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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이 종말을 썰어버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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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작품등록일 :
2022.02.08 13:57
최근연재일 :
2022.03.13 23: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866
추천수 :
331
글자수 :
168,362

작성
22.03.08 00:15
조회
143
추천
6
글자
11쪽

26화

DUMMY

‘학생들도 몬스터 웨이브를 겪었다. 무기조차 휘두르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아니다.’


하지만 몬스터를 상대하는 것과 사람을 상대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특히 상대가 대인전에 특화되었다면 말이지.’


학생들이 순식간에 제압당할 때 우진은 녀석의 움직임을 보았다.


‘학생들이 검을 휘두를 때 미리 몸을 비틀었어.’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인 박종우는 모르는 듯했지만, 저놈들은 사람을 상대할 줄 아는 녀석이었다.


“유나씨. 저 골렘 무너트릴 수 있어요?”


우진은 이유나에게 다가가 물었다.


“글쎄요. 한 번 해볼까요?”


학교로 온 뒤로 인어의 마법을 이해하기 위해 계속 마법을 연습하고 있던 그녀였다.


“물이여 형태를 갖춰라.”


이유나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물에 고리가 생기며 골렘의 다리를 묶었다.


하지만 이내 곧 고리는 터져나가며 골렘이 다시 움직였다.


“푸핫! 그딴 마법으로 내 골렘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


마법사 약탈자가 유나의 마법실력을 비웃자 유나의 미간이 좁아졌다.


“···방금 배워서 그런 건데. 타올─”

“잠깐 유나야.”


우진은 유나의 마법시전을 막자 이유나의 입이 삐죽 튀어나았다.


“왜요? 우진씨도 제 마법이 못 이길 것 같나요?”

‘유나씨, 은근 속이 좁구나.’


지난 수원역에서 화성으로 떠날 때 삐진 거 연기가 아닐지도 모르겠군.


그런 생각을 한 우진이 검을 들면서 말했다.


“아니, 그런 게 아니고. 시험 좀 해보고 싶어서 말야.”

“···알았어요.”


자신도 속 좁게 행동했다는 것에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푹 숙였다.

“병식아, 너는 나와.”

“예? 저는 왜 말입니까?”


지목당하자 당황한 김병식이 되물었다. 그러자 우진이 밖의 학생들을 가리켰다.


“쟤들 데려와야지.”

“아.”



학교 밖으로 나오자 서늘한 물이 우진의 다리를 감쌌다.


“후우.”


뼈까지 얼 것 같은 추위에 적응하려고 심호흡하며 다리를 움직였다.


[여왕의 눈물 결정을 보유했습니다. 물의 저항을 받지 않습니다.]


가볍게 움직이는 다리는 물의 저항을 하나도 받지 않으며 부드럽게 움직였다. 심지어 차갑다는 느낌도 줄어든 것 같았다.


‘물에서 싸울 때는 좋겠어. 아니 오히려 유나씨가 물을 부르고 그 안에서 싸운다면?’


그런 생각을 하며 우진은 약탈자들에게 다가갔다.


“뭐야. 혼자서 우릴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약탈자의 수는 11명. 그중 노란머리를 한 약탈자가 검을 흔들면서 다가왔다. 하지만 빈틈을 쉽게 내보이지는 않았다.


‘내가 아니라면 말이지.’


“뭐야 겁먹은 거─ !”


순식간에 노란머리 앞으로 우진이 달려갔다.


뻐억


검은 뽑지도 않았다. 우진은 검집 채 휘둘러 턱을 가격시켰다. 그대로 뇌가 흔들린 노란머리가 쓰러졌다.


“뭐야, 저 녀석 생각보다 강하잖아?”

“방심하지마. 어차피 우리가 이긴다.”


우진의 실력을 느낀 약탈자들은 제각각 무기를 들었다.


첨벙첨벙


물에 비친 달빛이 흔들렸다. 약탈자들이 재빠르게 움직이려했지만, 물속에서 움직이기 위해선 녀석들은 동작 하나하나를 크게 움직였다.


“젠장. 뭐가 이렇게 빠른 거야.”


검이나 창을 휘둘렀지만, 우진에게는 닿지 못했다. 물의 저항에서 면역인 우진의 움직임은 약탈자들보다 한결 가벼웠다.



빠각 빡

“컥!”

“악!”


그런 우진이 약탈자 둘의 머리와 가슴을 가격했다.




예리한 감각이 우진의 몸을 타고 오르자, 몸을 뒤로 뺐다.

그 순간 우진의 목을 스치고 간 화살이 첨벙소리를 내며 물속에 박혔다.


“운이 좋은데? 목을 뚫어버릴 수 있었는데.”


골렘 위에서 활을 겨눈 약탈자가 씨익 웃었다.


우진의 눈이 커졌다.


당연히 녀석이 위협적이라서는 아니었다.

활 주위를 감싼 검은 기운. 마치 달빛마저 빨아들이겠다는 듯 빛조차 나지 않는 순수한 어둠. 그런 기운이 화살촉에 묻어나왔으니까. 우진은 이게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마기?’


녀석들의 무기들은 찬찬히 둘러보자 제각각 검은 기운이 옅게나마 돌고 있었다.


‘크람손의 마기랑 비교하면 보잘 것 없군.’


집중해서 봐야 할 정도로 기운은 미약했다. 하지만 우진의 태도가 바뀌었다. 쉽게 얻을 수 있는 힘이 아니었으니까.


‘녀석들을 잡고 알아본다.’


스릉


차가운 소리를 내며 빠져나온 매끈한 도신이 우진의 앞에 세워졌다.


우진의 분위기에 움찔한 궁수가 그대로 몇 번의 활을 더 날렸다. 하지만 녀석이 날린 화살은 우진이 지나간 궤적만을 쫓았다.


“뭐야 왜 이렇게 안 맞아!”


화살을 쏠 때마다 우진이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다른 약탈자가 활에 맞으며 비명을 질렀다.


“이제 너희 둘뿐이군.”

“뭐?”


그 말에 주위를 살핀 약탈자 둘의 눈이 커졌다.

어느새 쓰러진 나머지 약탈자들은 물에 둥둥 떠 있었다.


“젠장, 움직여!”


마법사 약탈자의 말에 바위 골렘이 우진을 향해 주먹을 날렸다.


물이 터지는 폭음과 함께 물이 튀었다. 우진은 계속해서 골렘의 밖으로 도망가며 간간이 날아오는 화살을 피했다.



“검사 따위가 골렘을 이길 수 있을 것 같아!?”


우진이 골렘을 피하기만 하자 겁을 먹은 것이라, 생각한 마법사가 기세등등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죽어!”


골렘이 우진이 있는 곳을 내려찍기 위해 팔을 들었다.


우진은 기다렸다는 듯 골렘의 몸체 가까이 다가가 관절부에 아론다이트를 찔러넣었다.


그러자 골렘의 관절이 걸리며 팔이 움직이지 않았다.


“뭐, 뭐야? 왜 멈춘거야?”

“관절부에 검이!”

“뭐하는 거야! 검 따위 찌그러트리라고!”

“지금 하고 있잖아! 응?”


마법사가 고개를 돌려 소리쳤지만 뒤에 있어야 할 궁수는 보이지 않았다.


아래를 내려보자 어깨에 단검이 박힌 채 쓰러진 녀석이 보였다.


‘우리가 상대할만한 녀석이 아니다!’


마법사는 저 검사의 실력에 소름이 돋았다.


분명 이런 녀석은 없다고 했는데!


‘이럴 때가 아니다. 어서 도망가야···.’


콰드드득


아랫쪽에서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최고로군.”


성능을 확인한 우진은 만족스럽게 검을 뽑았다. 아론다이트가 뽑혀나오며 금이 간 골렘의 왼팔이 완전히 박살 났다.

부서지지 않는 검이라는 설명처럼 바위를 내려쳐도 날조차 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부서지는 건 골렘이었다.


“실험은 이 정도면 됐으니까.”

“컥. 사, 살려줘.”


우진은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오른팔을 타고 올라가 마법사를 쉽게 제압했다. 발로 녀석의 가슴을 짓누른 채 우진이 말했다.


“골렘소환, 풀어.”


녀석은 반항할 생각조차 못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발을 살짝 들자 몇 번을 콜록거린 마법사가 골렘소환을 해제했다.

허물어지는 바윗더미에서 내려와 우진은 녀석들을 밧줄로 묶어 무릎 꿇렸다.




병식이 약탈자들을 완전히 포박해 학교 앞으로 던졌다.


“자 이제 심문을 시작해보죠.”


박종우와 로건에게 약탈자들을 데려온 김우진이 말했다.


“정말 대단하군요.”

“말도 안 되는 실력이긴 하죠.”


둘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며 우진과 함께 약탈자들의 처우를 논했다.


한편 주위 학생들은 우진이 해낸 결과를 보고 경악에 찼다.


“말도 안 돼···.”

“내가 말했잖아.”


호수의 동굴에서 일찍 깨어나지 못한 학생들은 우진이 했다는 행동이 반쯤 과장되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 누가 혼자서 사람들을 저렇게 상대할 수 있단 말인가?


당장 맨 처음 나섰던 학생들도 몬스터웨이브에서 활약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그런 학생들을 한순간에 쓰러트린 약탈자들을 우진은 눈 깜짝할 사이에 혼자 쓰러트렸다.


“후후. 우리 형님의 진가를 이제 알아보는 건가? 형님이 한 업적들을 알려주어야겠군.”

“조용히 해요.”


학생들에게 다가가 이야기하려는 병식을 이유나가 옆구리를 찌르며 막았다.




* * *


“그래서··· 이들이 끝이 아니라 배후가 있을 거라는 말입니까?”


박종우가 믿을 수 없다는 듯 우진에게 되물었다.


“네. 그게 제 생각입니다. 단순히 식량 뺏기라기에는 좀 석연찮은 구석도 있구요.”


우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가장 먼저 쓰러졌던 노란머리의 셔츠를 찢었다.


찌이익 소리와 함께 드러난 녀석의 가슴의 일부가 보라색으로 변해있었다. 몬스터처럼 변이된 듯 한 피부에서 미비하게 흘러나오는 마기에 둘의 눈이 찌푸려졌다.


“이건···?”

“마인화 증상입니다.”


마인화.


마기는 성질 자체가 흉포해 빠르고 강한 힘을 주지만 사용할 때마다 일부분의 마기가 신체를 침범한다. 마인화가 될수록 신체적인 능력이 올라간다. 하지만 성향이 악으로 고정되며 만일 잠식도 최대치를 찍을 경우 몬스터로 변이한다.


일종의 패널티였다.


대부분은 피부만 보라색으로 물들어 있었지만. 가장 먼저 상대했던 노란머리는 얼굴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털이 흉하게 난 상태로 발톱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옷으로 둘러 싸매서 동료들한테도 가렸던 것 같은데···.’


그부분은 중요하진 않았다. 다만.


‘이 녀석들 대체 어디서 마족을 만난 거지?’


마기를 배우려면 상위종족. 즉 마족이 필요했다.

이 약탈자들은 모두 마족을 만났다는 뜻.


“너네들. 마족은 어디서 만났지?”

“그걸 우리가 말해줄 것 같아?”


한명이 이죽거리자 우진은 가차없이 검을 휘둘렀다.


서걱


열한 개의 머리 중 하나가 줄어들었다.


“어디서 만났지?”

“미, 미친놈. 뭐하는 거야!”

“우진씨. 이게 무슨···?”


약탈자들도, 학생회들도 곧바로 죽일 생각은 못했는지 동공이 크게 흔들렸다.


서걱


머리가 하나 더 줄어들었다.


“가장 먼저 대답하는 놈만 살려준다.”


녀석들은 곧장 입을 열었다.


“제가 압니다!”

“제가 위치까지 알고 있습니다.”

“넌 닥쳐. 아무것도 모르면서!”


동료애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배신이었다.


그런데 한 녀석의 상태가 이상했다.


“끄으으으으.”


가장 변이가 많이 되어있던 노란머리. 녀석의 변이가 얼굴까지 차오르기 시작했다. 점차 몸을 벌벌 떨면서 경련을 일으켰다.


꽈드득


신체가 부풀어 오르며 몸의 골격이 뒤틀리기 시작했다. 녀석을 묶어두었던 밧줄은 뜯어졌다.



튀어나오는 인중, 날카로워지는 이빨과 발톱. 마지막으로 전신에서 나오는 갈색 털과 갈기까지.


‘···몬스터 변이다!’


우진은 곧장 커다란 늑대처럼 변하는 녀석의 머릴 향해 검을 내지르려 했다.


콰득


[이블울프를 처치했습니다. 2500골드를 획득합니다.]


하지만 우진이 검을 찌르기 전에 어디선가 튀어나온 검은 가시가 늑대의 안면을 관통해 찔렀다. 늑대를 단숨에 죽여버린 가시가 어디서 나왔는지 시선이 모여들었다.


그리고 모두의 시선은 우진을 향했다.


[???가 마기를 흡수합니다.]


“···뭐야 이건.”


검은 가시는 우진의 인벤토리에서 튀어나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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