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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님의 서재입니다.

연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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샛강
작품등록일 :
2023.01.10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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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1.27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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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느리게 흐르는 시간

DUMMY

한편, 주루 옆 매화나무숲에는 백화장원과 금검보의 무인들이 화제를 바꾸어 이번 정사대전에 대해 논하고 있었다.


"이번 무림대회에서 누가 무림맹주가 되겠는가?"

"당연히 무림에 영향력이 큰 구대문파장문이거나 아니면 당금의 절대자들인 무림십대고수들중에서 나올 걸세!"


이제 늦여름의 시간은 느리게 흐르고 매화나무 숲 곁 강물은 바쁘지 않은지 굽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 마침 일행들에게 멀지 않은 탁자 의자에는 한 검을 멘 키가 크고 마른 용모의 중년인이 홀로 앉아 있었다.

그는 챙이 넓은 방갓을 쓰고 있었고 더운 여름인데도 검은 장삼을 입고 있었고, 얼핏 드러난 눈빛은 잘벼른 검날처럼 날카로왔다.

그의 탁자위에 잘구운 오리 한 마리와 시원한 탁주 한 주전 자가 놓여 있었으나 혼자인지 그렇게 입맛있게 먹는 태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현의인의 굳은 시선이 방갓아래서 이정에게 가있었었다.


'저 백화장원의 이정이라 불리는 일개 정원사 녀석이 사용한 두 초식의 검법은 끝까지 펼쳐지지 못했으나 정녕 예사롭지 않다. 분명 전수자가 없어 전설이 되다시피한 백화장원의 수 백년 비전이 어떤  영문이 있는지 모르지만 저 어수룩한 녀석에게 전해진 것이다. 적어도 관련은 있을 것이다'


그의 날카로운 시선이 이정의 일거수 일투족을 주의하고 있 는 것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본 천무련이 십년간 찾던 보물의 행방도 백화장원과 이 곳 숭천문을 잇는 선상에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본련이 찾는 보물이 역시 백화장원의 비전인 백화무상진결에 연관된 저 녀석과 무관하 지 않을 것이다. 먼저 저 녀석의 내력을 철저히 캐어보아야 겠다'


잠시 시간이 지난 뒤 2층 주루에 있던 제갈수,십전공자, 장의경 등 수뇌부가 식사를 끝냈는지 매화수림으로 내려왔다.


"이제 충분히 쉬었으니 늦지않게 출발들 하세"


그리고 모두들 채비를 챙기고 숭천문으로 출발했다.

주루 삼층의 상관세가의 인물들도 따로 떠나고, 흑의인 이 군웅들 사이에 묻혀 조용히 백화장원 일행의 뒤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이윽고 오후 늦은 무렵 그들이 느린 발걸음으로 도착한 숭천문의 문주이며

무림십대고수인  의천대협 곡의군은 천하오대 상가의 하나인 봉황

상가의 직계였고 그의 처가는 현 황족이었다.

무림의 신흥 거대문파로 떠오른 숭천문의 내부는 푸른 기와

담장너머로 고루누각들이 끝없이 연결되며 가진 부와 권위와 함께 구름위

의 건물같은 운치를 띄고 있었다.

백화장원의 경험많은 표사들 마저 그 위용에 감탄했다.


"우와! 듣기로는  숭천문이  궁궐보다  더 화려하고 크다더만 소문보다 더 크고 웅장하네"


그리고 내원은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기에 금검보의 온유공자, 백화

장원의 장의경 그리고 몇 수행원들만이 출입이 허용되어 내원

에서 묵기로 되어 있었으며 나머지 일행들은 숭천문의 외원에 묵어야 했다.

외원은 비록 이름이 외원일 망정 역시 수십만평

넓은 터를 잡고 있었고 사람의 돌보는 손길이 있어 철마다 다른 색깔의 꽃들이 피어나는 연못들과 사방으로 창이 만들어져 계절이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누각들이 세워져있었다.


"정말 그림속 무릉도원같구나!"


나이든 조노인마저 이정곁에서 감탄사를 발했다

연못과 누각들 사이 네모 반듯한 청석이 깔린 광대한 장소에는 벌써 간이 목조 건축물들과 수백 채의 넓은 천막들이 끝을 알수 없을 정도로 길게 펼쳐져 있었다.

강너머  산맥이 맞닿은 저멀리는 천무련의 영역이 희미하게 보였다.


"저기가 우리가 곧 싸울 천무련이  있는 곳이오!"


수석당주  독고상남이 백화장원의 식솔들에게 침중하게 말했고 모두 같이 지난 용천방과의 혈전과 죽은 동료들을 생각하며 비장해했다.

숭천문 외원에 설치된 무림대회장은 넓은 관도에 바로 이어졌고 군웅들이 대회

장에 들어서는 순간 그 성대함에 놀람과 함께 자신이 악을 멸하는정사대전의 명분과 함께 마치 대단한 대회에 참석한듯한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외원의 건물과 천막 사이로 자연스레 형성된 거리에는 형형색색의

복장을 하고 등뒤에는 무기를 둘러맨 무림인들이 오가고 있었다.

거기다가 벌써 상인들의 좌판이 들어서서 국밥과 떡을 팔고 노리개까지 팔고 있었다.


“당과 사려!”


"자! 고향의 처자식들에게 줄 이쁜 노리개가 단돈 동전 한문 입니다"


숭천문에서는 20년만에 개최된 무림대회의 성대함과 자유로움을 위해 잡상인들의 출입을 굳이 막지 않고 있었다.

그러기에 목 좋은 장소에는 작은 주루조차 벌써 만들어져

마치 외원 전체가 하나의 큰 시전을 방불했고 반가운 얼굴을 만나기도 했다


"오랜만이네!여기오면 자넬 볼줄 알았네"


"반갑네.이십년만의 정사대전에서 우리 낭인들도 큰 공을 세워 입신양명하세.난세에 영웅이 탄생하지 않는가!"


백화장원의 사람들이 그런 들뜬 분위기를 보며 생각하길, 정사대전의 서막이된

백화장원의 혈겁은 자신들에게만 해당되었고 비록 같은 정파라

하나 어떤이들에게는 천무련을 멸망시켜 그 부를 획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름을 날릴 수 있는 호기로 보는 것이다.

그 점을 피부로 실감하는지라 백화장원의 식솔들이 비장의

각오를 다졌다.


적자생존(適子生存)!


이 싸움에서 이기지 못하면 정말 백화장원은 갈데없이 도태되어 멸망될 것이다.


현재 군웅들이 일 만이 몰려 있었고 최종으로 참가 인원이 더 늘것 으로 숭천문에서는 예측하고 있었다.

백화장원 자리는 금검보 옆이었고

그 자리가  대회장 입구와 관도에서 가까운지라 백화장원의

일행들은 그 어수선함에 싫어했으나 생필품 등을 사러 자주

밖에 나가야 하는 이정으로서는 오히려 불편을 들어주는 것이

다.

백화장원에 배당된 거처는 아직 송진냄새가 청량하게 배어있는 새로

지어진 하나의 반듯한 정갈한 목조 건물이었다.


ㅡ여기가 우리가 머물곳인가?


이정이 먼저 짐을 풀고 내부에 미리 갖추어

있는 집기들을 옮겨 정리했다.

  눈앞에서 많은 무림인들을 처음보는 이정이라 정말 모든

것이 새로왔으며 다른 일행들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이정 나가서 한바퀴 돌아보자"


일행들 모두가 짐을 풀고는 특별히 일이 없어 삼삼오오 주위를 알아볼겸 나가

는 것이고  그도 불렀다

그러나 이정은 남아서 할 일이 있기에 같이  나갈 수

없었다.


"다녀오십시오.전 할일이 있어서"


그가 그릇을 씻고 가져온 차를 끓이고 언제 들이닥칠 모를 장의경이나 말많은 십전공자 등 언제 찾아올지 모를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항상 해두어야 했다.

그렇게 그에게 처음부터 맡겨진 번거러운 일들이 모두 끝나니

여름 해가 길어서인지 뜨거운 햇살은 키큰 나무가지 사이로

비추어 들고 있었고 아직 저녁 시간은 되지 않았다.

식사는 공동 대형 식당이 있었

기에 이제는 그가 식사까지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기에 잠시 가까운 주위를 돌아보기로 했다.


"와! 대단하구나!"


말로만 듣던 이십년만에 처음 개최되는 무림대회였다.

이정이 건축물 사이에 자연스레 형성된 거리를 다니며 보니

그 성대함이 눈에 확연했다.

형형색색의 복장을 걸친 남녀노소 무림인들의 여러 모습들이

그에게 신기했다.


"저 씩씩해보이는 여도사는 분명 아미파의 도사일 것이다"

“저 서유기에 나오는 저팔계 보다 뚱뚱한 사람은 분명 복장으로 보아 스님인데 어찌 머리를 길렀는가?”


그가 처음보는 검을 멘 여도사와 또 탁발승 등 한명 한명을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보며 근처 나무 그늘아래 아래 앉아  있을 때였다.

한 키가 크고 홀쪽하며 여름인데도 두터운 검은 장삼을 입은

중년인이 그에게 다가와서는 말을 걸었다.


“소형제, 잠시 시간을 내어줄 수 있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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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모두안녕 23.06.02 464 11 15쪽
100 무상검 23.05.13 670 18 7쪽
99 반혼지경 23.05.13 504 12 14쪽
98 만신(卍神) 23.05.13 508 11 10쪽
97 기사(記死)! 죽음을 기억하라 23.05.12 490 11 6쪽
96 불패지검 23.05.12 492 9 6쪽
95 바라보는 것은 존엄하며 손은 겸손하다 23.05.12 688 13 11쪽
94 무형파 23.05.12 588 14 13쪽
93 불회강 23.04.10 1,111 25 10쪽
92 천유지검 23.04.10 901 26 8쪽
91 나는 무엇을 할수 있을 것인가 23.04.09 904 24 10쪽
90 사랑은 이별이 있어 소중하다 23.04.08 910 25 6쪽
89 고향은 아득하고 벗들 하나 둘 떠나다 23.04.06 1,040 23 10쪽
88 이수의 강변에서 청춘을 꿈꾸다 23.04.03 1,044 23 14쪽
87 내위에 아무도 두지않다 23.04.01 1,034 29 13쪽
86 용사들이 죽어 돌아가는곳 23.03.30 1,029 30 5쪽
85 백화망망진 23.03.28 963 30 11쪽
84 등뒤를 따른다는 것 23.03.24 1,067 31 10쪽
83 종이꽃 23.03.23 993 27 5쪽
82 풍영귀곡 23.03.22 1,035 25 13쪽
81 무극멸살녹진 23.03.20 1,039 28 15쪽
80 세월이 흘러 누가 나를 기억할 것인가 23.03.20 947 24 6쪽
79 정자에 올라 소매로 눈물을 닦다 23.03.19 1,063 28 5쪽
78 새가 날아간 흔적을 찾아서 23.03.18 1,075 30 13쪽
77 들풀처럼 지다 23.03.16 1,086 29 6쪽
76 바람이 불어가는 곳 23.03.14 1,144 30 9쪽
75 나는 차마 뒤돌아보지 못했다 23.03.13 1,082 30 3쪽
74 언덕의 저편 23.03.12 1,131 31 8쪽
73 나비의죽음 23.03.08 1,191 31 5쪽
72 생사의 기로에 서서 23.03.06 1,282 30 7쪽
71 두려움의 저편 23.03.03 1,285 27 4쪽
70 지옥의 추적자 23.03.02 1,228 27 9쪽
69 원앙새의 진 23.03.01 1,165 29 4쪽
68 사선진 23.02.27 1,211 32 5쪽
67 백화망망진 23.02.26 1,175 24 5쪽
66 날아오르는 화살 23.02.26 1,128 28 4쪽
65 피의 순수 23.02.26 1,138 24 8쪽
64 모순중의 모순 23.02.26 1,194 25 9쪽
63 생명의 떡잎 23.02.22 1,435 37 5쪽
62 천년전의 이름 23.02.21 1,412 29 6쪽
61 이해할수 없어도 사랑할 수 있다 23.02.20 1,433 34 8쪽
60 구산오강 23.02.19 1,372 30 6쪽
59 사망은 긴그림자로 발끝에 눕다 23.02.18 1,388 36 7쪽
58 노을속을 걷다 23.02.17 1,402 37 15쪽
57 개전 23.02.16 1,359 40 8쪽
56 삼불해 23.02.14 1,433 39 11쪽
55 구천검령 악불해 23.02.13 1,409 41 10쪽
54 그리워라 지나간 돌이킬수 없는 나날들 23.02.11 1,504 39 5쪽
53 강은 산을 밀지 못하고 돌아가다 23.02.09 1,519 42 6쪽
52 누구나 저마다의 무거운 짐을 지고 강을 건너다 23.02.09 1,477 38 6쪽
51 삶에 있어서 안빈낙도는 최선이 아니다 23.02.08 1,510 38 5쪽
50 망태는 빈달빛을 담다 23.02.05 1,627 39 8쪽
49 다만 윤회의 과정에서 의를 행하다 23.02.05 1,655 32 13쪽
48 모래성 23.02.04 1,600 43 5쪽
47 불회강ㅡ돌아오지않는강 23.02.03 1,621 40 5쪽
46 구름의 죽음 23.02.02 1,573 34 7쪽
45 비밀의 정원 23.02.01 1,592 43 9쪽
44 불멸의 꽃 23.01.31 1,599 44 7쪽
43 배는 연꽃속에 드나 연꽃은 배가 부딛쳐야 피어난다 23.01.29 1,649 44 9쪽
42 천상천하유아독존 23.01.29 1,583 41 7쪽
41 백영회 23.01.29 1,548 37 9쪽
40 초대받지 않은 손님 23.01.29 2,510 37 9쪽
39 봄동산에 올라 노래를 부르다 23.01.28 1,650 42 6쪽
38 한그루 나무를 심다 23.01.28 1,739 36 6쪽
37 물풀은 흐르는 물에도 뿌리를 내리다 23.01.28 1,657 35 9쪽
» 느리게 흐르는 시간 23.01.27 1,728 37 8쪽
35 별빛이 맑은 샘을 지키다 23.01.27 1,744 40 7쪽
34 마른바람 부는 날 23.01.25 1,781 41 9쪽
33 나는 비겁한 자가 아니다 23.01.23 1,762 44 7쪽
32 두개의 계절이 같이 흐르다 23.01.21 1,835 52 7쪽
31 네가 슬플때 나는 너를 사랑한다 23.01.21 1,791 48 6쪽
30 호미를 든채 저무는 석양속을 걷다 23.01.21 1,732 44 5쪽
29 영웅은 간곳없고 달빛만 머문다 23.01.20 1,803 46 10쪽
28 나는 어디로 가는가 23.01.19 1,815 45 10쪽
27 물가의 그림자 23.01.19 1,865 43 12쪽
26 죽음보다 깊은잠 23.01.18 1,863 49 9쪽
25 군자지로 23.01.18 1,880 47 6쪽
24 천의 무공 23.01.18 1,937 44 6쪽
23 천지출검(天志出劍) 23.01.17 1,905 46 9쪽
22 피의 맹세 23.01.17 1,837 39 5쪽
21 사생취의 23.01.17 1,868 46 7쪽
20 慷慨赴死易 從容就義難(강개부사이, 종용취의난) 23.01.17 1,895 51 11쪽
19 대지약우 23.01.16 1,903 56 9쪽
18 내마음의 물웅덩이 23.01.16 1,897 44 8쪽
17 신풍백환 23.01.15 1,978 43 9쪽
16 흑포마성 23.01.15 1,949 41 6쪽
15 죽기직전 한평생을 얼마나 행복하게 살았나보다 역경의 순간마다  용기를 잃지않고 대처했는지를 더 떠올리게 한다 23.01.15 1,998 48 6쪽
14 은하수는 동쪽 먼 바다로 향하다 23.01.14 2,137 50 6쪽
13 청산은 말이없고 강물은 무심하다 23.01.13 2,036 44 10쪽
12 위용의 계 23.01.13 2,092 49 6쪽
11 천무련 23.01.13 2,162 52 5쪽
10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들다 23.01.13 2,170 52 3쪽
9 멀리에서 온 사람 23.01.13 2,165 52 7쪽
8 먼저피어나는 봄꽃을 부러워않고 계절의 말미에 피어나 마지막 영광을 노래하다 23.01.12 2,265 52 5쪽
7 나무는 비바람을 같이 맞고 같은 시간을 지나야 알수 있다 23.01.12 2,389 53 5쪽
6 여름의 성락 23.01.12 2,514 58 9쪽
5 말리화 향기는 헤어진 사랑을 다시 이어주다 23.01.12 2,579 59 4쪽
4 부끄러움의 모양 23.01.11 2,718 62 6쪽
3 나무는 주인의 발자국 소리를 듣고 자란다 23.01.11 2,925 60 8쪽
2 달은 외롭고 별은 빛나다 23.01.10 3,467 61 9쪽
1 노을지는 날은 누군가와 말을 나누고 싶다 23.01.10 6,177 72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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