케이투 님의 서재입니다.

산과 달과 바람과 칼(화랑연환도 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행성케이투
작품등록일 :
2020.08.11 13:41
최근연재일 :
2021.02.16 10: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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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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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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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4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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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7장. 백산의 위기(3)

DUMMY

4.

아소는 박용준 부회장의 타워팰리스에서 다스케의 보고를 받았다.


“유이가 최승희에게 던진 단검을 막아주었습니다. 행인이 많아 더 싸울수는 없었습니다.”


아소가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유이, 그년이 결국 그 쪽에 붙었군.”


아소는 얼굴을 찡그리며 옆에 앉은 박용준을 돌아보며 말했다.


“유이가 최승희를 살렸어. 동생 하나 관리 못하나?”


박용준이 비웃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걔가 왜 내 동생입니까? 걔는 처음부터 아버지에게 붙을 작정이었습니다. 그래야 푼돈이라도 받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영운 박사가 의견을 말했다.


“최승희를 처리하는 게 백산보다 쉽다고 생각해 먼저 쳤는데, 유이가 최승희를 지키고 있다면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최승희는 더욱 겁을 먹어 철옹성같은 용일호텔에서 나오지 않으려 할 거니 기회 잡기가 만만치 않을 겁니다.”


박용준은 여전히 비웃는 말투로 말했다.


“아닙니다. 교수님. 그 년은 쇼핑을 못해 몸이 근질거릴 거니 며칠 못가 다시 기어 나올 겁니다. 그때 처리합시다. 이번에는 유이년이 못 따라붙게 사전에 손을 좀 쓰죠.”


“어떻게 말입니까?”


이영운 교수가 묻자 박용준은 묘하게 웃으며 말했다.


“백산과 최승희를 갈라놓았던 방법을 쓰죠. 유이가 회장님과 최승희를 죽이려 한다고 설레발을 치는 거죠.”


“좋은 생각입니다.”


이영운 교수가 고개를 끄덕였다.


“내일 당장 부회장님께서 회장님을 찾아뵙고 작업을 하시죠.”


박용준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소가 말했다.


“그 쪽은 그렇게 하고 나는 백산이라는 놈을 당장 내손으로 죽여 마사코의 복수를 해야겠소.”


안좌사가 아소를 보며 담담히 말했다.


“상무암을 감시하고 있는 우리 쪽 사람이 백산이 상무암에 돌아왔다고 하니까 오늘밤이라도 쳐 없앨 수 있습니다.”


아소가 이를 갈며 말했다.


“그럼 오늘밤 당장 상무암을 공격합시다. 다스케와 우리 쪽 무사를 준비시키겠소.”

안좌사도 결연한 얼굴로 말했다.


“저도 우리 사람을 준비시키겠습니다.”


펜트하우스의 분위기가 무거운 결의와 살기로 급박하게 변했다. 그런 분위기를 지우려는 듯 박용준의 휴대폰이 울렸다.


“아니, 이 년이 왜 나한테 전화를 했지.”


휴대폰이 뜬 번호는 최승희의 번호였다. 박용준은 잠시 주저했으나 전화를 받았다. 박용준은 시비조로 퉁명스럽게 말했다.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어요?”


최승희가 발랄하게 말했다.


“그럴리가요. 회장님은 정신도 맑고 건강도 좋으세요. 어째든 우리는 한 집안이잖아요? 그래서 한 가지 중요한 정보를 알려주고 싶어 전화 했어요.”


“흥, 한 집안이라! 착각이 심하시네.”


박용준의 비웃음에도 최승희는 조금도 기분 나쁘지 않다는 듯 더 경쾌하게 말을 이었다.


“내가 착각하고 있대도 좋아요. 중요한 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니까. 그럼 부회장님 앞에 놓인 현실을 말해드리죠. 짐작하고 있듯이 도법서가 일본으로 가는 날짜를 백산에게 말해준건 나에요. 놀랍지 않죠?”


최승희는 짧게 웃고는 말을 계속했다.


“그럼 난 누구에게서 그 정보를 받았느냐는 의문이 생기죠? 이 말을 듣는 순간 박용진 사장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나요?”


최승희가 갑자기 말투를 심각하고 엄숙하게 바꾸어 말을 이었다.


“그럼 박용진 사장은 누구에게서 들었을까가 중요하겠죠. 누굴까요? 어쩌면 지금 부회장님 옆에 있을지도 모를 아소라는 생각은 들지 않으세요?”


최승희는 박용준을 놀리듯이 살짝 웃었다.


“진실은요, 아소가 박용진 사장과 이면 계약을 맺었어요. 계약 조건은 나도 몰라요. 박용진 사장이 뭔가 큰 걸 주었겠죠. 하지만 백산이 도법서를 빼앗지 않았다면 중간에서 박용진 사장이 가로챘을 거라는 것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어요. 박용진 사장이 도법서를 가로채어 아소에게 가져다주면 아소는 대외적으로 한 약속에 따라 위임장을 박용진 사장에게 준다. 이런 시나리오에요.”


최승희가 비웃는 투로 결론을 말했다.


“한집안 사람으로 하는 말이에요. 아소를 조심해요. 한 푼이라도 더 주는 사람에게 붙은 뱀 같은 자니까. 그럼 즐거운 저녁시간 보내요.”


최승희는 웃으며 전화를 끊었다. 박용준은 잠시 동안 휴대폰을 그대로 들고 있다 천천히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이영운 교수가 박용준의 표정을 살피며 물었다.


“최승희입니까? 무슨 일이랍니까?”


아소가 한국말을 잘 모른다는 걸 상기하며 박용준은 이영운 교수에게 천천히 말했다.


“도법서를 일본에 보낸다는 정보를 흘린 게 저 사람이라네요. 용진이와 이면계약을 맺었답니다. 교수님이 진짜냐 한번 물어봐 주십시오.”


이영운 교수는 진작 의심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말을 듣자 충격으로 잠시 입을 열지 못했다. 아소는 소파 깊숙이 몸을 파묻고 이영운 교수의 굳은 얼굴을 보며 마치 펜트하우스의 주인처럼 거만하게 물었다.


“이 교수, 무슨 안 좋은 소식이요?”


이영운 교수가 정색을 하고 물었다.


“오늘 우리가 처리하려 했던 최승희의 전화에요. 최승희는 아소 회장이 박용진과 이면계약을 맺고 도법서가 옮겨질 시간과 장소를 박용진 사장에게 알려줬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뭐야? 최승희가 그런 거짓말을 해!”


아소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섰다. 박용준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아소 회장, 당신이 나를 배반 했군요.”


아소는 조금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박용준을 향해 소릴 질렀다.


“바보같이 이런 이간계에 넘어가다니!”


박용준도 고함쳤다.


“그럼 백산이 어떻게 알고 그 시간에 우릴 기습했단 말이야?”


이영운 교수의 통역이 끝나자마자 아소의 입에서 다시 큰소리가 나왔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나? 너희들 중 누군가가 흘렸겠지.”


“뭐야? 우리에게 배반자가 있다고?”


박용준이 아소에게 맞고함을 쳤다. 아소의 뒤편에서 다스케가 상의 안에서 팔 길이만한 칼을 꺼냈다, 박용준의 뒤에서는 안좌사가 자세를 바로잡았다. 이영운 교수가 크게 팔을 들고 외쳤다.


“진정합시다. 모두 진정해요.”


박용준 부회장이 아소를 노려보며 떨리는 소리로 말했다.


“좋소, 그럼 우리 여기서 끝냅시다. 서로를 믿지 못하니 그게 좋지 않겠어요?”


아소가 비웃었다.


“나도 좋아. 그럼 난 박용진하고 거래할 테니까.”


이번에는 박용준이 웃었다.


“그러세요. 박용진이가 뭘 할 수 있나 보세요. 박용진의 연줄은 이미 백산에게 박살이 났어요. 그 주위에 고수라고는 유이 밖에 없어요. 아소회장 당신에게 엄청난 제안을 한 것 같은데, 자신에게 힘이 있다면 그랬겠어요?”


박용준은 더 크게 웃었다.


“화랑연환도법서를 찾아낸 건 박용진아니라 나란 말이요. 여기 내 사람 이영운 교수와 말입니다. 내게는 이런 사림이 있고 능력이 있어. 그러니 영진이와 잘 해보세요.”


박용준은 웃으면서 자리에 앉았다. 아소에게 나가라는 뜻이었다. 아소가 몸을 돌려 나가려는 순간 이영운 교수가 아소를 잡았다.


“모두 진정들 하십시오. 그렇게 끝나면 지금까지 노력이 뭐가 되겠습니까? 마사코의 희생은 어찌 되는 거고요. 여기서 우리 한 발자국씩 만 물러섭시다.”


박용준이 이영운 교수를 보며 냉소적으로 말했다.


“저 사람은 돈에 우릴 배반했어요. 뭘 더 바랍니까?”


이영운 교수는 박용준의 말에 반응하지 않고 아소에게 말했다.


“여기서 멈추면 마사코가 불쌍하지 않습니까? 아소 회장님이 먼저 양보하십시오.”


아소가 몸을 돌려 이영운에게 고함치듯 말했다.


“내가 뭘 양보하라고? 날 안 믿는데 뭘 하라고?”


이영운 교수가 웃음을 띠며 아이를 달래듯 온화하게 말했다.


“박용준 부회장에게 주식 위임장을 먼저 써 주십시오. 대신 박용준 부회장은 도법서를 손에 넣는 것을 비롯해 회장님이 한국에서 목적을 이룰 때까지 돕는다는 서약서를 써 드리는 것으로 하죠.”


“뭐야? 얻는 것도 없이 내 주식을 위임하라고?”


이영운 교수의 얼굴이 엄숙해졌다.


“아소 회장님, 빈손으로 일본에 돌아가실 수는 없지 않습니까? 거기에 사실이든 아니든 최승희 마저 이 일을 알게 되어버렸습니다. 여자의 입이라는 게 바람보다 가볍지 않습니까? 아소 회장의 평판이 어떻게 될지 뻔한 일입니다.”


아소가 버럭 화를 냈다.


“교수, 당신 지금 나에게 협박하는 거야?”


이영운 교수가 간절하게 말했다.


“협박이라뇨. 제가 일본과 한국의 좋은 사이가 되도록 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아시지 않습니까? 제가 어떻게 회장님을 협박하겠습니까? 회장님의 체면을 세워드리기 위해 간절하게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영운 교수가 몸을 바로 세우고 차례 자세로 고개를 숙였다. 이영운 교수의 정중하고 간곡함에 마음이 흔들렸다기보다는 박용준의 호언처럼 한국에서 그나마 믿을 만한 사람은 박용준 밖에 없다는 사실 때문에 아소는 다시 소파에 앉았다.


이 영운 교수가 빠르게 서류를 준비했다. 아소는 아소 그룹이 보유한 용일 홀딩스의 지분 전량을 박용준에게 위임한다는 위임장을 쓰고 날인을 했다. 박용준은 아소가 도법서와 토모키루의 칼을 찾은데 모든 지원을 하겠다는 서약서를 썼다. 밀고 당겼던 그동안의 과정만 놓고보면 결국 위임장을 손에 쥔 박용준의 승리였다. 그걸 모를리 없는 아소는 침통한 얼굴로 서약서를 읽어 본 후 엄숙하게 물었다. 위임장을 받은 박용준이 어떻게 나오나 보는 실험이었다.


“백산을 어찌할 거요?”


아소의 심중을 알고 있는 이영운 교수가 재빨리 대답했다.


“백산의 건에 관해서는 회장님의 지시에 무조건 따르겠습니다.”


박용준도 이영운 교수의 의도를 알아챘다.


“백산은 반드시 해치워 마사코의 원수를 갚아드리겠습니다.”


박용준과 이영운 교수의 다짐에 아소의 입에 만족스러워 하는 미소가 걸렸다.


“백산이 있는 곳을 알고 있다면, 오늘 밤 당장 그놈부터 요절을 내야겠다. 마사코의 복수부터 해야 내 기분이 풀리겠어.”


이영운 교수가 고개를 숙이며 대답했다.


“백산이 상무암에 있다는 건 벌써 알고 있습니다. 아소 회장님의 뜻이 그렇다면, 오늘 밤 당장 상무암으로 쳐들어가도록 하죠.”


이영운 교수가 안 좌사에게 눈짓을 했다. 안 좌사 또한 고개를 숙이며 정중하게 말했다.


“백산을 잡기 위해 저희가 고용한 중국인 고수도 있습니다. 당장이라도 공격할 수 있습니다.”


아소가 다스케에게 말했다.


“안좌사와 상의해서 오늘 밤 백산을 끝장내라.”


다스케가 고개를 깊숙이 숙였다. 명령을 내린 아소가 일어서 펜트하우스를 나갔다. 아소가 돌아가자 박용준이 환호를 질렀다.


“이~야호! 내일 당장 임시주총을 소집합시다.”


이영운 교수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서두르지 마십시오. 주주회의를 개최하는 데 2주간의 공고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동안 하나씩 순서대로 해야 뒤탈이 없습니다. 일단 박 회장의 성년후견인을 지정하는 절차부터 밟는 게 좋겠습니다.”


박용준은 입가에서 웃음을 지우지 않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요. 교수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당장 시작합시다. 주주회의 소집공고도 내고 성년후견인 신청도 하고···. 이제 용일그룹을 확실히 내 것으로 만듭시다.”


박용준은 계속해서 껄껄 웃으며 코냑을 따라 축배를 들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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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2장. 복수의 끝자락(1) 21.02.05 217 1 20쪽
47 11장. 추격과 습격(4) 21.02.02 220 1 18쪽
46 11장. 추격과 습격(3) 21.01.29 228 1 14쪽
45 11장. 추격과 습격(2) 21.01.26 201 1 14쪽
44 11장. 추격과 습격(1) 21.01.22 233 1 15쪽
43 10장.납치(4) 21.01.19 236 1 12쪽
42 10장.납치(3) 21.01.15 234 1 22쪽
41 10장.납치(2) 21.01.11 228 1 15쪽
40 10장. 납치(1) 21.01.08 217 1 25쪽
39 9장. 토모키루의 칼(5) 21.01.05 241 1 31쪽
38 9장. 토모키루의 칼(4) 21.01.02 244 1 13쪽
37 9장. 토모키루의 칼(3) 20.12.31 221 1 13쪽
36 9장. 토모키루의 칼(2) 20.12.28 211 1 17쪽
35 9장. 토모키루의 칼(1) 20.12.25 233 1 13쪽
34 8장. 유세나의 위기(6) 20.12.22 212 2 26쪽
33 8장 유세나의 위기(5) 20.12.18 211 2 18쪽
32 8장. 유세나의 위기(4) 20.12.15 214 3 13쪽
31 8장. 유세나의 위기(3) 20.12.12 235 2 16쪽
30 8장. 유세나의 위기(2) 20.12.08 224 2 23쪽
29 8장. 유세나의 위기(1) 20.12.04 215 2 14쪽
28 7장. 백산의 위기(5) 20.12.01 213 2 23쪽
27 7장. 백산의 위기(4) 20.11.27 220 2 13쪽
» 7장. 백산의 위기(3) 20.11.24 217 2 12쪽
25 7장. 백산의 위기(2) 20.11.20 279 2 17쪽
24 7장. 백산의 위기(1) 20.11.15 238 2 14쪽
23 6장.배반의 배반(3) 20.11.09 244 2 19쪽
22 6장.배반의 배반(2) 20.11.05 243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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