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
그가 사라진 지 벌써 2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갑작스럽게 나타났던 그는 갑작스럽게 사라졌고,
그의 지인들은 일제히 입을 다물었다.
그 누구도 그를 찾을 수 없었다.
그가 없는 내 삶은 생각보다 다라진 게 없었다.
평소와 같은 하루
평소와 같은 사람들 사이에서
평소와 같이 더욱 강해지기 위해서
더는 무력하지 않기 위해서 하루하루를 노력했다.
나와 이연화는 압도적인 힘으로 S급헌터, 랭커가 되었다.
`검성 백고은`
`대마도사 이연화`
검의 일인자가 된 나는 검성이라는 이명을
마법의 일인자가 된 연화는 대마도사라는 이명을 받았다.
많은 것을 이뤘지만 그럼에도 무언가 공허했다.
누구도 해결하지 못한 게이트를 둘이서 공략하고,
인류를 구했지만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느껴졌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점차 그가 나에게 잊혀지고
점차 나에게서 그가 사라질 때쯤
한국 서울, 지금까진 없었던 초거대 게이트가 나타났다.
지금까지 없었던 엄청난 위기와 함께
잊혀졌던 그가 다시 나타났다.
- - - - - - - -
“서울 상공의 거대한 게이트가 생긴 지 3일째”
TV속 아나운서의 말에 나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정부는 오늘 12시 검성과 대마도사를 필두로 한 공략대가 공략을 진행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절대적인 신뢰로 밝게 웃고 있는 아나운서와 그녀의 뒤의 거대한 게이트
그렇게 뉴스를 마치려 할 때, 그녀의 뒤에 보이는 게이트가 요동치기 시작했다.
마치 잔잔한 수면에 물방울이라도 떨어진 것 처럼
한명, 두명, 이사실을 알게 되었고
평범한 차 경적 소리가,
평범한 사람들 소리가
사람들의 비명소리로,
공포가 담긴 경적 소리로
변하는 건 한순간이었다.
꽝
떨어지는 카메라 속 화면 그리고 그 카메라가 보도하고 있었던 것은
거대한 게이트가 열리며 그 속에서 나오는 수를 알 수 없는 몬스터들이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거대한 무언가였다.
“시간에 딱 맞춰서 온 것 같은 데?”
“응 그런 것 같아”
서울 어느 자취방에 2년 동안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그들이 나타났다.
- - - - - - - - - - - - - - -
수많은 몬스터들과 헌터들이 뒤섞여 싸우고 있었다.
“여기 지원이 필요해요!!”
검성과 대마법사가 보스몬스터와 싸우고 있는 지금 이곳을 막고 있는 상위헌터는 백염화와 검술명가와 마법명가 사람들 정도 밖에 없었다.
“이제 다 끝났어...”
누군가 절망을 이야기하자 한둘씩 싸우길 포기하고 도망가는 사람이 생겨났다.
전염되듯 퍼져가는 공포는 점점 몸짓을 불려 나갔고
많은 헌터가 공포에 짓눌려 도망을 선택했다.
힘겹게 유지되던 전선은 파괴되었고, 몬스터들이 대피지역까지 이동하기 시작했다.
남은 헌터들이 힘겨운 전투를 계속하고 있었지만 수많은 몬스터와 빠져가는 헌터들을 보며
그들조차 공포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
공포는 그들의 다리를 붙잡았고, 그들의 무기를 흔들고, 전위를 상실하게 하였다.
무엇보다 공포로 도망가는 헌터는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해, 부족한 수량에 밀려오는 몬스터를 잡을 수 없었다.
“연화야 내려가서 싹 쓸어버려”
“고은아... 괜찮겠어..?”
사실 그 거대한 괴물의 공격은 그녀 혼자 막기 힘들었다.
“어차피 저기 뚫리면 의미 없으니까..”
연화는 잠시 고민하다 고개를 끄덕이고 수많은 몬스터를 향해 뛰어나갔다.
“빨리 정리하고 올게!”
“응”
사실 두려웠다.
연화와 같이 싸워도 겨우겨우 승기를 잡아가던 괴물이였다.
더는 평범한 몬스터라고는 부를 수 없는 괴물이였다.
수많은 날카로운 뿔이 달린 촉수가 몸에서 튀어나와 나를 향했고, 나는 검으로 하나하나 그 모든 것을 쳐내며 싸워야 했다.
소모전을 할수 없어...
저 거대한 몸과 수많은 촉수를 상대로 소모전은 할 수 없었다.
< 월식(月熄) >
그에게서 받은 검 클라렌스의 검날이 붉게 물들고 엄청난 절삭력을 머금었다.
“흡”
내 남아있는 모든 걸 담은 검격이 그 어떤 소리도 없이 하늘을 가르며 괴물에게 향했다.
하지만
팅
수많은 촉수를 자르며 떨어진 위력으로는 괴물의 외피를 베지 못했다.
베지 못한 자의 최후는 죽음뿐
촉수가 아닌 괴물의 팔이 그 크기와 맞지 않는 엄청난 속도로 나에게 날아왔다.
난 이것이 마지막임을 알 수 있었다.
모든 힘을 사용한 나는 그 어떤 방법으로도 저 손을 막을 수 없고,
저걸 맞은 나는 죽을 것이라고.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했다.
다신 그의 뒷모습을 보지 않을 거라고
나도 누군가를 구하는 영웅이 될 거라고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다른 사람을 구하고, 또 구했지만
나는 그가 될 수 없었다.
죽음에 가까워진 이 순간이 돼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가슴에 남은 공허함의 정체를
그리고 죽음의 두려움보다.
그를 더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더 나를 두렵게 했다.
그렇게 최후를 맞이하는 내 앞에 또다시 기적이 일어났다.
“내가 말했잖아”
시간이 느려지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오던 괴물의 팔이 마치 멈춘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길고 검은 머리카락과 익숙한 옷, 그리고 수십 번 되새겼던 그 목소리
많이 달라졌지만 나는 그를 알아봤다.
“울지말라고.”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울고 있었고, 그의 모습을 눈에 담고 있었다.
그에게 전과 같은 강함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일반인 같은 그의 모습이었지만
안심했다.
그것이 죽음의 두려움인지 그를 보지 못했다는 두려움인지 모르지만
더는 두려움은 없었다.
나를 보던 그가 뒤돌아 뒤의 괴물과 마주했다.
“자! 얼른 너희 주인이나 불러와”
그의 검집에서 그를 상징하는 순백의 검이 흘러나왔다.
“얼른”
그가 휘두른 단 한 번의 검격이 그 거대한 괴물의 몸을 반으로 잘랐다.
그의 검은 어떠한 기술도, 어떻나 기교도 보이지않았다.
마치
“하나가 된것같이”
그의 검은 기술도 기교도 그저 당연하다는듯 어울어져 있었다.
그는 또다시 내손이 닿지않는곳까지 도망가버렸다.
하지만
'돌아온것만으로도...'
내가 이런 복잡한 생각을 하고 있을때 그는 생각보다 단순한 생각을 하고있었다.
“아.. 죽으면 말을 못 전하지..”
그는 웃으며 말했다.
“아발론 저기 쓰레기 좀 치워줄 수 있어?”
“알았다.”
어느새 내 주변에는 아발론은
유연과 같은 흑발의 머리가 찰랑이고 그 머리카락을 귀뒤로 넘기며 대답했다.
항상 압도적인 기운을 뿜고다녔던 그녀에게도 마치 유연처럼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 종언( End ) >
그녀의 손에서 만들어진 거대한 마법진이 서울의 하늘을 채우던 게이트 위에 덮여졌다.
그녀의 말한마디에 마법진은 빛을 발하고 게이트와 함께 이 땅에 내려온 모든 몬스터와 거대한 게이트를 닫아버렸다.
그렇게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연과 아발론의 데뷔는 끝났다.
“다녀왔어”
“늦었어 바보야...”
-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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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923님, 마스터현님, aldkjae님, rbthd423님, 드래곤할래님, 넉울희님
감사합니다.. 정말루...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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