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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멘탈의 성

신룡의 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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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를레
작품등록일 :
2015.08.07 08:35
최근연재일 :
2016.02.17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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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0,432

작성
16.02.14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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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쪽

제 41 장 - 방랑자들 (3)

DUMMY

<제 41 장 - 방랑자들 (3)>






꾸미는 시간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보통 여성이 자신을 꾸미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을 소모하기 마련이지만, 당보미는 무인이다. 그것도 고수라고 불려도 무방할 정도의.

무공을 그런 식으로 사용하는 것을 일반적인 무인은 기피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당보미는 그런 쪽에 대해서는 굉장히 관대한 편이였다.

“들어오시라 일러라!”

당보미가 하녀에게 그렇게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주연림과 홍화가 들어왔다.

“천세. 천세. 천천세.”

당보미는 황궁의 예식에 맞춰 오체투지를 했다.

“고개를 들라.”

주연림은 그런 당보미의 모습에 평가를 조금 상향했다. 일반적인 오체투지와 황궁에서 사용하는 오체투지는 상당히 다르다.

밖에 나와 있던 이 몇 년간 받아보지 못했던 인사를 예상치 못하게 받게되자 주연림의 기분은 자연스럽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제법이구나.”

“별 말씀을요.”

물론 홍화는 뒤에서 코웃음을 치고 있었다. 신수가 공주보다 높을진대 무시당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자존심에 조금 상처를 받은 모양새다.

“천세. 천세. 천천세.”

그런 기색을 눈치 챈 당보미가 재빨리 인사를 해 보지만, 이미 상한 기분은 그리 쉽게 풀어지지 않았다.

“앉지.”

주연림은 콧대를 잔뜩 높인 채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어쩐 일로 소녀의 방에 왕림하셨는지요?”

이런 식으로 묻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는 것을 당보미 역시 알고 있지만, 입꼬리가 올라간 주연림의 모습과 궁금증이 더해져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뭐, 별 것은 아니다. 최근 돌아가는 일에 대해 묻고 싶은 것도 있고.”

칠대 세가는 대외적으로 황실의 적이다. 하지만 당가는 황실, 신룡과 크게 충돌을 일으키지 않았고, 그 중에서도 황실의 밑으로 들어오고 싶어 하는 의중을 내비친 당보미였기에 일단 이야기라도 들어보자는 태도를 보인 것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주연림은 당장 길길이 날뛰었을 것이다.

물론 다른 이유에서 이 곳에 오기 전에 길길이 날뛰기는 했지만.

“마교에 대해 말씀이시온지요?”

“그러하다.”

“소녀가 알려드릴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사옵니다. 그 점을 양해하여 주신다면, 성심성의껏 답해 드리겠사옵니다.”

“너의 위치와 책임은 이해하고 있느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도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우선 외부의 상황이 알고 싶노라. 답해줄 수 있겠는가?”

“예. 현 상황은….”

당보미는 자신이 알고 있는 상황을 조심스레 말했다. 중요한 내용을 대부분 제외하기는 했지만, 동창에서 알아낸 것과 당보미가 알려주는 것을 비교 대조하면 나름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다.

“골치 아픈 것은 집어치우고.”

당보미의 말이 길어지자, 홍화가 중간에 끊으며 말했다.

주연림은 그런 홍화를 보며 인상을 썼지만, 홍화는 아랑곳하지 않으며 말을 이었다.

홍화가 이곳에 온 것은 견제를 위해서다. 사영이야 정보를 캐내길 바라겠지만, 홍화에게 있어서 그런 것은 관심 밖의 일이었다.

애초에 마교고 나발이고 업보를 정화시킬 시간만 충분하다면 홍화로서는 하나도 두려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묻고 싶은 것은, 왜 신형 님께 꼬리를 치느냐 하는 것이지.”

황궁 내에서도 홍화는 제멋대로인데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난처하게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다.

그런 점은 시간이 지나거나 상대가 바뀐다고 해도 변함이 없었다. 유일하게 태도를 바꾼 것은 신형 뿐이다.

“신형 님? 아, 신룡 님 말씀이십니까. 죄송합니다. 그것은 저를 포함한 당가 내부에서도 어쩔 수 없이 진행한 사항이라.”

속으로야 나름 원대한 꿈을 꾸고 있다고는 하지만, 당보미와 홍화는 비교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당연히 당보미는 고개를 숙이고 저자세로 나서야 했다.

“무엇이 어쩔 수 없다는 거지?”

“당가는 칠대 세가에서 빠지게 되더라도 신룡 님의 품에 정착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혼인이기 때문이지요.”

다시 말해서, 신형이 말만 보호하겠다 하고 실제로 보호를 받지 못할 수도 있으니 혼약이라는 방법으로 보장을 받겠다는 소리다.

“건방진! 신수가 인간처럼 간악하리라 생각하는가!”

“송구하옵니다. 물론 그리하지 않으실 것이라 믿고 있사오나, 인간은 신수 분들과는 다르게 나약한 정신을 가지고 있사옵니다.”

당보미의 말에 무어라 말하고 싶었지만, 홍화는 말주변이 좋지 않았다. 그저 ‘끄응’하는 소리와 함께 연신 퉁명스레 입술만 삐쭉 내밀 뿐이다.

“그 정도면 되었다. 너, 그리고 당가가 그리 나오는 것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너 또한 알아야 할 것이다. 그 분은 부마 자리도 거절하신 분. 네가 함부로 넘볼 그런 분이 아니라는 것을.”

부마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부끄러움에 귀가 빨개진 것이 여간 귀여운 것이 아니었다.

“두 분이 계신데 제가 어찌 탐욕을 부리겠사옵니까. 소녀는 그저 두 분 다음이길 소원할 따름이옵니다.”

“호?”

“흠.”

그런 당보미의 말에, 주연림과 홍화는 감탄사를 내뱉으며 서로를 마주보았다.

이미 황궁, 정확히는 황제와 주연림, 홍화의 협약에 의해 홍화가 첫 번째, 주연림이 두 번째로 정해진 상태였다.

“그렇게 말한다면야….”

“개인적으로는 불만이지만, 노력에 따라 봐 줄 수도 있겠군.”

그 짧은 시간 눈이 마주친 것만으로도, 두 사람의 의견은 합의가 되었다.

“망극하옵니다.”

“……그런데 나랑은 어쩌지?”

“으음.”

주연림은 홍화의 귀에 대고 조심스레 물었다.

최근에는 집 안에 틀어박혀 보이지 않았기에 나랑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지내왔던 정이 있다. 게다가 나랑이 신형을 얼마나 깊이 생각하는지 주연림과 홍화는 아주 잘 알고 있었다.

“네 번째로 하지.”

홍화는 잠시 생각하더니, 당보미를 바라보며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소녀는 받아들여 주시는 것만으로도 망극하옵니다.”

“좋군.”

애초에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선택지도 존재하건만, 신형이 관계되면 이상할 정도로 머리가 돌아가지 않는 둘이었다.

사실 신형은 일부다처제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이곳에 오기 전에야 남성 판타지의 끝판왕이니 내심 반기고 있었지만, 주연림과 홍화, 그리고 나랑이 옆에 붙어 거기에 시달리다 보니 일부다처제가 과연 남성에게 좋은 것일까 하는 생각이 무럭무럭 자라나게 된 것이다.

“허면, 동생에게 언니 분들께서 부군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겠는지요?”

당보미의 나이는 이 시대에서 노쳐녀라 불리는 24세다. 여기서 말하는 동생과 언니란 서열에 따른 것.

그런 말을 들은 주연림과 홍화는 내심 반가운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신형에 대해 떠들 준비를 시작했다.

둘은 신형에 대해서라면 3박 4일동안 떠들 수 있었기에, 이야기는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끝없이 이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신형은 생각지도 않는 부인이 하나 더 늘어났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오늘과 내일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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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 제 41 장 - 방랑자들 (6) +32 16.02.17 2,942 108 7쪽
159 제 41 장 - 방랑자들 (5) +12 16.02.16 2,163 110 7쪽
158 제 41 장 - 방랑자들 (4) +12 16.02.15 2,276 114 8쪽
» 제 41 장 - 방랑자들 (3) +14 16.02.14 2,552 109 7쪽
156 제 41 장 - 방랑자들 (2) +10 16.02.13 2,468 104 7쪽
155 제 41 장 - 방랑자들 (1) +11 16.02.12 2,234 122 12쪽
154 제 40 장 - 사천당가 (6) +15 16.02.11 2,433 117 12쪽
153 제 40 장 - 사천당가 (5) +13 16.02.10 2,430 126 12쪽
152 제 40 장 - 사천당가 (4) +10 16.02.09 2,637 126 12쪽
151 제 40 장 - 사천당가 (3) +15 16.02.08 2,624 122 12쪽
150 제 40 장 - 사천당가 (2) +10 16.02.07 2,639 113 11쪽
149 제 40 장 - 사천당가 (1) +10 16.02.06 2,502 120 13쪽
148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6) +9 16.02.05 2,727 136 12쪽
147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5) +15 16.02.04 2,753 141 12쪽
146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4) +12 16.02.03 2,637 132 13쪽
145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3) +10 16.02.02 2,764 124 12쪽
144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2) +8 16.02.01 2,729 128 12쪽
143 제 39 장 - 퀘스트의 목적 (1) +17 16.01.31 2,866 137 14쪽
142 제 38 장 - 홍화의 신위 (2) +13 16.01.30 2,753 126 13쪽
141 제 38 장 - 홍화의 신위 (1) +17 16.01.29 2,853 135 14쪽
140 제 37 장 - 퀘스트 없는 세계 (4) +13 16.01.28 2,869 141 12쪽
139 제 37 장 - 퀘스트 없는 세계 (3) +10 16.01.27 2,883 128 12쪽
138 제 37 장 - 퀘스트 없는 세계 (2) +15 16.01.26 2,921 139 12쪽
137 제 37 장 - 퀘스트 없는 세계 (1) +18 16.01.25 3,093 134 12쪽
136 제 36 장 - 인간을 본뜬 신, 신을 본뜬 인간 (4) +10 16.01.24 3,025 142 14쪽
135 제 36 장 - 인간을 본뜬 신, 신을 본뜬 인간 (3) +9 16.01.23 2,941 140 12쪽
134 제 36 장 - 인간을 본뜬 신, 신을 본뜬 인간 (2) +28 16.01.22 3,089 141 13쪽
133 제 36 장 - 인간을 본뜬 신, 신을 본뜬 인간 (1) +17 16.01.21 3,171 148 12쪽
132 제 35 장 - 갈팡질팡 (6) +13 16.01.20 3,078 137 11쪽
131 제 35 장 - 갈팡질팡 (5) +19 16.01.19 2,956 141 12쪽
130 제 35 장 - 갈팡질팡 (4) +15 16.01.18 3,198 139 12쪽
129 제 35 장 - 갈팡질팡 (3) +19 16.01.17 2,988 145 13쪽
128 제 35 장 - 갈팡질팡 (2) +11 16.01.16 3,037 141 13쪽
127 제 35 장 - 갈팡질팡 (1) +6 16.01.15 3,137 14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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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4 제 34 장 - 원하지 않는 신앙 (2) +9 16.01.12 3,020 142 12쪽
123 제 34 장 - 원하지 않는 신앙 (1) +7 16.01.11 3,183 136 12쪽
122 제 33 장 - 깊어지는 음모 (4) +6 16.01.10 2,957 129 12쪽
121 제 33 장 - 깊어지는 음모 (3) +15 16.01.09 3,035 143 13쪽
120 제 33 장 - 깊어지는 음모 (2) +9 16.01.08 3,134 130 12쪽
119 제 33 장 - 깊어지는 음모 (1) +9 16.01.06 3,270 143 12쪽
118 제 32 장 - 습격 (4) +10 16.01.05 3,111 142 12쪽
117 제 32 장 - 습격 (3) +11 16.01.04 3,242 145 13쪽
116 제 32 장 - 습격 (2) +6 16.01.04 3,186 135 13쪽
115 제 32 장 - 습격 (1) +12 16.01.03 3,543 148 13쪽
114 제 31 장 - 나는 신룡이 아니다 (4) +22 16.01.02 3,354 152 14쪽
113 제 31 장 - 나는 신룡이 아니다 (3) +17 16.01.01 3,586 144 12쪽
112 제 31 장 - 나는 신룡이 아니다 (2) +7 15.12.31 3,557 152 13쪽
111 제 31 장 - 나는 신룡이 아니다 (1) +9 15.12.30 3,681 156 12쪽
110 제 30 장 - 지진 (3) +28 15.12.29 3,548 154 13쪽
109 제 30 장 - 지진 (2) +11 15.12.28 3,595 138 13쪽
108 제 30 장 - 지진 (1) +7 15.12.27 3,746 158 13쪽
107 제 29 장 - 판관 (3) +15 15.12.26 3,742 152 13쪽
106 제 29 장 - 판관 (2) +9 15.12.25 3,889 149 12쪽
105 제 29 장 - 판관 (1) +9 15.12.24 3,979 150 13쪽
104 제 28 장 - 철들다? (4) +20 15.12.23 4,307 150 12쪽
103 제 28 장 - 철들다? (3) +16 15.12.22 3,922 182 13쪽
102 제 28 장 - 철들다? (2) +19 15.12.21 4,243 190 12쪽
101 제 28 장 - 철들다? (1) +10 15.12.20 4,485 182 12쪽
100 제 27 장 - 신룡의 사람들 (5) +16 15.12.19 4,369 183 12쪽
99 제 27 장 - 신룡의 사람들 (4) +10 15.12.18 4,624 193 12쪽
98 제 27 장 - 신룡의 사람들 (3) +9 15.12.17 4,477 184 13쪽
97 제 27 장 - 신룡의 사람들 (2) +12 15.12.16 4,552 192 12쪽
96 제 27 장 - 신룡의 사람들 (1) +13 15.12.15 5,098 200 13쪽
95 제 26 장 - 풍요 (4) +11 15.12.14 4,665 171 14쪽
94 제 26 장 - 풍요 (3) +17 15.12.13 4,646 189 12쪽
93 제 26 장 - 풍요 (2) +12 15.12.12 4,879 160 12쪽
92 제 26 장 - 풍요 (1) +20 15.12.11 4,877 180 13쪽
91 외전 - 신형이 모르는 이야기 +5 15.12.11 4,563 162 4쪽
90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8) +43 15.12.10 4,901 208 15쪽
89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7) +46 15.12.09 5,014 187 14쪽
88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6) +28 15.12.08 4,970 188 14쪽
87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5) +23 15.12.07 4,785 177 13쪽
86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4) +30 15.12.06 4,902 180 12쪽
85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3) +24 15.12.05 4,786 194 12쪽
84 제 25 장 - 첫 번째 갑질 (2) +24 15.12.04 4,916 1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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