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기로에 서서
회당은 천무련에 속하지만 선씨세가와 도의 길을 같이 가는 자들이었고 그들
의 쾌도 역시 무림일절이었기에 선주선이 회당을 익히 알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들이 천무련의 두려움의 상징인 무상각의 호위대인 것도 알고 있었
다.
그때 그의 불길한 시선이 닿는 언덕위 천년 고목나무 아래에
서 갑자기 크게 대소하는 회의장포 차림의 키 큰 장년인의
모습이 있었다.
“으하하, 이놈들 오늘 모두 월아편으로 편육을 만들어 주마! 감
히 성지인 천무련의 총단까지 침범할 생각할 하다니 그 어리석음과
교만함 때문에 오늘 이자리의 무림맹 졸개들은 아무도 살아
남지 못할 것이다”
서 있는 그 자체로 일대종사의 기도를 풍기는 그자를보는
순간 선주선의 입이 딱 벌어졌다.
“천수귀도 마진!...”
바로 천무련의 회당의 당주인 천수귀도 마진이었다.
동시에 천 개의 손, 귀신의 도라 불리는 그의 넓은 소매에
서 발출되는 물체는 커다란 투명한 가운데 붉은 빛을 띄는
월아편이었다.
흡혈박쥐를 닮은 불길한 붉은 월아편은 보통의 월아편과
달리 다섯 배 크기로 대접보다 컸고 더구나 발출하는 순간 다른
월아편과 달리 기이한 호곡성을 발하며 닥쳐왔다.
천수귀도가 등뒤에 메고 있는 거도와 함께 그의 성명무
기인 혈월몽아였다.
ㅡ혈월몽아
혈월몽아의 나를때의 귀곡성은 듣는 이의 모골을
송연하게 하며 병기를 잡은 손아귀에 저절로 힘이 빠지게 했
고 혈월몽아의 경력은 주위 숲과 나무를 꺽고 휘저으며 빛살
같이 목표물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핏빛 달의 악몽과 같은 이빨이라는 혈월
몽아가 노리는 대상은 바로 장의경이었다.
천수귀도가 싸움을 지켜보다가 백화장원이 특이한 진법을
이루고 있고 그 중 우측선두에 선 황의를 입은 여인이 진형의
우두머리인 것을 파악한 순간 일격에 그녀의 목숨을 끊고자
경고의 소리조차도 없이 혈월몽아로 장의경을 덥친 것이다.
파앗ㅡ
순간 장의경의 주위가 투명하기조차 한 붉은 핏빛과 살을
에는 경기로 휩싸이며 곁에 선 백천당주의 눈에는 일순간
그녀의 가느라한 목이 몸통에서 분리되며 피분수가 치솟는
환각에 빠졌다.
“아가씨!”
백천당주가 크게 놀라 소리친 순간 장의경의 신형이 반응
했다.
장의경의 검법은 백화검법이 근간이 되었으나 그녀가 익힌
7성의 명옥신공이 가미되며 강적의 공격에 일순간에 무너지지
않았다.
살을 에이는 한기가 어느새 검날에 어리고 있었다.
ㅡ휘잉
그 상태에서 장의경이 혈월몽아의 공격을 피하지 않고 직
접 맞부딛쳤다.
ㅡ쾅
그녀 역시 회의장년인이 적의 우두머리인줄을 본능적으로
감지했고 백화장원의 수하들의 사기를 위해 보이지 않는 괴물과
같은 혈월몽아의 예봉을 미리 꺽을 필요가 있는것이다.
ㅡ콰앙
격렬한 서로 물러서지 않는 연속적인 부딛침은 주위의 소리까지 삼키며 지축을 흔들었고
혈월몽아가 다시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고 장의경의 신형이
흔들렸다.
그러나 그녀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으니 천수귀도의 눈
빛에 기이한 빛이 어렸다.
“어린 계집의 내공이 무림맹의 죽지 못한 늙은이들 못지 않
구나!”
그의 신형이 어느새 다가오며 동시에 다시 혈월몽아가 호곡소리를
내며 날아들었고 이번에는 혈월몽아가 주위의 투명하여 잘
보이지 않는 월아편들까지 휩쓸며 함께 쏟아졌다.
혈월몽아는 천수귀도의 진기에 의해 조정되는 것이었으니
그와 일심동체가 되어 이미 장의경의 지척까지 접근해 있었
다.
“아가씨,위험하오”
옆의 2당주가 재차 놀라며 검을 들어 막았으나 일부 월아편
만을 쳐내었으며 주 공격은 장의경에게 퍼부어진 채였다.
동시에 지척까지 접근한 천수귀도의 장력이 장의경의 심장
을 노리고 재빨리 가격해 들어왔다.
ㅡ쉬익
쾌도는 본래 쾌수를 요건으로 했고 쾌도의 명성만큼이나
빠른 일장이 혈월몽아의 공격과 동시에 그녀의 가슴요혈을
가격하기전 순간이었다.
장의경이 검을 떨쳐 층층의 검막을 형성했고 동시에 그녀
역시 좌장을 들어 천수귀도의 장력을 마주쳤다.
ㅡ쾅
남해 청조각의 수현신니의 독문무공이 시공을 건너 장의경
의 손에서 펼쳐지며 명옥강기가 서리보다 흰 새하얀빛으로
그녀의 손에 여파로 감돌았다.
연이어 혈월몽아와 월아편들이 공격하며 다시 우뢰와 같은 천둥소리가 울렸다.
“쾅, 콰르릉”
우뢰소리와 함께 월아편들이 원래 왔던 방향으로 물러섰다.
여러 사람들의 힘이 합친 월아편은 그녀가 연수합격을 받
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장의경이 창백한 표정으로 뒤로 물러서다가 비틀거리며 서 있었다.
천수귀도 역시 충격에 울컥 붉은피를 옷깃에 토하고 뒤로 서 있었으며
그의 턱밑수염과 머릿카락에까지 성에가 끼며 뻣뻣이 굳어있
었다.
천수귀도의 강맹한 장력이 명옥강기의 신기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다.
처음부터 그가 방심하지 않고 도를 사용했으면 그가 이렇
게 쉽게 밀려나지 않았을 것이다.
“명옥강기!...”
수염에 하얗게낀 성에를 보며 그제야 그녀의 무공의 실체를 알아본 천수귀도가 자신의 경솔함을
뉘우치며 말했고 심각한 내상을 입은 그의 좌우로 수하들이
호위했다.
그가 승부사로서 결과를 보고싶은 욕구를 억누르고 호위를 받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섬뜩한 말이 공간에 남았다.
“내가 잠시 방심했으나 네년이 이자리에서 죽는 결과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모두 일제히 공격해라”
장의경 역시 기혈을 가라앉히는지라 적을 눈앞에 두고 대
답조차 못하고 있었다.
일순 적의 공격이 갑자기 거세졌다.
ㅡ와아
ㅡ으악
보이지 조차 않아 기척조차 감지 하기 힘든 월아편들이 날아
들고 동시에 적의 예봉이 삼삼오오의 대오를 형성하며 월아편의
지원을 받으며 백화장원의 일각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ㅡ쾅
흑룡만승대의 거센 공격속에서도 살아남은 암기를 이용한
공수합격진형을 이번에는 거꾸로 적이 사용하는 것이다.
모두의 안색이 어두워지고 장의경 역시 기혈을 잠시 가라
앉히고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선두를 고수하며 싸우기 시작
했다.
한편 악몽과 같은 월아편은 뒷자리에 서서 아직 등뒤의 보검조차 뽑아들
지 않은 악현상에게도 예외없이 날아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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