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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밀르 님의 서재입니다.

드래곤 거세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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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밀르
작품등록일 :
2021.02.13 22:03
최근연재일 :
2021.07.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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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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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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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회 - 2부 15화 특훈과 죽음의 상인

DUMMY

15.특훈과 죽음의 상인


「좀 더 정확히 못 찌르나! 십 회 반복!」


「우우웩!」


「이 멍청아! 어디다 토하는 거야!」


「우욱! 미, 미안.」


「집중들 안 해! 이십 회 반복!」


배고프다고 무턱대고 먹는 게 아니었다. 단내 나는 훈련 강도 때문에 한 식경도 지나지 않아 구토가 밀려왔다. 궁드르디는 결국 클레어의 등에 거하게 게워내고 말았다.


자우스트 훈련이 시작되자 사람 좋아 보이던 알라릭이 악마로 돌변했다.


「더 빨리! 무게를 실어! 팔로 하는 게 아니야! 체중을 실어서 꽂으란 말이다! 바보 같으니!」


진이 빠졌는지 가뜩이나 하얀 클레어의 피부가 더욱 창백해졌다. 알라릭은 아랑곳 않고 그녀를 몰아 붙였다.


「더 빨리 돌아. 정확히 타점을 맞출 때까지 연습한다. 설마 서 있는 인형도 못 맞추면서 달리는 상대방을 이기길 바라는 건 아니겠지.」


마상 창술에서 상대방을 찌르는 훈련은 퀸틴(Quintain)이라는 인형 표적을 쓴다.


표적에 붙어있는 쇠붙이를 정확하게 랜스로 찔러야 득점이 인정된다. 찌른 뒤에도 멈추지 않고 재빨리 지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퀸틴이 한 바퀴 돌면서 반대편에 달려있는 철퇴 뭉치가 등짝을 후려치게 설계되어 있었다.


「클레어, 실망이군. 솔직히 여름별궁에서는 자네 완력에 감탄했었다. 에피메테우스와의 싸움 에 자네가 있었다면 게이세리크님이 전사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했지. 착각이었던 것 같군.」


‘사실 실전이면 그녀가 훨씬 유리한데 말이야.’


알라릭은 클레어의 승부욕을 자극하려고 일부러 모진 말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못내 아쉬웠다. 그녀를 다그칠 수밖에 없는 까닭은 그들이 전쟁이 아닌 결투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우스트는 귀족들의 허위의식에서 시작된 시합이다. 실용성과 거리가 멀다. 하지 말아야 할 까다로운 규칙이 하나 가득이다. 실전에 그딴 게 어디 있는가.


클레어는 왼손잡이다. 실제 전투에서는 왼손잡이 기사가 휘두르는 랜스가 몹시 위협적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자우스트에는 절대 불리하다.


실용주의자인 알라릭의 기준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규칙이었다. 둠 브링거 정교회와 그 교리 때문에 결투에서의 왼손사용은 철저히 금지 되었다. 오른손은 신께서 거룩하게 기름 부은 손, 왼손은 부정한 손이라는 이유였다.


‘클레어는 왼손잡이인데도 오른팔 완력조차 웬만한 오른손잡이 기사보다 강하다. 하지만 랜스의 정확도는 확실히 떨어지는군.’


클레어가 퀸틴에 입힌 흉갑을 열 번 정도 타격하면 철판이 뚫리기 일보직전까지 흠이 생겼다.


참고로 시합용 랜스는 일부러 가볍고 약한 목재로 만든다. 타격 시 스펙터클한 시각효과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여기에 더 쉽게 부서져 파편이 튀도록 창대에도 미세한 홈을 판다. 당연히 타격 시 충격이 크게 분산된다. 그런데도 냉단법으로 만든 뤠이벡 상업조합의 두꺼운 시합용 판금갑옷을 너덜너덜하게 만들만큼 클레어의 힘은 강했다.


‘전장이라면 나 역시도 가급적 그녀와의 정면승부는 피하려 했겠지.’


실전에서 클레어를 적으로 만나는 건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드래곤 가죽으로 만든 갑옷을 입지 않는 한, 그녀와 일대일 대결을 따위를 벌인다면 치명상도 감수해야 한다.


「열 바퀴 더 돌아. 오늘은 타격 연습 오백 번 한다.」


「알라릭 씨, 헉헉. 우린 상관없지만... 그러다가는 리피피가 죽을지도 몰라.」


궁드르디가 우는 소릴 냈다. 확실히 리피피를 너무 혹사시켰다. 녀석이 험악하게 콧김을 뿜으며 알라릭을 노려봤다. 알라릭도 고갤 끄덕였다.


「좋다. 잠깐 쉬면서 내가 하는 동작을 잘 봐둬라.」


나무 랜스를 들고 말에 올라탄 알라릭이 경쾌한 속도로 퀸틴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콰직!


나무랄 데 없는 동작이었다. 랜스를 카우치드 자세(겨드랑이에 랜스를 끼우고 말을 달려 적에게 찔러 넣는 공격)로 쥐고 안정감 있게 달려가 표적에 꽂아 놓고 돌아오는 데까지 모든 움직임이 물 흐르듯 자연스러웠다.


「궁드르디, 네가 수레를 끌고 연습한다. 드래곤은 저녁까지 휴식.」


「에엑?! 그럼 클레어는?」


「클레어는 수레에 올라탄 채 오백 번 타격연습을 하도록.」


「나만 죽으란 말이군.」


궁드르드는 정말 오랜만에 하늘이 노래지는 것 같았다.


***


한나절 넘게 표적 찌르기를 하며 느낀 가장 큰 문제는 클레어의 균형 감각이었다. 그녀는 드래곤 위에서 중심 잡는 게 서툴렀다. 당연한 일이다. 가난한 클레어는 드래곤은 커녕 말을 탈 기회도 거의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리피피가 등자에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리피피가 날 싫어하는 거 같아.」


「야생 드래곤이라 더 예민한 거야.」


리피피는 야생 드래곤이라 안장이나 등자를 걸치는 데 거부감이 컸다.


간신히 안장을 걸치는 것까지는 성공했다. 하지만 끝내 등자를 다는 건 궁드르디에게만 허락했다. 클레어가 등자를 걸치고 올라타려 하면 바닥에 주저앉아 미동도 하지 않았다.


등자의 유무는 경기 운용에 절대적이다.


등자가 있으면 드래곤 위에서 중심 잡는 게 몇 배 쉽다. 그리고 랜스로 찌를 때 온전히 말과 기수의 무게를 상대방에게 전달할 수 있다.


궁여지책으로 궁드르디가 뒤에서 클레어의 양쪽 허리를 붙잡아 고정하는 자세로 돌격하는 법을 연습했다.


「어딜 잡는 거야?!」


「어쩔 수 없잖아. 찌를 때 자칫하면 드래곤 아래로 떨어진다고.」


다 큰 처녀의 허리를 붙잡다니. 순진한 클레어의 정조관념상 있을 수 없는 일이지만 이 방법은 나름 효과가 있었다.


처음에는 클레어가 허벅지로 리피피의 옆구리를 강하게 조여야 해서 주의력이 분산되었다. 다행히 이 방법을 고안한 덕에 랜스에 체중을 실어 공격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에는 귀까지 빨개질 만큼 부끄러웠지만 익숙해지니 무덤덤해졌다. 오히려 표적에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때로 궁드르디가 균형을 잃고 클레어의 하체를 고정해 주지 못하면 바로 자세가 흐트러진다. 표적을 정확히 타격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신뢰. 결국 두 사람의 호흡이 완벽히 맞아야 하는 것이다.


***


「궁드르디, 속도를 좀 더 올려.」


클레어가 수레를 끄는 궁드르디를 채찍으로 내려치는 시늉을 했다.


「못 해. 이젠 죽어도 못해. 아니, 그냥 날 죽여.」


「이제 겨우 백 쉰 세 번째야.」


「너 진짜 독종이구나. 그냥 결투고 뭐고 접자. 이러다 내가 죽겠어.」


황무지라 정오의 뙤약볕을 가릴 곳도 없었다. 그늘을 찾을 기력도 없던 궁드르디는 퀸틴에서 흉갑판을 떼어내 얼굴을 가린 채 그대로 바닥에 드러누웠다.


「그래, 조금 쉬자.」


「물 좀.」


죽는 소릴 하자 클레어가 허리춤에 차고 있던 가죽부대를 건넸다. 궁드르디가 목만 조금 축인 뒤 숨을 돌리며 말했다.


「실력 좀 는 거 같아?」


「조금. 하지만 아직 균형 잡는 게 잘 안 돼.」


「도와줄 건 없고?」


「좀 더 엉덩이를 밀착해야 할 거 같아. 그리고 위아래로 흔들리지 않게 허리 말고 차라리 사타구니 쪽을 붙잡아주는 게 낫겠어.」


「너무 밀착하면 안 불편해?」


「아니, 그게 편해.」


「미안.」


「뭐가?」


「내가 싼 똥 같이 치우는 꼴이잖아.」


황무지 너머 지평선을 멍하니 바라보며 클레어가 답했다.


「차라리 잘 됐어.」


입고 있는 흉갑이 몸에 맞지 않아 답답한지 아까부터 계속 옆구리를 좌우로 당기며 클레어가 중얼거렸다.


「어차피 볼 브레이커스가 되면 마상창술을 숙달해야 돼. 말도 없는 내가 드래곤 타고 알라릭 같은 베테랑에게 공짜 훈련 받잖아. 운이 좋은 거지.」


확실히 베테랑 기사에게 개인교습을 받으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다. 게다가 사흘 동안 부숴먹은 나무 랜스와 찌그러뜨린 갑옷, 드래곤의 사료값은 클레어가 감당할 수 있는 액수가 아니었다.


「그리고 이참에 확실히 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해.」


「뭘?」


「누가 진짜 최고인지. 칼스와 나는 언젠가 승부를 내야 하니까.」


배가 고파 꾸르륵 거리면서도 그녀의 눈동자가 날카롭게 빛났다.


「근데 너 진짜야?」


「뭐가?」


「베로니카랑 약혼한 거.」


「나? 어.」


궁드르디가 고갤 끄덕이자 클레어도 덤덤하게 고갤 끄덕였다.


「그렇군. 나라면 단번에 거절했을 텐데.」


「당사자 앞에서 너무 막말하는 거 아니냐.」


「네가 좋데?」


「아니. 혀 깨물고 자살할 거라던데.」


클레어가 숨을 참으며 큭큭거렸다. 베로니카의 특유의 빈정대는 말투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아우, 갑옷 사이즈가 작아서 숨 쉴 때마다 답답해. 뒤에 가죽끈 좀 풀어줄래?」


클레어도 궁드르디도 플레이트 아머를 입는 게 이렇게 복잡한지 처음 알았다.


갑옷 입기는 통으로 짜서 사람이 쏙 들어가면 그만인 서민의 튜닉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말 그대로 일이다. 완전무장을 하려면 도우미 두 명이 붙어서 꼬박 한 소짚이 넘게 걸린다.


플레이트 아머의 안쪽은 복잡한 버클, 경첩, 리벳(Rivet : 2개의 금속판을 대갈못(리벳)으로 연결해 땜질하지 않고 접합하는 금속 조형기법) 등으로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다. 괜히 일반 농민 몇 년 치 봉급만큼 비싼 게 아니다.


또 이렇게 다양한 부품이 들어있음에도 관절의 움직임이 방해받지 않아야 한다. 제조에 인체공학적 노하우가 필요하다.


「로쉐가 재단사를 불러 치수를 재갔어. 내 갑옷을 맞춤제작 해주겠대.」


「지극정성인데. 너 좋아하는 거 아냐?」


「멍청이. 로쉐는 뼈 속까지 장사꾼이야.」


궁드르디가 갑옷 뒤를 묶고 있던 가죽끈을 풀어주자 흉갑이 벗겨졌다.


「후아, 살았다. 가슴이 눌려서 너무 답답했어. 여벌 옷 좀 줘. 드래곤 안장 아래 있어.」


그제야 궁드르디는 오전에 자기가 토해서 오물이 묻은 겉옷을 클레어가 그대로 입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아아, 미안.」


「괜찮아. 하지만 또 토하면 죽여 버릴 거야. 보지 마.」


가릴 게 없는 황무지라 클레어는 별 수 없이 궁드르디에게 등을 보인 채 상의를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소매를 넣으려고 팔을 들어 올릴 때 승모근과 견갑골의 근육이 불끈거렸다. 도끼로 대리석 기둥을 찍어버리는 괴력이 이해가 갔다.


꿀꺽.


본이 아니게 클레아가 옷을 입으며 몸을 비트는 순간 가슴 윤곽이 적나라하게 보였다. 우유로 씻은 것처럼 하얗고 풍만한 가슴이었다. 가슴은 클레어가 팔을 들어 올리는 찰나에 부드럽게 출렁거렸다.


「야, 내 옷 니가 빨아.」


클레어가 벗은 상의를 궁드르디에게 휙 던지며 쏘아붙였다.


「너, 앞으로 리피피 타기 전엔 물만 마셔.」


「예. 예.」


휙-!


「끄악!」


궁드르디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이었다. 고간 바로 아래로 화살이 날아와 흙바닥에 꽂혔다. 장궁을 들고 호통 치는 알라릭의 모습이 저 멀리 신기루처럼 보였다.


「자리 비웠더니 그새 노닥거려? 연습 안 해?! 해질 때까지 표적 치기 이백 회, 저녁 먹고 야간 훈련 삼백 회다!」


「제기랄! 잠깐 옷 갈아입고 있었다고!」


「클레어가 입을 흉갑을 제작해 왔다. 이걸 입고 훈련하도록!」


***


잠시 이야기를 돌려 며칠 전, 뤠이벡 상업조합의 비밀요새에 처음 도착한 알라릭이 로쉐와 함께 본 비밀 공방의 내부를 소개하도록 하겠다.


거대한 공방은 습하고 더웠다. 작업하는 노동자 모두 속옷 바람으로 기름과 땀범벅이 되어 피부가 번들거렸다.


「군수품을 만드는 공방이군.」


「공방이 아니라 공장입니다. 시장에 혁명을 일으킬 곳이죠.」


주머니에서 후추에 절인 하몽 덩어리를 꺼낸 로쉐가 자동으로 움직이는 쇠절구 아래 놓았다. 그러자 새끼손가락 마디 굵기의 고깃덩이가 순식간에 파피루스처럼 납작해졌다.


「인력으로 철판을 가공해 플레이트 아머를 만들려면 일주일이 걸리죠. 수십 명의 장인이 달라붙어 고작 하나를요. 의장용 갑옷 의뢰를 받아 백합이나, 드래곤 무늬 따위를 상감하고 청동으로 도금까지 한다면 반년 이상 걸리기도 합니다.」


로쉐가 복도를 걸으며 세공작업 중인 방을 가리켰다. 늙은 장인이 주문제작하고 있는 값비싼 갑옷을 꺼내왔다.


「이건 클레어에게 줄 겁니다. 냉단법으로 장인이 직접 만든 최고의 맞춤형 갑옷이죠. 수공으로 일일이 작업한 플루트(Flute : 유선형의 흠을 많이 만들어서 냉병기의 공격을 최대한 흘려내는 단조기법)를 통해 방어력을 최대화했습니다. 야금술은 갈수록 발전하고 있지요. 이제 장궁병이 아무리 강력한 활을 날려도 최상의 판금 갑옷은 뚫을 수 없습니다. 단, 제조시간이 너무 오래 걸렸지요.」


로쉐는 이번에는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대량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미늘 조각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마상결투에선 갑옷 하나의 성능이 큰 빛을 발하겠지만 전쟁을 이런 예술작품 하나로 이길 순 없지요. 군수의 대량생산이야말로 전쟁의 판도를 바꾸게 될 겁니다.」


알라릭은 숱하게 수라를 오가며 많은 대장장이와 제련업자 그리고 그들의 공방을 둘러봤었다. 덕분에 날카로운 눈썰미로 각 민족 고유의 야금기술과 장단점, 장인들의 특성에 대해 꿰고 있었다. 갑옷과 무기의 수리 그리고 신무기의 빠른 구매와 관리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로쉐의 공방에서와 같은 광경은 이십여 년 전장을 오가면서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했다.


우선 생산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빨랐다.


고로에서 녹은 쇳물이 끊임없이 거푸집으로 쏟아졌다. 거푸집은 세로로 긴 공방 복도의 테이블을 따라 저절로 움직이면서 찬물에 식었다. 그리고 망치질을 하는 기계에 들어가 얇은 철판으로 변하는가 싶더니 미스릴로 만든 절삭 공구에 동전 크기 미늘 조각으로 잘렸다.


겨우 한 소짚 만에 수백 개의 미늘이 바구니에 쌓였다. 니므롯 제국 수도에서도 볼 수 없을 실로 장관이었다.


「이게 다 뭔가? 염동력 마법을 쓰는 건가?」


「전혀요. 드래곤 거세학교 출신이라고 다 마법을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요.」


「그럼 물레방아 수력으로 기계를 돌리는 것인가?」


「분명 금속을 식히기 위해 물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로쉐가 고갤 저었다.


확실히 이곳 강의 지류는 유량이 적고 낙폭이 거의 없다. 기껏해야 귀리나 통밀을 갈아내는 방앗간 정도는 어찌어찌 운영할 수 있겠지만 무슨 수로 쇠망치를 움직이게 한단 말인가.


알라릭의 놀란 표정이 유쾌했는지 로쉐가 미소를 지으며 대꾸했다.


「아무리 위대한 마법사도 시대를 바꿀 순 없지요. 기껏해야 전투의 판도를 바꿀 순 있을지 몰라도.」


그리고 팔짱을 낀 채 자신만만하게 말했다.


「나는 이걸로 세상을 바꿀 겁니다. 당신 덕분입니다. 알라릭 장군.」


내 덕이라고?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지?


로쉐와 알라릭이 니자리파 용병 두 명이 지키고 있는 공방의 거대한 별실 앞에서 섰다.


「공방의 핵심 기술이 숨겨진 곳입니다. 당신께만 보여드리죠. 그럴 자격이 있으니까요.」


로쉐가 용병의 경례를 받으며 문을 열었다.


건물 밖에서 보면 거대한 굴뚝이 있던 곳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돔형 천장 아래 넓은 공간에 거대한 무엇인가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이것은!」


「고대인들의 기록에 따르면, [데우스 마시나] 라고나 할까요. 저는 그냥 [자동 기관]이라고 부릅니다.」


로쉐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분업을 통한 대량 생산은 용병과 숙련 위주의 전쟁을 해체시킬 겁니다. 누구나 쉽게 죽이고 쉽게 막아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 사업의 신조입니다.」


거대한 돔형 천장으로 둘러싸인 공간 아래는 알라릭이 사냥한 행커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고 있었다. 심장은 열 배 이상 커졌다 줄어들면서 고압의 증기를 쉴 새 없이 드래곤의 혈관으로 만든 파이프로 전달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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