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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이 종말을 썰어버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머용
작품등록일 :
2022.02.08 13:57
최근연재일 :
2022.03.13 23: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864
추천수 :
331
글자수 :
168,362

작성
22.02.18 01:00
조회
403
추천
13
글자
12쪽

11화

DUMMY

“놔라! 이단 놈들! 풀란 말이다!”


김우진의 활약으로 제압된 신도들은 밧줄에 포박된 채로 소리를 질렀다.


“이 녀석, 제대로 미쳤군.”

“꼭 미친개 같네요.”

“이 녀석은 갈치 같지 않습니까?”


김병식과 이유나는 묶인 손발을 풀기 위해서 발광하고 있는 기사, 정종원을 보면서 각자 생각나는 동물을 대고 있었다.

한편 김우진은 포박된 고블린 워리어의 목걸이를 붙잡고 돌려보며 얼굴을 면밀하게 살피고 있었다.


붉은 가죽으로 둘러진 목걸이. 마치 개목걸이처럼 생겼다. 다만 몇 번 건들여 봤지만 떼어지지는 않았다.



- 케헥!


고블린 워리어의 심장을 찌르자 눈의 생기가 사라지면서 동시에 목걸이는 사라졌다. 물리적인 형태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죽어야만 풀린다.’


“신의 기사는 쓰러지지 않는다! 교주님이 또 다른 사자를 보내 너희를 쓰러트릴 것이다!”


발광하는 정종원과 그 외의 신도들 또한 목에 개목걸이를 차고 있었다. 아마 흰 수건은 이 목걸이를 숨기기 위함이었으리라.


‘몬스터뿐만 아니라 사람까지 조종할 수 있다.- 라··· 그런 건 하나밖에 없지.’


김우진은 아이템을 특정해낼 수 있었다.


‘복종의 서.’


하지만 의문이 있었다.

‘복종의 서로 조종할 수 있는 건 최대 10명.’


하지만 당장 보이는 목걸이만 해도 15명.

‘초과해서 다룰 수가 있다고?’


뭔가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을 바로 알 수는 없겠지만 김우진은 간단히 해결할 방법을 알고 있었다.


‘먼저 친다.’


우진은 포로로 붙잡은 정종원을 보았다. 쿵쿵 거리며쇠사슬을 끊을 기세로 움직였다.


“으겍─.”


우진은 기사의 머리에 목검을 내려쳐 기절시켰다.


‘혹시 모르니 영감님한테도 조심하라고 해야겠군.’


“으음. 개복치?”

“쓸데없는 소리 그만하고 준비해. 내일 수원역으로 가자.”

“수원역이요?”


기절해 쓰러진 정종원을 보며 이상한 소리를 하는 병식을 타박한 우진은 이유나에게 말했다.


“역 앞의 사이비 종교는 치워버려야죠.”


* * *


“새로운 세상이 열리고 세상을 정화하기 위해서 신의 사자가 찾아왔죠. 타락한 자들을 없애고 바로잡는 겁니다. 저희는 언젠가 끝날 정화를 돕기 위해 세워졌습니다.”


수원역의 1층 로비. 그 가운데 테이블을 쌓아 만든 단상 위에서 안경을 쓴 한 청년이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연설을 하고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경건한 신부였지만 그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그러지 못했다.


“흐윽. 흐으윽.”

“사, 살려주세요, 제발.”


밧줄에 묶인 채 대리석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울음을 터트리고 있었다.

그 옆에는 흰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신도들이 각자 무기를 들고 서 있었다.


하지만 그런 장면은 보이지 않는 듯. 한 손에 든 위스키 잔을 홀짝인 청년은 책 한 권을 꺼내 들었다.


“저는 신세계교의 교주입니다. 저희는 새로운 세상에서 살아가려는 선량한 사람일 뿐이죠. 그렇게 무서워하실 필요 없어요.

신의 사자와 함께 살아가는 정화된 세상. 멋지지 않습니까? 여러분들은 그런 신세계교와 함께할 기회를 얻으신 거랍니다.”


자신을 교주라고 소개한 청년은 방긋 웃으며 말했다.

“물론 여러분들이 온건 신의 사자를 해치는 죄를 지었기 때문이죠,”

맨 앞에 포박된 중년에게 물었다.


“당신에게 묻겠습니다. 회개하시겠습니까?”

“퉷!”

“······.”


얼굴에 침을 맞은 교주의 입가가 구겨졌다.


“정화? 정화라고? 몬스터한테 아내가 죽고 니 부하들한테 내 아들이 죽었어! 근데 뭐라는 거야. 이 미친 싸이비 새─ 커헉!”


울부짖던 중년의 말은 이어지지 못했다. 주교가 복부를 발로 찼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한순간에 쓰러진 중년의 머릴 향해 발길질을 멈추지 않았다.




“이! 개새끼가!”




“신의 뜻도! 모르면서!”


퍼억


“감히 내게! 침을 뱉어!?”


빠각!


몇 번의 발길질에 바닥이 피로 물들고 주교의 볼에 도 피가 튀었다. 관자놀이가 움푹 파인 중년은 움찔거렸다.


“어극······끄윽”

“후우. 이 새끼는 못 써먹겠군.”


주교가 거친 숨을 내뱉으며 머리를 쓸었다.


“야, 거기.”

“예. 교주님.”

“이 새끼··· 우리에 던져.”


주교가 서 있던 한 신도에게 명령하자, 쓰러진 중년을 끌고 가, 닫혀있는 철문을 살짝 올려 중년을 밀어넣었다.


- 크르르르

쑥─


으드드득 아드득


순식간에 끌려 철문 안으로 사라진 곳에서 들려오는 뼈가 부러지며 살이 씹히는 소리가 수원역 안을 울렸다.


잡혀 온 생존자들은 그 소리를 들으며 두려움에 떨었지만, 주교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 기분을 환기시켰다.


“죄인 한 분이 새로운 세상을 위해서 순교해주었군요. 여러분들은 저희와 함께하시겠습니까?”


그러고서는 활짝 웃으며 다시 한번 책을 펼쳤다.



* * *

다음 날. 수원역 6번 출구.


수원역의 로비로 향할 수 있는 곳은 신도들이 지키고 있는 곳이었다.


“죽어라. 침입자들!”

“이 망할 이단자들이!”


스무 명이 넘는 신도들은 칼과 창을 들고서 화살을 쏘아대었다.


“큭. 형님. 이 사람들 조종당하는 거라면 어떻게 공격합니까?”


병식이 날아온 화살에 방패에 몸을 숨기자 퉁 소리가 났다. 방패에 박힌 화살을 보며 질색하는 병식에게 우진이 소리쳤다.


“최대한 방패로 막아! 쓰러트리는 건 내가 할 테니까. 유나씨도 최대한 제압만 하세요!”


우진은 목검을 휘두르면서 소리쳤다.


살인은 안된다. 그런 단순히 윤리적인 이유는 아니었다. 다만 구할 수 있는 사람은 구해본다. 이것이 우진의 생각이었다.


어차피 복종의 서만 처리한다면 자연스레 해결될 일이었다.


퍽 퍽 퍽 퍽 빠각 뻑 콰직

우진은 달려오는 신도들을 향해서 손속을 두지 않고 검을 휘둘렀다. 저마다 머리와 목, 다리에 맞은 신도 모두 공평하게 쓰러졌다.


“···목검이 더 위험한 거 아니에요?”


이유나은 다리를 후려쳤는데도 공중에서 한 바퀴를 돌고 쓰러지는 신도를 보면서 목검이 더 위험한 게 아닌가 고민했다.


“제압을 해야하니까요.”

“오. 기절만 시키면 괜찮습니까!”


김우진이 목검을 제압하는 걸 본 김병식은 깨달았다는 듯 자신의 메이스를 휘둘러 자신에게 활을 쏘았던 신도를 날려버렸다.


“크헉!”


마지막 신도가 코피를 터트리며 쓰러졌다.


‘악당은 우리가 아닐까···?’


이유나가 혼란스러워하는 것도 잠시.


“무슨 일입니까!?”


다른 신도들과 다르게 화려한 옷을 입은 청년이 병력을 이끌고 나타났다.

유난히 젊어 보이는 청년은 검은 책을 들고 있었다. 검은 책의 정 가운데 박혀있는 검보랏빛 보석.


‘복종의 서다.’


청년이 들고 있는 책을 본 김우진은 저자가 교주임을 직감했다.


“당신이 교주야? 내 생각보다 어리네.”

“저희가 무슨 잘못을 했다고 이러시나요? 저희는 그저 안식처를 제공하는 곳입니다. 대체 왜 우리를 공격하시는 겁니까?”


교주는 정말 억울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것도 모르는 듯 말했다.


“그 책.”


김우진은 교주가 들고 있는 책을 가리켰다.


“그 책을 불태운다면 돌아가 줄 수 있어.”

“그건 안됩니다! 이 책은 저희 종교의 교리가 담겨···.”

“질질 끄는 거 싫어하니 빠르게 가자.”

“···예?”


주교의 말을 끊은 우진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교주에게 직설적으로 말했다.


“복종의 서. 내놔.”

“···너.”


인자하면서도 억울해보였던 표정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어떻게 알았는지는 묻지 않겠다. 어차피 묻으면 될 일.”


무표정해진 교주는 병력들에게 소리쳤다.


“모두 이단이다. 죽여버려라.”

“예!”


하지만 각자 무기를 들고 호기롭게 덤벼든 신도들은 갑자기 단체로 넘어지더니 일어나지 못했다.


“이, 이건 무슨···!”

“···거미줄!?”

“몸이 안 떼어져!”



신도들이 일어나려 했지만, 바닥의 끈적이는 무언가가 잡아당기고 있었다.


“선물이 마음에 들지 모르겠군. 몰래 설치하느라 힘들었는데 말이야.”


김우진이 바닥에서 검은 팔찌 하나를 주웠다.


[타란툴라 퀸의 팔지를 획득했습니다.]


- 하루에 한 번 거미줄 용액을 발사할 수 있습니다. 남은 횟수 0회


타란툴라 퀸을 잡고 얻은 보스 아이템을 이렇게 바로 활용할 줄은 몰랐다. 그것도 이렇게 단체로 걸려줄 줄이야.


“이제 교주 너 혼자인가?”


김우진이 검을 들고서 교주를 노려보았다.


“쯧. 쓸모없는 것들. 애초에 기대하지도 않았다.”


교주가 손을 들어 신도들에게 뻗자


“커허어억──!”


퍼석!


누워있는 신도들 몸이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마치 미라처럼 변한 모습.


그와 동시에 뽑혀 나온 붉은 기운이 교주의 손에 모였다.


“너네도 이렇게 만들어버리고 싶지만, 조건이 안 돼서 말이야.”


혀를 찬 교주는 뒤에 있는 벽의 버튼을 눌렀다.


빈틈을 본 우진이 순식간에 단검을 뽑아 녀석을 향해 날렸지만, 모인 붉은 기운이 장막처럼 펼쳐져 튕겨졌다.


위이이잉


기계소리가 크게 울리면서 잠겨있던 철문 3개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어둠으로 가려진 곳에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 크르르르

- 쿠우우우


교주가 복종의 서를 펼치고서는 소리쳤다.


“나와라! 저 새끼들을 죽여!”


교주의 명령에 손에 담긴 붉은 기운이 어둠 속으로 흘러들어갔다. 붉은 기운은 점차 원형으로 채워지기 시작했다.


쿵 쿵 쿵


그곳에서 나온 사람, 아니 덩어리라고 해야 할까?


사람의 팔이 지네 다리처럼 이어진 모습. 몸통에 달린 기다란 꼬리뼈. 기워 붙여 연결된 피부. 기괴한 모습이었다.


키메라였다.


- 크르르르

- 크우우우


여러 목소리가 다른 고저의 울음소리를 울려댔다. 그 기괴한 모습을 보면서 교주는 즐거워했다.


“크흐흐흐, 이게 신의 사자로다.”

“···우읍!”


나타난 괴물의 눈을 마주친 이유나가 헛구역질을 했다.


“···형님. 저기에, 오한우···.”

“······.”


괴물의 덩어리에서 오한우의 얼굴이 보였다. 오한우뿐만이 아니었다. 부상자로서 우진과 함께했던 많은 일행들 그리고 홍창민의 일행들 아니 어쩌면 일상에서 스쳐 지나갔을지도 모르는 사람들의 얼굴이 일그러져 있었다.


“······너.”


김우진의 목소리가 그르렁거렸다. 교주가 복종의 서를 다루기 위해서 사용한 방법을 눈치챘다.


복종의 서의 한계를 늘리기 위해서, 조종하는 인원을 늘리기 위해 사람들을 키메라로 만든 것이다.


“정신 단단히 차려라! 공포에 먹히지마!”


김우진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이유나와 김병식에게 단단히 일렀다.


“이건···!”

“목걸이···!”


붉은 선이 병식과 유나의 목을 희미하게 감싸고 있었다.


복종의 서는 정신을 공략한다. 공포에 휩싸일수록 붙잡힐 확률이 높았다.


우진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서도 의문이 들었다.


‘저 키메라를 어떻게 만들어낸 거지?’

하지만 의문은 나중으로 미뤘다. 지금 필요한 건 만들어낸 방법이 아닌 괴물을 죽일 방법이었으니까.


쿠웅!


몸을 굴러 공격을 피한 우진의 눈이 살짝 커졌다.


- 크르르르르

- 크우어어어


녀석은 몸을 움직일 때마다 무게를 견디지 못하는지 꿰메어진 옆다리들 사이에서는 계속해서 상처가 터지고 아물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찾았다. 죽일 방법.”


- 쿠워어어어!

- 그르르륵!


합창하는 듯한 비명소리가 수원역을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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