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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성케이투 님의 서재입니다.

산과 달과 바람과 칼(화랑연환도 편)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대체역사

완결

행성케이투
작품등록일 :
2020.08.11 13:41
최근연재일 :
2021.02.16 10:00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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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36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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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20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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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7장. 백산의 위기(2)

DUMMY

3.

백산은 용일 호텔에서 쫓겨나는 일이 나쁘지 않았다. 호텔이란 공간은 답답했고 매일 보는 건 우습지도 않는 과시와 사치였다. 그러나 한편으로 최승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에 마음이 무거웠다. 백산은 유이의 실력을 알지 못했다. 겉으로 보기에 그냥 평범하고 예쁘장한 아가씨가 최승희를 지켜 주리라 믿어지지 않았다. 호텔 방문을 열고 나가는 백산을 최승희가 불러 세웠다. 박 회장과 유이가 멀리서 보고 있었다.


“날 지켜주겠다고 했잖아요? 어쩔 거예요?”


“내가 참아야 했는데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호텔 안이 아니라도 바깥에서 보호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당분간 외출하지 마시고요, 꼭 외출을 할 때면 연락 주세요. 원거리에서 지켜봐 드리죠.”


백산은 밤길을 올라 상무암으로 돌아왔다. 겨우 며칠을 비웠을 뿐인데 문을 닫아놓은 전각마다 퀴퀴한 냄새가 났다. 백산은 문을 열고 환기를 시켰다. 밤늦은 시간이지만 장마에 곰팡이가 핀 곳은 물걸레와 마른 걸레로 번갈아 닦아 내었다.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청소를 끝냈다. 마음이 조금 상쾌해지기는 했지만 최승희에 대한 걱정과 박용준에 대한 복수심은 닦이지 않고 그대로였다. 대웅전에서 괜히 부처님께 108번 절을 드리고 나한전에 들어와 누웠다. 스승님이 돌아가신 후 요사채보다 64명의 나한이 팔을 뻗으며 서있는 나한전이 왠지 마음이 편했다.


안좌사는 백산과 연락을 주고받을 경우를 고려해 최승희까지 감시하려 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용일 호텔 로열패밀리층을 기웃거린 것이다. 그러나 박회장이 있는 이상 방안까지 들어갈 순 없었다. 유이가 안좌사를 몇 번 보고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다. 최승희와 박 사장, 그리고 자신의 동맹관계 때문에 최승희의 경호를 맡기로 했지만 그것은 자손심 상하는 일이었다. 거기에 안좌사 같은 고수가 최승희를 습격한다면 싸워 이길 자신도 없었다. 유이는 최승희의 경호를 그만하고 싶었지만 빠져나올 핑계가 없었다. 며칠 후 최승희가 쇼핑을 나간다며 경호를 해달라고 했다.


“쇼핑 하는데 따라가 달라고요?”


“그런 일이 경호가 아니에요?”


졸고 있던 박회장이 눈을 떴다.


“유이야, 승희는 네 엄마와 같은 자리잖아? 네가 승희를 위하고 보호해 줘야지 누가 보호해주겠니?”


엄마라는 말이 나오자 유이는 피가 머리위로 솟구치며 박회장이 앉아 있는 의자를 그대로 엎어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랬다간 박회장과 영원히 끝나버릴 것이다. 유산도 뭐도 없고 최승희를 감시하며 복수의 기회도 없어 질 것이다. 유이는 끙 하는 소리로 불만과 울화를 뱉고는 최승희를 따라 나섰다. 최승희가 유이에게 말했다.


“백산은 3단봉이라도 가지고 다니던데, 무기는 없어요?”


유이는 흥 하는 소리로 대답을 대신했다. 남의 일 상관 말라는 의미였다. 최승희도 기분 나빴지만 이전에 습격 받았던 일을 떠올리며 어쩔 수 없이 유이를 대동했다. 하지만 최승희는 유이가 메고 있는 큰 솔더백에 단검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쇼핑은 무난했다. 신상 루이비통 백을 사고 프랑스에서 지금 날아온 사전 예약 샤넬 재킷을 입어봤다. 예상대로 마음에 들어 최승희는 기분이 좋아졌다. 유이는 백을 들어보고 옷을 입어보며 행복해하는 최승희를 한심하고 못마땅한 눈으로 노려보았다.

‘저년이 저런 걸로 아버지 돈 다 쓰네.’

최승희의 소비가 스스로 무사라고 자부하는 유이의 마음에 영 들지 않았던 것이다.


“유이씨도 마음에 드는 것 골라 봐요.”


유이의 마뜩치 않는 시선을 알아챈 최승희가 친절하게 말했다.


“내 취향이 아니라서 고를 게 없네요.”


유이는 퉁명스럽게 튕겨내듯 대답했다.

쇼핑한 상품이 마음에 들고 호텔에 갇힌 듯 있다 밖으로 나오자 마음이 풀어진 최승희는 그런 유이의 태도를 억지로 무시했다.


“백화점 건너편에 유명한 냉면집이 있는데 거기 가서 냉면이나 먹고 가요.”


최승희가 제안하자 유이가 비웃듯 말했다.


“길거리에 함부로 나다니면 위험하다는 건 알죠.?”


“유이씨가 있는데 뭐가 위험하겠어요? 날 지켜줄 거지 않아요?”


최승희는 크고 아름다운 눈으로 스스럼없이 유이를 쳐다봤다. 유이는 그 맑은 시선에 반박하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엄마의 딸인지라 유이도 눈에 띄는 얼굴이지만 최승희는 확실히 유이보다 예뻤다. 유이는 가까이서 최승희를 보며 감탄과 질투를 동시에 느끼며 박회장에게 버림받은 엄마를 떠올렸다.


용일백화점과 호텔이 있는 곳은 서울에서도 번화가였다. 백화점을 나오자 유이와 최승희 그리고 수행비서는 곧 사람의 물결에 휩싸였다. 셋 모두 모자와 선글라스로 얼굴을 최대한 숨긴 상태로 큰길을 건너 작고 오래된 식당이 있는 골목으로 들어갔다. 냉면집은 골목안에 있는 오래되고 규모 있는 한옥이었다. 점심때가 조금 지난 시간이라 듬성듬성 빈자리가 꽤나 있었다. 사람 눈을 피하기 위해 셋은 방으로 올라가 구석에 자리를 잡았다. 최승희는 냉면에 수육 한 접시를 시키고 소주까지 덧붙였다. 술이 나오자 최승희가 유이와 자신의 잔에 술을 가득 따랐다.


“나를 미워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미운 건 미운 거고 일은 일이잖아요? 언제까지가 될지 모르겠지만 같이 있는 동안은 잘 지내요.”


최승희가 자신의 잔을 그대로 비웠다.


“이집은요, 사실 회장님 단골집이에요. 여기서 회장님을 처음 뵈었죠. 막 그룹 광고를 찍은 전속모델과 회의를 마친 그룹 회장님이 이런 서민적인 식당에 점심을 먹으러 왔다 우연히 만난 것예요.”


최승희가 키득키득 웃으며 말을 이었다.


“그게 다 작전이었어요. 작전의 주모자가 누군 줄 아세요?”


최승희가 다시 잔에서 술을 부어 깔끔하게 비웠다.


“우리 엄마요. 내 엄마가 작전을 짰어요. 내 이름을 대고 끌어 쓴 돈이 10억을 넘겼거든요. 빗장이들 등쌀에 엄마가 작전을 짰어요. 사전에 박 회장과 얘기 되었겠죠. 나만 몰랐던 거예요.”


유이는 앞에 놓인 냉면에는 손도 대지 않고 무표정하게 최승희의 얘기를 듣고 있었다. 박 회장의 단골이라 했지만 박회장은 유이를 한 번도 여기로 데리고 온 적이 없었다. 아니 그 이상이었다. 유이는 아빠 손을 잡고 외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엄마와 유이는 세상에 드러나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세상은 박회장과 엄마의 관계를, 그 사이에 유이가 있다는 걸 다 알고 있었는데도, 엄마는 얼굴을 드러내고 다니지 못했다. 배우를 포기하고 첩으로 사는 엄마는 조금씩 말라갔다. 몸이 마르며 피부의 수분도 사라졌다. 엄마의 젊음은 급류처럼 빠르게 흘러가버렸다. 유이가 불쑥 말했다.


“카메라 앞에 서지 못한 엄마는 빠르게 아줌마가 되어갔어요. 최승희씨도 곧 그렇게 되겠죠.”


최승희가 웃었다.


“아니, 난 안 그럴 거예요. 난 김 선배님처럼 그렇게 당하진 않을 거예요.”


최승희는 부드러웠지만 단호했다. 최승희가 크고 맑은 눈으로 유이의 눈을 응시하며 은근히 물었다.


“알아요? 나와 김 선배님과는 다른 점이 있어요.”


유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답을 몰랐기 때문이었다. 최승희가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이에요. 회장님의 나이. 김 선배님은 그래도 남자였던 사람을 상대해야 했지만, 난 죽어가는 노인을 상대하고 있어요. 그것도 치매 들린 노인을요.”

유이의 가슴에서 묘한 슬픔과 억울함이 솟구쳤다. 유이는 자신의 감정을 누르려는 듯 크게 비웃는 투로 말했다.


“장성한 아들들은 어떡하고요?”


최승희가 웃으며 고개를 흔들었다.


“나쁜 사람들이에요. 그래서 나보다 나이가 많고 돈도 많고 주위에 사람이 많아도 약점 또한 많아요. 오늘내일 그들의 정체를 폭로할 거예요.”


냉면집은 더욱 한적해졌다. 최승희와 유이가 있는 방은 이제 수행비서까지 셋 뿐이었다. 그런데도 최승희는 얼굴을 앞으로 내밀어 소리를 낮추었다.


“그때가 되면 유이씨는 누구 편을 들 거예요?”


이 물음이 최승희가 유이를 데리고 쇼핑을 나온 이유였다. 유이는 정신이 번쩍 들며 마음의 감상을 지우고 몸을 바로 했다. 최승희가 살짝 웃었다.


“긴장하지 말아요. 유이씨가 누구 편을 들든 난 해낼 거니까요.”


최승희가 갑자기 냉면을 한 젓가락 후루룩 먹었다. 스스로 자신감을 넣고 의욕을 다지려는 행동이었다. 냉면을 빠르게 넘긴 최승희가 말했다.


“아까 한 말이 맞아요. 나는 이제 카메라 앞에 설 수 없어요. 세상 사람이 다 손가락질 하는 첩이니까요. 엄마가 날 팔아 넘겼죠. 내 인생은 그때 끝났어요.”


최승희는 다시 냉면을 먹었다. 유이는 젓가락도 잡지 않고 꼿꼿하게 앉아있었다.


“그렇게 굳어 있으면 내가 무섭잖아요.”


최승희가 젓가락을 쥔 채 말했다. 최승희는 냉면을 한 젓가락 더 먹고는 유이를 봤다.


“유이씨를 선배님으로 생각하고 말하는 거예요. 돌아가신 김 선배님과 나는 같은 처지에요. 둘 다 첩이죠. 그러니 나를 도와줘요. 유이씨가 아소와 연이 닿아 있는 걸 알아요. 박용진 사장과도 친하죠. 하지만 아소는 아소일 뿐이에요. 아소도 유이씨를 그렇게 생각할 걸요. 박 사장도 자신과 이해관계가 맞부딪치면 유이씨를 동생으로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알죠?”


유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뭘 도와 달라는 거죠?”


최승희는 소주를 한 잔 더 마셨다.


“그냥 가만히만 있으면 돼요. 나를 지켜주면서 나서지만 않으면 돼요.”


최승희 옆에는 수행비서가 앉아 있었다. 마흔이 넘은 여자로 정 부장이라고 불렸다. 최승희의 외가쪽 친척이었다. 정부장은 끝없이 유이의 눈치를 살피며 최승희가 하는 말을 들으며 안절부절 못했다. 냉면이 놓인 상 아래나 식당 벽에 도청기라도 달려있어 박 부회장이나 회장이 듣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몸짓이었다. 유이는 그런 정부장이 최승희의 얘기만큼 신경에 거슬렸다. 최승희도 유이의 불편함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정부장님은 괜찮아요. 우리 이모에요. 엄마와 친형제는 아니지만 엄마보다 나은 사람이죠. 엄마는 나를 팔았지만 정부장은 나를 지켜주기 위해 매일 가슴 졸이죠.”


최승희는 다시 냉면을 먹었다. 예쁘기만 한 얼굴 아래가 냉면에 가려졌다. 위험하고 아픈 이야기를 하며 맛있게 먹는 모습에서 과거를 잊기 위한 최승희의 노력이 그대로 유이에게 전해졌다. 유이는 소주잔을 들고 한 번에 잔을 비웠다. 그러나 유이는 냉면을 먹지 않았다. 찌릿한 소주의 흐름과 함께 엄마의 마지막 모습이 눈앞에서 끝없이 어른거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최승희는 그런 유이를 상관하지 않고 냉면 그릇을 비웠다.


“가요.”


최승희가 일어설 채비를 하자 정부장이 황급히 일어나 뛰다시피 방을 나가 계산을 했다. 최승희는 느긋하게 냉면집 대문을 나섰다. 뭔지 모를 살기가 유이의 피부에 와 닿았다. 유이는 칼을 바로 꺼내기 쉽게 가방을 열었다. 애매한 시간이라 사람이 없는 골목 입구에 재킷을 입은 건장한 남자가 보였다. ‘다스케!’ 유이가 놀라며 멈칫 서는 순간 남자도 유이를 봤다.


1초간의 놀라움과 망설임이 있은 후 다스케의 손이 흔들렸다. 유이는 반사적으로 최승희 앞을 막아서며 가방을 들어 작은 단검 두 개를 막았다. 다스케가 얼굴을 찡그리며 손을 재킷 안으로 가져가 아래팔 길이의 단검을 꺼냈다. 그러나 다스케는 바로 단검을 다시 옷 속으로 집어넣어야 했다. 골목 입구 쪽 국밥집에서 사원증을 목에 건 남자 여섯이 우르르 나온 것이다. 늦은 점심을 먹고 회사로 돌아가려는 근처의 회사원들이었다. 남자의 여섯이 골목을 막아 시야를 막는 사이 다스케는 사라져버렸다. 최승희는 처음 무슨 일이 일어났나 알지 못했다. 그러나 유이가 가방에 박힌 단검 두 개를 뽑아내는 것을 보자 낮고 짧은 비명을 질렀다.


“나돌아 다니면 위험하다고 했잖아요?”


유이는 단검을 가방에 넣고 한걸음 먼저 골목을 나와 주위를 살폈다. 다스케는 사라졌지만 아소의 집에서 본 적 있는 남자 둘이 수십m 앞에서 쇼윈도를 구경하는 척 하며 골목을 감시하고 있었다. 유이가 그들을 주시하며 정부장에게 말했다.


“골목에서 나오지 말고 이 앞으로 차를 불러요.”


얼굴이 새하얘진 정부장이 손을 떨며 기사에게 전화를 했다. 차가 막혀서인지 10분 가까이 되어서야 골목 앞 도로에 차가 섰다. 유이가 최승희를 감싸며 뛰어나가 차문을 열고 최승희를 차안으로 밀어 넣고 자신도 올라탔다. 정부장이 앞자리 타자 차는 곧 출발했다. 용일호텔까지는 5분도 걸리지 않는 거리였다. 그동안 최승희는 내내 부들거렸다. 상황이 급박해 당시에는 몰랐지만 유이는 점점 화가 치밀었다. 유이는 최승희 옆에서 박용진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따분한 음성으로 박용진이 나왔다.


“무슨 일이야?”


“다스케라 최승희를 습격했어.”


“다스케라면 아소의 호위무사 말인가?”


박용진의 음성이 놀라움으로 굳어졌다. 유이는 화를 누르며 별거 아니었다는 투로 말했다.


“내가 최승희 앞을 막아섰는데도 그 새끼가 단검을 던진 거 있지. 일본에서 몇 번이나 밥도 사주고 술도 사주었는데. 나와 붙으면 한칼에 목이 잘릴 새끼가 의리 없이 내게 단검을 던졌어.”


말은 그렇게 했지만 유이는 다스케와 싸워 이길 자신은 없었다. 다스케는 아소가에서 마사코 다음으로 강자였다. 유이는 박용진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설마 네가 보낸 건 아니지?”


박용진이 화를 벌컥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아소의 사람을 어떻게 움직이겠어? 아소와 박용준이 짜고 보낸 거겠지.”


차가 용일호텔 입구에 도착했다. 유이는 전화를 끊고 문을 열고 내려 영화에서 본 것처럼 주위를 한번 살핀 후 최승희를 내리게 했다. 로비 담당 직원이 나와 깍듯이 최승희를 맞았다. 유이는 호텔 직원마저 의심의 눈초리로 봤다. 호텔 로비에 들어가 전용 엘리베이터를 탈 때까지 유이는 긴장을 풀지 못했다. 최승희를 박회장이 있는 방에 들여보낸 다음에야 유이는 긴 숨을 쉬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겉옷을 벗고 자리에 앉으려는 순간 노크 소리가 들렸다. 최승희였다. 유이가 문을 열자 최승희가 결연한 소리로 말했다.


“확인할 게 있어요.”


유이는 안으로 최승희를 들였다. 최승희가 응접실 소파에 앉았다.


“회장님이 계셔 전화로는 물을 수 없어 직접 왔어요. 아까 차에서 전화로 나에게 칼을 던진 사람이 다스케라고 했죠? 그럼 일본 사람인가요?”


“그래요. 다스케. 마사코와 쌍벽을 이루는 아소가의 무사죠.”


“그럼 그 아소라는 사람이 지금 한국에 와 있나요?”


“예, 지금 와 있어요.”


“왜 온 거죠?”


“도법서는 잃어버렸고 마사코는 죽었으니까 직접 처리하러 온 거죠.”


“그런데 왜 날 죽이려는 거죠?”


“그야 박용준 부회장과 짝짜꿍이 맞아서겠죠. 박용진 부회장은 일본으로 도법서를 옮기는 것을 당신이 백산에게 알려줬다 생각할걸요. 그리고 그건 사실이잖아요? 그리고 당신이 없으면 아버지를 마음대로 할 수도 있으니까, 박용준 부회장은 당신을 죽이려 안달하는 거죠.”


“박용진 사장은 그렇지 않고요?”


유이가 쓴 웃음을 지었다.


“우린 일단 동맹을 맺었잖아요? 목적을 이룬 다음에는 내가 당신을 어떻게 할지 모르죠.”


유이의 말이 끝나자 최승희가 깔깔거렸다. 웃음을 멈춘 최승희가 가죽소파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테이블위에 올려 뻗었다. 하얗고 날씬한 다리선이 유이의 눈에 환하게 들어왔다.


“오늘 냉면 사셨다고 우리가 이런 사이는 아니지 않아요? 예의가 무척 없으시네요.”


유이가 눈을 세우며 차갑게 말하자 최승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오늘일로 유이씨와 아소의 사이도 나빠지게 되었네요. 이렇게 된 바이야 아소와 우리 모두와의 사이를 단절시키는 게 어때요? 그게 유이씨에게도, 나에게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안 그래요?”


최승희는 미소를 띤 입술에 검지를 대어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


“유이씨 오빠에게 전화하는 거예요. 박용준 부회장요.”

최승희는 다시 유이에게 친근한 미소를 짓고는 박용준 부회장과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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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2장. 복수의 끝자락(1) 21.02.05 212 1 20쪽
47 11장. 추격과 습격(4) 21.02.02 218 1 18쪽
46 11장. 추격과 습격(3) 21.01.29 226 1 14쪽
45 11장. 추격과 습격(2) 21.01.26 197 1 14쪽
44 11장. 추격과 습격(1) 21.01.22 229 1 15쪽
43 10장.납치(4) 21.01.19 234 1 12쪽
42 10장.납치(3) 21.01.15 230 1 22쪽
41 10장.납치(2) 21.01.11 225 1 15쪽
40 10장. 납치(1) 21.01.08 215 1 2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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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9장. 토모키루의 칼(2) 20.12.28 207 1 17쪽
35 9장. 토모키루의 칼(1) 20.12.25 229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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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8장 유세나의 위기(5) 20.12.18 209 2 18쪽
32 8장. 유세나의 위기(4) 20.12.15 209 3 13쪽
31 8장. 유세나의 위기(3) 20.12.12 231 2 16쪽
30 8장. 유세나의 위기(2) 20.12.08 222 2 23쪽
29 8장. 유세나의 위기(1) 20.12.04 213 2 14쪽
28 7장. 백산의 위기(5) 20.12.01 209 2 23쪽
27 7장. 백산의 위기(4) 20.11.27 217 2 13쪽
26 7장. 백산의 위기(3) 20.11.24 215 2 12쪽
» 7장. 백산의 위기(2) 20.11.20 277 2 17쪽
24 7장. 백산의 위기(1) 20.11.15 234 2 14쪽
23 6장.배반의 배반(3) 20.11.09 240 2 19쪽
22 6장.배반의 배반(2) 20.11.05 240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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