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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용 님의 서재입니다.

고인물이 종말을 썰어버림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머용
작품등록일 :
2022.02.08 13:57
최근연재일 :
2022.03.13 23:55
연재수 :
30 회
조회수 :
10,868
추천수 :
331
글자수 :
168,362

작성
22.02.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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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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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글자
13쪽

21화

DUMMY

“젠장, 젠장, 젠장!”


저 앞에서 검을 휘두르던 남자가 고블린들에게 끌려가 손톱과 단검에 생살이 난자당해 찢어졌다.


발목이 잘려 부들거리던 남성은 곧장 고블린 한 마리에게 물어뜯기며 몸을 늘어트렸다.


- 켁켁켁


이미 철책의 일부는 찢어졌고, 그 사이로 고블린들이 달려들고 있었다. 날이 서 있는 철책을 지나치며 가죽이 찢어졌는데도 괴성을 지르며 달려드는 고블린들의 모습은 첫날 겪었던 녀석들의 악몽을 다시금 떠올리게 만들었다.


퍼엉


앞으로 달려든 고블린의 머리통을 해머로 터트린 병식은 고함을 질렀다.


“그때랑은 다르다. 덤벼, 원숭이들아!”


최대한 많은 고블린이 자신에게 어그로가 끌리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으아아악!”

“놔! 놓으라고─!”


하지만 병식의 바람과는 반대로 녀석들은 다른 플레이어들에게 달려들며 팔을 찌르고 발목을 잘랐다.


벌써 병식이 보는 앞에서 끌려간 이들만 4명이 넘었다.


한 고블린은 잡아먹은 플레이어의 투구를 걸치고 달려들었다.


“죽어!”


병식이 해머를 휘둘렀지만, 녀석은 가볍게 피해 손잡이를 타고 단검을 휘둘렀다.


‘아, 안돼!’


병식은 얼굴을 가를 단검을 떠올리며 고통에 대비했지만, 고통 대신 매캐한 탄내와 함께 열기가 머리 위에서 느껴졌다.


눈을 슬쩍 떠보니 눈 앞에서 잿더미가 된 고블린이 보였다.

이유나였다.


“누님!”

“정신차려요!”


검은나무지팡이에서 뽑아낸 불은 흘러내리듯 길게 늘어졌고 이유나는 채찍처럼 불을 휘둘렀다.


파앙!


다른 플레이어를 덮치려던 고블린 한 마리의 눈을 태웠다.


- 캬아아악!


점차 숯덩이로 변해가는 고블린에서 매캐한 탄내와 일그러지는 가죽이 징그럽게 느껴졌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으아악!”


비명소리가 들리며 한 여성플레이어에게 매달린 고블린들이 보였다. 녀석들은 단검을 찌르며 전신을 걸레짝처럼 만들었다.


다른 쪽에서는 이미 죽은 플레이어의 배를 가르고 고블린들이 내장을 두르고 있었다.


한 시간 전만 해도 이유나와 얘기를 나눴던 사람들이었다.


이유나는 눈을 질끈 감고, 마력을 모았다.


“뒤로 물러서요!”


불을 벽처럼 세워 고블린들을 저지시킨 이유나가 플레이어들과 함께 수원역으로 대피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저 도로 멀리서 유난히 반짝이는 검을 든 남자와 몰려든 고블린이 보였다.


“우진씨!”

- 케엑! 키에에엑!


이유나가 소리쳤지만 고블린들의 울음소리에 묻혔다. 어느새 김우진은 저 멀리서 보였다.


‘대체 어떻게 하려고 저기를 혼자 간 거야···.’


이유나는 도와줄 수 없다는 무력함과 이 말도 안되는 상황에 이를 악물었다. 입안이 뜨거워지는 것이 살이 찢어진 듯 했다.


푹! 푹! 푹! 푹!


고블린 워리어의 배를 향해 검을 연달아 찔렀다. 몇 번이고 찌르며 벽으로 몰아붙였다.

-케르륵─끄르르륵.


자신의 찢어진 배를 한손으로 붙잡아보지만 흘러내리는 내장은 틈 사이로 쏟아졌다. 결국 눈을 뒤집은 워리어가 쓰러졌다.

마지막 한 마리였다.


- 케엑. 켁


믿지 못할 광경을 본 고블린 주술사는 뒤돌아 달리기 시작했다.


고블린 워리어 별동대를 전부 몰살시킨 우진은 고블린의 칼 한 자루를 역수로 쥐었다. 팔에 힘을 주고 최대한 강하게 쏘아 던졌다.


펑!


도망치던 주술사의 뒤통수가 터져나가며 몸이 허물어졌다.


[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했습니다. 1,300골드 획득.]


몸이 가벼워지며 저주의 기운이 빠져나갔다.

탈력감이 쏟아지며 몸의 힘이 풀렸다.


“젠장. 이제 시작이라고, 더 움직여.”


우진은 삐걱거리는 몸을 움직이며 골목 사이로 몸을 숨겼다.


-케엑?


그러자 저 근처에서 바닥을 킁킁거리며 우진을 찾고있는 고블린들이 보였다.


[고블린 지휘관의 지휘를 받고 있습니다. 능력치가 향상된 상태입니다.]


일반적이지 않은 움직임은 지휘관의 지휘다. 남은 우두머리는 한 마리.


“녀석을 친다.”


우진은 검집에서 검을 꺼내며 날카롭게 벼려진 독사의 송곳니를 들었다. 평소보다도 하얗게 눈이 부신 검날. 웅크린 자의 검집의 효과였다.


[현재 두 번 중첩되었습니다.]

절삭력이 10, 공격력이 4 증가합니다.]


한 걸음 걸어가며 고개를 바닥에 처박은 놈을 베었다.


두부잘리듯 부드럽게 나뉘는 목.


-케, 케엑

주위를 같이 다니던 고블린들도 당황했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우진이 그려낸 하얀 궤적에 그대로 반응조차 하지 못하고 죽어버렸다.


도로 위에 찌그러진 차들. 그중에서 버스 위에 혼자 올라 고함을 지르는 지휘관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주위에는 단검을 든 고블린들이 보였다.

마지막 목표를 찾았으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 우진은 지휘관을 향해 달려들었다. 지휘관도 우진을 눈치채고선 고블린들을 향해 명령하기 시작했다.


[고블린 지휘관의 전투지휘가 시작됩니다. 일시적으로 고블린들의 공격력과 민첩성이 증가합니다.]


증가한 힘에 취한 고블린들이 단검을 휘두르기 위해 달려왔다. 위협적인 고블린의 공격들이었지만, 여러 위협을 겪은 우진에게 닿지는 못했다.


[탐식의 구슬이 고블린의 근력을 흡수합니다. 근력 0.01이 증가합니다.]


오히려 달려오는 고블린들을 죽이자 고블린 한 마리가 검게 녹아내리며 우진에게 흡수되었다.


뒤이은 우진의 발이 달려오는 고블린 한 마리를 발로 찼다. 빠각 소리와 함께 목이 부러진 녀석을 무시한 채 주변 자동차 위로 올라갔다.


지휘관은 어떻게 올라갔는지 몰라도 승용차 본네트 정도의 높이의 키를 가진 고블린들은 자동차 위로는 올라와 있지 않았다.

지휘관에게 접근한다는 것을 눈치챈 것인지 단검을 휘둘렀지만, 우진에게는 닿지 않았다. 우진을 향해 뛴 고블린도 있었지만 이미 우진은 차의 지붕을 돌다리처럼 밟고 나아간 후였다. 단검에 부욱 찢어진 본네트만 남았을 뿐.


몇 번을 그렇게 밟고 도약해 버스 위로 올라왔다.

지휘관이 반응하기도 전에 검을 찔러 죽여버렸다.


[고블린 지휘관을 처치했습니다. 1500골드 획득.]

[우두머리를 잃은 고블린들이 겁을 먹습니다. 흩어지기 시작합니다.]


수원역을 습격하던 고블린들이 지휘관이 사라지자 고블린들은 도망가기 시작했다.


웨이브의 우두머리를 죽이면 나오는 연출. 하지만 우진은 기뻐하지 않았다. 웨이브는 한번으로 끝나지 않는다.


[첫번째 웨이브가 종료됩니다. 두 번째 웨이브. 오크 웨이브가 시작됩니다.]


“!”


메시지가 떠오르는 것을 보기도 전에 우진은 버스 지붕 위에서 뒤로 뛰었다.


콰직


버스의 앞쪽이 종잇장처럼 구겨졌다. 저 멀리서 날오온 도끼였다.


“투척병인가.”


그와 동시에 희미하게 빛이 나오는 가로등 아래로 진녹색의 피부가 보였다. 병식이와 비슷한 덩치의 녹색 돼지.

오크 투척병이었다. 그리고 그 뒤에 보이는 수많은 녹색의 실루엣들.


- 쿠워어어어!

- 쿠워워어어어어어!


앞장 선 녀석의 괴성과 함께 두 번째 웨이브의 시작을 알렸다.


“저녀석이 지휘관인가?”


사냥꾼의 시야 스킬은 효과가 다 끝나 다시 쓸려면 시간이 걸렸다. 하지만 다른 오크들보다 1.5배는 더 큰 덩치의 오크는 구분하지 않아도 눈에 띄었다. 머리에 쓴 투구, 그리고 커다란 해머는 녀석의 특별함을 보여주는 듯 했다.


다행히 고블린과의 강함 차이 때문인지, 오크 웨이브에 나타난 오크는 100마리가 조금 안 되어 보였다.


‘안심할 건 안 되겠지만···.’


도끼에 찌그러진 버스를 힐끔 쳐다보았다.


지휘관에 의해 강화된 저 오크들이 단체로 수원역을 공격했다가는 수원역이 무너져내릴 것이다.


그러니 우진이 해야할 일은 간단했다. 당하기 전에 친다.


- 크웍! 크워어억!


[오크 지휘관의 진격이 시작됩니다.]


놈은 망치를 들고서 우진의 뒤에 비치는 수원역을 가리켰다.


“그렇게는 가게 못 두지”


버스에서 뛰어내린 우진이 독사의 송곳니를 집어넣고 다른 검들을 꺼냈다.


촤르르륵


무수한 고블린 워리어의 칼들이 쏟아졌다.


‘검집으로 버프를 충전하는 동안, 최대한 많은 오크들이 못가게 막는다.’


- 크우우욱!

흥분상태에 빠져있는 오크들은 우진을 향해 도끼를 휘둘렀다.


옆으로 피하자 도끼날이 아스팔트에 꽂히는 것이 보였다.


위협적인 공격들이었지만 숫자가 적은 오크들을 제압하기는 쉬웠다.


‘발목을 노린다.’


가장 맨 앞의 오크의 머리를 지지대 삼아 한손으로 눌러 뛰어넘었다. 그리고 그대로 몸을 숙이며 칼을 녀석들의 발목을 끊었다.


-크와아악!


안 그래도 덩치가 큰 오크들은 육중한 무게를 견디기 위해서 발달한 하체는 몇 번의 칼질에 무력화 되기 시작했다.


달려오는 오크들을 허벅지에, 차 뒤에서 기습을 하는 오크의 종아리를, 아킬레스건들을···


‘모조리 벤다!’


칼을 휘두를 때마다 카가가각 소리를 내며 뼈와 힘줄이 끊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단단한 근육에 끼어 빠지지 않을 때면 미련없이 놓아버렸다.


바닥에 널린 칼을 주워들면 됐으니까.


두 허벅지를 베었다. 단단해서 들어가지 않을 땐 무릎의 빈틈을 찔렀다.

발목에 단검을 박아넣었다.

종아리를 갈랐다.


우진의 손에는 여러 개의 칼자루가 계속해서 스쳐 지나갔다. 뭉툭한 장도부터 단검, 심지어는 오크들의 도끼까지. 주변의 모든 날붙이가 우진의 검이 되어주었다.



그럴 때마다 우진의 뒤로 오크들은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누구도 일어서지 못했다.


우진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뇌가 빠르게 뛰었다. 하지만 손과 발은 멈추지 않았다.


한 걸음, 두 걸음. 점차 지휘관에게 가까워질 때마다 빠르게 무기가 소모되었다.


그리고 열걸음 하고도 정확히 여덟걸음 째.


우진은 오크 지휘관 앞에 도달했고 뒤에는 단 한 마리의 오크도 서있지 못했다.


- 크르르륵···! 크와아아악!


놀람과 당황. 그리고 분노가 담긴 함성과 함께 오크 지휘관이 커다란 해머를 휘둘렀다.


콰앙!


그에 우진은 커다란 덩치 밑으로 숨어들어 다리에 칼을 찔렀다.


하지만 녀석을 감싼 갑옷에 막혀서 들어가지 않았다.


‘생각보다 갑옷이 단단하군.’


마지막 칼이 갑옷에 막히며 금이 갔다. 칼을 그대로 버린 우진은 때마침 예열이 끝난 독사의 송곳니를 꺼냈다.


[웅크린 자의 검집이 반응합니다. 축적된 기운이 검을 예리하게 만듭니다.]

[독사의 송곳니가 반응합니다. 스킬 : 맹독이 발동합니다.]


갑옷에 막힌다면 갑옷을 벗겨낸다.


다시 한번 갑옷을 향해 찔렀다. 이번에 검은 막아내질 못하고 조금씩 녹아 벌어지며 틈이 생겼다.


우진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송곳니로 연달아 찔렀다.


녀석의 오금이 위치한 곳이었다.


- 크와아악


녀석은 몸 속에서 타오르는 독을 견뎌내면서 우진을 향해 해머를 휘둘렀다.


“크학!”


커다란 충격이 온몸을 관통하고 날아간 우진은 가로등에 부딪혀 뒹굴렀다.


“크흑흐흑”


충격에 기도가 막히며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지만 분명 우진은 웃고 있었다.


- 크륵, 클르르륵


목에 위치한 이음새에 박힌 독사의 송곳니는 녀석의 목을 관통해있었다.


해머에 날아가기 직전 우진이 이음새 사이로 찔러 넣은 것이다.


검을 뽑아내려 했지만 절묘하게 막고 있는 갑옷에 의해 뽑지 못하고 녀석은 계속해서 중독되어 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이 균형을 잃었다.


쿠웅


목을 통해 빠르게 흡수된 독에 녀석이 부들거리는 것이 보였다.


우진은 바닥을 짚고 일어나 쓰러진 오크 지휘관에게 다가갔다. 독에 중독되어서 녀석은 우진이 가까이 있음에도 공격하지 못했다.


우진은 녀석의 목에 꽂힌 검을 다시 한번 뽑아 찔렀다.


푸욱


얼마 지나지 않아 녀석의 몸은 떨림이 멈춘 채 축 늘어졌다.



띠링


[축하드립니다. 몬스터 웨이브를 격파했습니다.]


최우수 플레이어 – 김우진


끝이 났다는 시스템의 알림에 우진은 다리에 힘을 풀었다.


“···끝이군.”


전신의 몸이 고통으로 화끈거렸다. 하지만 끝이 났기에 우진은 안심했다.


‘괜찮아. 이 정도는 조금만 쉰다면···.’


[당신은 몬스터 웨이브의 표적입니다.]


“뭐?”


사라지지 않는 붉은 색 알림이 뜨기 전까지 말이다.


[크람손이 당신의 행적에 만족합니다.]

[수원역 일대가 죽음의 기운이 휩싸입니다.]

죽은 오크 지휘관의 몸이 푸른 불꽃에 휩싸이더니 녀석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딱딱!


살점을 태우고 남은 뼈.


죽음의 기운을 흘리는 스켈레톤이 일어나 우진을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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