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의 저편
그믐밤의 날카로운 달을 닮은 월아편은 일단 투명했기에
눈으로 쫓기 힘들었으며 일체의 파공음조차 없었고 게다가
치명적인 극독이 함유되어 있었다.
월아편은 예측할 없는 각도로 흐르며 적을 공격했으며 이
러한 기능은 백화장원의 암기인 연화전과 같았으나, 적의 강기에
반응하며 처음보다 더욱 날카로운 속도로 되공격하는 것과,
특히 병기에 의해 되튕기는 경우에는 반발력이 더해져 더욱
가공할 속도로 부딪치는 효과는 던지는 요령이 따로 있었으니
처음부터 내력을 암기에 층층으로 주입시키는 것이다.
그렇게 전나무 가지 사이로 한 여름날의 악몽같이 날아드는
암기들은 백화장원의 굳건한 진법을 한순간에 교란시켰다.
“으악!”
장의경의 뒤에 서 있던 수하중 한 명이 목의 동맥이 베이
며 지면에 쓰러졌고 장의경이 몸을 추슬러 그를 살폈으나
이미 극독 때문에 생사가 위독한 상태였고 그가 고통 때문에
비명을 지르며 지면을 구르고 있었다.
"으아악!살려줘"
장의경의 커다란 두 눈에 노화가 감돌았다.
같은 적인 흑룡만승대의 공격조차 견뎌낸 백화장원에서 벌써 극독마저 다루는 적에 의해
첫희생자가 생긴 것이다.
공교롭게도 접근전에 강한 사선진법이 가장 꺼려하는 암기
를 사용하는 상대를 의도하지 않게 조우한 것이다.
회의인들은 모두 쾌검조차 구사하는지 잠시 짓쳐왔다
가 물러가는 공격이 바다에 치는 파도와 같이 규칙적이고 일
사불란했다.
ㅡ으악
ㅡ쉬익
그렇게 백화장원을 흔들어 놓으면서 동시에 허공에서 불연
듯 월아편들이 유령같이 나타나는 것이다.
곧 백화장원이 사선진의 공격진을 보유한 것과 같이 적도
공수연합의 뛰어난 진형을 갖추어 공격하는 것이었으니 공교
롭게도 사선진의 상극이었다.
백화장원은 적들이 쳐둔 덫에 스스로 불나방같이 뛰어든 격이었다.
단지 앞을 막는 것은 부딪치며 지금껏 해왔듯이 뚫고 나간
다는 우직한 생각이 무너진 것이다.
ㅡ모두 내 불찰이다.진을 믿고 너무 방심했다
장의경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수하의 비명소리들이 그녀의 잘못 같았고 가슴에 쓰린 상
처를 남기고 있었다.
그러나 진형의 후미에 선 선씨세가의 소가주 선주선이 놀
란 것은 또다른 이유가 있었다.
깊은 내공을 필요로 하는 월아편을 구사하는 회의인들은 회의사령들이라 불리웠고
그들은 회당이라는 천무련 무상각의 직할조직이었다.
회당은 그들의 주군인 천무련 무상각을 호위하는 5개 호위
조직중 하나였다.
무상각은 천무련 총단조직인 1원2각5궁10전10단의 중요
조직중 2각에 속하는 핵심조직이었다.
1원2각5궁10전10단 아래 각휘하조직이 편재되어 있었고
지금 불어난 지원군으로 인해 그들의 총수효가 사만이었다.
특히 천무련 총단조직인 10전10단은 전투조직인 반면에 1원2각5궁은 하나
같이 구성원들이 일류고수들인 말그대로 핵심중추조직이었고
일정대로라면 회당은 백화장원이 천무련의 총단에 도착하지 않는한
만나지 않게 되어 있는 2각인 무상각 아래 최상부 조직이었다.
백화장원과 선씨세가가 이미 각각 부딪친 흑룡만승대와 은
호대는 비록 적의 주력이었으나 전투조직인 10단에 속한 휘
하 일부였다.
“회당은 평소 그들의 주군인 이각중 하나인 무상각주의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다 했는데...”
평소 두려움을 모르던 파풍도 선주선의 불안한 시선이 회당이 나타난 산
언덕 너머를 향했으나, 그곳은 천년 절벽과 아름드리 전나무
들로 가려진채 무심한 바람만 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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