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부의 현자님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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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은 알렉스와 함께 엠마를 기다리고 있었다. 회의실의 문이 활짝 열리고 그녀의 모습이 보이자마자 알렉스는 잡고 있던 에반의 손을 놓고서는 그녀에게로 뛰어가면서 말했다.
" 스승님! "
그리고 그녀에게 살포시 안겨 기대고는 올려다보며 촉촉한 눈망울로 말했다.
벌써부터 뛸 정도로 몸이 회복되었다는 사실에 엠마 역시 미소를 지으며 안심했다. 그리고 자신에게 안긴 알렉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 미안해. 알렉스. 너무 오랫동안 방치해뒀지? "
" 아니에요. 에반 스승님에게서 다 들었어요. 그만큼 위험한 상황이라고요. 저는 괜찮아요! "
알렉스는 활발하게 그리고 조금은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것은 자신의 바라보자마자 엠마에게 보였던 슬픈 표정을 감지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그런 그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이 어린 녀석이 신경을 썼다는거다.
" 자 쿄우씨가 기다리고 있어. 어서 가보자. "
" 그래. "
" 네? 우리 또 어디 가는거에요? "
" 그래. 알렉스. 너에게 새로운 친구가 생길지도 모르겠네. "
" 정말요?! 와~ 신난다. "
알렉스는 새로운 친구가 생긴다는 말에 어깨가 들썩거리며 신나했고 곧 엠마와 에반의 손을 잡고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먼저 달늑대 본관을 빠져나왔다. 그리고 같은 부지내에 있는 달늑대 특수부대의 기숙사 건물 옆에 있는 꽤나 큰 크기의 체육관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 그런데 스승님. "
" 응? "
" 어? "
확실히 둘 모두 알렉스의 스승이기 때문에, 같이 대답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지만 그래도 둘은 조금 멋쩍은 듯이 미소를 짓더니 엠마가 다시 말했다.
" 왜 그러니? 알렉스. "
" 저희가 있는 곳이 달이잖아요? 저희 이대로 여기에 사는거에요? "
" 당분간은 이곳에서 생활하게 될꺼야. "
" 그렇군요. 알겠어요. 저는 이곳에서 잘 지낼 자신이 있어요! 스승님. "
" 대견하다. "
알렉스의 의기양양한 태도에 여전히 조금 슬픈 표정을 짓고 있는 엠마 대신에 에반이 알렉스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대답했다. 그리고 어느정도 체육관이 가까워지자
" 무슨 소리 안 들려요? "
" 음? 아. 아무것도 아니야. "
엠마가 무슨소리를 들었는 모양이다. 아니 아마 이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은 만한 크기의 소리다. 이것은 보통소리가 아니다. 무엇인가 부딪히는 소리...마찰음, 철과 철이 부딪혀 생기는 소리다.
하지만 에반은 그 소리가 익숙한듯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엠마와 알렉스는 그 소리가 들려오는 곳이 체육관인 것을 확인하고는 도대체 저곳에서 뭘하고 있냐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 하하. 둘 다 너무 긴장하지 말아. 확실히 이런 소리, 별나긴 하지만 안에 들어가보면 다 이해할 수 있을거야. "
에반은 먼저 체육관의 입구로 걸어 가서는 손잡이를 잡고는 말을 이어갔다.
" 이 체육관으로 말할 것 같으면 달늑대 특수부대 랑 요원들과 간부급 요원들이 이용하는 각종 트레이닝 룸과 휴식 시설이 갖춰진 곳이야. 이 시간이면 아마 쿄우씨뿐만이 아니라 휴가나 비번인 요원들이 이용하고 있을거야. 그럼 들어가시볼까요? "
끼이익하고 문을 열자 그곳에는 곧바로 보이는 것은 카운터뿐만이 아니었다. 카운터는 문을 열자 옆쪽으로 작게 만들어져 있었고 그 이외의 모든 곳이 운동기구들이 즐비한 운동시설인 헬스장이었다.
꽤나 큰 규모였고 지구에서는 본 적도 없는 크기의 운동시설이었기 때문에 엠마와 알렉스는 각종 본 적도 없는 운동기구에 한번씩 눈도장을 찍고 있었고 에반은 재빨리 카운터로 가서는 직원과 대화를 나눴다.
대화는 금방 끝났고 에반은 다시 엠마와 알렉스에게 와서는 말했다.
" 쿄우씨가 있는 곳을 확인했어. 자 어서 가자. "
" 아...응. "
엠마와 알렉스 모두 어벙벙한 사이에 에반은 둘의 손을 잡고는 그 구역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 구역을 벗어나자 건물밖에서 들리고 있던 그 듣기에 꽤나 좋지 않은 소리는 더욱 커졌다.
그리고 마치 다른 건물이라도 들어온 마냥 인테리어가 확 바뀐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긴 복도에 문이 진짜 띄엄띄엄 있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지만 에반은 둘의 손을 잡고는 다시 걸아가기 시작했다.
" 쿄우씨는 3ㄱ방에 있어. 아마 조금 더 걸어가야 할꺼야. "
긴 복도는 끝이 보일때가 되자 그들이 원하는 곳이 보이는 것 같았다. 다행스럽게도 복도의 끝부분에 그들이 원하는 방이 있었다.
" 그럼 들어가볼까? "
에반은 문을 열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쿄우가 있었다. 그리고 쿄우뿐만이 아니라 알렉스 또래의 여자아이도 한 명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들어왔던 그 소리가 더욱 신랄하게 들려왔다.
둘은 대련을 하고 있었다. 아니 그걸 대련이라고 불러도 될 지 모르겠다. 아마 제 3자가 보고 있다면...아니 지금 이 광경을 보고 있는 엠마와 알렉스만 하더라도 그것이 대련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괴롭힘이었다.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았다. 왜냐하면 쿄우는 그저 일방적으로 눈앞에 있는 소녀에게 쉴틈조차 주지 않으며 몰아붙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멀리서 봐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소녀의 몸은 엉망진창이라는 것을 그 누구도 알 수 있었다. 피부가 보이는 곳에는 붕대와 반창고가 붙여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엠마는 그것을 보자마자 자신의 입술을 지긋이 깨물었다. 다시 한번 불신이 생긴듯 그녀의 표정은 일그러졌지만 그 모습을 눈치챈 에반이 곧 말했다.
" 둘 다 너무 놀라지 않아도 돼. 저게 쿄우씨의 훈련방법이야. 좀 많이 스파르타식이긴 한데... 뭐 나도 저렇게 배워서....어쨌든 상호간에 합의한 훈련방법이니까. "
" 저게 훈련이라구요? 저건 훈련이 아니에요. "
엠마는 곧바로 그들에게로 저벅저벅 걸어가기 시작했고 그걸 막지 못한 에반은 손을 들어올리면서
" 어어어? 엠마 막 들어가면서 안돼~~. "
-
쿄우와 유미의 훈련은 항상 그대로였다. 제일 처음으로 이론을 설명하고 그 다음으로는 가장 기초적인 초식을 가르쳤다. 그리고는 엠마와 알렉스가 기겁하는 그 방식이 시작됬다. 가차없고 자비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공격을 막아내는 것, 그로인해 그 어떤 상처가 생기더라도 쿄우는 신경쓰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신경썼다면 소녀가 더 실망했을 것이다. 소녀 자신이 부탁한 것이었기에 그리고 그의 강함을 알고 있기에.
그리고 지금도 쿄우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사실...매번 그의 공격이 막는 것이 벅차다. 이미 근력으로도 체력으로도 한계의 상태라는 것을 소녀 자신이 더욱 잘 알고 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고 포기하지도 않을 것이라는 것을 쿄우도 알고 있었다.
다음 한 합으로 소녀는 무너진다. 그걸로 오늘의 훈련을 끝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끝을 내기 위한 큰 움직임. 그만큼 빈틈도 생기지만 이걸로 소녀의 자세는 확실하게 흐트러지고 끝을 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쿄우의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화르륵하는 소리와 함께 소녀와 쿄우의 사이에 불벽이 생겼다.
" 이게 대체 무슨 짓이죠?! 당신이 인간이에요!? "
그들사이에 끼어든 엠마는 조금 흥분해있는 상태였다. 그것은 누가봐도 그랬다. 하지만 그것조차 기회라고 생각한 유미는 곧바로 불벽으로 파고들면서 쿄우에게 자신의 마지막 힘을 담은 일격을 먹이려고 했다. 소녀 역시 아까 쿄우와 같은 큰 준비동작으로 정확하게 쿄우의 정수리를 내리칠려고 했다. 이건 맞으면 확실히 기절할 공격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순순히 맞아줄 쿄우가 아니었다. 쿄우는 그저 단 한번의 스탭만으로 소녀의 공격을 피했고 소녀의 검은 그대로 바닥에 내려쳐졌다. 이미 더 이상 힘이 없던 소녀는 바닥에 내려쳐진 검을 잡고 있지 못했고 검은 그대로 하늘로 튀어올랐다. 그리고 그 검을 잡으면서 쿄우가 말했다.
" 난입할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역시 젊긴 젊군. 그리고 잘했다. 유미. 방금의 틈을 노린 것은 훌륭한 판단이었다. 오늘 훈련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지. "
" 그건 그렇고 묻고 싶은게 하나 있는데. "
" 뭐지? "
" 나한테 가르쳐주는 검술은 당신이 쓰는거랑은 다른거 같은데? "
" 훌륭하군. 벌써부터 그걸 알아차릴 줄이야. 맞다. 너에게 가르쳐주는 것은 내가 쓰는 검술과는 다른 것이지. 너에게 가르쳐주는 한국의 것이다. "
" 난 당신의 검을 가르쳐달라고 했지. 그걸 가르쳐달라고 한게 아니야. "
" 하지만 나 역시 너에게 이 이상 양보할 생각은 없다. 난 너에게 한국의 검을 가르칠거다. 거기다 나 또한 사용할 수 있기에 그 역시 나의 검이지. 불만이 있다면 다른 선생을 찾아보는게 어때? 김유미. "
" 쳇. "
김유미를 혀를 차더니 곧 저 멀리있는 물병을 향해 손을 뻗었다. 곧 물병은 유미의 손으로 순식간에 날아왔고 물을 마셨다.
마치 그곳에는 엠마가 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둘의 모습에 엠마는 더욱 충격을 먹은 모양인지 유미를 유심히 쳐다보고 있었다. 대화를 끝낸 쿄우는 다시 한번 엠마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 그래서 뭐가 문제여서 훈련에 난입했나? 엠마 김. 대충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예측이 간다만, 그것이라면 너와 나의 가치관의 차이일뿐이라는 말밖에 해줄 수 없다. "
" 그러시겠죠. 당신은 그런 사람인거 같으니까 말이에요. "
둘 사이에는 다시 한번 이상한 기류가 흐르기 시작했다. 그런 둘의 모습은 상관도 안한다는 듯이 유미는 물을 다 마시더니 곧 자리에서 일어나서 그곳을 빠져나가려 뒤를 돌아본 순간에 쿄우가 말했다.
" 그래. 유미. 너도 보고 싶어 하지 않았나? 세계정부의 현자님을 말이야. 그리고 너에게 오늘 또 다른 볼일이 있다고 말하지 않았나? "
" 당신이랑은 검술이외의 것으로 엮이고 싶지 않은데? "
고개만을 뒤로 빼곰히 돌리고는 유미는 꺼림칙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쿄우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이것 또한 검술에 관련된 것이다. 너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지. "
" 그래? 그러면 인정. "
엠마는 다시 한번 쫄래쫄래 쿄우의 옆으로 다가오더니 똑바로 눈앞에 있는 엠마를 쳐다봤다. 그리고는 인사를 시작했다.
" 안녕하세요. 현자님. 저는 달늑대 중등과정에 속해있는 김유미라고 합니다. 덤으로 이 사람의 두번째 제자이기도 해요. 앞으로 잘 부탁드려요. 근데....생각보다 젊으시네요? 거기다 여잔데? "
갑작스럽게 인사와 함께 초면에 실례인 말을 꺼내는 유미를 보고는 엠마는 할말을 잃어 대답을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유미는 멈추지 않았다.
" 그 명성에 그 나이 그리고 여자였다면은 현자보다는 성녀가 더 어울리는 호칭 아닌가? 안 그런가? "
" 일리가 있는 지적이지만 성녀는 오직 정교회에서 인정한 자만이 얻을 수 있는 호칭이다. "
" 흐응...그래? 어쨌든 이 현자님이 내 검술 훈련이랑 무슨 상관이 있다는 거야? "
" 정확히 말해서는 엠마가 아니다. 그녀의 제자다. "
" 응? "
그렇게 말하고 있자 어느샌가 엠마가 왔던 방향에서 알렉스의 손을 잡고 있는 에반이 그들의 앞에 도착했다. 그 모습을 본 유미는 곧바로 지체도 하지 않고는 에반에게로 달려가서는 안겼다.
" 에바아아안!!! 오랜만이야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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