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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이 종말을 썰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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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작품등록일 :
2022.02.08 13:57
최근연재일 :
2022.03.13 23: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874
추천수 :
331
글자수 :
168,362

작성
22.02.27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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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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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
13쪽

20화

DUMMY

남자의 손바닥 위로 짤랑거리는 금화가 올려졌다. 정확히 200골드였다.


벙찐 얼굴의 상인에게 200골드를 건넨 우진은 허리에 걸린 새하얀 검집을 만족스럽게 바라보곤 떠났다.


우진이 떠날 때까지 남자는 반응하지 못했다.


“뭐야 방금···.”


남자의 앞에는 떨어진 녹만이 무슨 일이었는지 보여줄 뿐이었다.




[웅크린 자의 검집(영웅)]


- 절삭력 5 증가

- 공격력 2 증가

- 사용자의 검이 착검 상태일 때 효과가 축적됩니다.

(1분당 1중첩. 최대 5분)

- 사용자의 검이 발검 상태일 때 효과가 1분간 방출됩니다.

- 이 아이템은 플레이어 김우진에게 귀속되었습니다.


“효과가 좋군.”


눈앞에 떠오른 검집의 효과에 우진은 감탄했다.

단순한 검집이 아닌 버프용으로 쓸 수 있는 검집이었다.

외견도 새하얀 색상인 것이 독사의 송곳니와 잘 어울렸다.


“형님, 방금 어떻게 된 겁니까? 검집이 막 흔들리면서 새 아이템이 된 거 아닙니까?”


병식이 막대기를 들고 흔들면서 방금 전 상황을 재현했다.

“나도 모르겠어. 그냥 묘하게 끌려서 집은 검집이었는데.”

“음, 우진씨의 마력이 검집에 담긴 마력에 스며들던데 그것과 관련이 있는 것 같네요.”


이유나가 좀 전의 상황을 자신이 느낀 그대로를 설명했다.


이유나의 말을 듣고 대충 짐작 가는 게 있긴 했다.


‘봉인 아이템이었군.’


일정 조건을 만족해야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은 캐릭터의 성장법에 따라 얻거나 포기하는 아이템이 부지기수였다. 아무래도 이 검집 또한 그렇게 된 듯 했다.

묘한 끌림은 봉인을 깰 수 있어서였을지도 모르겠다.


‘좋은 게 좋은 거니까. 그보다 다음으로 사야하는 게···.’


우진은 다음으로 사야 하는 것을 따졌다.


‘병식이 장비와 유나씨의 장비는 끝이 났으니···. 웨이브 공략 준비를 해야겠군.’


생각을 마친 우진은 골목 구석의 몬스터의 사체를 파는 곳으로 향했다.

몬스터의 사체가 쌓여있는 골목은 시체들의 악취로 인해 주변 상인들이 아무도 없을 정도였다. 김병식과 이유나도 인상을 찌푸릴 정도. 하지만 우진은 아무런 내색도 없이 상인에게 말을 걸었다.


“뭐 필요한 게 있나?”

“전부.”

“뭐?”


우진은 골드 더미를 앞에 보여주면서 말했다.


“여기 있는 시체 전부 사겠다.”



* * *


“왜 이리 안 오는지 원···”


홍창민은 수원역 로비를 빙글빙글 돌면서 수심에 차 있었다.


우진 일행이 떠난 지 삼일. 몬스터웨이브가 시작되는 남은 시간도 이틀이 채 안 남았다.

‘이러다가 웨이브 시작 때까지 안 오는 것이 아닐까?’

‘설마 가다가 몬스터에게 습격 당한 것 아닌가?’


그런 생각도 스멀스멀 떠오르며 속이 타 들어 갈 지경이었다.


“영감님. 뭘 또 걱정해. 그거 다 호들갑이야.”


홍창민의 걱정과 다르게 이도진은 아무런 걱정이 없어보였다.


“후우, 후우.”


검을 휘두르면서 탄력이 붙는 자신의 몸을 살필 뿐이었다.


“이야, 확실히 레벨이란 게 좋긴 좋네. 근육도 금방 다시 붙고 말이야.”

“자네는 걱정도 안되나? 지 제자라는 애가 코빼기도 안 비치는데 말이네. ”

“그런 걸 뭘 걱정합니까.”


- 크우우우우


그때 저 멀리서 몬스터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몬스터 웨이브가 예고된 뒤로부터 가끔씩 울려오는 울음소리는 점점 가까워지면서 여러 울음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예고된 몬스터들의 습격은 수원역을 지키는 홍창민으로서는 골머리를 앓을 수밖에 없었다.


“이거 참 난감하구만 난감해.”

“걱정마쇼. 그것 때문에 지금 이렇게 방비하는 것 아뇨?”


어느새 오늘자 운동을 끝낸 이도진이 어깨를 붕붕 돌리면서 다른 곳을 가리켰다.


탕탕탕


홍창민과 이도진을 제외한 나머지는 수원역의 주변을 대비할 수 있게 임시 철책을 설치 중이었다. 능력치가 생기면서 성장시킨 생존자들은 빠른 속도로 공사를 진행해 나아갔다.


“종원씨. 여기 물 좀 마셔요.”

“예, 옙. 감사합니다.”


그건 정문에 설치하고 있는 한석규와 정종원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힘이 좋은 정종원은 이런 상황에서는 활용하기 좋았다.


그렇게 한참을 방비하고 있을 때 저 멀리서 배기음이 들려왔다.


“응?”

“저거 차인가요?”


저 멀리서 보이는 차는 커다란 무언가들을 싣고선 다가오고 있었다.


“저거 트럭이잖아? 그것도 군용트럭?”

“뭐야. 군인들이? 그럼 우릴 지켜주는 건가?”

"아냐. 군대도 망했다고 했는데?"


소란에 조금씩 모인 사람들의 앞으로 트럭이 멈춰 섰다.

창문 밖으로 얼굴을 내민 것은 김병식이었다.


“다들 여기서 뭐하십니까?”

“병식씨? 그러면 설마?”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사이에 뒤에서 내렸다. 허리춤에 걸린 익숙한 하얀색의 칼. 김우진이었다.


“우진아! 왔냐!”

“저, 저. 신경 쓰지 말라고 할 때는 언제고.”


없을 때는 제일 무신경하더니 가장 먼저 달려나가는 이도진을 보면서 혀를 찬 홍창민이 뒤이어 걸어 나왔다.


“꼰대. 근육이 다시 붙었네? 영감님도 오랜만입니다.”

“오냐. 아주 늦어서 뭔일이라도 있는 줄 알았다. 그런데 뒤에 그건···?”


우진의 인사를 받아주고선 트럭에 크게 쌓인 몬스터들의 사체들을 보았다.

고블린의 시체부터 오크, 철책과 이름 모를 몬스터들의 사체까지 트럭의 적재함에 쌓여있었다.


“아 이거요? 몬스터 웨이브에 큰 도움이 될겁니다.”


우진이 가져온 몬스터 사체들은 웨이브를 막아줄 방벽이 되어줄 것이다. 트럭을 이용해 사체들을 도로 곳곳에 옮겼다. 즐비하게 쌓인 사체들을 보았다.


‘웨이브는 크람손의 통제를 받고 굶주린 몬스터들이 습격해 오는 것이다. 그렇다면 녀석들의 먹이를 놓아준다면 어느 정도는 한눈팔게 만들 수 있을 거야.’


적어도 진군을 방해하는 데에라도 충분히 쓰일 것이다.


“그런데 저 트럭은?”

“아 저희를 도와줄 군인 한분을 만났어요. 천중사님입니다.”

우진의 손짓에 트럭의 안쪽을 살펴보니 노련해보이는 군인 한명이 앉아있었다.


꾸벅


생존자들을 향해 고개를 숙인 천준 중사가 말했다.


“우진씨가 부탁하니 차를 몬겁니다.”


블랙마켓에서 사들인 몬스터의 사체를 가지고 나온 우진은 남은 골드를 써 병사들을 풀어주었다. 그 대신 천준 중사에게 수원역까지 차를 몰아달라고 부탁했다.


천준으로서는 빚을 갚기 위해서 얼마든지 수락했다.


그렇게 끌고 온 사체를 우진은 수원역 주변 곳곳에 설치해두었다.


“사체들을 굳이 주변에 둘 이유가 있나?”

“웨이브를 준비하기 위해서에요.”


우진은 그렇게 말하고선 정문 바로 앞에서 한 금화를 꺼냈다.

우진은 금화를 바닥을 향해 튕기자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블랙마켓의 입구가 설치됩니다. 위치: S/Sc]


바닥에 툭 떨어진 금화는 부풀어 오르기 시작하더니 네모난 블록이 되었다. 그리고 하나 둘 튀어나온 블록이 벽처럼 솟아오르며 푸른 마력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불렀나? VIP.”

“예절에 최선을 다하지.”

“너희는 이제 이곳을 지킨다.”


푸른 포탈에서 튀어나온 해골병들에게 명령한 우진이 홍창민 일행에게 말했다.

“준비 단단히 해온다고 했죠?”

“······.”


우진일행이 도착하고 수원역을 정비하는 사이, 시간은 빠르게 흘러갔다. 엘더넷을 이용해 사람들을 최대한 구출하고 집결했다.


[몬스터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00:10:11]


시스템이 가리키는 시간도 어느새 십분 밖에 남지 않았다.


몬스터들이 집단으로 모이고 있기 때문일까?


그 사이에 수원역으로 쳐들어온 몬스터는 한 마리도 오지 않았다.



우진은 정문에 서서 스마트폰을 켰다.

몬스터 웨이브에 대한 얘기와 몬스터를 잡을 약점에 대한 공략이 올라오던 엘더넷에도 글이 갱신되지 않기 시작했다.


세상이 바뀌고 시작된 첫 번째 메인 에피소드.


각자마다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었다.


[당신은 몬스터 웨이브의 표적입니다.]


‘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건 우진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형님. 긴장되십니까?”

“문제 있거나 그런건 아니죠?”


밖을 지키는 우진에게 병식과 이유나가 다가왔다.


상점에서 새로 산 붉은 방패와 해머를 든 병식과 마법의 능률을 올려준다는 마도서를 쥐고 있는 이유나.


그들은 우진의 긴장을 풀어주려는 모습을 보면서 긴장한 마음이 조금은 풀렸다.


“아뇨 그런건 없어요.”


답답한 기분은 줄어들었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낸다.’


그러기 위해서 블랙마켓까지 설치한 것 아니었나?


답답했던 숨을 내쉬면서 굳은 마음을 내보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스템이 울렸다.


[몬스터 웨이브까지 남은 시간 00:00:00]

[몬스터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들은 생존과 성장이 함께하길 바랍니다.]

[크람손이 첫 번째 웨이브를 보냅니다.]


- 크워어어어!


동시에 들려오는 몬스터들의 울음소리.

점차 바닥이 진동하기 시작했다. 진동의 크기는 커지면서 몬스터들의 실루엣이 보이기 시작했다.


“온다.”


우진의 옆에 선 병식과 이유나. 그리고 그 외의 다른 생존자들까지.


- 케케켁!

- 케에엑!


녹빛의 작은 몸을 가지고 달려오는 괴물들.


첫 번째 웨이브는 고블린이었다.


‘통할까?’


- 케엑?

달려오는 고블린들의 앞에 놓인 몬스터 사체들.


- 케에에엑


달려온 고블린 한 마리가 쓰러져있는 오크의 사체를 향해 이빨을 박았다.


‘통했다!’


그 외의 사체들을 향해서 달려간 고블린들은 굶주림을 해치우기 위해 각자 이빨과 손톱을 박아넣었다.


그것만으로도 달려오던 고블린의 수는 줄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달려오는 고블린들은 몸을 던지고 매달리자 철책이 출렁거리며 맨 위에 있던 고블린들이 넘어오기 시작했다.


“으아악!”


넘어오는 고블린을 막아서던 한 남자는 순식간에 낚아채이며 손톱과 단검들에 난자되었다.


“꺄아아아!”


여성 플레이어 한 명은 넘어온 고블린들에게 목이 뜯겨 날아갔다. 주인을 잃은 몸뚱이는 금방 허물어졌다.



다가오는 몬스터들의 속도와 수를 줄여보아도, 철책은 빠르게 휘기 시작했다.


검으로 넘어오는 고블린 한 마리의 배를 찌르고 뽑지도 않은 채 뛰어드는 고블린의 머리를 베었다.


‘이걸론 부족해. 이대로면 철책이 무너질 거야.’


휘어진 철책의 중앙에는 김우진이 서 있었다. 몬스터 웨이브의 표적은 김우진이었으니까. 머릿속에서 한가지를 결심한 우진은 곧장 행동으로 옮겼다.


“형님?!”

“우진씨!”


우진이 달려드는 고블린의 머리를 밟고선 철책을 넘어갔다.


‘방법은 하나다.’


“제 걱정말고 확실히 방어해요!”


고블린의 머리를 밟으며 빠르게 나아간 우진의 손에서 하얀 송곳이 뽑혔다.


[웅크린 자의 검집이 검을 방출합니다]

[독사의 송곳니의 예기가 증가합니다.]


우진을 따라 고개를 돌리고 달려오는 고블린들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또한 동시에 발을 최대한으로 달렸다.


[사냥꾼의 시야가 발동합니다. 사냥감을 포착합니다.]

[고블린 백부장, 고블린 주술사, 고블린 지휘관을 포착합니다.]


‘웨이브의 우두머리들을 친다.’


시야에 떠오르는 메시지를 무시한 채. 우진은 닥치는 대로 고블린들을 베어가며 순식간에 한 우두머리를 향해 달려갔다.


- 케에엑?


작은 고블린들과 다르게 길쭉한 몸을 가지고 있는 고블린 백부장이 놀랐다. 당황한 백부장은 무기를 꺼내려 들었지만, 우진의 검은 놈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서걱


“일단 한 마리.”


[고블린 백부장을 처치했습니다.]


상반신이 날아가면서 속절없이 허물어지는 고블린 백부장을 보지도 않은 채 반대쪽을 보았다.


-케겍 켁!


가로등이 전부 터져나간 거리에서 주변을 비춰주는 것은 달빛뿐이었다.

희미한 달빛에 따라 보이는 노란 안광들이 우진을 노려보고 있었다.


지팡이를 든 고블린과 칼을 들고 움직이는 고블린 워리어 별동대가 걸어오고 있었다.


[고블린 주술사가 하급 저주를 발동합니다.]

[하급 저주가 당신의 몸을 감쌉니다.]

[당신의 몸이 무거워집니다.]


- 케르르록!


가장 먼저 달려든 고블린 워리어의 칼이 우진의 눈을 노렸다.


우진의 눈이 녀석의 어깨를 따라 움직였다. 근육의 움직임을 따라 검로를 예측했고, 칼날이 콧등을 스쳐 지나갔다. 녀석의 검을 쳐내는 대신 검로를 따라 몸을 움직이며 손을 노렸다.


서걱


칼을 든 녀석의 양손이 먼저 떨어지며 뒤이어 녀석의 내장이 철퍽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


손을 잃은 워리어 한마리가 비명을 질렀지만, 뒤이어 걸어오는 워리어들의 모습이 드러났다.


남은 수는 9마리.



웨이브의 밤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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