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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거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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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밀르
작품등록일 :
2021.02.13 22:03
최근연재일 :
2021.07.08 18:00
연재수 :
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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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2
추천수 :
19
글자수 :
294,033

작성
21.07.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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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46회 - 3부 4화 화폐전쟁

DUMMY

화폐전쟁


캉에를루수아크에 위치한 자이더르 상업 조합의 여름 별궁. 그 중에도 핵심에 해당하는 사자의 방. 이곳은 자이더르 상업 조합의 위세를 상징하는 곳이다.


당주인 테르예가 시무하는 의자는 동방 황제의 집무실을 본떠 일곱 단의 대리석 단 위에 상아와 벽옥을 깎아 만들어져 있었다. 모든 집기는 금박을 씌웠으며 온갖 기하학 무늬를 새긴 천정은 모두 최상급 드래곤의 갈비뼈와 늑골뼈를 골조로 만들어졌다. 은을 귀하게 여기지 않고 황금도 길가의 자갈만큼 흔한 부귀와 권세의 극치가 그곳에 있었다. 심지어 의자 양 옆에 햇살을 가리기 위한 일산(日傘)도 황금을 넓게 펴서 만든 것이었다.


「아무래도 캉탈의 금 함량을 낮추거나 크기를 줄여야 할 듯합니다.」

「상황이 그 정도로 심각한가?」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테르예가 남쪽 대륙의 진미인 얼린 리치을 우물거리며 중얼거렸다. 리치들도 모두 금박을 덮은 것이었다.


「계약일 까지 현물로 드래곤 가죽코트 1만 벌과 행커의 혀 천근, 살피움 기름 오백 밧을 마련하지 못하면 금화 일억 오천만 캉탈을 배상하는 조건입니다.」

「일억 오천?! 할례 안 한 개잡놈들에게 무슨 꼴이란 말인가!」


테르예가 얼굴을 가린 천 안쪽으로 턱을 만지작거리며 고함을 쳤다. 지난 밤, 아들뻘 밖에 되지 않는 야만족 왕세자에게 뺨을 얻어맞았다. 덕분에 임질로 곪은 턱의 고름이 터졌다. 내키지 않지만 아침에 환부에 수은을 바를 수밖에 없었다. 테르예는 죽어가고 있다. 시간이 많지 않지만 조합의 영화를 든든한 반석 위에 올려놓을 무거운 책임이 그의 어깨를 짓눌렀다.


「‘화폐의 타락’이라... 신용에 문제 없겠나?」

「캉탈의 신뢰도는 여전히 절대적입니다. 만기일 도래로 생기는 당장의 파산을 면하기 위해 일시적인 완화를 했다가 상황이 나아지면 채권을 발행해 악화(惡貨)를 흡수해 연착륙 시키는 게 최선입니다.」


캉탈은 남쪽 대륙에서 통용하는 브리 금화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신뢰도가 높은 금화였다. 무게와 순도가 우수하고 무엇보다 자이더르 상업조합이 가공해 판매하는 드래곤 관련 상품(갑옷, 무기, 식자재, 건축자재, 비료 등 모든 제품)은 오직 캉탈금화와 황금으로만 거래가 가능했다. 캉탈은 뛰어난 주조, 세공법으로 만들어졌고 위조률도 매우 낮았다.


더욱 놀라운 것은 캉탈을 발행하는 주체가 둠 브링거 공화국이 아닌 자이더르 상업 조합이라는 사실이다. 국가나 교회가 아닌 일개 상업조합이 반세기 만에 북반구 최강의 초법적 집단으로 우뚝 선 비결은 드래곤이라는 대체불가 고부가가치 상품 가공 능력과 든든한 자본을 바탕으로 한 조합의 뛰어난 금융 수완을 때문이었다. 테르예는 개인적으로는 화장실에 갈 때마다 고름과 오줌을 쏟아내며 쩔쩔매는, 성기능을 상실한 불쌍한 초로였지만 무역사(貿易史)를 논한다면 빠질 수 없는, 냉혹하고 비범한 상인이었다.


원래 소년시절 테르예는 평범한 영세 염색조합장의 둘째 아들로 태어나 수도원에 맡겨질 운명이었다. 예사 지금이나 재산 다툼을 피하기 위해 보통 첫째를 제외한 자녀들은 수도원이나 수녀원에 맡기거나 다른 공방에 도제로 보낸다. 크비슬링 가문의 둘째 아들은 손재주가 없었다. 염색공방 대신 수도원에 보내졌다. 그런데 이 저주받을 놈이 하고 많은 달란트 중에 오입에 재능이 있을 줄이야. 테르예는 수도원에서 눈 맞은 신부와 비역질에 빠졌다 – 순리대로 쓸 것을 역리로 썼나니 신이여, 용서하소서! - 돌에 맞아 죽거나 화형을 당할 것을 기적적으로 목숨을 부지해 빠져나왔다. 원장신부가 수도원에서 키우던 잉어를 성 금요일에 몰래 팔아 횡령하고 있었는데 테르예가 장부조작으로 그 일을 도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르예는 이 때 벌인 죄악으로 말미암아 평생 항문에 곤지름을 달고 살게 되었다.


테르예의 아비인 마르틴 크비슬링(즉, 칼스의 조부)은 장사꾼답게 둘째 아들의 재능은 간파했다. 테르예는 즉시 조합의 회계를 맡게 되었다. 일 잘하고 교활한 테르예는 첫째 룬가드의 질시를 피해 납작 엎드렸다. 어음, 외상, 선물거래 등을 두려워하던 고지식한 영세 상인이었던 마르틴은 둘째의 수완 덕에 손톱에 푸른 물이 들어간 지 어언 사십년 만에 처음으로 두 번째 가게를 열었다. 첫째 룬가드는 조차지에 입주하게 된 2호점의 권리를 주장했고 테르예는 창관에서 격무의 스트레스를 풀던 중 가까스로 암살 위기를 넘긴 채 잠시 북쪽으로 달아났다. 친형이 꽤나 두둑한 보수를 약속했던지 암살자들은 음녀의 자궁 분지 중앙흑림(黑林)까지 따라붙었다. 흑림 깊숙이 들어가면 십중팔구 행커나 OO, OO등의 드래곤 밥이 될 것이 뻔하므로 암살자들은 테르예가 버리고 달아난 로브를 찢고 짐승의 피를 묻혀 돌아갔다.


***


「젊을 적, 그곳을 딱 한 번 가 본 적이 있지. 나는 추상적인 표현이나 해대는 시인 놈팡이 같은 놈들의 수사를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그곳은 정말이지 ‘시간의 종말’라는 표현 말고는 딱히 표현할 길이 없는 묘한 분위기가 가득한 곳이었어. 그런 곳에서 인생을 역전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말이야.」


테르예는 최근들어 시간 날 때마다 좌욕을 하면서 사자의 방에 앉아 연대기 작가에게 자신의 지나온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중세의 가을에 나오는 연대기 작가의 성향을 비유하며) 같은 놈들은 사절이다. 수 식없이 냉철하게 아들과 아들의 아들에게 시금석이 될 이야기를 남기고자 하는 의지였다.


「OOOO, 어디까지 이야기 했지?」

「보고리아 호수에 도착하셨습니다.」

「오오, 맞아.」


잠시 낮잠에 들었던 테르예가 황금 주전자를 기울여 물을 따랐다. 적당한 수위를 넘기나 싶더니 이내 잔이 넘쳐 테이블에 넘쳤다.


「제길, 이건 나와 자네만의 비밀일세. 사실 요즘은 눈도 잘 보이지 않아. 안개가 낀 것 같 부옇다네. 보고리아 호수에서 맞이한 첫 날 아침이 바로 이런 풍경이었어. 바람 한 점 없는 분지에 호수위로 자욱한 안개 뿐이었지.」


생각해 보면 안개 시계가 나빠 물에 뛰어들지 않은 게 천만다행이었다. 호수는 독한 염기성 소다가 가득해 생살이 타들어가는 죽음이 가득했으니까. 물을 마셨다면 식도가 타들어가고 세수를 했다면 피부가 녹았을 것이다. 사흘 길을 숲을 헤매 그곳에 도착한 것은 기적이었다. 흑림을 가로지르면서 드래곤을 만나지 않고 그곳까지 도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으니까.


「그 때 물가에 죽어있는 새끼 드래곤을 발견한 것이 내 인생의 전환점이었지.」




이 에피소드는 칼스가 병든 아버지를 죽이면서 끝이 난다.




1.뤠이벡 상업조합 조차지에 은거해 있을 로쉐 OOOO를 파문하고 모든 거래를 끊는다.

2.공화국에서 주조하는 화폐관련 건

3.드래곤 거세학교 폐지 및 가공사업의 전면개방

4.프로메테우스


바늘에 대한 전설을 알고 있는 이 부족 사람들.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도 안전하지 않다. 그곳에서 니므롯 제국인들이 겨울에 상륙할 작전을 세우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궁드르디. 늪을 매립해서 가장 약한 성벽을 공격하려고 한다. 추격대가 쫓아 오지만 그들은 니므롯 제국의 기병대에게 살해당한다.


가까스로 수도의 포위망에서 도망친 궁드르디는 리피피를 타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엄청난 현상금이 걸려 마을 사람들이 그를 쫓는다. 배신당한 궁드르디는 왕국의 공권력이 닿지 않는 레갑의 황무지로 달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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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6회 - 3부 4화 화폐전쟁 21.07.08 189 0 8쪽
45 45회 - 3부 3화 전운 21.07.07 14 0 13쪽
44 44회 - 3부 2화 대지의 씨앗 21.07.05 13 0 13쪽
43 43회 - 3부 1화 칼레브의 후예, 밝혀지는 비밀 21.07.03 12 0 14쪽
42 42회 - (번외편) 상처II 21.05.08 18 0 14쪽
41 41회 - (번외편) 상처I 21.05.02 44 0 12쪽
40 40회 - 2부 25화 슈타이너의 죽음 21.05.01 28 0 14쪽
39 39회 - 2부 24화 잘못된 해석 21.04.25 66 0 13쪽
38 38회 - 2부 23화 시험에 들게 마옵시며 21.04.24 40 0 14쪽
37 37회 - 2부 22화 뜻밖의 면회자 +1 21.04.18 49 0 16쪽
36 36회 - 2부 21화 라비린스와 알레고리 21.04.17 30 0 13쪽
35 35회 - 2부 20화 챔피언의 몰락 21.04.11 60 0 17쪽
34 34회 - 2부 19화 히든카드 21.04.10 41 0 14쪽
33 33회 - 2부 18화 죽음의 그림자 21.04.04 23 0 14쪽
32 32회 - 2부 17화 승부조작 21.04.03 24 0 16쪽
31 31회 - 2부 16화 바늘의 주인 21.03.28 27 0 13쪽
30 30회 - 2부 15화 특훈과 죽음의 상인 21.03.27 26 0 16쪽
29 29회 - 2부 14화 전쟁의 냄새 21.03.21 30 0 18쪽
28 28회 - 2부 13화 결투 전야(前夜) PART.2 21.03.20 31 0 18쪽
27 27회 - 2부 12화 결투 전야(前夜) Part.1 21.03.14 36 0 18쪽
26 26회 - 2부 11화 자우스트 게임(Joust game) 21.03.14 43 0 12쪽
25 25회 - 2부 10화 웨딩 크래셔 21.03.14 42 0 17쪽
24 24회 - 2부 9화 정략결혼 21.03.07 67 0 11쪽
23 23회 - 2부 8화 기선제압 21.03.07 42 0 12쪽
22 22회 - 2부 7화 썸, 그리고 재회 21.03.06 47 0 20쪽
21 21회 - 2부 6화 네 이름은 리피피(Rififi) 21.03.05 52 0 20쪽
20 20회 - 2부 5화 무엇이든 잘 베는 여자, 클레어 아우프 데어 마우어 PART.2 21.03.04 59 0 15쪽
19 19회 - 2부 4화 무엇이든 잘 베는 여자, 클레어 아우프 데어 마우어 PART.1 21.03.03 62 0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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