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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푸름 님의 서재입니다.

인생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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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푸름
작품등록일 :
2022.05.11 10:02
최근연재일 :
2022.06.08 00:03
연재수 :
2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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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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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3
글자수 :
168,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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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5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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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성장하는 능력

DUMMY

6. 성장하는 능력


“내일 잘 부탁한다. 내가 선배와의 대화 끝난 후에 짐 싸는 것도 도와줄게.”


시험이 걱정이라던 이준이의 말은 역시 엄살이었다.

지금 이준이의 관심은 온통 홍윤주 검사에게 가 있었다.


“책하고 옷 몇 벌이 전부야. 혼자 해도 십 분 안에 끝나.”

“그게 자랑이냐? 네 방을 보면 언제든 떠날 사람처럼 보여. 생에 미련이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고.”


내 방을 생각했는지 이준이의 표정이 와락 구겨졌다.


“미련이 없는 것이 아니라 미니멀 라이프. 집중에 좋다. 너도 해봐.”

“넌 미니멀 라이프가 아니라··· 아니 됐다. 내가 말한다고 바뀔 것도 아니고. 내일 보자.”


고시원 앞까지 굳이 따라오더니 가볍게 인사하고는 휘적휘적 학교 방향으로 걸어가는 이준이.


작은 키가 늘 불만이라고 하지만 다른 학생들 사이에 섞이자 전혀 작아 보이지 않았다.

지극히 평균적인 키.


작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않으면 누구도 작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 같았다.


언어에 갇혀 버린 건가?



점심시간 이후의 고시원은 의외로 조용하다.

이 시간에는 고시원 안에 사람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시간에는 고시원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하지만 바로 고시원으로 돌아온 것은 공부 때문만은 아니었다.


책상에 앉자 바로 카메라를 꺼냈다.


그리고 조금 전 식당에서 찍은 사진을 불러왔다.


사진은 모두 다섯 장.


첫 사진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식당 기둥에 매달려 버티는 사진.

하지만 다른 네 장은 한밤중의 공원이 배경이다.


공원에서 찍힌 사진 중 첫 장은 공원 입구.

멀쩡해 보이는 청년이 거나하게 취한 여자를 부축한 채 공원 입구에서 곤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청년의 자유로운 손은 공원 밖을 가리키고 있는 반면 술 취한 여자의 손은 신경질적으로 공원 안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건 누가 봐도 여자가 공원에 들어가자고 조르는 모습으로 보였다.


다음 사진은 공원 벤치.


앉아있다 눕혀진 것으로 보이는 남자.

그리고 남자를 덮치는 듯한 여자.


술 취한 여자의 얼굴을 피하면서 빠져나오려고 버둥거리는 남자의 모습이 현장을 충분히 대변해주고 있었다.


다음 사진은 벤치 앞.


공원을 떠나려는 남자를 잡고 늘어지는 여자.

그녀의 다른 손은 자신의 뺨을 후려지고 있었다.


자해 소동?

당황스러움이 그대로 드러난 남자의 얼굴을 보아 이건 단순한 자해로는 보이지 않았다.


마지막 사진은 남자와 여자 사이에 거리가 좀 있었다.


공원 입구로 바삐 걸음을 옮기는 남자.

하지만 여자는 여전히 벤치 앞이었다.


상황 판단이 안 된다는 듯한 표정의 남자가 여자를 돌아보고 있었다.

하지만 걸음을 멈춘 것은 아니었다.


사진으로 찍힌 것이지만 걷는 중이라는 것쯤을 알 수 있는 몸짓이었다.


벤치 앞 여자의 표정은 살벌했다.

독기어린 눈으로 남자를 보며 두 손으로는 자신의 옷을 찢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그녀의 모습은 더는 취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

조금 전 사진까지만 해도 취한 사람처럼 흐느적거렸는데 이 사진에서는 자세부터가 달랐다.


표정은 더 말할 필요가 없고···.


네 장의 사진은 현장을 적나라하게 말해주고 있었다.


식당에서 들은 바로는 회식 이후로 출근하지 않은 알바생이 같은 알바생을 성폭행범으로 신고한 상황.


겁에 질린 남자가 경찰의 동행을 거부하며 그날에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했지만 형사들은 믿지 않는 것 같았다.


여자가 진단서와 그날 입었던 찢어진 옷 등을 증거물로 제출했다는데···.


문제는 CCTV가 없는 곳이라 남자의 결백을 증명할 길이 없다는 것!


사회 분위기상 여자가 당했다고 그럴듯하게 일관적으로 우겨버리면 남자는 너무 쉽게 성범죄자로 낙인이 찍혀버린다.


다른 어떤 범죄보다 낙인 효과가 큰 성범죄.

이런 엄청난 범죄의 피의자 · 피고인이 되는 것이 누군가의 세 치 혀에 달린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으음···.”


고민은 길지 않았다.

4*6 포토 용지를 넣고 출력 버튼을 눌렸다.


포토 용지를 다루면서부터는 라텍스 장갑을 끼었는데 이건 습관이다.


완벽한 사진을 추구한다는 그런 거창한 이유가 아니라 사진에 이물질이 묻는 것이 싫은 것뿐이다.


잠시 기다리자 한 장씩 사진이 출력되었다.

출력되는 대로 사진을 책상에 올렸다.


막상 출력된 사진을 접하자 생각이 많아졌다.


특정 사건이 시간대별로 연거푸 찍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식으로 기억이 찍힌 것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었던 것이다.


남자가 필사적으로 기억을 끌어올리며 당시 상황을 세세하게 설명하려고 노력해서 이런 사진이 나왔을까?


집중과 몰입의 결과물?


어떤 이유로 이런 사진이 찍혔든 확실한 것은.


최근 내 능력에 변화가 생겼다!


능력이 성장했다고 할까?


변화가 있다는 것은 변곡점이 있다는 건데···.


뭐지?

뭐가 변화를 불러오는 거지?


* *


“현우야. 잘 부탁한다.”


똥 마려운 강아지처럼 끙끙거리는 이준이.

아주 애가 달았다.


“그렇게 좋냐?”

“내 롤모델이라니까. 우리 영감··· 아니 우리 아버지를 보면 나는 절대 이 길을 가고 싶지 않은 사람이야. 하지만 홍윤주 검사님을 생각하면···. 캬아! 정의의 화신 아니겠냐! 저기 봐라.”


현우가 강당으로 들어가는 학생들을 가리키며 말을 이었다.


“경영대 행사인데 타과 학생이 더 많이 오는 것 같다. 이유가 뭐겠냐? 그만큼 홍 검사님이 인기 있다는 것 아니겠냐?”

“연예인 아니다.”


“그래서 더 존경한다는 거야. 저기 봐라. 방송국에서도 나온 것 같다. 요즘 다루고 있는 사건 때문이겠지?”

“강당으로는 들어오지 않는 걸로 했어.”


“그건 당연한 거고. 오프 더 레코드 뭐 그런 거 아니겠냐?”


“그건 아니고. 대형 카메라만 들어오지 않는 걸로 했다고. 학과에서도 부탁했지만 홍 검사님이 특별히 부탁했다고 하더라. 선배가 후배를 찾아오는 자리니 학생들이 편했으면 좋겠다고···.”


“캬아! 역시! 여전사답네. 그럼 저기에 당당하게 카메라를 들고 들어가는 것은 현우 네가 유일하냐?”


“미친놈. 도대체 넌 뭘 생각하는 거냐? 저기 봐라. 다들 들고 있다. 너도 핸드폰까지 바꿔왔잖아.”


“헤에. 어제 너랑 헤어지고 바로 스마트폰으로 바꿨다. 이게 네 사진기보다 더 사진이 잘 찍힐 거다. 너도 스마트폰으로 바꿔. 요즘 다들 바꾸더라.”


새 핸드폰을 들어 보이며 자랑하는 이준이.


“새 핸드폰에 첫 사진은 홍윤주 검사님이 될 거다. 스마트폰 하면 사진 아니야! 정말 찍어보고 싶은데 꾹 참았다. 장하지?”


“그래. 장하다. 건투를 빈다.”

“현우야! 투샷! 잊지 마라.”


“노력해볼게.”


대수롭지 않게 대답하고는 강당으로 들어왔다.

예정된 시간까지 아직 20분이나 남은 상황.


그런데 강당은 어느새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준이도 쫄래쫄래 따라들어오더니 자리를 잡고는 손을 흔들었다.


이때부터 난 사진찍기에 돌입했다.

오늘 행사의 사진을 담당했기 때문이다.


“고물 카메라 들고 개폼은···.”


작게 비아냥거리는 소리.

가장 앞줄에 앉은 이근열이 발을 쭉 내밀며 하는 말이었다.


자신의 발에 걸려 넘어지기를 바란 것 같은데 놈의 얄팍한 수작질에 맞춰주기에는 놈이 하는 짓이 너무 유치했다.


그렇다고 이런 짓을 그냥 넘어가는 것도 좋지 않다.

놈의 간만 키우는 꼴이 될 수 있으니.


툭!

“아! 이 새끼가!”


목소리를 높이며 벌떡 일어서려던 근열이가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자리에 앉았다.


놈의 얼굴이 벌게졌다.

저건 주변의 끼득거림 때문만은 아니었다.


지나다 걸린 것처럼 자연스럽게 신발 끝으로 정강이를 차버렸으니 상당히 아플 것이다.

하지만 발을 쭉 내민 것은 누가 보든 근열이.


여기서 열을 내면 찌질함을 만천하에 공개하는 것이니 아파도 참을 수밖에!

근열이가 주변을 의식하면서 표정 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나를 향해 살기를 올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단순한 새끼!


저런 머리로 어떻게 우리 학교를 들어온 것인지···.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었다.


* *


찰칵! 찰칵!


선배와의 대화는 물 흐르듯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 어느 행사보다 학생들의 호응이 좋았다.


기자들도 십여 명 학생들 사이에 앉아 홍윤주 검사가 하는 말을 기록하고 있었다.

아예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녹음하거나 녹화하는 기자도 있고 녹음기를 꺼내놓은 기자도 있었다.


대형 카메라만 들고 오지 않는 것이지 사실상 취재였다.


“많이 찍었어?”


나보다 조금 더 큰 카메라를 든 권수아가 작은 목소리로 묻는 말이었다.

오늘 행사에 나와 함께 사진을 담당하고 있다.


“넌?”

“나야 뭐. 대충 찍었어. 나는 너와 달리 양으로 승부하잖아. 너는?”


권수아가 수줍게 웃으며 하는 말이었다.


“나도 대충 백여 장 찍은 거 같은데?”

“백 장이나? 분발해야겠다. 그럼 이따 봐. 사진 골라야 하니까.”


“알겠어.”


권수아가 전의를 다지며 오른편으로 나아갔다.

그녀의 팔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이 여실히 보였다.


찰칵! 찰칵!


이준이가 손으로 브이를 그리며 해맑게 웃는다.

이 자리에서 사진을 찍으면 홍윤주 검사과 자신이 투샷으로 잡히는 것을 아는 것이다.


머리털만 나오게 찍어버려?


순간 장난기가 돌았지만 신중하게 사진을 찍었다.

이준이의 표정이 이내 진지해지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강당에 들어오기 전과 이준이는 달라졌다.

마음을 다졌다고 할까?


아무래도 사법고시를 준비하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찰칵! 찰칵!


이 순간을 놓칠 수 없었다.

이준이의 표정이 잘 살도록 투샷을 찍었다.


홍윤주 검사와 이준이가 부각된 사진.

다른 모든 것은 배경처럼 처리되었다.


이 정도면 보상을 두둑이 챙길 수 있을 것 같았다.


“선배님! 합격자 발표를 확인하셨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누구랑 확인하셨어요?”


자유질문 시간.

손을 번쩍 든 학생이 질문하자 그 옆쪽의 학생이 첨언했다.


최고의 순간일 것 같은데 홍윤주 검사의 얼굴이 묘했다.

이런 순간을 놓칠 수 없어서.


찰칵!


예상대로 기억이 찍혔다.

홍윤주 검사에게서 처음으로 기억이 찍히는 순간이었다.


사진 속에는 다섯 명이 나타났다.

홍윤주 검사로 보이는 여자 한 명과 남자 네 명.


남자 두 명은 또래로 보이고 다른 두 명은 대여섯 살 정도 많아 보였다.


그런데 하나같이 낯이 익은 얼굴들이었다.


누구지?


앳된 홍윤주 검사는 이준이 만큼이나 해맑은 미소를 짓고 있었다.

원래부터 여전사로 보일 만큼 단단하지 않았구나.


사진 속의 홍윤주 검사는 고생은 고사하고 고민의 흔적조차 보이지 않는 부잣집 아가씨.

세월이 홍윤주 검사를 참 많이 변하게 했구나.


사진을 다른 폴더로 넘기고 자리를 조금 옮겼다.


자유질문은 계속 이어졌다.


“선배님! 연수원 입학을 앞두고 유학을 결정하신 특이 이력이 있는데 왜 그런 결정을 하셨습니까?”


질문을 받은 홍윤주 검사의 표정이 살짝 찌푸려졌다.

선배라고 부르며 질문을 한 사람이 기자였기 때문이다.


“좀 더 넓은 세상에서 공부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돌아오셨죠?”

“1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바로 입학하고 검사가 되었죠.”


“그때의 미련을 떨치지 못해서 임용되고 얼마 후 다시 국비 유학을 가신 겁니까?”


계속된 기자의 질문.

홍윤주 검사의 얼굴이 굳었다.


“공부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습니다. 그것뿐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는···.”

“선배님 저도 이 학교 출신입니다. 선배와의 대화 아니겠습니까?”


“아하하아!”

“하하하!”


조금은 매섭게 질문하던 기자가 재치 있고 익살스러운 목소리로 대답하자 웃음이 터졌다.


찰칵! 찰칵!


“합격 후 지금까지 해외에서 6년 7개월을 사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특별한 철학이 있으신 겁니까?”


“저에 대해 조사를 많이 하셨네요. 그런데 질문의 기회는 이제 재학생에게 넘기는 아량을 베푸시는 것이 어쩐지?”


“우하하하!”

“하하하하!”


여전사답게 받은 대로 갚아주는 홍윤주 검사.

이준이 놈이 역시라는 표정을 지으며 엄지를 치켜세우고 있었다.


찰칵! 찰칵!


놈에게 추가 보상을 요구해도 될 것 같았다.


“마지막 질문을 받겠습니다.”


홍윤주 검사가 마지막 질문이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손을 들었다.

홍 검사가 그중 한 학생을 지목했다.


놀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여학생이 질문을 던졌다.


“10년 후의 선배님은 어떤 모습일 것 같습니까?”

“글쎄요. 10년 후라. 너무 먼 미래네요. 전 사건으로 세상을 봅니다. 여기 오기 전에도 살인사건 파일을 하나 받았는데 그것부터 잘 처리했으면 좋겠습니다.”


홍윤주 검사다운 대답이었다.


찰칵! 찰칵!


학생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사회자가 오늘 행사의 끝을 알리며 자리를 빛내준 홍윤주 검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시 쏟아지는 환호와 박수.


찰칵! 찰칵!


홍윤주 검사와 환호하는 학생들이 모두 담기게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홍윤주 검사를 카메라에 담았다.


찰칵!


그런데!


의외의 사진이 카메라 화면에 떠올랐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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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검사인 아버지 22.05.31 251 24 14쪽
21 재미있게 노는구나! 22.05.31 247 25 12쪽
20 정확한 잣대 +4 22.05.29 276 27 13쪽
19 마름 22.05.28 267 29 13쪽
18 천둥벌거숭이 22.05.27 279 29 13쪽
17 마음의 거리 +4 22.05.26 279 24 14쪽
16 친구 +4 22.05.25 293 30 14쪽
15 욕심을 좀 내보려고요. 22.05.24 292 28 13쪽
14 얼마나 믿으세요? +2 22.05.23 295 28 13쪽
13 치기 어린 일탈? 22.05.22 301 30 13쪽
12 첫 행보 22.05.21 302 24 14쪽
11 승리한 마법사 22.05.20 327 24 12쪽
10 운명 22.05.19 330 30 14쪽
9 승리자다아아아! 22.05.19 366 27 13쪽
8 증거 나왔어. 22.05.17 376 25 14쪽
7 무임승차 +2 22.05.16 387 29 14쪽
» 성장하는 능력 22.05.15 408 32 14쪽
5 여전사 22.05.14 458 30 14쪽
4 이상한 사진 22.05.13 521 3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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