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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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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새
작품등록일 :
2021.11.01 16:40
최근연재일 :
2024.07.15 09:00
연재수 :
217 회
조회수 :
33,268
추천수 :
276
글자수 :
1,196,715

작성
23.08.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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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무임승차 프리 티켓(6)

DUMMY

“뭐하려고요? 설마 싸우려고요? 너무 무모해요!”


뒤에서 문주희가 소리치는 소리가 들렸다. 저 녀석의 말에 걱정이 묻어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일까?


“그런 식칼로 뭘 할 수 있다고 그래요!”


빈정남도 말을 거들었다. 아무리 저런 녀석들이라고 하더라도 웨어울프를 앞에 두면 인류애라는 게 생기나 보다.


“그럼 너희가 싸우든가.”


대답은 들리지 않았다. 애초에 대답을 들을 생각도 없었기에 상관은 없다. 사시미 칼을 들고 있는 손에 힘을 줬다. 내가 버틸 수 있는 시간도, 이 녀석들을 처리하고 여기서 도망칠 수 있는 기회의 시간도 단 10분 뿐이다.


다행인 점이 있다면 통로가 좁은 탓에 무리 지어 다니는 녀석들이 한 번에 다 들어오지 못한다는 것. 설마 건물을 부수고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겠지.


“내가 죽거든 알아서 도망치세요!”

“크허어어엉!”


웨어울프를 향해 뛰자, 상대도 하울링을 하며 나를 향해 뛰어들었다. 웨어울프가 팔을 크게 벌려 공격할 준비를 했다.


“위험해요!”


뒤에서 강민선지 문주희인지 구분 할 순 없지만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위험한 건 내가 잘 알거든?


다가오는 거대한 손을 바라보며 다리에 힘을 줬다. 그리고 팔이 나에게 닿기 직전 고개를 숙여서 웨어울프의 안쪽으로 파고들어 칼을 뒤로 잡고 녀석의 겨드랑이를 갈랐다.


‘으아아아악’


또... 사람의 비명소리.


방금 전까지는 들리지 않았던 사람의 비명소리가 몬스터를 공격하자 흐릿하게 들려왔다. 어떻게 된 상황인지 좀 더 생각하고 싶었지만 오른팔을 잃은 녀석의 생각은 다른 듯했다.


다른 한 쪽 팔이 나를 잡기 위해 다가왔다. 다가오는 거대한 팔을 밟고 뛰어올라 양손으로 칼을 잡았다.


아무리 예리한 날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건 평범한 식칼. 몬스터의 두꺼운 피부를 베다보면 금방 쓸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칼질 한 번, 한 번이 귀한 순간이라는 거지.


나는 내려오며 웨어울프의 목에 칼을 꽂고는 몸무게를 이용해 내리 눌렀다.


역시 한 번에 대상을 베지 못한 칼은 도중에 내려오다가 멈췄다. 그리고 손에 전해지는 진동은 덤.


“우...우와...형! 멋지십니다!”


빈정남의 감탄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살짝 뒤를 돌아보니 강민서와 문주희는 자신들의 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끔찍한지 눈을 둥글게 뜬 채 입을 막고 있었다.


‘아아...억울해...’


또 다시 들려오는 목소리에 앞을 바라보니 죽은 웨어울프의 시체가 빛나는 가루가 되며 사라지고 있었다. 그 밑에는 피 웅덩이가 고여 있었다.


“이상한데...”


몬스터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 많은 능력자들이 증언했고, 관리자들이 조사했으며, 경험상 몬스터는 피를 흘리지 않는다. 그렇기에 많은 능력자들은 동물이나 인간 모습을 한 몬스터를 상대하는 데 어떠한 죄책감도 가지지 않았을 지도 모른다.


어쩐지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이 불안의 근원지를 추측할 순 없었다. 조금 더 생각하면 알 수 있을 것도 같은데 동료를 잃은 웨어울프들은 내가 골똘히 생각하는 것을 허락할 마음이 없다는 듯이 뛰어들었다.


오른쪽에서 치고 들어오는 공격에는 팔 안쪽으로 파고들어 겨드랑이를 벴고,


위에서 들어오는 공격은 옆으로 피한 뒤 옆구리를 벴고,


정면에서 전속력으로 뛰어와 들이박으려는 녀석은 온몸으로 막았다.


“쿨럭...”


커피 효과가 있었기에 고통이 많이 줄어든 상태였지만 아프지 않은 건 아니었다.


정통으로 부딪친 탓에서 숨이 막히고, 입 안에서는 비릿한 맛이 났다.


“형님!!”

“가...가만히 있어요.”


이런 일자 통로에서 내가 정면으로 달려오는 녀석을 피해버린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저 녀석들이 받아야 했다.


이왕이면 바로 도망쳐줬으면 좋았겠지만 이전의 행적들을 보아 제대로 도망치지 못할 것도 같아서 차마 도망치라는 말도 못하고 있었다.


“후우... 몇 분이나 남았으려나... 제발...”


죽은 웨어 울프의 수만큼 피로 흥건해진 바닥은 질척거리기 시작했다. 피 특유의 비린내에 인상이 절로 구겨졌다. 뒤에 있는 녀석들의 상태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아까보다 더 많아진 몬스터의 숫자에 그 또한 쉽지 않았다.


아직 구역질 하는 소리나 새근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걸 봐서는 지금 이 광경을 제대로 지켜보고 있다는 것만 알 수 있었다.


정신력도 참 좋아...


나는 뛰어오는 웨어 울프 녀석들을 향해 달려갔다. 바람 소리가 들릴 정도로 빠르게 뛰고 있던 내 시야에 안내창 하나가 나타났다.


시간을 가늠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쾌속의 아이스 아메리카노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단단한 바닐라 라떼의 효과가 사라집니다.]


차례대로 뜬 안내창과 동시에 속도를 잃은 나는 그대로 넘어져 피 웅덩이를 슬라이딩하며 웨어 울프들의 다리 사이를 지나 그대로 큰 길 쪽으로 미끄러져 나갔다.


젠장...


커피의 효과가 있을 때는 몰랐던 통증이 한 번에 밀려왔다. 전신에 모래주머니를 단 것 마냥 몸이 무거웠다. 조금만 정신을 놓았다가는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았다.


일단은 골목길에 남겨 두고 온 녀석들이 걱정되어 돌아봤다.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는 세 명. 그리고 그런 인간들은 관심 없다는 듯이 내가 미끄러져 온 방향을 따라 몰려오는 몬스터들.


차라리 잘 됐다. 내가 미끼가 된다면 저 녀석들은 안전할 수 있을 테니까. 두 진상 녀석이 또 무슨 사고를 칠지 걱정이 됐지만... 그래도 한 번 당했으면 두 번째는 알아서 잘 할 거라고 믿는다.


“이쪽이야! 개새끼들아!”


유인을 하기 위해 불렀지만 그런 내 노력이 없더라도 웨어 울프들의 관심사는 나뿐인 듯 했다.


“쿨럭...”


수차례 웨어 울프의 돌진을 막아낸 갈비뼈는 이미 부러진 듯 숨길을 파고드는 고통이 흉부에서 전신으로 퍼졌다. 하긴 인간의 몸으로 몬스터를 막아낸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생각이었지.


허리를 부여잡고 절뚝거리는 걸음으로 도망쳤다. 하지만 몸이 성한 상태에서 도망쳐도 금방 따라 잡힐 차이였기 때문에 도망치기 위해 돌아선지 얼마 지나지 않아서 웨어 울프의 거친 숨이 머리 위에서 느껴졌다.


“오빠!!”


강민서의 목소리와 함께 잡아당기는 힘에 이끌려 왼쪽으로 끌려 넘어졌다.


“괜찮아요?!”

“괜찮아 보이나요?”

“아뇨!”


이런 말도 안 되는 대화를 나누며 바닥에 널브러져 있으려니 그대로 눈을 감고 자고 싶었다. 당장 눈앞에서 움직이고 있는 저 녀석들만 아니었다면 잠들었을 것 같은데...


“왜 왔어요. 도망치라니까.”


강민서는 웨어 울프들이 나를 쫓자마자 뒤따라 온 것 같았다. 내 걸음이 늦었던 탓에 늦지 않게 왔다고 했다.


“여기 있으면 다 죽어요.”

“이것 봐요. 또 다른 사람부터 생각하고 있는 게 딱 착한 사람이네.”

“이런 순간에도 그런 소리가 나와요?”

“안 나올 건 뭐람.”

“아니 이제 안 나올 텐데...”


나는 우리 얼굴을 향해 숨을 내뱉고 있는 웨어 울프를 바라봤다. 찝찝하다... 다른 사람의 입김을 얼굴로 맞고 있는 기분은 그다지 상쾌하지 않다.


“제가 어떻게든 해 보겠어요!”


활기차게 말하고 있지만 여전히 내 팔목을 부여잡고 있는 양손이 희미하게 떨리고 있는 건 알까?


강민서의 얼굴을 자세히 보고 있자니 글자들이 나타났다.


[이름 : 강민서

나이 : 21 세

특성 : 마인드 리더

특성 레벨 : Lv. 3

스탯

- 체력 Lv.1

- 근력 Lv.1

- 방어 Lv.1

- 민첩 Lv.1

- 마력 Lv.2

- 행운 Lv.4


특수 스킬

- 타종족 교감 Lv.1

- 잠금 상태

- 잠금 상태 ]


아아...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했지... 비전투 능력이라서 그런지 역시 스탯도 스킬 레벨도 엉망이다.


타종족 교감... 그게 뭘까...


“저 스킬 처음 써봐요!”


응. 너도 모르고 있던 거구나.


“하지만 지금이라면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


나는 강민서의 스탯창에서 그녀의 얼굴로 시선을 돌렸다. 아까부터 떨지 않고 있음을 강하게 어필하고 있던 얼굴은 진짜로 떨리지 않는다는 듯 자신감에 차있었다. 그 증거로 손의 떨림도 멈췄다.


“다들! 여길 봐!”

강민서는 내 팔목을 조심스럽게 내려두고는 내 앞을 가로 막고 웨어 울프들과 마주 보고 섰다.


“민서야! 위험해!!”


뒤늦게 쫓아와서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있는 두 진상. 갑자기 나타난 강민서의 모습에 당황한 듯이 바라보고 있는 웨어 울프들.


“괜찮아. 너희들의 이야기를 해줄래?”


아이를 타이르듯이, 침착한 다정함이 묻어 있는 목소리에 분노가 묻어나던 웨어 울프들의 거친 숨소리가 조금씩 잦아들었다.


“천천히 말해 줄래? 미안해... 잘 들리지 않아서 그래. 응. 그랬구나.”


상대의 얼굴을 봐야만 능력을 쓸 수 있다는 조건 탓인지 강민서는 대화를 하면서도 최대한 많은 웨어 울프들과 시선을 맞추기 위해 눈동자를 굴리고, 고개를 움직였다.


“스모어? 그게 뭐야? 좀 더 자세히 이야기 해줄 수 있어?”


스모어? 내가 아는 그 스모어? 스모어는 마시멜로가 주가 되는 간식으로 무척 달다. 개인적으로 그렇게 좋아하는 간식은 아닌데... 여기서 스모어가 왜 나오지?


“탑... 실종...”


대화할 때 공감을 하기 위해서는 상대의 말끝을 따라하라고들 한다. 그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강민서가 무의식중에 상대의 말을 따라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게 탑과 실종이라니.


“조금만 더...”


대화가 아닌 그녀의 혼잣말 소리가 들렸다. 뭔가를 기다리고 있는 듯하지만 목소리에서 힘이 빠지고 있는 걸 봐서는 한 번에 많은 인원을 상대로 능력을 쓰고 있는 게 벅차 보였다.


스탯도 낮고, 스킬 레벨도 낮다. 게다가 오늘 처음 스킬을 써본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순간 누군가 달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온몸이 아픈 와중에 강민서에게 주의하고 있느라 다른 소리를 듣지 못했는데 달리는 소리는 곧장 우리를 향하고 있었다.


몬스터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가벼운 발걸음 소리. 마치 얼어버린 수면위로 내려앉는 눈이 떠오르는 소리였다.


아...


콰앙!


거대한 굉음과 함께 무언가가 비처럼 우리 앞에 쏟아져 내렸다. 흐려져 가는 시야 안에서 자세히 보니 거대한 고드름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아니 하늘이 아니다. 위는 맞지만 하늘에서 보낸 게 아니었다. 얼음송곳에 맞은 몬스터의 시체가 빛가루가 되어 사라지자 우리를 향해 뛰어왔던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지혁씨!”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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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1 꿈은 막 내린 커피 향 처럼(1) 23.09.13 45 0 11쪽
90 초련(5) 23.09.11 44 0 14쪽
89 초련(4) 23.09.08 49 0 11쪽
88 초련(3) 23.09.06 54 0 10쪽
87 초련(2) 23.09.04 60 0 11쪽
86 초련(1) 23.09.01 53 0 12쪽
85 무임승차 프리 티켓(7) 23.08.31 52 0 12쪽
» 무임승차 프리 티켓(6) 23.08.30 5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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