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은빛의눈물 님의 서재입니다.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배고픈펭귄
작품등록일 :
2020.12.12 16:55
최근연재일 :
2021.03.13 20:00
연재수 :
96 회
조회수 :
4,933
추천수 :
239
글자수 :
462,818

작성
20.12.24 20:00
조회
70
추천
3
글자
12쪽

15화

DUMMY

"어, 어쩌죠?"


급박한 상황에 머릿속이 깜깜해진 안젤라가 루시퍼에게 물었고, 루시퍼는 여전히 심드렁한 태도로 대꾸했다.


"우선 저거부터 멈춰야겠지. 이년 뜻대로 해주고 싶은 게 아니라면."


루시퍼가 지금도 전력으로 아이 군을 쏴제끼고 있는 헬퍼트를 가리키며 말했고, 안젤라는 그 말을 듣고 서둘러 달려가 헬퍼트를 뜯어말렸다.


"헬퍼트씨! 멈춰 주세요!"

"뭐, 뭐냐? 막으랄 때는 언제고? 무슨 일 있냐?"


마나 포션을 과용한 탓에 안색이 해쓱해진 헬퍼트가 말했고, 안젤라는 상황을 간략히 전달해주었다.


"이건 또 무슨 개좆같은 경우야...그럼 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하지?"


확실히 난감하기 그지없는 상황이었다. 아이 군을 가만히 냅두자니 잠깐 포격을 멈춘 지금도 슬금슬금 이쪽으로 날아오는 기세였고, 그렇다고 포격을 계속하자니 안에 있는 마력핵에 상처라도 나게 된다면 그 안에 있는 세리아에게 위해가 갈 것이었다.


"어떻게...마력핵의 위치만 알아낸다면 세리아씨에게 닿지 않도록 신경 써서 베어버린다면 괜찮지 않겠나?"

"아. 참고로 아이 군은 마력핵에 직접적으로 타격을 입으면 성대하게 자폭을 하는 놀라운 능력을 가지고 있답니다~"

"좀 닥치라니까."


루시퍼가 구박을 하기는 했지만 몰랐으면 곤란했을 정보였기에 의견을 낸 세바스는 일자로 입을 다물었고, 헬퍼트는 애꿎은 돌멩이만 걷어차며 성질을 낼 뿐이었다.


"제기랄! 상황이 이런데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니!"

"가지고 있는 잡동사니들 중에 쓸 만한 건 없나?"


곰곰이 생각하던 루시퍼가 헬퍼트에게 물었다.


"...없는 거 같은데."

"아까 이년한테 날린 그거. 그거랑 비슷한 건 없나?"


루시퍼는 아스모데우스의 움직임을 전격으로 마비시킨 총을 말하는 듯 했고, 헬퍼트는 의아한 표정으로 말했다.


"응? 패럴라이즈 건이라면 더 구경이 큰 게 있기는 한데. 지금 상황에 그게 쓸모가 있을까?"

"최소한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것보단 낫겠지."


루시퍼는 그렇게 말하며 아직까지 손을 들고 있는 아스모데우스를 빤히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런 눈으로 바라보면 흥분되는데?"

"..."


여기서 또다시 닥치라는 소리가 나올 법도 하건만, 뭔가 생각나는 것이 있는지 루시퍼는 입가에 손을 올리고는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어이, 미친년."

"왜 불러?"

"저 괴물. 원래는 어떤 생물이었지?"

"그건 왜?"

"이유는 됐고, 대답이나 해."

"재미없네~음, 뭐였더라? 아 그래. 사이클롭스였던 것 같아."


눈이 하나라는 점 빼고는 어떠한 것도 닮은 점이 없었기에 대체 무슨 식으로 개조를 했는지가 의문스러워지는 대목이었지만 루시퍼가 신경 쓰는 점은 그것이 아닌 듯 했다.


"야. 준비 됐어."


이 와중에 검은 상자에서 부품 여러 개를 꺼내와 조립해 거의 사람 몸뚱이만한 거대한 총을 완성시킨 헬퍼트가 루시퍼를 향해 말했고, 루시퍼는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했다.


"일단 쏴봐. 움직임부터 멈추고 봐야겠지."

"칫. 시키는 대로 하는 건 내키지 않지만."


어쩔 수 없지. 라고 말하며 헬퍼트는 거대한 총기로 아이 군을 조준했고, 총에 마력을 주입시키자 총신이 푸르게 빛나기 시작하며 총구에 에너지가 응집되었다.


"으아아아...제기랄! 연비 더럽게 안 좋네!"


몸 안에 있는 마력을 있는 대로 끄집어내 닥치는 대로 총에 주입한 헬퍼트는 버럭 소리를 지르며 방아쇠를 당겼고, 강력한 반동과 함께 총구에서 약간은 작아 보이는 에너지 구체가 발사되어 아이 군에게 날아갔다.


에너지 구체는 날아갈 때는 작아 보였지만, 아이 군에게 적중하는 순간 뇌명을 울리며 아이 군의 거대한 몸체 전체를 감싸는 푸른 전자기장을 형성했고, 아이 군은 괴성을 지르며 버둥거렸지만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는 못하는 듯 했다.


"헉, 헉...정말 돌아가시겠군."


팔에는 더 이상 주사를 꼽을 만한 자리를 찾을 수도 없을 지경인 헬퍼트는 주머니에서 푸른 물약이 든 팩을 거칠게 찢으며 그 안에 든 액체를 입에 털어 넣었고, 루시퍼는 이제 안젤라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시간은 좀 벌었고, 안젤라."

"네, 네?"


안절부절못하고 있던 안젤라는 갑작스러운 지명에 화들짝 놀라며 대답했다.


"저거, 어떻게 한 거지?"

"뭐, 뭐가요?"


루시퍼는 아스모데우스를 가리키며 말했고, 영문을 모르겠는 안젤라는 얼빵한 목소리로 되물었다.


"옷 말이야. 저년은 성대하게 태웠는데 옷은 멀쩡하잖아?"

"아. 그게 잘은 모르겠는데요, 어...악마님을 혼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마력을 끌어올리니까 저렇게 된 건데요..."


마법이나 마력에 관해서나 신성력에 관해서는 알고 있는 지식이 전무한 안젤라였고, 그렇기에 그녀의 능력은 거의 본능에 가까운 방식으로 사용하는 중이었다.


"그거, 그때 했던 그대로 저놈한테 쏴봐라."


루시퍼는 고개를 까딱하며 헬퍼트를 가리켰고, 헬퍼트와 안젤라는 동시에 펄쩍 뛰며 말했다.


"이 미친놈이! 누굴 죽일 생각이냐!?"

"가, 갑자기 왜 그러세요?"

"저놈을 태우라는 게 아니라. 사악한 존재만을 태운다는 생각으로 힘을 발해보라는 소리다. 저놈이 사실 악마라던가 하는 게 아니라면 무사하겠지."

"얘, 얘기가 그렇게...되나?"

"그, 그렇지만."

"일단 한번 해봐. 여차하면 치료할 힐러도 저기 있으니까."


팔 아프게 아직까지도 마티아스로 아스모데우스를 위협하고 있는 세바스를 가리키며 루시퍼가 말했고, 안젤라는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후우, 알겠어요. 조금이라도 아프시면 바로 말씀해주세요?"

"어, 어. 알겠어."


헬퍼트는 어정쩡한 자세로 침을 꼴깍 삼키며 바로 섰고, 안젤라는 호흡을 고르고는 아스모데우스에게 했던 것처럼 헬퍼트를 끌어안았다.


"뭐, 뭐여?"

"잠시...만요."


그리고 안젤라의 머리카락이 빛나기 시작했고, 아스모데우스는 PTSD반응을 보이며 황급히 뒤로 물러났고, 루시퍼도 표정을 찌푸리며 저만치 멀어진 곳으로 물러났다.


"뭔가 신기하구만, 머리카락이 빛난다니."

"괘, 괜찮으세요?"

"눈이 좀 부시긴 한데. 딱히 별 문제는 없는 것 같은걸?"


다행히도 헬퍼트는 안젤라의 신성력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았고, 팔을 붕붕 돌리며 말했다.


"오히려 피곤한 게 좀 가신 기분이야. 아니, 제법 상태가 좋아졌는걸?"

"그건 다행이네요."


안젤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고, 헬퍼트는 그런 안젤라를 잠시 쳐다보더니 말했다.


"음. 꼬마는 웃는 편이 훨씬 이쁘군. 앞으로도 자주 웃으라고. 그래야 나처럼 좋은 남자를 만난다."

"에, 에에엣..."


여자의 얼굴로 뻔뻔하게 말하는 헬퍼트의 말에 안젤라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이고는 허둥지둥 댔고, 어느새 다시 다가온 루시퍼가 그런 안젤라의 머리를 쥐어박으며 말했다.


"놀지 말고, 확인했으면 안젤라 니가 해줄 게 있다."

"네? 뭔가요?"

"일단 몇 가지 물어보지. 너 신성력의 출력은 얼마나 더 높일 수 있을 것 같냐?"

"출력, 이요? 글쎄요...음, 해본 적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시간을 좀 들여서 집중을 하면 더 올릴 수 있기도 할 것 같은데요..."

"거기서 더 올라간다고? 미친 거 아니야?"


멀찍이 물러나 있던 아스모데우스가 그 말을 듣고 중얼거렸고, 루시퍼는 무시하며 안젤라에게 말했다.


"조금 더 시간이 있다면 쓸 만한 방법이 떠오를지도 모르겠다만, 시간이 별로 없다. 나야 아무래도 상관없지만 저 괴물 안에 있는 세리아라는 여자가 죽는 건 싫은 거겠지?"

"네. 어떻게 해서든 구하고 싶어요."

"좋아. 그럼 힘내서 어떻게든 해보라고. 이놈이 시간은 벌어놨고, 여차하면 저기 꼰대가 나설 테니 어떻게든 지금 낼 수 있는 최고의 출력으로 저 괴물한테 신성력을 쏴버려."

"네, 네!? 그럼 세라아씨가...!"

"방금 실험은 왜 했다고 생각하냐? 일단 저 괴물도 마물을 베이스로 만들었다니 니 신성력에 맞으면 안에 있는 세리아라는 여자한테는 피해를 입히지 않고 저 괴물만 태워버릴 수 있을 거다."


루시퍼가 잠깐 말을 멈췄다가 씩 웃으며 말했다.


"뭐, 니가 저 커다란 놈을 단 한 방에 흔적도 없이 날려버릴 만큼의 신성력을 쏘아낼 수 있다면 가능한 얘기지만."


확실히 아무리 안젤라의 신성력이라도 아이 군의 마력핵이 조금이라도 남아있게 된다면 남은 아이 군의 마력이 폭발해 세리아를 해칠 터였다.


"...제가 할 수 있을까요?"

"글쎄다. 나도 확답은 못하겠군. 아마 너 하기 나름이지 않겠냐?"


루시퍼가 관자놀이 부근을 긁적이며 말했다.


"잊고 있는 것 같아서 말해주는데. 니가 발하는 신성력은 네놈의 죄업을 대가로 발하는 거다. 신성력을 강하게 발출할수록 죄업도 크게 쌓이는 것이지. 그 점은 명심해두라고."

"네. 한순간도 잊은 적은 없지만, 고마워요. 다시 일깨워주셔서."


안젤라는 잠깐 동안 침묵하더니, 다시 한숨을 내쉬고는 고개를 들었다. 고개를 든 안젤라의 눈은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차 있었다.


"해 볼게요."

"그래. 잘 생각했다."


당연히 안젤라의 죄업이 쌓일수록 루시퍼야 이득을 보는 셈이니 루시퍼가 안젤라가 힘을 가능한 한 많이 쓰도록 꼬드기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그런데 오늘의 루시퍼는 왠지 석연찮아 보이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왜 그러시나요?"

"응? 뭐가?"

"표정이 안 좋으신 것 같아서요."

"누가? 내가? 그럴 리가 있냐. 잘못 본 거다."


루시퍼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한 태도로 넘겨버렸고, 안젤라는 그런 루시퍼를 묘한 감정이 실린 얼굴로 잠깐 쳐다보거든 일단은 넘어가기로 했다.


"그럼 시작합니다."


안젤라는 그렇게 말하고는 가만히 서서 눈을 감고 기도하듯이 양손을 맞잡았다.


안젤라가 신성력을 사용할 때마다 늘 그랬지만, 안젤라의 머리카락이 황금빛으로 빛나기 시작했고, 마치 반딧불이같은 반짝이는 신성력의 알갱이들이 허공에서 반짝이기 시작했다.


"허, 저 꼬마는 뭐하는 녀석이냐? 잘은 모르겠지만 뭔가 굉장해 보이는걸?"


아직 안젤라의 정체는커녕 성녀라는 가짜 정보도 전해 듣지 못한 헬퍼트는 신성해보이기까지 하는 광경에 감탄하며 중얼거렸고, 세바스는 점점 강해지는 신성력의 농도에 말을 잇지 못했다.


'인간의 육으로 이만큼의 신성력을 감당할 수가 있는 것인가?'


반짝이는 신성력은 점점 넓은 범위로 퍼져나갔고, 아스모데우스와 루시퍼는 식은땀을 흘리며 저만치 물러나있는 마물들의 근처까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젠장. 내가 준 힘인데 내가 물러나야 하는 건 무슨 경우지."

"넌 대체 무슨 괴물을 데리고 다니는 거야? 너 저거 감당 가능해?"


아스모데우스는 마치 괴물을 보는 것 같은 표정으로 찬란히 빛나는 신성력에 휩싸인 안젤라를 가리키며 말했고, 루시퍼는 겸연쩍은 표정으로 대답했다.


"글쎄다. 일단은 속여먹기 쉬우니까 말로 구슬린다면 어떻게든 되겠지."

"헤에, 그런 것 치고는 너도 좀 긴가민가해 보이는데."

"시끄럽다. 좀 조용히...이런 젠장! 어디까지 퍼지는 거야 이거!"


본인이 시켜놓고 화를 내는 루시퍼였고, 둘은 아예 안젤라가 보이지도 않을 정도의 거리까지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작가의말

오늘은 12월 24일 입니다.

오늘따라 옆구리가 좀 시리네요.

펭귄인데 말이죠.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악마의 마력으로 성녀가 됩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38 38화 21.01.16 50 3 10쪽
37 37화 21.01.15 47 3 11쪽
36 36화 21.01.14 45 2 11쪽
35 35화 21.01.13 46 2 11쪽
34 34화 +1 21.01.12 52 3 11쪽
33 33화 21.01.11 46 3 10쪽
32 32화 21.01.10 49 3 10쪽
31 31화 21.01.09 50 3 10쪽
30 30화 +1 21.01.08 49 3 12쪽
29 29화 21.01.07 49 3 12쪽
28 28화 21.01.06 53 3 13쪽
27 27화 21.01.05 54 3 12쪽
26 26화 21.01.04 52 3 10쪽
25 25화 21.01.03 58 3 12쪽
24 24화 21.01.02 59 3 12쪽
23 23화 21.01.01 56 3 12쪽
22 22화 20.12.31 58 3 12쪽
21 21화 +1 20.12.30 61 3 11쪽
20 20화 20.12.29 60 3 11쪽
19 19화 +1 20.12.28 68 3 12쪽
18 18화 20.12.27 63 3 12쪽
17 17화 20.12.26 70 3 13쪽
16 16화 +1 20.12.25 63 3 12쪽
» 15화 +1 20.12.24 71 3 12쪽
14 14화 20.12.23 66 4 12쪽
13 13화 +1 20.12.22 71 4 11쪽
12 12화 20.12.21 66 4 12쪽
11 11화 20.12.20 72 4 12쪽
10 10화 20.12.19 72 3 13쪽
9 9화 20.12.18 74 3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