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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
작품등록일 :
2021.11.01 16:40
최근연재일 :
2024.07.15 09:00
연재수 :
2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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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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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6
글자수 :
1,196,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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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3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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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무임승차 프리 티켓(7)

DUMMY

“지혁씨!!”


로운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피바다가 된 바닥에 내려앉았다. 그는 옆에서 충격에 빠진 강민서는 보이지 않는다는 듯이 나를 향해 뛰어왔다.


“으으... 흔들지 마요. 아파요.”

“아, 죄송해요.”


정신이라도 잃은 줄 알았던 건지 거칠게 흔드는 바람에 뇌가 그대로 빠져버릴 것만 같았다. 로운의 뒤로 승주에게 잡혀 허겁지겁 뛰어오고 있는 승우의 모습도 보였다.


뛰는 걸 멈추자 고통스럽게 숨을 몰아쉬는 모습이 꽤나 안쓰럽다. 원래 누군가에게 끌려 달릴 때 끄는 쪽보다 끌리는 쪽이 더 고통스럽기 마련이니까.


승우는 숨을 다 진정 시키기도 전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손을 양손으로 잡아들고는 기도 하듯이 눈을 감았다. 승우에게서 흘러나오는 밝은 노란색의 빛이 손을 타고 나에게 흘러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주변 상황을 살핀 뒤 더 이상의 몬스터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승주가 동생의 옆에 앉았다. 이전에 누가 승주가 승우의 마력 배터리같은 역할을 한다고 말했던 것 같다. 아마 지금도 동생의 마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서 곁에 앉은 게 아닐까 싶다.


체감은 못했는데 그만큼 지금 내 몸이 엉망진창이 되었다는 소리렷다.


흘러들어오는 황금색 빛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자니 점점 숨 쉬는 것이 편안해지고 답답했던 몸이 조금씩 풀렸다.


물론 내가 편안해지는 만큼 승우의 하얀 이마에서는 식은땀이 맺혔다. 급한 마음에 한 번에 많은 마력을 사용하고 있는 듯 했다. 손을 들어서 그만이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아직 뼈가 붙지 않은 건지 마음대로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우악! 아저씨! 완전 엉망진창이 되셨네요.”


뒤늦게 뛰어온 미혜가 놀리듯이 말했고, 그 뒤에선 나래 씨가 걱정스럽게 놀라고 있었다.


“시...끄...러”

“지혁 씨. 말하지 마요.”

“말하지 마시래요.”


평소에는 몰랐는데 이런 상황에 미혜를 보자니 꿀밤을 한 대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밉다. 여기 홍제천이 없었기에 다행이다. 그러고 보니 석 씨도 보이지 않네.


“이제... 이제 괜찮아. 그만... 그만해도 돼요.”


나는 더 이상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이 창백한 안색으로 식은땀을 흘리고 있는 승우를 볼 자신이 없었다.


“아직 안 끝났어요.”

“그래도 급한 건 끝났어요. 나머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다음에 해도 돼요.”

“...”


승우의 시선이 로운을 향했다. 로운이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급한 상황이 끝났다면 안전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먼저라고 판단한 듯 했다.


“네.”


대답과 함께 내 손을 놓은 승우는 그대로 옆에 앉아 있는 승주의 어깨에 기댔다. 맞잡고 있는 두 사람의 손 주변으로 노란색의 빛이 보였다.


새삼 두 사람이 로운컴퍼니에 들어오게 되어서 참 잘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적이 어쨌고, 과정이 어쨌든 저 쌍둥이들은 우리 팀의 빈 부분을 꼼꼼하게 채우고 있었고, 채워줄 것이다.


“그...나저나. 저 분들은 누구시죠? 아까 지혁 씨를 지켜주고 있던 것 같은데.”


지켜주고 있던 거긴 하지... 방법은 우리와 조금 달랐겠지만. 시선을 돌려 강민서 쪽을 바라보자 상황이 끝났다고 판단하고 다가온 두 진상과 나란히 서서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조금 귀를 기울이니 세 사람의 목소리가 잘 들렸다.


“정말 괜찮은 거지?”

“응. 나는 한 대도 안 맞았어.”

“그... 저 형님은?”

“지금...치료하고 계신 것 같기는 한데...”


세 사람의 시선이 한 번에 우리를 향했다. 꼴불견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세 사람이 천천히 우리를 향해 걸어왔다.


“선배. 괜찮아요?”


지금까지 들었던 목소리 중에서 가장 다정한... 아니 다정하다고는 못하겠다.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로 문주희가 물었다.


“형님... 진짜 죽는 줄 알았습니다.”


빈정남은 갑자기 어느 순간부터 형님이라고 부르면서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원래... 그런 성격이었나요?”

“...”


내 질문에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더니 민망하다는 듯이 멋쩍게 웃었다.


“그동안 죄송했어요...진심이긴 했지만. 선배가 그렇게 나쁜 분은 아니란 걸 알았어요.”

“나쁜 사람이라도 그렇게 대하면 안돼요.”

“으. 잔소리. 이런 게 싫어서 그래요.”

“...”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더 할 기운도 없고, 기분도 없었다. 저 둘의 날 선 행동으로 본인들이 싫어하는 잔소리를 더 들었을 것이라는 자각은 없던 걸까.


“그래도 목숨을 걸고 우리를 구해준 사람한테까지 그럴 정도로 우리가 이상하지는 않아요.”

“...”


정말 할 말이 많았지만 팀원 앞에서 후배들하고 목소리 높여가며 싸우는 꼴을 보여주고 싶진 않았다.


“그... 은혜는 아니지만. 아무튼 갚을 게요.”

“이정도면 은혜...아닌가.”


참고 참았다가 결국은 틱틱 거리는 문주희 말에 나도 모르게 말이 나갔다. 내 말에 애써 웃고 있던 얼굴이 굳어졌다.


하하!


“형님! 저희가 얘기를 해봤는데요!”

“우리가 뭔 얘기를 했다는 건데! 성태훈! 너 지금 무슨 소리 할라 그래!”

“저희가 이번 조별 과제! 아주 완벽하게 처리해 드리겠습니다!”

“뭐?!”


빈정남의 말에 나도 놀랐지만 문주희가 더 놀란 듯이 외쳤다.


“사람은 이용해 먹는 거라며!”


아니... 이 녀석들은 대체 평소에 어떤 사고 방식가지고 대화를 나누기에 저런 소리를 아무렇지 않게 하는 걸까.


“맞아. 사람은 이용해 먹는 거지만, 은인은 이용당해드리는 거야.”


빈정남... 에휴. 성태훈은 자신이 멋진 명언이라고 하고 있다는 듯이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에 문주희가 살짝 벌린 입으로 작은 탄식을 내뱉으며 성태훈을 바라봤다.


성태훈이 문주희에게 끌려 다니며 이상한 두 놈이 만났다고 생각했는데 잘못 생각했다 보다. 여기서 제일 이상한 사람은 성태훈이라고 정정한다.


“아무튼! 저희한테 맡겨 주십쇼. 저희가 이래봬도 잘해요!”

“정말...믿음이... 가는 걸...?”


쓰게 웃으며 답하자 답이 마음에 들었는지 쑥스럽다는 듯이 웃으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는 성태훈.


그 동안 녀석들이 했던 말이나, 행동들은 일반인의 상식에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상당히 무례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두 사람이 그렇게 자신들의 세계로만 향하며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가시를 세우고 있던 이유가 있지 않을까.


“태훈아... 이리 와봐.”

“네. 형님!”


손을 들어 성태훈을 불렀다. 그리고 녀석의 얼굴이 아주 가까이 다가왔을 때 힘없는 손을 들어 녀석의 이마에 딱밤을 때렸다.


“아야!”

“... 벌이야.”


성태훈은 아프다는 듯이 양손으로 이마를 문질렀다. 설마 다친 사람한테 맞아서 그 정도로 아플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한 듯하지만. 이래봬도 능력자다. 가진 신체 능력 자체가 일반인과 다르다.


천천히 시선을 돌려 문주희를 바라봤다. 시선이 마주치자 흠칫하고 뒷걸음질 치는 녀석.


“이리와...”


금방이라도 꺼질 것 같은 목소리로 부르는 모습에 옆에서 로운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시...싫어...”

“문주희. 나만 맞고 끝날 수 없다. 솔직히 우리가 잘못했잖아.”

“거짓말 하지마! 그냥 너만 맞기 억울해서 그런 거잖아!”


성태훈이 악마같은 미소를 지으며 문주희를 끌고 와 내 옆에 앉혔다. 나는 녀석에게도 딱밤을 한 대 때렸다.


“꺄악!”


솔직히 조금 더 힘을 줬을지도 모르겠다. 성태훈도 답은 없었지만 문주희가 더 얄미웠으니까.


그 모습을 말없이 지켜보고 있던 로운이 입을 열었다.


“이제 일어날 수 있어요?”

“뭐...걸을 순 있을 것 같네요.”


로운의 부축을 받고 일어나 안전한 지역까지 같이 이동하기로 했다.


“그런데 무슨 일이에요?”

“그건 제가 묻고 싶은 말인데요.”


로운뿐만이 아니다 쌍둥이도, 미혜도, 나래 씨도 궁금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바라봤다. 하지만 관리소의 부름을 받고 온 것은 내가 아니라 여러분들이라고.


“관리소에서는 상황을 살펴보고 있다고는 해요. 하지만 워낙에 나타난 몬스터의 수도 많고, 최초 목격자들의 피해가 커서 아직 사태를 파악하기는 힘든가 봐요.”

“몬스터가...확실히 소환되긴 했어요.”

“소환이요?”

“네... 마법진도 아니고. 검은 연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처음 보는 것들이었는데...”

“무리해서 생각하지 않아도 돼요. 일단 거처로 돌아가 푹 쉰 다음 다 같이 얘기해 봐요.”


상냥하게 웃는 모습이 남자인 내가 봐도 설렐 정도로 잘생겼다. 그런 잘생긴 얼굴을 보고 있는 한 사람이 눈에 보였다. 그러고 보니... 항상 로운을 보고 있던 것 같은데... 설마?


“저기... 그 혹시 다들 능력자분들이신가요?”


로운컴퍼니 소속은 로운컴퍼니 무리로, 서국대 생은 서국대 생대로 걷고 있었는데 조심스럽게 다가온 강민서가 입을 열었다.


방금 전까지 다정함이 묻어있던 표정이었던 로운이 상냥함만 남긴 얼굴로 강민서를 바라봤다. 최근에 들어서야 로운의 미묘한 표정차이를 알 수 있었다. 이런 남자가 첸 앞에서 그렇게 까지 얼굴을 굳혔던 것은 얼마나 심각한 일인가.


“저 아까... 웨어 울프들이 그런 얘기를 했어요.”

“웨어 울프들이 말을 하던가요?”


로운이 놀란 듯이 대답했다.


“아뇨... 그 저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능력을 말하기를 꺼려하던 그녀지만 여기 있는 사람들은 모두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이전보다는 비교적 쉽게 입을 열었다.


“... 그럼 몬스터의 생각을 읽은 겁니까?”


상황을 빠르게 파악한 로운이 강민서가 말하고 싶은 바에 다가서며 물었다.


“네. 생각을 읽고 어느 정도 대화가 가능한 것 같아요. 사실 오늘 처음 스킬을 써봐서...”


강민서는 상대의 생각을 읽지 않겠다는 듯이 시선을 맞추지 않으며 대답했다.


“스킬이... 처음이라 그런지, 레벨이 낮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말은 좀 끊겨서 들렸거든요.”

“그럴 수 있죠. 그래서 뭐라고 하던가요?”

“자신들이 실종된 사람들이라고 했어요. 아니 그것도... 모르겠어요. 짐승의 울음소리와 함께 들렸는데. 그마저도 제 정신이 아닌 것 같았거든요.”


횡설수설 말하고 있는 그녀를 보며 나는 로운과 눈을 마주쳤다. 만약에 사전 지식이 없었다면 더 알아듣지 못했을 테지만. 무엇보다 우리보다 더 혼란스럽다는 듯이 이야기 하는 강민서에게 도리어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 외에는 다른 얘기는 안 하던가요?”

“그게... 그쪽이... 머리를 뚫어버려서...”


나는 애써 웃음이 나오려는 것을 참았다. 평소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강민서가 쓰지 않을 것 같은 말을 했기 때문이었지만 로운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머리를 뚫어요?”

“아까 몬스터들을 공격하셨잖아요. 고드름 같은 걸로.”

“아.”


로운은 실수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멍하니 입을 벌렸다.


“저도 모르게 급해서 그만...”

“아니, 아니에요. 저도 목소리가 점차 끊어지고 있었어서 더 들었을지는 확실하지 않아요!”


나는 그제야 방금 전 강민서의 행동과 상황이 조금씩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는 네 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듯이 어리둥절한 표정이었지만 말이다.


물론 옆에서 우리의 대화에 집중하고 있는 두 진상보다는 나았겠지만. 두 사람은 강민서가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에 정말 크게 놀라고 있는 것 같았다.


“일단은 돌아갑시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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