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 풀문 8
마치 다 무너져가는 건물을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건물 앞에 유안과 리안나가 서 있었다. 그들이 서있는 곳은 기록열람실의 입구, 수 많은 역사 및 사건사고가 보관되어있는 이 건물은 달늑대 창립 당시에 완공되어 그때부터의 기록이 지금까지 보관되어 있다. 그래서 건물이 매우 허름했던 것이였다. 각 세대의 필두 원로회의 의제로 건물을 보강하자는 건이 매우 자주 올라왔지만 당장 급한일도 아니였고 기록들을 손상없이 모두 옮기는 것 또한 문제였기에 항상 미뤄왔다. 이 건물에 대한 설명은 이정도로 끝을 내고 유안과 리안나가 입구를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것은 카운터와 그 뒤로부터 펼쳐지는 엄청난 어느 도서관같이 펼쳐져있는 서랍장들이였다. 말이 서랍장이지 그것은 모두 데이터정보를 보관하고 있는 하드디스크였다. 카운터로 유안과 리안나가 가까이가자 곧 그곳에 앉아있는 직원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맞이했다. 그 직원 이외에는 그 어떤 직원도 보이지 않았다. 원래부터 그런지는 몰랐지만 지금의 달늑대 상황으로 본다면 당연한 인원배치일지도 모르겠다. 직원은 유안과 리안나를 알고 있는 모양이였다. 그들이 오자마자 곧바로 검색실로 안내했다.
수 많은 컴퓨터가 있는 방으로 안내한 직원은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고 유안과 리안나는 각자 컴퓨터 앞으로 앉았다. 곧 유안은 들고 있던 서류에서 사망리스트의 반을 리안나에게 건네면서 말했다.
" 내가 반을 찾을테니 너가 나머지 반을 찾아줘. "
" 네. 알겠습니다. "
그들의 손은 엄청나게 빨랐다. 키보드를 두드리는 손이 마치 보이지 않을정도로 말이다. 이게 정말 현장요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인가싶을정도로 놀라운 수준이였다. 그들의 검색은 오래 걸리지 않았다.
둘은 곧 서로가 검색한 사망자들의 소속을 비교하기 시작했다. 리안나는 검색한 결과를 대조해보며 역시라는 표정으로 말했다.
" 대장의 말대로였네요. 그들 모두 행정요원들입니다. "
" 행정요원...? 왜 그들이 그곳에 모여있었는지는 조사된 게 있나? "
" 회식이였다고 합니다. 참가하지 않은 행정요원들도 있었고 그들이 진술했습니다. "
유안은 생각에 빠졌다. 그래도 답은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정보가 너무나도 부족했다. 그들이 행정요원이라는 것을 알았어도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왜 그들을 이소은이 죽여야했는지 아니 애초에 임무지에서 실종이 됬었다던 랑 요원들을 누군가가 배후에서 조종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소피는 아무런 말도 해주지 않고 이소은은 아직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유안은 그래도 무엇인가라도 찾기 위해서 뭐든지 생각해내려고 했다. 하지만 역시나 아무것도 생각해낼 수 없었고 곧 리안나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리안나는 곧 휴대폰을 받았고
" 여보세요. 네. 네. 네네. 저기 대장? 리스씨에요. "
유안에게 자신의 휴대폰을 넘겨주며 말했다. 유안은 곧 전화기를 받고는 말했다.
" 바꿨습니다. "
" 자네. 휴대폰도 안 들고 다니나? "
" 예? "
순간 유안은 자신의 주머니란 주머니는 다 뒤져보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없었다. 허리춤에 달려있는 달늑대 지급용 권총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그것도 그럴지도 모른다. 애초에 그는 회사에 출근하기 위해 나온것이 아닌 휴가중 자택에서 나온 것이였으니까 말이다.
" 죄송합니다. 제가 집에서 나올때 미처 챙기지 못했던 모양입니다. "
" 아니 죄송할꺼까지야....아니 이 말을 하려던게 아니였어. 자네가 데려왔던 요원이 정신을 차렸네. 어서 돌아와. "
" 알겠습니다. 지금 당장 가겠습니다. "
유안은 전화를 끊고는 휴대폰을 리안나에게 넘겨주었다. 휴대폰을 넘겨받은 리안나는 자신의 주머니에 휴대폰을 집어넣으며 말했다.
" 깨어났군요? "
" 그래. "
" 어서가죠. "
유안과 리안나는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카운터를 지나 카운터직원의 인사를 받으며 기록열람소를 나갔다. 그리고 곧바로 메리 리스와 이소은이 있는 병원으로 이동했다.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이미 건물의 입구에서부터 리스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것도 후드를 푹쓰고 선글라스를 끼고 마치 자신임을 숨기려고 하는 모습으로 말이다. 리안나는 그것을 모르고 지나쳐버리고 말았지만 이내 리안나의 팔을 잡으며 유안이 그녀를 세웠다.
갑작스럽게 팔을 당긴 리안나는 이내 괴기한 소리를 내며 멈추며 유안을 바라봤고 유안의 시선이 변장을 하고 있는 리스에게 가자 곧 자신이 냈던 기괴한 목소리를 떠올리며 곧 얼굴이 붉어지며 고개를 숙였다.
변장한 리스가 곧 고개를 까닥이며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병원과는 반대 방향 어디로 갈려고 하는지는 몰랐으나 그 방향은 리스가 살고 있는 원룸 중 한 곳이였다. 리스는 유안과 리안나를 데리고 급하게 건물로 방안으로 그들을 데리고 들어갔다. 들어간 원룸안에는 이소은이 침대에 누워있는 채 있었다.
리스의 말대로 그녀는 눈을 뜨고 있었다. 하지만 조금 모습이 이상했다. 눈은 뜨고 있다. 그것뿐이다. 유안과 리안나는 이소은이 누워있는 침대에 가까이 다가가 그녀의 모습을 살폈다. 마치 뇌사상태인 환자와도 같아 보였다. 방문을 잠그고 온 리스는 이소은의 모습을 보자 놀라며 말했다.
" 뭐야. "
리스는 이소은의 뺨을 콕콕 찌르기 시작했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 막 깨어났을때는 멀쩡했는데 이거 참. "
"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리스씨. "
" 아 그게...사실은 그녀가 깨어나기 전에 섭정님이 오셔서 말이야. "
" 아이린말입니까? "
" 그래. 자네가 데려온 요원을 찾더군.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으셨네. 하지만 뭐랄까 뭔가 지긋이 그 요원을 보는게 이상하더라고. 한참을 그렇게 보더니 그냥 가시더라고. 섭정님을 의심하는건 아니지만 그대로 놔두면 안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곧 그녀가 깨어났고 자네에게 연락을 한거야. "
" 아이린이.... "
유안은 다시 생각에 빠졌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떠올렸다. 그리고 그것은 매우 안 좋은 것이고 그럴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아마 리스도 유안과 크게 다른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 같았다. 아무것도 떠올리지 못한 리안나만이 그들의 대화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었다.
유안은 다시 이소은에게 시선을 돌렸다. 침대에 누워있는 채 눈을 뜬채로 그저 누워만 있다. 손을 뻗쳐 그녀의 눈을 감겨주었다. 하지만 금새 그녀는 다시 눈을 떴다. 그는 한숨을 쉬었고 결심했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리스가 곧 그에게 다가가 말했다.
" 잠깐 따라오게. "
리스는 유안을 베란다쪽으로 데리고 갔고 곧 문을 닫고는 말했다.
" 자네 설마 섭정님한테 갈려고 하는건 아니겠지? 아무리 의심가는 구석이 있어도 그녀는 지금 달늑대의 수장이야. 달늑대에 더 이상의 혼란은 있어서는 안되. "
"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린의 행동에 의심쩍은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
" 혹시 병원에 오기전에도 그녀가 저 요원한테 접촉했었나? "
" 예. 병원에 오기전에 취조실에 이소은과 소피가 있던 곳에 찾아 왔었습니다. 그때 당시에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지만 병원에도 찾아왔다니. "
유안의 말을 듣자 리스 역시 깊은 생각에 빠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생각을 한다고 고민을 한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였다. 애초에 유안이나 리스가 신경쓰고 있는 것처럼 달늑대의 수장인 섭정 아이린 풀문의 의도가 그런것이라고 확신이 드는 것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안은 직접 그녀에게 찾아가 물어볼 생각을 했던 것이였다.
리스가 자신의 생각을 다 가다듬은 모양인지 유안을 바라보며 말했다.
" 그 생각은 접어두게. "
" 예? "
"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네도 알다싶이 지금 달늑대의 상황은 매우 좋지 않아 더 이상 달늑대의 전력이 줄어드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네. 자네가 그런걸 참지 못하는 성격인 것은 잘 알고 있네. 하지만 오늘 자네도 병원에 가봐서 알지 않나 현장에 있는 요원들이 얼마나 상처를 입고 돌아오는지 말이야. "
유안은 대답하지 않았다. 리스의 말도 틀린 말은 아니였다. 하지만 리스의 말대로 유안의 성격상 그것을 지나칠 수는 없었다. 아마 유안은 그대로 아이린에게 갈 것이다. 그런 표정을 하고 있었다. 리스도 그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모양이였다.
" 기어코 갈 생각이군. 그래. 말리진 않겠네. 하지만 일을 크게 만들어주진 말아주게. "
" 걱정하지마십시오. 아이린은 그럴 사람이 아니니까 말입니다. 제 여동생이니까요. "
유안은 바로 베란다에서 나왔다. 리안나가 그것을 확인하고는 유안의 뒤를 따랐고 유안과 리안나는 곧바로 원룸을 빠져나갔다. 베란다에 혼자 남겨진 리스는 주머니속에서 담배갑을 꺼내고는 살짝 흔들었다. 뜯겨진 부분에서 담배가 우루루 쏟아졌다. 으아아하면서 리스는 떨어진 담배를 줍기 시작했다. 주운 담배를 담배갑에 하나하나 넣는 도중 그는 무심코 집안을 바라봤다.
" !!! "
침대에 아무도 없다. 누워있던 요원이 없다. 리스는 곧바로 베란다 문을 열어제끼고는 급하게 안으로 들어가려고 하다 발을 헛딛고는 그대로 바닥에 자빠졌다. 무릎을 제대로 박았던 모양인지 무릎을 한참동안 잡고 고통에 신음하다가 곧바로 다시 일어나 침대로 다가갔다.
이곳을 보고 저곳을 보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봐도 없다. 현관문에는 나간 흔적이 없다. 아니 애초에 언제부터 없었는지조차 분간이 되지 않았다. 유안이 나가기전부터? 아니 유안과 함께 아니면 그 후? 애초에 유안과 리안나도 그녀를 확인하지 않은 채 나간 것 같았기 때문에 더욱 알 수 없었다.
현관문을 열고 복도를 찾아봤다. 있을 리가 없다. 곧 밖으로 나가서 건물밖으로 나온 다음 주위를 둘러봤다. 역시 있을리가 없다. 리스는 골치가 아프다는 표정을 짓고는 곧 뛰기 시작했다.
정말 운이 좋았던 모양이였는지 그녀의 뒤통수로 보이는 두상을 발견하고는 그녀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그녀는 곧 골목길로 들어갔고 그는 그녀를 쫓아 골목길로 들어갔다.
아직 해가 중천이였지만 리스가 들어선 골목길은 마치 밤같이 어두웠다. 주위에 고층건물이 빼곡히 있어서 어두운 건 사실이였지만 그렇게까지 어둡지는 않았다. 리스는 갑작스럽게 흐려진 시야때문에 순간 자리에 멈추고 말았고 그 순간 어둠속에서 누군가가 나타나 리스의 명치에 강력한 주먹을 박아넣었다. 쿵하는 소리와 함께 리스의 단말마가 골목길로 울려퍼졌고 리스는 그 자리에 쓰러졌다. 그 어둠속에서 쓰러진 리스를 기절시킨 자의 실루엣이 보였다. 그리고 어둠속에서 빛나는 눈이 보였다. 빛이 반사되어 보이는 빛이 아니였다. 자체적으로 빛이 나고 있었다. 발광하고 있었다. 마치 LED라이트처럼 아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눈을 가지고 있는 자를 우리는 본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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