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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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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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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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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12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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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264. 처량한 포로

DUMMY

*


결론적으로 말해서,


게오르그 후딘은 회담을 망치러 가지 못했다.


“여.”


제냐는 이미 이전에, 이런 일을 한 번 벌인 바가 있었다.


격렬한 전투가 끝났고, 비상용의 아티팩트를 발동시킨 게오르그가 깨어난 건, 알사드슈트 령을 벗어난 지 며칠이 지난 뒤의 일이었다.


알사드 령에서 나오던 날.


새벽녘에 릿샤와 제냐를 비롯한 헌터즈 길드 일행에게 덜미가 잡힌 그는. 황무지에서 거친 싸움을 벌였고, 이내 제압당하고 말았다.


게오르그가 모든 비기를 쏟아내고 전력을 다한다고 했을 때 릿샤 애드윈의 역량과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릿샤와 견줄만한 플레이어 여러 명이 한꺼번에 덤비니,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저번의 암살과는 정반대의 상황이었다. 이번에는 게오르그 후딘이 도리어 수에 있어서 밀리는 상황이었고.


밑천을 다 드러내다가 마지막에 스스로의 몸을, 점액질의 이상한 물체 내부에 가두어버리는 술법을 사용하고는 기절을 해버렸다.


그 모습 그대로 운반을 하고, 황야에 있는 적당한 동굴 내부에서 게오르그가 깨어나길 기다린 제냐 일행이었다.


에메랄드빛의 점액질은 단단하게 굳더니, 곧 수정처럼 변해버렸고. 거대한 크기의 광석 내부에 갇혀버린 모양처럼 게오르그 후딘은 바뀌어버렸었는데.


초상력으로 만든 것이었고, 무식하게 단단한 방어용의 결계라고 생각을 하면 못깰 것도 없는 물건이었다. 완숙한 고수급의 플레이어 몇 명이서 돌아가며 공격기를 퍼부어도 꼼짝않던 물건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점차 부서지고 균열이 생기는 것이 보였었다.


MP의 소모를 감수하고 동굴이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후려치던 것이, 오늘이 되어서야 부서져 내부에 있던 놈이 정신을 차렸다.


에메랄드빛 수정에 갇힌 인간은 마지막 순간의 상태대로 멈추기라도 한 마냥. 당시의 표정 그대로 깨어난 게오르그 후딘은 참담한 심정으로, 어딘지 모를 동굴 속에서 자신을 납치한 인간들을 바라보아야 했다.


“이런 씹······.”


저녁 무렵이었고. 동굴 내부에는 가져온 휴대용 등들을 몇 종류 꺼내어 두어 일렁거리는 불빛이 광량을 채워주고 있었다.


히죽거리는 듯도한 얼굴로 자신을 처다보고 있는 낯익은 면상들이다. 게오르그 후딘은, 그네들과 이야기를 해본 적은 없지만 익히 알고 있는 작자들이었기에 뭐라 말하기 어려운 감상을 느껴야만 했다.


반가움,


과는 아마 세상에서 가장 거리가 먼 종류의 마음일 터다.


수정은 강렬한 공격을 받고, 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저절로 사라졌다. 아마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에너지 기준이 있고, 그것 아래로 방어력이 떨어지면 풀리는 지도 몰랐다.


두텁고, 단단했던 에메랄드빛 보석의 벽은 처음의 점액질처럼, 유동체가 되어서 흐르듯이 흘러내린 뒤, 기화를 했는지 사라졌다.


거창한 전투로 인해서 찢기고 상처 입은. 그런 꼴의 게오르그 후딘은 엉망이 된 얼굴을 하고, 조금 뒤에 정신을 자린 것이고.


외상은 겉으로 보기에는 제법 심각했지만, 이미 피가 말라붙은 상황이었다. 내상도 외상도. 당장의 치료가 필요한 것은 없었다.

그만큼 노련한 워메이지라는 뜻도 된다. 제냐, 릿샤, 호아킨, 최태현, 라이엔의 협공을 받으면서 자신의 몸뚱아리 형체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게 말이다. 적절히 거리를 벌리면서 시간을 끌었었고, 그는 상대할 적이 하나가 아니라는 걸 안 순간부터 도망을 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헌터즈 길드원들도 만만한 상대는 결코 아니었고. 여러 마리의 보스 몬스터들을 토벌하면서 익혔던 노하우와 팀워크는 게오르그 후딘이라는 베테랑 워메이지를 상대로 훌륭히 발휘가 되었다. 퇴로를 막고, 이동기를 제한하고.


버프를 없앨 디버프Debuff 스킬들을 걸어 그의 육체적, 초상력적 기능들을 떨어뜨렸다. 보통 플레이어들 사이에서, 혹은 콘란드 주민들 사이에서 버프는 축복으로, 디버프는 저주라는 이름으로 자주 부르고는 한다.

뭐, 정확한 신학적 의미에 의한 정의는 아니긴 하지만. 대략 직관적으로는 알기 쉬운 표현이었다. 아무튼 저주에라도 걸린 것마냥. 게오르그는 다리를 절고, MP를 제대로 다루지 못했고, 또 시야가 어두워졌다가 다시 돌아왔다가를 반복하는 상황에서 분전奮戰을 했고.


이처럼 살아남았다.


게오르그 후딘의 입장에서는 살아남은 것보다도 더 불행한 결과일런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우리에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셔야겠소.”


호아킨이 묵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게오르그, 사내는 피딱지가 굳고 먼지 따위가 달라붙은 얼굴로 주변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바보같이 덩치가 큰 기력술사 하나. 찢어죽일 사냥감 A, 떠돌이 용병 제냐 킴. 그리고 미치광이 초상술사, 궁술사. 거기에 거대한 매를 다루던 테이머. 마지막으로··· 정체를 알기 어려운 더벅머리 놈팡이 하나.


좁은 동굴이었고. 그가 있는 곳은 안쪽이었다. 바람이 통하는 길은 정면 뿐이었고. 뒤로는 길이 없어 보인다.


MP가 움직이나? 굳은 표정으로 상대를 처다보는 사이에 잠시 자신의 내부를 관조해보았다.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극히 미약하다.

스킬을 쓸 수 있을 정도의 MP가 아니었다. MP고갈로 인해서 머리가 아픈 듯도 하다, 그러고 보면. 그것만이 아니라··· 자신에게 걸린 여러 종류의 반反지원기, 디버프 스킬들이 중첩되어 제대로 기능하지 않는 것 같다.


몸은 좀 멀쩡한가.


동굴의 바닥에 적당히 쓰러지듯 앉아 있는 꼴이었다. 골절상은 다행히 없었다. 몇 번인가 입었지만, HP포션을 들이붓고. 힐링 스킬과 아티팩트를 이용해서 자체적으로 복구해냈다. 마지막에 전투가 끝날 무렵에는, 사지가 멀쩡했던 것 같다.


손가락, 발가락. 말단은 잘 움직인다. 그러나 그 위로 가면 뻐근하다. 드잡이질을 할 수 있을만한 상태는 아닌 것 같았다. 최선의 몸상태라고 하더라도, 초상술사 계통이 아니라 기력술사라면 이겨내기가 힘들다.


유일한 길은 좁고, 여러 명의 적들로 인해 막혀있다.


게오르그는 벗어날 수단이 없다고 여겨졌다.


일단은,


혀를 깨물었다.


으득.


“멈춰라, 붙잡아라, 그리고 다시 멈춰라! 본 앤 플래시 핸즈!”


릿샤가 미리 낌새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챘는지, 반사적으로 외쳤다.


긴 음절의 시동어를 읊을 때까지, 게오르그는 죽지 못했다.


그리고 그게 그의 한恨이 되었다.


핏물이 그의 입가에서 새어나오려 했는데.


게오르그의 근처에서 검붉은 형체가 순식간에 생겨났다. 그것들은 게오르그의 사지를 결박했고, 고갯짓마저 제한했다.


오체가 완벽하게 붙들린 상황. 게오르그는 잇새의 핏기를 진하게 느끼며, 한 번 더 제 혀를 짓씹으려고 했지만.


검붉은 형체는 명확한 색깔을 갖고, 또 외곽선을 가진 촉수가 되었다. ‘핸즈’라고 불렀는데, 마치 릿샤의 손처럼 움직인다. 그녀의 의지를 대변해서 말이다.


여러 갈래로 나누인 줄들이 게오르그를 붙들고 있었고. 고정된 그의 턱 위. 입 속으로 가느다란 몇 줄기가 들어갔다.


본 앤 플래시. ‘본’은 고체의 형질을 가진 소환물이었고. ‘플래시’는 조금 더 유연함을 표현할 때 쓰고는 했다.


그녀는 물성物性에 따라 스킬들을 구분했다. 큰 갈래로 본, 플래시, 블러드로 나누었다. ‘본’만으로 구성된 스킬은 단순하고 강력하며, 혹은 파괴적이다. 철과 같이 작용하여 방패나 창날 따위를 형성한다.

플래시는 그 사이에 접합부, 접착제의 역할을 하거나. 혹은 이와 같이 유연하게 모습이 변화하는 스킬을 구현할 때 쓴다. ‘블러드’는 플래시보다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무엇이었다. 그러나 강력한 물리력이 조금 부족했고. 본이나 플래시, 혹은 다른 원소 계열 전투 스킬의 보조 기술로서 활용하는 편이었다.


화염술을 다루면서 블러드 스킬을 사용하면, 그것이 연료나 기름처럼 작용하여 더욱 더 지독한 불길이 되는 식이었다. 화염술 계열 스킬의 온도와 파괴력, 폭발성이 올라가고. 보다 잘 꺼지지 않는 불꽃을 만들 수 있었다.

화염술 뿐만이 아니라, 어느 계열의 원소술에도 위력을 높이게끔 해주는, 기폭제와 같은 스킬이었다.


이전에 릿샤가, ‘맥기’의 스킬, ‘밤을 꿰뚫어보는 까마귀’를 덮어버린 건 ‘플래시’의 응용이었고.

지금은 저항할 게 뻔한 게오르그를 잡기 위해 ‘본’의 강력함이 필요한 시점이라 두 종을 섞어 사용했다.


가느다란 손가락과 같은 촉수가 게오르그의 입 안으로 밀려들어갔고, 그것들은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의 손마냥 거침없이 그의 내부를 헤집었다.

말려 들어가는 혀를 억지로 끌어당겨 빼냈고, 입을 벌린 뒤 혀의 끄트머리를 보존시켰다. 벌려진 입으로 핏물이 줄줄, 흘러나온다.

게오르그의 입장에서는 그러했고.


플레이어들의 입장에서는 그저 무지갯빛으로 변화하는 빛의 입자가 쏟아지는 광경이었다.


릿샤는 그렇게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버린, 게오르그 혀의 말단을 가지고 접합하려 애를 썼다.


그녀가 손을 움직여 자신의 로브 겉 주머니에서 아이템을 꺼냈다. 작은 포션 병 하나와, 반지였다. 그런 종류의 악세사리는 몸에 착용하지도 않고, 가지고 다니기도 한다. 보통은 몇 회 사용하면 사라지는 기능을 가진 것들이었고. 스킬 페이지를 쓰듯 소모용으로 쓰려고 담아두는 식이다.


하나하나를 만들 때 적잖은 MP가 소모되고, 상당한 역량이 필요하다. 릿샤는 메이지로서 자신만의 길을 정립하여 계속해서 걷고 있었다. 뛰어난 워메이지이며, 그와 동시에 수준급의 아티팩트 메이커.


릿샤는 투명한 실린더에 담긴 포션의 뚜껑을 깠다. 마침 아이템 박스, 인벤토리에 넣어두지 않고 가지고 있던 HP포션이었다.


그대로 성큼, 결박되어 붙들린 게오르그에게 다가간다. 그는 핏발 선 눈으로 릿샤를 노려보고 있지만, 곧 검붉은 줄기, 손들이 그의 몸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어 소리조차 내지 못했다.


“끄으으···.”


작은 신음처럼 소리를 흘렸으나. 크게 비명을 지르지 않는다. 못했다. 무릎꿇은 사내의 낯을 바라보며 릿샤는 붉은 포션을 그 면상에 부었다. 촤르륵, 하고 포션의 물줄기가 그에게 흘렀다.


대부분은 입 안에 잘 들어갔다. 곧 그의 피가 멎었다. 이 게임에서 HP포션은 HP의 지속적 상실을 없애주는 역할을 해줄 뿐이었다. 상처를 치료해주고, 외상 부위의 지혈을 돕는다. HP를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적당한 먹거리. 혹은 전문 치유술사의 힐링Healing 스킬이 필요했다.


릿샤 애드윈은 전문적인 치유술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스터 급을 넘긴 초상술사이며. 자구책으로 배워둔 치료 스킬이 몇 가지 있기는 했다.


“힐Heal."


그녀가 담백하게 중얼거리며, 기초 힐3을 사용했다. 보통의 플레이어들이 처음에 익히는 것이 기초 힐1의 스킬이었다. 대도시의 상점가에서 구할 수 있기도 하고. 퀘스트를 통해서 익힐 수도 있었다.

거기에서 자신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위의 스킬을 얻기도 하고. 혹은, 에드버그처럼 치유 계열의 ‘기초’ 시리즈를 진득하게 파서 다음 단계의 동일 스킬을 얻을 수도 있다.


2, 3정도를 얻는 것은 그래도 자주 있는 일이었다. 에드버그와 같이 7단계의 기초 류流 스킬을 얻는 자들은 극히 희귀했지만.


사용한 것은 기초 힐이라고 하더라도. 게오르그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었다. 그의 입가에서 떨어지는 핏물, 혹은 플레이어들이 보기로는 빛의 입자들.


그것들도 점차 멎어갔다.


릿샤 애드윈이 멈춰라, 붙잡아라, 라고 표현을 한 것에는. 일단 게오르그의 사지, 고개를 포함해 오체도 있었지만. 그 내부에 상처가 난 혓바닥을 보고 말한 바이기도 하다. 혈류여 멈춰라, 라는 뜻이었다. 그 말 그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지만. MP는 릿샤의 의지를 충실하게 따르는 하수인이다.


릿샤의 MP가 형상화된 바나 다름이 없는 검붉은 촉수의 갈래가 그 혀에 닿자, 이미 어느 정도 지혈 효과가 있었다. 떨어졌던 혀의 말단을, 릿샤가 손짓으로 옮겼다. 직접 손으로 든 건 아니었고. 게오르그 후딘의 근처에 생겨난 검붉은 줄기들 중 하나가 움직여 그 말단을 집어들었고. 원래의 자리에 갖다 붙였다.


그런다고 혀가 도로 붙을 리는 없겠지만. 지금 릿샤가 마침 ‘힐링’ 스킬을 사용하고 있는 중이었다. 단면부가 깔끔하고. 떨어져 나간 몸의 일부를 곧바로 찾았다는 전제 하에, 그녀 정도의 힐링 스킬로도 신체 접합이 가능했다.


대신 MP를 조금 많이 사용해야 하기는 했지만. 전투 시에 그녀만한 워메이지가 쏟아내는 공격 스킬들에 비하자면 그리 많은 양도 아니었다.


게오르그 후딘은 죽고자 했으나. 릿샤의 MP를 받아 살아남았다. 그는 원망에 찬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릿샤는 혀가 붙어있는 편이, 정보를 얻어내기에 편하다고 생각을 해서 도로 붙여주었다.


게오르그는 아주 불편한 자세로, 동굴 바닥에 무릎을 꿇고. 엉덩이를 들어 일어선 채로.


팔은 십자가에라도 달린 마냥 쫙 뻗고서.


그리고 좌중을 처다보게 되었다. 릿샤가 입 주변에 있는 결박을 풀어주었다. 스멀거리는 그녀의 다루는 줄기들이 조금 떨어졌다.


게오르그는 그러자마자 사실은, 혀를 깨물려고 몇 번 더 반복했지만. 릿샤 애드윈이 이미 프로그래밍을 해 둔 상황이었다. 이빨로 혀를 끊어내려는 동작에 한해서는 턱관절을 멈추게끔 하고 있었다.


간단하고 가벼워보이지만, 그녀가 마스터 마기아이자 그 이후로도 주욱 수련을 해 온 술사가 아니었다면 못 할 일이었다. 한 개의 스킬이 아니라, 굉장히 유연하고 자유롭게 움직이는 복합적 스킬을 사용하는 바나 다름이 없었으니까.


이런 개념의 스킬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릿샤는 그냥 자기가 쓰기 편한 것을 만들어내자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마 비슷한 종류의 스킬들이 있기는 할 테였다. 애초에 릿샤가 ‘개념’을 구하기 위해서 찾아보았던 다양한 스킬이 있었고. 또 그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거나 술식의 일부를 빌리기도 했으니까.


그러나 릿샤의 상상력에 꼭 맞게 움직이며 기능하는 술식을 찾는 건, 그냥 그녀가 만들어내는 게 가장 빠른 길이었다.


보통 레벨 200을 넘고, 랭커를 바라보는 즈음이 되면 초상술사들은 이런 식으로 스킬들을 버무려 사용한다. 마스터 마기아의 조건과 자격이 기존에 다루던 여러 스킬들을 통달하여 조합해내는 것이라고 한다면. 그 이후의 경지는 더욱 잘게 쪼갠 스킬들의 술식과, 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류의 스킬들을 만들어내는 일이었다.


릿샤는 레벨에 비해서는 선행 학습을 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녀가 레벨보다도 높은, 의지력이나 정신력 따위를 갖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스텟 상에서 표현되는 것보다도 더 말이다. 뛰어난 운동 센스를 가지고 있는 선수 출신의 플레이어가, 자신이 가진 바 물리 스텟들보다 더욱 좋은 움직임을 보일 수 있는 것과 같았다.


그런 움직임을 반복하다보면, 결국 시스템은 그것을 일종의 ‘경험’으로 인정하고, 경험치를 부여할 테였다. 스텟 또한 더욱 빠르게 오를 테였고.


‘경험치’는 곧장 플레이어의 레벨을 올리는 데 쓰일 수도 있었지만. 정확히 말하자면 ‘보상치’라는 것이 있어서 플레이어 레벨, 스킬 레벨, 좋은 아이템 보상, 스텟 상승 따위 여러 가지 갈래로 나뉘어서 쓰이곤 했다.


랭커에 다다르고, 그 이상을 바라보는 작자들은 모두 그러한 부류들이다. 이 게임에 들어왔을 때, 남들과 다른 수저를 갖고서 시작을 했다고 해도 좋았다.


그러한 차별이 꼭 불공평한 것만은 아니었다. 어쨌든 감각에 대한 일이었고. 이 게임 내에서 기존의 전문가들을 따라잡는 이들 역시 많이 있었으니까. 게임 도중에,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다양한 환경과 일들을 겪으며. 내재되어 있던 재능이 개화된다거나, 혹은 없던 것이 계발된다거나 하는 부류였다.


어쨌건 플레이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삶에 유익함이 있었다면 좋은 일이리라.


”으극.“


게오르그 후딘은 핏발 선 눈으로 입을 다물었다.


”벌려.“


릿샤 애드윈은 성격이 좀 좋지 못한 것 같았다.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제냐는 그렇게 생각을 했다.

어쨌든 이건 게임에 불과했고. 아무리 깊이 몰입을 한다고 하더라도. 결국 가상의 환경에서 벌어지는 역할극이다. 그게 롤 플레잉Role playing 게임의 의의가 아니겠는가. 모두 연기라는 점에서.


본인의 실제 성격이 굉장히 반영된다는 건 늘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이전에 제냐가 숲 속에서 만났던 여자, ‘아르망디’라는 이름을 가졌으나 제냐는 몰랐던 이. 그 여자를 볼 때 느꼈던 섬칫함이나 꺼림칙한 느낌이 그로 인함이다.

아무리 판타지 세계에서 역할극을 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대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인데. 그 정도로 망나니처럼 굴고 있다면. 현실에서도 성격이 조금 이상한 인간이 아닌가, 생각하게 된다.


릿샤의 인격에 대한 의심까지는 아니었다. 그건 지난 세월동안 같이하면서 알았으니까. 다만, 조금 악취미나 억눌린 심정이 있지 않은가, 생각이 들 뿐이었다.


릿샤가 명령조로 말을 했고, 게오르그 후딘은 결국 입을 열었다.


‘자백’을 위한 다양한 스킬들에 대하야.


릿샤 애드윈은 그래도 해답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었다.


초상술사는 모든 상황에 대비한다.


불가능한 말이었지만, 호기롭게 외치기에는 좋은 말이다. 어떤 직종보다도 다양한 환경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직종이라는 점만큼은 확실하니까.


초상술사들도 여러가지 갈래가 나뉘고, 가진 바 능력 외의 것은 다루지 못하지만. 그래도 개중 뛰어난 엘리트 캐릭터들은 정말 세기 어려울 정도의 스킬 가짓수와 상황 대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릿샤 애드윈도 전능하지는 않았으나 물론.

사람의 입을 열게끔 하는 스킬 몇 종류를 따로 익힌 바가 있었다.


정신 조작 계열과, 신경 조작, 그리고 물리적 고통을 주는 부류였는데.


해당하는 아이템들도 몇 종류 인벤토리에 넣어놓고 다닌다. 게임을 플레이하다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 지 모르니까 말이다. 지금처럼.


”인벤Inven(tory)."


릿샤가 짧은 단어를 중얼거렸다. 스킬의 시동어와 같았다. 플레이어가 여러가지 인터페이스를 다루는 방식 중 하나인. 직접 이름을 부르는 방법은. 그 구동어語를 제각기 설정할 수가 있었다. 제냐의 경우에는 IV라고, 영어 약어를 중얼거리면 나타나게 되어 있었고.

또 달리 행동적 제스쳐로 켤 수도 있었는데. 릿샤의 경우에는 인벤이라고 저장을 해 둔 모양이었다.


그녀의 눈 앞에 반투명한 푸른 아이템 목록이 펼쳐졌다. 푸른 창이었고, 그 너머로 게오르그의 모습이 아주 잘 보였다.


그녀는 손으로 인벤토리 창을 더듬어, 원하는 아이템을 찾았다. 그녀의 손에 들려 있던 약병은 내용물이 떨어져서, 동굴의 땅바닥에 버렸다. 기초 상점에서 산 플레이어용 MP들은 특수한 약병에 담기게 되는데, 그것들은 여간해선 부서지지 않는 재질로 되어 있었고. 더군다나 내용물이 없는 채 버려지게 되면,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연소멸하게 되어 있다.


기초 물약 상점에서 살 수 있는 가장 저렴한 제품 라인업들은, 수량에 한계가 없이 무한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억 단위의 플레이어들이 사용하는 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 게임성이 부과된 부분이었다. 콘란드 대륙에서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물량으로는, 갑작스레 유입된 수많은 여행가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었으니까.


그러다보니, 무한에 가까운 아이템이 대륙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게끔 프로그래밍이 된 부분이다.


손가락으로 쓸어 리스트를 쭈욱 내렸고, 개중에서 하나를 긁어 바깥으로 빼낸다. 슬쩍 누르면 리스트 중 한 목록이 둥글게, 부풀어 오르고. 거기서 한 번 더 클릭을 하면 인벤토리 내의 물품이 현실화가 되어 바깥으로 빠져나오는 식이다.


릿샤는 둥그런 플라스크에 든 약병을 꺼냈다. 안에는 찰랑거리는, 투명한 물이 들어있었다.


애초에 주머니에서 꺼냈던 회복 포션과, 반지 중에서. 포션은 다 쓰고 버렸으니 반지가 남았고. 다시 꺼낸 플라스크 약병이 들려 있었다.


‘트롤의 혀'


라는 물약 아이템이었다.


트롤, 은 재생력을 상징하는 몬스터였고. 아무리 혀를 잘라내려고 하더라도 계속해서 혀가 복구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혀‘란 상징적인 말이었고. 곧, 약물을 마신 이가 가지고 있을 ’정보‘들을 뜻함이었다.


아무리 정보를 감추고, 없애려고 하더라도. 이 약물 앞에서는 자신이 아는 바를 바깥으로 토해낼 수 밖에 없다, 대강 그런 의미였다.


이름은 대충 지어진 것 같았으나. 효과는 확실했다. 약물을 만들어내는데 실제 트롤의 체액이 들어간 걸로, 릿샤는 알고 있었다.


“자.”


릿샤 애드윈은 웃지 않았다. 딱히 웃을 일은 아니지 않은가. 그다지 즐거운 바도 아니었고. 눈 앞에는 고통받는 중년의 사내가 있을 뿐이었다. 이런 일은 빨리 끝내는 게 좋다. 릿샤는 무뚝뚝했고, 가학적으로까지 굴었지만.


사실 뭐, 아직 그녀가 대단하게 수를 쓴 것은 하나도 없다. 게오르그 후딘이 지레 제 혀를 잘라먹었을 뿐이다. 릿샤는 그걸 치료해준 사람이었고.


자백제 역시 대단한 고통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죽음보다도 더 끔찍한 상황에 처할 수 있기는 하다만.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들을 모조리 토해내는 일 말이다. 어떤 부류의 인간들은, 가지고 있는 정보가 목숨보다 무거울 때가 있었다.


주로 거대한 조직에 몸담고 있는 말단, 혹은 중간 관리자 급의 인물들이었다.


계획을 직접 짜고 판을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그 판 위에서 놀고 있는 말들. 개중에서 조금 중요한 병정들.

그런 중간 관리자들은 언제나 ‘절대로 알려져서는 안되는’ 이야기들을 속에 품고 있다. 실무를 봐야 하니 알게 되는 일들이었고. 자신의 것은 아니니 스스로 감당할 수는 없는 무게감의 이야기들이다.


게오르그 후딘은 적당한 인물이었다. 아예 최하층의 하수인도 아니었고. 나름대로의 입지를 가지고 있는 자가 아닌가.


뒷 일을 생각하면, 죽고 싶어할 지도 모른다. 알사드 대공, 이 어떤 인물인지 다 아는 바는 아니었지만.

그 자가 꾸미고 있을 어떤 계략에 대해 상상을 해보자면. 현실에서 극악한 범죄자였던 인물들을 모델로 하고 있을 지도.

죽음보다 더 심한 꼴을 돌아가서는 당할 수 있었다. 그런 조직에 몸담고 있으면서 나불나불, 적에게 정보를 풀어댔다간.


그러나 거기까지 릿샤가 봐줄 일은 아니었고.


둥근 플라스크에, 코르크 마개를 따냈다. 콘란드 대륙에도 코르크 나무는 있었다. 나무의 겉껍질을 떼어내서 만들어낸다고 하던데, 어느 다큐멘터리에서 릿샤가 보기로는.

현실의 식생 대부분이 콘란드 대륙에 재대로 존재를 했다. 거기에 더해서, 판타지 월드에 걸맞는 이상한 종種들을 추가해둔 것이 이곳의 모습이었다.


뽕, 하고 딱 맞물려 있던 마개가 빠졌고. 게오르그 후딘은 그 소리가 끔찍하다고 느껴졌다. 그의 얼굴 낯빛은 더욱 더 시커멓게 물들었다. 애초에 그리 좋은 꼴은 아니다. 흙먼지, 상처, 말라붙은 핏자국. 그런 것들이 게오르그의 인상을 이미 흉악하게 만들고 있었는데.


플레이어들도, 시간이 오래 지나 피딱지처럼 굳어버린 혈흔들은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볼 수 있었다. 게임에서 기본적 모자이크의 대상에 들어가는 건, 생생하게 흐르고 있는 혈액과 동물의 내장 기관들 따위 뿐이다.

말라붙은 피부터는 그저 단순한 무정물, 오브제 따위로 취급을 하는 모양이었다. 물론 세세한 개인별 세팅Setting이 가능한 게임이었고, 얼마든지 혈액이 싫다면 그런 오싹한 비쥬얼들을 전부 블러Blur 처리할 수도 있었다.


모자이크를 하던 뭘 하던. 비련의 시나리오는 플레이어에게 특별히 강요를 하지는 않았다. 온갖 불편함을 감수하게 해놓기는 했다만. 꼭 그 길을 가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건 아니었고.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의 수준과 속도에 맞게 플레이할 수 있다.


서바이벌 게임으로서 계속해서 다가오는 게임 오버의 위험이 두렵다고 한다면. 그냥 초보자 존Zone에서 벗어나지 않고 시작의 도시에서 계속 지내도 괜찮다. 어차피 스타팅 포인트로 선택할 수 있는 시市구역에는 대도시들도 많이 있었으니까.


삼엄한 경비와 제대로 굴러가는 사회망 속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나가도 나쁜 일은 아니리라. 그러다가, 레벨이 오르고 명예 점수 따위가 높아져서. 혹은 많은 돈을 벌어서. 안전한 호위들을 구비하고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던가.


보통 전투직이 아니라 정치 쪽으로 방향을 잡고 플레이를 하는 이들이 그런 루트를 밟는다. 혹은 장공인 계열의 플레이어들도. 꼭 자신이 전투력을 가질 필요는 없었다. 험한 것을 다 볼 필요도 없었고.


릿샤는 영 표정이 좋지 않은 게오르그 씨에게 트롤의 혀를 부었다.


벌린 입으로 트롤의 혀를 부었다,


라는 말이 썩 끔찍하게 들리는 묘사이기는 했다만.


단순히 물과 같은 액체를 부어준 것에 불과했다.


게오르그의 사지, 고개까지 오체. 그리고 각 말단 부위들은 릿샤의 통제 하에 있었다. 그는 입을 벌리고 있었고, 그대로 떨어지는 액체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


투명했고, 별 맛도 없다. 그러나 분명 물은 아니었다. 초상술사들, 연금술사들 따위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아이템이었다. 이 시대의 과학자, 화학자들이 만든 물품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자체에 MP가 조금 포함되어 있기도 했고.


아마 약간의 고통과 이질감, 이물감과 함께 이제부터는 묻는 말에 잘 대답하게 되리라.


이 또한, 게오르그 후딘이라는 작자를 완벽하게 제압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일전에 사투를 벌여 그의 MP를 모조리 소진시키고, 완벽하게 전투 능력을 잃게끔 해두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으리라. 일반적인 사람에게 이런 류의 스킬이나 아이템을 쓸 때도 반발력이 존재한다. 초상술이나 기력술 등. 초능력을 익힌 ‘술사’들에게는 더욱 큰 반발력이 있었고.


이 반발력이라는 건 생물에게 있는 기본적인 생체 에너지와도 관계가 있는 것인데. 사람의 정신이나 의지에 영향을 받기도 한다. 평범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고도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정신 계열 스킬에 걸려들지 않겠다고 애를 쓰면, 가만히 있을 때보다 훨씬 나은 내성을 가질 수 있기는 했다.


지금 게오르그 후딘은 정신이고 육신이고, 모조리 깎일대로 깎여서 힘이 없는 상태이기에 릿샤에게 쉽게 부려지고 있는 꼴이었고 말이다.


굳이 붙이자면 자백제라는 이름을 붙여볼 수 있는 약물이 들어갔고.


릿샤는 손에 남아 있던 반지를 손가락으로 눌러 부쉈다.


릿샤의 물리 스텟이 물론, 중수 급의 기력술사들과 비슷한 수준이기는 했지만. 단순히 힘으로 눌러 부순 건 아니었다. 원래 적절한 압력을 가하면 파괴되도록 지어진 아이템이었다. 한 번에 담겨 있는 모든 힘을 다 쓰도록, 완전히 부숴버렸고.


파편이 되어 부서지는 금빛의 작은 가락지는 그대로 빛의 입자가 되어 허공에 흩어졌다.


금세 바닥에 떨어지거나 흩어지지 않고, 각 입자들이 비행이라도 하듯.


릿샤의 의지에 따라서 몇 갈래로 나뉘어져 움직이더니, 게오르그 후딘의 목덜미 근처를 감쌌다.


반짝거리는 금빛의 가루들이, 연기처럼 흘러가서 이룬 형상이었다. 그것은 비유적인 것이었는데. 내부에 담겨 있는 스킬은 게오르그 후딘의 정신을 제압하는 부류였다. 자백제와 함께 사용을 하면 좋은 스킬이다.


게오르그 후딘이 강력한 워메이지였기에, 이토록 만신창이로 만들어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릿샤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는 셈이다.


우우웅,


하고 연기가 진동을 하며 소리를 냈고.


게오르그 후딘의 초점이 멀어져갔다.


정신을 잃는 건 아닌데. 사실 반쯤 잃었다고 해도 좋으리라.


아마 꿈을 꾸는 것 같은 감각일 테였고. 알고 있는 진실들을 거짓말 할 생각은 하지 못하고 두서없이 털어놓게 될 것이었다.


깨어나고 나면, 다시 혀를 깨물지도 모르겠다.


이 인물에게 개인적인 원한은 없었다.


릿샤는 대강의 조치를 다 해두고서, 뒤켠을 바라본다.


동료들, 헌터즈 길드원들이 약간 질린 모습으로 릿샤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야. 왜 그래. 나만 쓰레기야?”


릿샤는 2, 3초간 길드원들의 낯빛을 바라보다가. 뚱하니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이 농담에 피식거리면서 릿샤에게 다가왔고.


릿샤가 입을 열었다.


“뭣부터 물어보는 게 좋을까.”


“흠.”


제냐가 턱을 쓰다듬으면서 고민을 했고.


질문을 골랐다.


“대공이 꾸미고 있는 게 뭐지?”


아직 게오르그 후딘에게 물어본 건 아니었고, 저들끼리 질문을 정하기 위해서 한 번 입에 담아본 것 뿐이었는데.


그새 게오르그에게 걸어둔 스킬과, 약물들이 효과를 발휘했는지.


멍한 표정이 되어버린 인물이 입술을 열었다.


처량한 꼴로,


워메이지 중에서도 베테랑이자 전술사단의 자랑이었던 인물이 말한다.


“···주변국들과의··· 전쟁······.”


그가 갈라진 목소리로 내뱉는 부류는, 작은 스케일의 사연은 아니었다.


길드원들의 표정이 조금 심각해졌다.


게임 내의 일일 뿐이기는 하다만.


······.


살아남을 수 있을까, 싶은 스케일의 이야기로 점점 심화되고 있었다. 전쟁이라.


초보자 도시가 있고, 또 평화기를 지나고 있는 중부 대륙 중심. 산슈카 국. 이곳에서 전쟁이라는 건 참 거리가 먼 이야기였는데.


달리 말하면,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싶은 심정조차 있기도 했다.


그 정도로 짙은 광기를 품은 계획이 아니었다면, 그토록 긴 퀘스트를 이용해 헌터즈 길드를 이곳까지 끌고 왔을 리 없으니 말이다.

이 게임을 관장하는, 메인 AI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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