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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이 종말을 썰어버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머용
작품등록일 :
2022.02.08 13:57
최근연재일 :
2022.03.13 23:55
연재수 :
3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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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77
추천수 :
331
글자수 :
168,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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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2.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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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3화

DUMMY

침대에 앉아있는 우진의 눈앞에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띠링


[메인퀘스트가 발생하였습니다.]


[몬스터 웨이브]


-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일주일간의 생존에 성공하셨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도망치기만 해서는 엘더로드에서 생존할 수 없습니다. 몬스터들이 죽지 않고 세력을 갖추기 시작합니다.

- 망자들의 왕 크람손이 각 몬스터들을 통제하기 시작합니다. 그는 몬스터들을 모아 플레이어들을 공격할 것입니다.

- 웨이브까지 남은 기간 5일

- 지금부터 커뮤니티가 활성화됩니다.


“이건···.”

“이거 봐봐.”

우진이 떠오른 퀘스트를 읽는 사이 이도진이 핸드폰을 꺼내며 보여주었다.


인터넷에 접속하자, 엘더넷이라는 커뮤니티로 접속되었다.


“이상하지? 분명 지난주부터 고장 난 핸드폰들인데 다시 작동이 되더라고.”

“잠깐 줘봐요.”

“어엇!”


우진은 순식간에 이도진의 핸드폰을 빼앗아 엘더넷을 살폈다.


[새로운 접속자 탐색.]

[플레이어 김우진의 코드가 생성되었습니다.]

[신규코드 kor – 1942]


몇 가지 메시지가 떠오르더니 엘더넷의 글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 kor – 4997 : 왜 인터넷이 여기밖에 접속이 안됨?? +1

- kor – 6648 : 강남역 근처이시면 제발 먹을 것좀 주세요.

- kor – 6715 : 제 근처 고블린들의 낌새가 이상합니다. + 1

- 인천인 : 연합합시다. 모두 모여야 함 dd + 3

- kor – 1788 : 이름은 어떻게 바꾸나요? + 2

- kor – 4499 : 수원 화성인데 이쪽은 몬스터가 적습니다. 이쪽에서 다 같이 함께 생존할 분을 구합니다.

엘더넷에서는 생존자들이 올린 것으로 보이는 게시글들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었다. 이 외에도 구조 요청글과 다른 지역의 생존자들이 올린 사진들이 보였다.



“다른 건 없어요?”

“그것밖에 안돼, 다른 인터넷은 먹통이야.”


우진이 뺏어간 핸드폰을 되찾은 이도진이 액정을 한번 닦으면서 말했다.


“그것보다 언제 씻고 왔냐? 일주일동안 안 씻었을텐데 냄새도 안나네.”

“아직 안 씻었을 텐데?”


그 말에 킁킁거린 우진은 옷과 몸에서 나는 피비린내가 사라졌음을 알게 되었다.


‘뭐지? 피냄새 때문에 엄청 심했는데?’


어떻게 된 건지 복기하던 중 무언가 놓쳤다는 걸 알게되었다.


‘잠깐만, 그러고 보니 기절하기 전 마지막으로 구슬을 주웠을 텐데?’


자신의 인벤토리를 뒤져본 우진은 구슬이 없다는 걸 알게 되었다.


“구슬? 그런 거 못 봤는데. 병식아 넌 봤냐?”

“구슬말입니까? 전 형님 쓰러졌을 때부터 못 봤습니다.”


이도진과 김병식 둘 다 고갤 저으며 모른다고 했다.


‘어디로 간 거지? 분명 주웠는데··· 음?’


우진은 자신의 손등에 떠오른 문신을 발견했다. 마치 고대 상형문자처럼 생긴 모양이 검은색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건 뭐지?”

그 문신에 손을 가져다 대자, 눈앞에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탐식의 구슬(전설, 귀속)]


- 마에서 떨어져나왔다고 알려진 7개의 조각 중 하나입니다. 죽은 적을 흡수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 낮은 확률로 죽인 적의 능력치 흡수

- 매우 낮은 확률로 죽인 적의 스킬 흡수


현재 동화율이 매우 낮은 상태입니다.

현재 동화율 0.01%


우진은 이 아이템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분명 서버 랭킹 1위인 ’가시장미‘의 아이템.’


랭커들 사이에서 이름만 알려지고 효과는 알려지지 않은 아이템이었다.

‘이게 1위의 입지를 가져다준 효과인가?’

‘스탯 흡수와 스킬 흡수라고···.’


이것만 있다면 크게 생존, 아니 성장할 가능성이 넘쳐났다.


“잠시 씻겠습니다. 여기 씻을만한 곳이 있어요?”


자리를 턴 우진은 급조한 간이 샤워실에서 씻으며 생각을 정리했다,


‘예고된 몬스터 웨이브. 우진의 몸속에 자리 잡은 탐식의 구슬, 그리고···.’


“응?”


방금까지 젖어있던 팔이 말라있다는 걸 알았다. 지금도 점점 물이 피부 안으로 흡수되듯 말라가고 있었다.

시작점을 따라가다보니 왼쪽의 문신이 보였다.


‘설마 구슬이?’


피 냄새도 지워진 게 이것 때문인가?


그렇게 문신을 보는 중에 손 위로 새로운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평소의 파란색이 아닌 붉은 색이었다.


- 망자들의 왕, 크람손이 당신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조심하십시오. 그는 언제 당신에게 찾아갈지 모릅니다.


크람손의 관심을 가진다더니.

‘아마 키메라를 잡은 것과 연관이 있겠지. 그리고 뼈의 꽃도···.’


상황이 뭔가 모르게 복잡하지만, 결론은 간단했다.


“강해지자.”


아무것도 나를 건들 수 없을 정도로.


우진은 머리에 찬물을 뿌리며 잡념을 흘려내었다.


* * *


“일단 여기 수원역을 본거지 삼아서 생존한 사람들을 받을까 하고 있네. 자네는 어떻게 생각하나?”


씻고 나온 우진에게 홍창민이 다가와 말했다.


“그렇군요. 고생 많으시겠네요.”

“······?”

“···??”


홍창민은 계속해서 우진을 쳐다보았다. 그에 맞춰 우진도 왜 그러는지는 몰랐지만 쳐다보았다.


“···자네, 내가 이걸 왜 묻는지 모르는 거야···?”

“예.”

‘내가 트집잡힐 일이라도 있었나?’


그런 우진의 생각도 모른 채 한숨을 내쉰 홍창민이 말했다.


“어이구, 이 답답아. 수원역이 지금 누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영감님 아닙니까?”

“자네거야. 자네거!”

“그게 왜 제껍니까?”


홍창민은 답답하다는 듯 가슴을 치면서 얘기했다.


“여기 사이비교주 누가 해치웠지?”

“제가 했죠.”

“그러니 사이비교주가 점거했던 수원역도 자네꺼란 얘기지! 이런 상황에 관공서를 얘기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까 자네의 대답이 곧 수원역의 대답이란 거야.”


홍창민은 정말 이 사내가 검 하나 들고 괴물과 미치광이들을 베어낸 사람과 같은 사람이 맞는 건지 헤깔렸다.


‘내가 노망이 들기 시작한 것도 아닌데!’


하지만 홍창민은 김우진의 속셈을 알 수는 없었다.

김우진도 이미 홍창민의 논리는 파악했다. 하지만 우진은 한술 더 떠서 책임까지 홍창민에게 넘길 생각이었다.


‘어차피 나한테 단체를 운영할 만한 능력은 부족해. 차라리 몬스터를 더 잡고 성장하는 게 나한테 맞는다. 저런 건 영감님을 시키는 게 낫지. 이대로 영감님한테 아예 떠넘긴다.’


알아서 처리하라고 하려던 우진은 한 가지 생각이 떠올라 홍창민에게 말했다.


“아 그러면 부탁 하나만 하죠.”

“부탁?”


우진이 하는 말에 푹 숙이던 홍창민은 고개를 들고서 물었다,


“상점. 상점 좀 찾아주세요.”

“마침 잘 됐군. 그거라면 아는 사람이 있네.”

“아는 사람?”


홍창민은 그렇게 말하고서는 우진을 수원역에서 임시거처를 만들고 있는 곳으로 데려갔다.


“저 사람은?”


그중에서도 건축자재들을 나르고 있는 덩치 큰 사내. 우진도 잘 아는 사람. 정종원이었다.


“히익, 그, 그때는 죄송합니다!”


우진이 다가오는 모습을 보자마자 고개를 숙이고 사과하는 모습은 지난번에 본 모습과는 달랐다.


‘병식이가 세뇌가 풀리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돕고 있다더니···. 여기 있었구만.’


지난번 모습이 마치 성난 황소였다면 이번 정종원은 매우 순한 소와 같았다.


“상점의 위치를 알고 있다고 하던데요?”

“아, 그게, 예···.”


상점이란 말에 정종원이 침울해졌다. 홍창민이 우진에게만 들리게 조용히 말했다.


“저놈이 세뇌당한 곳이 그 상점이라더군.”

“그래서였군.”

“하여튼 난 데려다준 거네. 누가 수원역을 넘겨줘서 운영하느라 바쁘니 가보겠네.”


홍창민은 그대로 투덜거리며 다른 곳으로 향했다.


자 그러면 나도 할 일을 해야지.


“정종원씨?”

“···네에.”

“그 상점이란 곳 위치가 어디죠?”

“······백화점이요.”


힘 빠지듯 말하는 목소리에 덩달아 힘이 빠질 지경이었다.


“백화점이라···한번 들러야겠군. 지금 바로 안내해줄래요?”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지금 들러야겠다.

하지만 우진의 생각과 다르게 금방 저지되었다.


“백화점 말입니까? 거긴 지금 막혀있습니다. 거긴 뭐 때문에 가시는 겁니까?”


백화점의 입구는 아예 붕괴 되어 있어서 지하상가와 정문. 어느 쪽에서도 들어갈 수가 없었다.


“확인해야 할 일이 있어서 말야. 근데 병식아 뭐하는 거니?”

“하하, 우리 맨홀이 구겨진 거 펴주고 있었습니다.”


깡 깡 깡


메이스를 들고 구겨진 방패를 두들겨 피는 모습은 뭔가 모르게···


‘짠하군.’


“상점을 찾아볼 생각이었는데, 백화점을 못 간다면···.”


어떻게 해야하지?

우진이 고민하던 찰나 병식이 메이스를 놓으며 얘기했다.


“상점이라면 제가 알았습니다?”

“뭐?”

“이거 보십쇼.”


병식이 우진의 눈 앞에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 kor – 4499 : 수원 상점 위치입니다. 다들 이쪽에 모이셔서 정비하고 같이 웨이브에 대비합시다.


적혀진 내용을 따라 읽어보니 상점의 위치가 수원 화성으로 적혀있었다. 첨부된 사진을 보니 화성 근처의 자판기 사진이 보였다. 이런 걸 조작할 수는 없을테니 정보는 확실한 것 같았다.


“그런데 이거 하나만으로 믿고 갈 수 있을까? 함정일 수도 있잖아?”

“엇, 그건 생각 못 해봤는데···.”


우진의 말에 사이비 교주의 일이 떠오른 병식의 눈이 커졌다.


그러더니 엘더넷을 여러 번 둘러봤지만, 다른 상점에 대한 위치를 얘기하는 건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가장 가까운 곳은 여기밖에 없는 것 같긴 합니다.


‘저런 것 하나만 믿고 갈 수는 없겠는데. 주변을 더 살펴봐야 하나?’


함정이더라도 이기지 못할 정도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안전한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 우진의 마음이었다.


부우우웅


그런 고민을 하는 우진의 주머니 안에서 진동이 발생했다.


“뭐지?”


진동하는 물건을 꺼내보니 뼈의 꽃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동시에 떠오르는 붉은 창.


[초대]


크람손의 징표가 반응합니다. 크람손은 몬스터 웨이브의 초석을 준비하려 합니다. 뼈의 꽃을 가진 당신은 이 부름에 응해야 합니다.


위치 – 수원 화성


뼈의 꽃과 함께 떠오른 붉은 색의 퀘스트는 우진을 화성으로 보내려 하고 있었다.


“4499···.”


‘크람손과 관련이 있는 사람인가? 그렇지 않더라도 웨이브는 저지해야겠지. 그렇다면 내가 할 일은···.’


우진의 새로운 행선지가 정해졌다.


* * *


“그래서··· 화성으로 가야 한다고요?”

“아니 그게 아니고 누님···. 형님한테 새 퀘스트가 떴다고 하지 않습니까.”


묘하게 날이 선 채로 얘기하는 이유나. 병식은 날 선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안절부절하고 있었다.


“하아, 알겠어요.”


나와 병식을 째려보던 유나는 한숨을 푹 쉬면서 일어났다.


“간만에 좀 쉬어보나 했는데. 동료 잘못 둔 제 잘못이죠.”

“정 그러시면 쉬어도 됩니다.”

“아니에요. 오랜만이라 투정 좀 부려봤어요. 멈추면 안 된다면서요.”


안절부절하는 일행을 보면서 피식 웃은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새로 갈아입은 옷에 묻은 먼지가 묻을까 봐 털어내고는 창을 집어 들었다.


“크흐흐, 저는 누님이 진짜 화나신 줄 알았습니다.”

“언제부터 누님이에요.”

“저 김병식. 그때 봤던 마법을 못 잊습니다. 불을 날리며 괴물이 못오도록 막는 그 모습은 누님이 되실 자격이 넘치십니다.”


그때 봤던 모습이란 캬─ 그렇게 말하는 병식에게 우진은 머리 한 대를 툭 치고는 정문으로 향했다.


“까불긴. 가자.”


수원역을 벗어날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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