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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활극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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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KA
작품등록일 :
2019.07.10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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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1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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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3.13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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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272화

DUMMY

한인애국단 사람들이 윤봉길의 거사 소식에 환호하고 있을 그 시각으로부터 몇 시간 전, 불령선인에 의한 자금 강탈사건을 담당한 헌병 수사본부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금일 1340시경,시흥부터 부천까지 이르는 모든 야산을 다 수색하라는 소좌의 지시에 따라 수색활동을 전개하던 헌병 분대 하나와 접촉이 끊겼다. 긴급 지원요청에 따라 급파된 경기도 주둔 제3헌병대 소속의 분대였다.


이 분대는 다음과 같은 보고를 보냈다.


-* 원미산 남동쪽 방향 500미터 지점에서 트럭 발견.


* 길바닥에 파인 구덩이에 앞바퀴가 빠진 채 방기되어 있었음.


* 곳곳에 총탄 흔적이 있는 걸 보아 분명히 불령선인들이 타고 도주한 트럭이 확실하다고 판단.-


“놈들이 산으로 도주한 것 같습니다. 소좌님의 예상대로입니다.!”


호리 대위의 판단이었다. 소좌가 동의를 표하며 껄껄 웃는다.


“불령선인들이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한 모양이로군! 놈들도 예상치 못했지만 우리에게도 뜻밖의 호재야!”


소좌는 이때 입꼬리를 활짝 올렸다. 그의 비웃음이 상황실을 울렸다.


“도주해 봤자지! 산세도 그닥 험하지 않은 야트막한 야산에서는 제대로 된 농성도, 게릴라전도 할 수 있을 리가 만무하잖나!”


제3헌병대의 그 분대가 원미산에서 놈들을 찾아 잡아놓는 동안 다른 헌병 병력들이 몰려들어 에워싼다면 사건 종결이 머지 않을 수 있으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당장 산으로 들어가 놈들을 찾아내라고 전해! 발견 시 고착시키고 인접부대에 지원요청하도록! 상황이 유리할 시 자체적으로 적 공격도 허가한다! 취조할 한두명 정도 제외하면 전부 사살해도 상관 없다!”


소좌의 명령이 떨어지자마자 통신병들이 빠르게 모스 부호를 쳤다. 낭보를 기대하고 있던 수사본부 상황실에 뜻밖의 보고가 올라왔다.


-* 현 위치에서 사격음 청취. 자동화기 사격음으로 추정. 교전 개시로 판단.-


“조만간 상황이 종료되겠습니다.”


시종일관 경직된 표정이었던 시라키 대위의 얼굴에서 긴장감이 사라지는게 보인다. 적이 비롯 자동화기를 보유했다고는 하지만 상당한 양적열세에 처해 있는 한 교전의 승리가 헌병대라는 쪽에 무게가 실릴 수 밖에 없었다.


“이제 좋은 소식이나 기대하자고.”


소좌가 담배 한 가치를 빼들자 호리 대위가 묵묵히 익숙한 자세로 불을 붙여준다. 슬쩍 소좌를 본 상황실 근무인력은 그가 담배를 참 맛있게도 피우자 역시 입에 하나 빼물고 싶어졌다.


30여분 쯤 지났을까, 소좌가 상황이 궁금해졌는지 현 상황을 보고하라는 통신을 보내라고 한다.


답신은 바로 도착했다.


* 사격음이 5분 전에 끊김. 교전 종료로 추정.

* 현재 아군 보고 대기중. -


“아, 끝났다 그거군.”


소좌가 만족스럽게 말했다. 교전을 벌인 부대에서 연락병을 보내 보고하려면 시간이 걸릴 터이니 조금만 더 기다리면 승전보가 올 거라 다들 확신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다시 30분이 흘렀다.


“뭐야, 이놈들? 상황 종료되었는데 왜 보고를 안해?”


시간이 흐를수록 만면에 띄운 웃음이 사라지던 기타무라 소좌는 결국 짜증을 내고 말았다.


“다시 전문 보내겠습니다.”


호리 대위가 빠르게 상관의 뜻을 읽어 통신병들에게 지시한다. 상황을 갱신해 보고하라고 말이다.


그런데 뜻밖의 답신이 돌아왔다.


-현재 분대에서 연락병이 도착하지 않음. 아직 대기중.-


“이런 답답한 놈들을 봤나! 그럼 누구 한명 보내서 이놈들 어디 갔는지 찾아 보면 될거 아냐?”


소좌가 짜증을 내자 대위가 즉시 “그렇게 전하겠습니다.”라고 한다. 막 담배 하나를 태우려 했던 시라키 대위는 빠르게 호주머니에 집어넣고 다시 얼굴을 긴장감으로 물들인다. 아무래도 예감이 좋지 않았다. 교전에서 승리했다면, 왜 여전히 연락병 한명 보내고 있지 않단 말인가?


그 의문은 다시 30분이 흐른 후에 풀렸다. 전신기가 딱딱거리며 모스 부호를 내뱉었다. 짤막한 부호만 나오고 말았다. 전문을 확인한 통신병은 당황해 잠깐 이걸 보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선임병의 눈치를 본다. “뭔데 그래?”라고 전문을 흘깃 본 그 병사의 얼굴도 사색이 되버리고 말았다.


그 부호는 딱 4 글자로 해석되었다.


-아군 전멸.-


“이게 뭔 소리야?”


소좌가 지극히 황당하다는 낯빛을 보인다.


“잘못 보낸 거 아냐? 다시 확인해 봐!”


그런데 지시가 떨어진 바로 직후 전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파견보낸 통신병이 확인. 수색임무 수행 중인 아군 전멸.

* 생존자 전무.

* 적 도주 추정.

* 자세한 상황 파악대는 대로 보고하겠음-


이 짧은 전문에 상황실은 일시 침묵이 흘렀다. 무서운 정적이었다.


“이게 말이 되나?”


정적을 깨트린 사람은 시라키 대위였다.


“아무리 중화기가 2개에서 3개는 있더라도 10명도 안되는 놈들에게 전멸당해? 이게 말이 되는 보고인가?”


버럭 역정을 낸 시라키 대위였지만, 그렇다고 1개 헌병분대 전멸이라는 결과가 어느 정도나 무게감 있는 보고인지 알 알기에 이게 거짓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어떻게 그 양적우세에 있는데도 이런 결과를 낳는단 말인가?


“우선 기다려 보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호리 대위는 이 상황에서도 놀라운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웬만한 일에는 놀라지 않는 그의 성품상 아군 전멸이라는 비보도 그저 여러 정보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것 같았다. 이와 대조되게도, 1시간 전만 해도 승리를 예상하며 즐거워하고 있던 소좌는 눈썹을 일그러트렸다.


10여분 후, 다시 전문이 들어왔다. 비보를 토해냈던 전문은 교전 위치의 좌표를 전달하고 추가로 파악된 상황을 전했다.


* 교전지점상 아군 위치 불리. 적 예상 매복지점에 비해 저지대에 있었음. 적의 교차화력을 받기 충분한 지형.

* 적이 화초 틈에 은폐해 사격한 것으로 추정.

* 아군 위치 후방에서 대량의 권총탄피 확인. 단기관총 사격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

* 아군 시신에서 등에 피격당한 흔적 발견.-


“그럼, 뒤에서 어떤 놈들이 쐈다는 거야?”


시라키 대위가 기가 막히다는 듯 탄식을 내뱉었다. 불령선인은 적으면 여섯, 많으면 여덞로 파악되는데, 아군이 그 정도 병력에 역으로 포위당해 당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그럼 또다른 제3의 세력이 여기에 개입했다는 것인가? 아니면 불령선인의 숫자가 파악된 것보다 훨씬 많았다는 것인가?


“본관이 보기로는 적의 규모가 예상 이상으로 큰 것 같습니다.”


호리 대위의 판단이었다.


“자네 판단이 맞다면, 이건 정말 큰일이 아닌가? 조선 관내에 1개 헌병분대를 전멸시킬 정도의 무장세력이 침투했다는 건데, 이건 합방 이후에는 전례가 없는 일이잖는가!”


합방 1년 전, 조선 주차 일본헌병대는 조선 전역을 피로 물들였다. 의병을 자처하는 항일 무장세력의 계속되는 공격에 헌병은 모든 무장세력의 완전한 토벌을 위한 대대적인 작전을 개시했었다. 이를 통해 조선 관내에서 그 어떤 집단적인 무장집단은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합방 후 22년이 지금 이 시점에서 이 정도 규모의 교전이 발생하고 말았다. 이는 외부로 드러났다가는 총독부의 조선 안정능력에 심각한 의심을 자아낼 수 있는 일대 사태로 비화될 수 있었다.


“그래. 보통 일은 분명 아니지.”


소좌가 안경 너머로 눈을 날카롭게 빛냈다. 잠깐 굳어져 있었던 그의 입술에 다시 섬뜩한 웃음이 떠오른다.


“우리가 파악한 것보다 불령선인의 숫자가 더 많을 수도 있고, 아니면 또 다른 제3의 존재가 개입한 것일지도 모르지. 놈들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되거나 일종의 동맹 관계인 세력이. 교전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전문 만으로는 알 수가 없으니 이건 둘째치고, 문제는 놈들이 도주에 성공했다는 거다.”


“그렇다면 놈들을 어떻게 잡는단 말입니까?”


시라키 대위가 반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푸념한다. 그러나 기타무라 소좌는 오히려 으례 그 광기어린 웃음소리를 높인다.


“하하하! 시라키 군! 여긴 드넓은 만주가 아니라네! 좁고 좁은 반도지! 도망쳐 봤자 갈 곳은 한정되어 있어! 한강을 넘어 시흥을 거쳐 부천으로 도주했다는 건, 놈들의 최종 목적지가 인천항임을 보여주고 있어! 배를 타고 지나건 아니면 다른 외국으로 도주하려는 거겠지! 인천은 그렇게 넓은 곳이 아니야! 항만에 일대 수배령을 내리고 검문을 극단적인 수준까지 기한다면 잡히게 되어 있어! 조급해 할 필요 없다, 이 말일세! 알겠는가?”


“그야······. 그렇긴 합니다만······.”


하루 속히 자금을 회수하여 복귀하는게 목표인 시라키 대위 입장에서는 시간이 가면 갈 수록 애가 탈 지경인데, 소좌는 1개 분대 전멸이라는 사태에도 여전히 여유만만하다는 게 참 기괴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소좌가 갑자기 얼굴에서 웃음기를 거둔다.


“정황상 불령선인의 일부나 또는 협력하는 세력이 있다는 건 골치아픈 문제가 될 거다. 규모가 어느 정도고 무장이 어느 정도인지는 파악이 아직 안 되지만, 계속 놈들이 활동한다면 두고두고 화근이 될 거다. 이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가 대비를 해야······.”


그런데 그 때였다. 전화가 따르릉 하고 울렸다. 통신병이 받아 보고한다.


“정문 근무자입니다. 지금 해군성에서 왔다는 해군장교 둘이 왔다고 합니다.”


“젠장. 물개 놈들 등장인가?”


소좌가 얼굴을 찌푸린다.


“들여 보내.”한 마디를 한 소좌는 시라키 대위를 바라본다.


“자네도 위에서 지시받은 거 있겠지? 물개 놈들이 우리 수사에 끼어들게 해 서는 안돼. 입단속 단단히 하라고. 놈들 돈은 우리 돈이 되어야 해.”


“물론입니다. 그거 회수하러 제가 온게 아닙니까?”


시라키 대위가 대답한 직후, 상황실 문이 벌컥 열렸다. 앞장서서 들어온 흑색 해군제복 차림의 사내는 미간이 좁고 콧날이 날카로우며 깐깐하다는 인상을 풍기는 자였다. 해군제복 양 어깨에 해군대위임을 나타내는 견장이 있었다. 제복 단추를 목까지 채운 것이 물샐틈 없는 자라는 인상을 주었다.


그 뒤에서 나타난 해군대위보다 한 뼘은 더 큰 키의 인물은 어깨에 중위 계급장을 달고 있었다. 이 해군중위는 앞에 선 해군대위와는 대조적인 인물이었다. 울퉁불퉁한 얼굴에 햇빛에 그을려 거무튀튀한 피부, 그리고 제복 맨 윗단추를 풀어해친 모습에서 해군장교라기 보다는 막일꾼을 연상시키는 외모였다. 그것도 술 한잔 걸치면 걸찍한 소리를 늘어놓는 그런 사람처럼 말이다.


“실례하겠습니다. 본관은 해군성 특수경찰 미즈노 카이토(水野海音) 대위입니다. 이쪽은 해군육전대 중대장 마쓰우라 곤베에(松浦権兵衛) 중위입니다.”


미즈노 대위가 그러며 경례를 붙인다. 마쓰우라 중위도 같이 경례를 붙이는데, 중위는 그 얼굴에 헤헤 하는 웃음을 짓으며, “안녕하심까?”하고 인사한다. 대단히 껄렁하게 들리는 목소리였다.


“아, 그런가.”


기타무라 소좌는 경례를 받아주고 건성건성으로 배속 장교들을 소개해 준다. 흡사 이 이름에서부터 물냄새와 비린내가 진동하는 물개놈은 대충 상대해도 괜찮다는 행태였다.


“본관은 해군 특수경찰대를 대표해 관동군에 의한 건함예산 횡령사건과 불령선인의 횡령자금 탈취 사건을 담당하게 되어 육해군 합동수사본부에 파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미즈노 대위는 웃음기 하나 없는 얼굴로 딱딱하게 자기 할 말을 한다. 특히 그는 “관동군에 의한 건함에산 횡령사건”에 강세를 주어 발언하였다. 그 말에 시라키 대위가 노골적으로 언짢다는 기색을 보인다.


“이 보시오, 대위. ‘관동군에 의한’은 부적절한 표현이오. 그건 어디까지나 참모부 내 몇몇 애들이 상부 허가도 없이 멋대로 저지른 일이오. 꼭 사령부 수준에서 그런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처럼 말하는 것 같소만?”


그러나 미즈노 해군대위는 고개를 돌리지 않은 채 눈동자만 돌려 시라키 대위를 은근히 쏘아본다.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게 해군성에서 이 사건을 정의한 공식적인 명칭입니다.”


표현은 부드러웠지만 어조는 전혀 부드럽지 않았다.


“그리고 또, 해군성에서는 일개 하급 참모장교 4명이 그런 독단을 저지를 수 있다고 믿고 있지 않음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뭐라? 우리 쪽 수사를 못 믿겠다는 건가?”


시라키 대위가 성을 내지만, 미즈노 대위는 눈 하나 까닥하지 않고 “해군성에서 그렇게 파악한다는 것입니다.”라고 응수한다.


“아, 그래. 해군성 높은 분들은 그렇게 본다 그거로군. 윗전에서 그런다면 자네야 그럴 수밖에 없겠지.”


기타무라 소좌가 고개를 삐딱하게 세운다. 평소에 삐딱하게 세우던 고개가 더 기울어진다.


“그래서. 인사차 온 건가?”


“본관은 이 사건의 수사 진행상황과 자금회수 상황에 대해 수사본부에 상주하며 특수경찰 본부에 보고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그런 관계로 금일부터 수사본부에서 근무하게 되었음을 신고하러 온 것입니다.”


“아. 그래. 그래야 하는게 절차상 맞겠지. 그런데 귀관을 챙겨주기에는 본관이 좀 바빠서 말이야······.”


그러며 소좌는 부관에게 눈짓한다. 호리 대위가 잠깐 상황실을 나가나 싶더니, 잠시 후 큼지막한 파일철을 들고 돌아온다.


“우선 이곳 일을 파악하는 게 귀관에게 우선일 터이니, 옆방 가서 이것들 좀 읽고 있게. 경찰에서 인계받은 수사자료들인데, 상황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걸세. 그거 다 읽고 와 주면 고맙겠네.”


호리 대위는 소좌의 말이 끝나마자자 두터운 서류철을 미즈노 대위에게 건낸다. 그러나 미즈노 대위는 손끝 하나 까딱하지 않고 소좌를 쳐다본다.


“본관의 임무는 수사상황의 보고와 자금회수입니다. 불령선인의 수사와 체포는 본관의 임무가 아닙니다.”


“아, 거 귀찮게 구네.”


소좌가 안경 너머로 눈을 치켜뜬다.


“우리가 뭐하는 놈들을 쫓고 있는지 파악해야 해군성에 보고가 제대로 갈거 아닌가? 맥락 없이 상황을 어떻게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건지 이해가 잘 안가는데?”


“본관은 책무를 다할 뿐입니다. 본관의 임무는 해군을 대표해 수사본부에 상주하는 것입니다.

그런 마당에 갑자기 상황실을 나가라고 하심이야말로 본관으로서는 이해가 가지 않는 결정입니다.”


“와, 이놈 재밌는 놈이네?”


소좌가 눈을 부릅뜨며 거친 말을 내뱉는다.


“여기 수사본부장이 누구냐? 너냐? 네가 해군성에서 왔던 말건 내 상황실에서 외부인이 들어와 설치고 다니겠다고 하는데 내가 기분이 좋겠냐, 안 좋겠냐? 물개라도 대위까지 달았다면 그만한 눈치는 있을 거 아니냐? 엉?”


그러나 미즈노 대위는 소좌의 광기어린 눈을 피하지 않는다.


“본관이 알기로는 여기는 육해군 합동수사본부입니다. 해군성과 육군성이 합의한 사항이고 조선군사령부와 진해요항부가 동의한 사항입니다. 그 말씀은 해군을 대표하는 본관을 수사에서 배제하는 것과 더불어 육해군 공조에 누를 끼치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야, 해군병학교에서 그렇게 말하라고 가르치디? 말뽄새 참 지랄맞다? 그치?”


분위기가 험악해진 그때, 마쓰우라 해군육전대 중위가 헤헤 웃으며 중간에 끼어든다.


“수사관 나리. 여기 수사본부장 나리와 신경전을 벌이셔도 좋은 건 없지 않슴까? 우리야 돈만 회수해서 복귀하면 그만인데 이런 거 가지고 감정 상할 건 없잖슴까? 원리원칙도 좋은데, 좀 유도리 있게 굴어도 될 것 같슴다.”


마쓰우라 중위가 능글맞은 목소리로 말하자, 미즈노 대위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으면서도 한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인다.


“수사본부장님이 기분이 상하셨다면 사과드리겠습니다. 상호 임무수행에 지장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경찰에서 인계받은 자료는 잘 보겠습니다. 그럼, 실례했습니다.”


미즈노 대위는 그러며 경례를 붙이고 나가버린다. 마쓰우라 중위도 헤헤 웃으며 뒤를 따라 나간다. 기타무라 소좌가 그들이 나가자마자 으르렁거린다.


“불령선인 놈들은 그래도 기분을 하이하게 만들어주는데, 저 싸가지 없는 물개놈은 짜증만 나게 하는군.”


그런데 그때 갑자기 상황실 문이 다시 열렸다. 누군가 하니 마쓰우라 중위다.


“헤헤헤. 본부장 나리. 하나 물어도 되겠슴까?”


“뭘?”


소좌가 짜증을 내며 되묻는다.


“제가 조선은 처음이어서 말임다. 그래서 그런데······.”


육전대 중위의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온다.


“경성에서 제일 물 좋은 데가 어딘지 말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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