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 여행하다(2)
루시퍼의 공간과 대조되는 순백의 공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속에는 나와 한 소녀가 있었다.
“유연, 이렇게는 처음 뵙는군요.”
백발 백안의 옷마저 흰색이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백인 소녀가 말했다.
“너는 이브라고 합니다. 당신에게는 '의지'가 정확하겠군요”
이브란 성경에서 창조신이 아담과 이브를 만들었다고 나온 존재이다.
“맞습니다. 유연이 생각하는 그 이브 맞아요.”
“태초에 창조신은 아담과 이브를......”
그 이후 거의 한 시간에 달하는 설명이 이어졌다.
창조신은 이브를 설명충으로 만들었나 봐
“아.. 아닙니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그녀의 얼굴이 빨개졌다.
“정리해서 말하면 이거 아니야?”
첫째, 이브와 아담은 서로 선과 악을 대표한다.
둘째, 아담과 이브는 신 같은 것으로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셋째, 서로가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에 많은 힘을 사용하지 못한다.
“이 정도 아니야?”
“와...”
아니.. 이렇게 간단한걸 한 시간이나..
“유연, 너무합니다.”
“나 궁금한 게 있어, 그럼 그 창조신은 뭐 하고 있는 거지?”
“유연은 지금 창조신이 왜 악을 배척하지 않냐고 물어보시는 건가요?”
“맞아”
이브는 잠시 고민하다가 말했다.
“유연,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악에 속한 이들도 창조신이 만든 것입니다.”
“그 말은, 창조신은 이기는 편 우리 편 하는 거야?”
“그건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한쪽에 쏠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힘을 반으로 나눠 아담과 저에게 주었습니다.”
“이해했어”
이브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나를 보며 말을 이었다.
“유연, 시간이 많이 없으니 본론부터 말하겠습니다.
유연은 지금 빠르게 격을 상승시켜야 합니다.”
“격?”
“시스템에서 말하자면 칭호입니다.
지금은 <작은 자들의 영웅>이 있습니다.”
<작은 자들의 영웅>
내가 모드레드와 싸울 때 얻은 격이었다.
“격이란 게 그렇게 쉽게 얻을 수 있는 거야?”
“격이란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그 이야기에 힘이 생겨서 격으로 변하는 것입니다.
회귀 전, 당신이 행한 업 때문에 당신에겐 이야기를 바꿀 힘이 있습니다.”
“회귀한걸 알고 있구나?”
“그때의 유연은 너무나도 위태로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악으로 돌아선 뒤 저는 힘을 사용하지 않고 모아, 최후의 순간 유연을 회귀시켰습니다.”
“유연, 명심하십시오, 저희는 엄청난 희생을 치르고 당신을 되돌린 것입니다. 두 번은 없습니다.”
“알았어”
갑자기 이브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자세한 내용은 알림창으로 설명해 드릴게요. 지금 돌아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다시 빛에 휩싸였다.
- - - - - - - - -
[ 아담이 이곳을 찾은 것 같아서 먼저 이동시켰습니다. ]
[ 백고은도 곧 깨어날 것입니다. ]
[ 연계 퀘스트 생성 : 세계수 ]
- 프리드를 따라 엘븐하임으로 향해라
- 보상 : 퀘스트 생성
떠오르는 알림창을 무시하고, 누워있는 백고은을 바라보았다.
“대체 언제까지 잘 거야”
“유···. 유연?”
가까이에서 그녀를 보고 있는 내 시선에 그녀는 다급히 몸을 일으키다가
꽝!
동굴 천장에 머리를 박아버렸다.
“아야... 어?”
그녀는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다가 자신의 머리에 뿔이 달려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유... 유연.. 이... 이거 뭐야?”
유연은 한숨을 쉬고 그녀에게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설명했다.
- - - - - - - - - -
“그럼 나 이제 인간이 아닌 거야?”
그녀의 심하게 몸을 떨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믿지 않았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고 자신의 머리의 뿔을 만지며 현실을 인정했다.
현실을 인정하고 절망했다.
뚝 뚝
결국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떨어지고, 그녀의 시선이 나를 향했다.
“연, 이제 나는 인간이 아닌 거야..?”
눈물을 흘리는 그녀를 보며 양심의 가책을 느꼈지만, 그녀는 후회해야 했다.
더욱 아파해야 했다.
너무 쉽게 안심하고, 방심하면 다음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선뜻 그녀에게 손을 내밀 수 없었다.
“...”
잠시의 정적이 지나고
“아니. 넌 아직 사람이야.”
내 말에 그녀는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상태창을 열어봐.”
<상태창>
이름 : 백고은
성별 : 여
종족 : 인간
고유스킬 : 검신
스텟
근: 27 민: 24체: 25 마력: 25 마기:25
스킬
- 마나(마기)운용 강화
- 천무지체
- 만형검(萬形劍)
- 반인반마
[ 종족 : 인간 ]
상태창은 그녀가 아직 인간임을 사람임을 알려주고 있었고
[ '스킬 : 반인반마' ]
스킬은 이제 그녀의 반은 인간이 아님을 알려주고 있었다.
“만약 네가 마기를 완전히 제어하지 못하면 너는 그대로 악마가 되는 거야”
가혹한 현실과
“네가 악마가 되면 나는 너를 벨 거야”
가혹한 말들은 그녀가 더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 방파제가 되어줄 것이다.
“저... 저기”
우리를 그냥 지켜보고 있었던 프리드가 말했다.
“세계수의 열매라면, 그녀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세계수의 열매?”
“세계수의 열매는 마나의 제어력을 엄청나게 증폭시켜주는 효능이 있는데 혹시.. 도움이 될까.. 해서요...”
그의 말에 대해 생각하던 찰나
[ 퀘스트 내용이 변경됩니다. ]
[ 퀘스트 : 세계수의 열매를 찾으세요. ]
- 프리드를 따라가 세계수의 열매를 얻으세요.
- 보상 : 세계수의 열매
'이브, 너 생각도 못 하고 있었지?'
[ 아... 아닙닛다. ]
'알림창에 오타라니 팩트네'
“프리드, 고마워 정말로 도움이 됐어.”
“그럼 혹시... 저를 풀어 주실 수 있나요?”
사실 그를 풀어주려고 했지만 퀘스트도 있고 세계수의 열매도 얻어야 하니
“안돼”
“아....”
조금 기대했던 것일까?
펄럭이던 그의 귀가 다시 축 처졌다.
“대신, 우리가 호위해줄게, 너는 길만 찾아줘”
“그럼 엘븐하임으로 가신다는 건가요?”
“그래”
“넵 감사해요!!”
다시 프리드의 긴 귀가 펄럭이기 시작했다.
- - - - - -
“야”
“이길 맞아?”
엘프인 프리드가 그냥 평범한 인간 사냥꾼들에게 추적당한 건 이유가 있었다.
“어라? 여기 맞는데”
길을 못 찾는다.
프리드는 심각한 길치였다.
“이거.. 망했는데”
[ 그러게요.]
처음으로 이브와 같은 생각을 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 작가의말
시간을 바꿔보려고 해요..
밤에 과제를 많이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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