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게임

새글

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최근연재일 :
2024.06.30 02:56
연재수 :
358 회
조회수 :
9,092
추천수 :
771
글자수 :
3,405,694

작성
24.03.28 11:06
조회
11
추천
1
글자
16쪽

241. 하울Howl

DUMMY

홍옥의 안에 불길처럼 일렁거리는 무엇이 있었다. 뭐가 되었든, 아마 MP일 것이다. 혹은 그로 인해 움직이는 물질의 반응이거나. 그것 외에는 굳이 지팡이 내에 넣어 둘 이유가 없었으니까.


로웰 드버. 방년 39세. 방년이라는 이름이 썩 어울리는 숫자인 지는 모르겠다만. 아무튼 그는 몇 해가 지나던 어릴 때와 다름없이 즐겁게 잘 지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재능에 관해서, 어느 정도는 확신이 있었다. 초상술이라는 대중도 없는 분야를 파고들면서, ‘어느 정도’라도 자신의 재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그는 천재일 가능성이 높았다. 누군가에게 사사를 받은 것도 아니었고. 그의 테이밍 스킬은 자기류에 가까운 발전으로 이루어낸 성취였으니까.


아주 약간은, 자존심이 상하기도 했다. 할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지만.

일단 릿샤 애드윈의 설명을 들으면, 어차피 초상술이라고 하지 않는가.


대공가를 방문해서 서신書信을 건네고 어서 돌아가야 할 자신이 왜 이러고 있는 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만.

진한 인연을 맺은 동료들이 하나같이 호들갑을 떨며 그를 채근했으니 어쩔 수 있겠는가. 무언가 이유가 있어서 이러는 모양이었다. 더군다나, 로웰에게 별로 나쁜 일도 아니지 않나. 아티팩트 하나까지 덤으로 주면서, 기초적인 스킬 운용법을 알려 주겠다니.


마침 로웰도 펫이 자신의 근처에 없을 때 써먹을 자구책을 좀 고심하던 차였다. 초상술사, 개중에서도 조금 특이한 부류인 테이머는 위기의 상황에 처할 때가 많았다. 당장 부려먹을 몬스터가 없으면 무방비나 다름이 없다.


잘 훈련이 된 몬스터는, 자체적인 행동 체계가 있어서 굉장히 유능하게 움직이며, 또 강력한 군사가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곧 ‘테이머’가 사용하는 MP나 스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테이머의 스킬의 총력이 그 몬스터로 표현이 되는 셈이었고. 몬스터를 잃어버리면, 스킬이나 MP를 송두리째 잃어버리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솜씨 좋은 테이머들은 늘 자기 보호를 위한 기술이나 도구를 갖고들 있었다. 로웰은 안타깝게도 그런 게 없었고. 기력술사들의 방법처럼 강화술을 임시로 쓰는 자들도 있었는데. 로웰은 강화술과는 더욱 잘 맞지 않는 편이었다. 기본적으로 그가 스킬을 발휘하는 방식은 굉장히 시간이 걸린다.


대단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었으나. 그건 일반적인 시선에서 볼 때의 이야기였고. 급박하게 전투가 일어나는 와중에 수 초에서, 길게는 분 단위까지 시전 시간이 걸린다면. 그건 죽여달라고 하는 말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릿샤는 초상술사로서 변용이 자유롭다. 그녀 역시 그만큼 시간이 걸릴 때가 많이 있었지만. 그건 그마만큼 강력한 기술을 쓸 때의 이야기였고. 훨씬 낮은 단계의 스킬들을 쓸 때는 시전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로웰은 그런 조절이 어려웠다. 그에게 있어 스킬, 초상술이라는 건 지극히 정밀해야만 하는 작업이었으니까.


아마 신변의 보호랄만한 게 거의 없는 상태로. 몬스터와 마주하며 테이밍을 해야 했던 지난 시절들이 그의 스타일을 그렇게 만들어 왔으리라. 까딱해서 한 번 발휘한 테이밍 스킬이 실패라도 한다면. 몬스터의 난동에 그대로 목숨을 잃게 되니까.


아주 복잡한 퍼즐을 풀듯. 혹은 기계장치의 구조를 파악하듯 각 몬스터 별로 다른 키key를 찾아가는 것이 테이밍 스킬의 과정이었고.


지금 릿샤가 요구하는 하울의 사용은 그러한 로웰의 스타일과 대치되는 것이었다.


우우웅.


하고 미약한 진동이 느껴졌다. 근처에 있는 릿샤에게도 들릴만치였다. 적갈색의 나뭇대 위에 붙은 홍옥이 조금 떨렸다. 내부에 있는 불길이 일렁거리다가 더욱 커졌다.


하울 내에 내장되어 있는 스킬은 크게 세 종류였다.


한 개는 증폭. 한 개는 유지. 한 개는 화염술이다. 따로 원소술사, 워메이지가 아니더라도 홍옥에 내재되어 있는 술식을 따라 MP를 주입하면, 화염술을 쓸 수 있었다. 이건 일반인도 쓰기 쉽게 만들어낸 종류의 아티팩트는 아니었고. MP를 다루는 술사들더러 쓰라고 만들어둔 물건이다. 조금 더 견고하고, 튼튼하며, 스킬의 위력 역시 대체적으로 강한 경우가 많았다.


일반적인 사람들도 아무렇게나 쓸 수 있는 방식의 아티팩트이면서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면, 그건 세상에 흔하게 있어선 안될 물건일 테다.


최소한의 발동 조건, 안전장치도 없는 강력한 무구라는 건 대개 재앙을 불러오기 딱 좋은 무엇이다. 위력적으로 보자면 최고의 위력, 효력을 가진 아이템이기는 할 것이었다. 권력자나 재력가들이라면 모두가 갖고 싶어할 것들일 테고.

그런 물건을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존재는 대륙에 그리 많진 않았다.


어쨌건 로웰은 하울의 내부에 있는 기능 중에서 화염술을 우선은 발휘하고 있다. 바람 부는 공터. 건물들 틈바구니에 있는 곳이라 시야도 나름 잘 가려지고. 근처 건물에만 옮겨 붙지 않는다면 흙바닥은 화재의 위험도 없다. 만약 로웰이 컨트롤이 미숙해 거대한 화염을 뽑아내 날뛴다면. 릿샤가 제어할 요량이었다.


“흡.”


무언가 잘 되지 않을 때, 신체적으로 호흡이나 힘을 주고 뱉는 건 로웰의 습관이었다. 예전부터 홀로 익혀온 초상술의 요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그것만이 유일한 방법은 아니었으나. 결국 초상술이라는 건 본인의 정신력에 관한 일이다. 스스로가 잘 집중을 해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어떤 것이든 좋으리라.


애초에 발동어, 시동어로 제각기 스킬의 이름이나 정해둔 말을 읊조리는 것 역시 초상술사 개인의 의식을 위한 것이었으니.

몸과 정신이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신체적으로 힘을 주거나 하는 것도 유효한 방법이리라.


일렁거리는 불길은 붉고 밝다. 채도가 짙은 홍옥 내부에서 밝은 오렌지빛 불빛이 선명하다. 그것은 로웰의 MP에 따라서 춤을 추다가. 이내는 바깥으로 흘러 나오기까지 한다. 화염술의 성공이었다.


생각보다 빨리 되었다. 끙끙대는 아저씨를 앞에서 구경하고 있는 릿샤 애드윈은 그렇게 생각을 했다. 재능이 없는 자라면 얼마나 시간을 주든 하지 못할 일이었다. 기본적으로 로웰 드버라는 NPC의 초상술 재능이 뛰어나다는 뜻이기도 했다.


자신이 잘 다루지 못하는, 혹은 새로운 분야의 스킬을 터득하는 건 난해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다양한 술수를 사용하는 초상술사들이 강력한 법이었고.


‘기력술사’들의 경우에는. 개인이 응용하여 써먹을 수 있는, 강력한 아티팩트가 있더라도 잘 다루지 못할 때가 많았다. 그들의 MP는 독립적으로 발달한 강화술의 갈래를 따라 빚어졌으니. 이미 ‘기력’이라는 이름으로 초상술사들의 MP와 달리 부르고 있다는 것 자체가, 에너지의 성질이 조금 다르다는 뜻이었다.


기력술사의 기력으로는, 아티팩트를 발동시킬 수 없었다. 그러려면, 기력술로 빚어내기 이전의 MP를 운용해야 하는데. 그건 결국 초상술사나 아티피서가 될 수 있는 자질을 뜻한다. 결국 두 종류 이상의 재능을 가진 이들이 아티팩트를 제대로 다룰 수 있으리라.


로웰은 잠시 애를 쓰다가, 끝내는 불길을 제어해냈다.


그의 팔뚝보다 조금 더 긴 길이의 지팡이였다. 주먹의 반 개, 혹은 3분지 1 정도 크기의 홍옥은 불길을 뿜어낸다. 릿샤가 자주 사용하는 원소술의 술식이 담겨 있었다. 그녀의 사고방식, 심상을 이해하기 쉽다면 그녀가 만든 아티팩트를 터득하는 것도 쉬워진다.

프로그래밍이나, 혹은 문학처럼. 한 가지 의미와 결론을 위해 표현법이 다를 수 있었으니까. 어떤 작가가 평이하게 문장을 적고. 혹자는 빙빙 돌리고, 비유법을 쓰고, 부정의 부정문을 사용해서 문장을 적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조금 낭만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결국 초상술학에서 술식을 이해하는 과정은 누군가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언어’처럼 부드러운 정보 전달 체계는 아니었으나. 분명 거기에 개성이나, 사람의 취향, 마음이 담길 여지가 있기는 하다.


아주 학식이 높고 경험 많은 초상술사들이라면 술식만으로도 대화를 할 수 있을지 몰랐다.


로웰의 장점은 섬세함과, 정확함이다. 그가 스킬을 시전하고 다루는 방식이었다. 홍옥으로부터 나온 밝은 불길은 그대로 길게 이어지며 허공에 떠올랐다. MP를 잘못 주입했다가는, 불꽃이 급격하게 커지거나터질 수도 있는 노릇이었는데.

로웰이 다루는 불꽃은 굉장히 안정적으로 보인다. 릿샤는 흡족했다. 폭발밖에 시키지 못하는 초상술사보다는. 안정적으로 자신의 스킬을 컨트롤하는 이가 훨씬 더 수준이 높다.

가르칠 게 많이 없다는 뜻이었고, 이 지루한 연습이 금세 끝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들었다.


화염술의 식을 통해 아티팩트에서 불꽃을 뽑아낼 수 있다면.

그 다음은 유지와 증폭이었다.


유지는 그것만으로도 강력한 힘이었다. 물줄기를 한 번 쏘아내는 것이 아니라, 수도꼭지를 계속 틀고 물을 받아 모으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긴 시간 에너지를 쏟아낼 수록, 그 시간의 길이만큼 에너지의 양이 곱해지리라.


불길 역시 그러했다. 마치 뱀처럼 구부러지는 오렌지빛의 불꽃.


로웰은 그것을 허공에 띄웠고, 가지런하게 만든다. 그는 높은 제어력, 곧 ‘의지력’ 수치를 갖고 있었다. MP 역시 상당량이었고. 아마 레벨에 비한다면 따를 자가 많이 없으리라. 심지어 예전에 사용했던 비기 중에는, 자신의 총 MP 분량에 달하는 에너지를 아티팩트로부터 한 번 더 얻는 기술도 있었다.


MP 고갈로 인한 탈력감, 어지럼증 따위를 이겨낼 수 있다면. 단숨에 두 배의 MP량을 얻어낼 수 있는 무기이다.


그는 가지고 있는 MP에 비해서 굉장히 많은 양을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사내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마물술사로서 최적의 능력을 갖출 수 있었고. 순간적으로 군대라고 불릴만한 마물들을 이끌 수 있었으리라.


뱀처럼 길게 뽑혀 나온 불길이 또아리를 틀었고, 곧 줄기가 끊기며 허공에 구체로 모였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으나 에너지는 계속해서 커지고 있었다.


크기는 사람의 머리통 절반만한 크기에서 더 키워지지 않았다. 로웰이 잘 억제하고 있는 셈이었다. 같은 부피에 더 많은 MP가 들어가고 있으니, 곧 밀도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유지’는 화염술의 재능이 떨어지고, 능력이 조금 부족한 이라고 하더라도. 릿샤가 쓰듯 스킬을 쓸 수 있게끔 돕는다.

일단 한 번 화염술의 발동에 성공하면 그 이후에 지속적으로 MP를 주입하는 것만으로. 불꽃을 뽑아낼 수 있었다. 컨트롤이 미숙하거나, 화염 속성의 원소술에 재능이 없는 자라면 그렇게 길게 다루는 것조차 힘든 일이 되리라.


‘증폭’은 같은 양의 에너지를 더욱 큰 위력으로 만들어주는 힘이었다.


대부분의 오브Orb나 지팡이가 그러한 역할을 맡는다. 초상술사들에게는 필요한 물건들이었다. 릿샤 역시 어느 정도 수준이 오르고, 스펙에 어울리는 아이템을 맞추고자 할 때부터 그런 류의 아이템들을 그러모으고 있었다.


정식으로 차려입은 그녀의 차림새 안쪽으로는 온갖 보석류가 치장되어 있다. 하나하나가 초상스킬의 위력을 증폭시켜주는 도구들이었다.


증폭이라는 건 결국 운동성을 더한다는 말이다. 같은 양의 에너지에 강력한 운동 에너지를 더하고. 질량에는 변함이 없으나 최종적으로 더욱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끔 한다.


불꽃은 고요히 돌았다.

회전을 한다.

로웰이 자신의 MP를 이용해 복잡한 술수를 부리지도 않았으나. 지팡이 내부에 있는 술식을 인지하고 써먹고 싶다고 여긴 것만으로 일어나는 일이었다. 스위치를 인식하고 누르는 셈이다. 이후의 미세 조정은 기계를 다루듯, 정밀한 감각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로웰의 힘을 많이 쓰는 일은 아니다.


일렁거리던, 표면이 거칠던 불꽃의 구체는 점점 돌며 매끈한 공이 되었다. 이게 화염인가, 혹은 무엇인가 싶을 정도로. 그저 오렌지 빛의 광구가 되어간다.


비슷한 스킬로 그저 열이나 폭발성을 빼고. 빛만을 발현해내는 플래시 라이트 따위의 스킬들이 있었는데. 그와 비슷해 보이는 외견이었다. 위력적인 면에서 보자면 완전히 다른 것이었고.


릿샤는 간단하게 폭발력을 예측했다. 로웰은 연습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었고, 과도하게 많은 MP를 사용하지 않았다.


‘흠···.’


잠잠히 생각한다. 공터에서 터뜨리기에는 조금 과한 불꽃이었다.


그녀는 ‘흑각’을 사용하지는 않았다. 대신 시간을 조금 많이 들여 손을 뻗고, 천천히 집중해 스킬을 발휘한다.


로웰은 지팡이를 다루는 일에 집중했다.


짹, 짹.


이름모를 작은 새가 공터 근처에서 울었다. 내부에서 바깥으로 퍼져나가는 소리는 철저하게 막고 있으나. 바깥에서 들어오는 소리의 경우에는 별달리 제한이 없는 결계가 릿샤가 펼친 스킬이다.


도심에서 사람들이 버리는 음식물들, 부스러기 따위를 주워 먹고 사는 종류의 새였다. 귀엽고, 그리 더러워 보이지 않아서 사람들이 싫어하진 않았다.


어린아이들은 눈치가 빠르게도, 고맙게도 옛날에 도망가서 흔적도 보기 어려웠고.


파스스스,


하고 공기가 타올랐다. 혹은 허공을 부유하던 먼지 따위가 들어가 연소되었는 지도 모른다. 깔끔하게 깎아낸 현대적 조형물처럼 구체가 된 로웰의 불길.


릿샤는 앞으로 손을 뻗었고, 그녀의 앞에 검은 물질이 생성되었다. 이전에 릿샤가 임시 AI로서 움직일 때. 여관방 안에서 상대의 스킬을 잡아 먹었던 기술이었다. 굳이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저 대단한 위력까진 아닌 공격 따위를 제압하기 위해서 고안한 것이다.


손바닥을 펼쳐 상대의 주먹을 잡는 것처럼.

검은 색의 보자기처럼 생긴, 나름대로 두께감이 있는 미지의 물체가 생성되어 커져가다가, 불길을 감싼다.


로웰은 그대로 불꽃을 터뜨렸고, 안에서 쾅- 하는 소리가 났다. 약간 멀게 들리는 소리였다. 방음용의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폭발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불길의 폭발과 함께 릿샤가 만들어낸 검은 물체 역시 사라져버렸고.


“흠.”


로웰은 집중력이 사라지면서, 지팡이를 쥐고 앞으로 뻗고 있던 손을 내렸다. 릿샤 역시 마찬가지였다.


호아킨과 최태현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럭저럭 쓸만한 것 같았다. 아티피서로서의 재능도. 일단은 최소한의 공격기를 익히게 해주었고. 방어기의 경우에는 조금 더 일이 쉬웠다. 자동 반사적으로 작동하는 초상술적 방어구들이 몇 종류 있었으니까. 공격기의 경우에는 조건이 훨씬 까다롭고 복잡하니 만들기가 어려웠다.


적을 인식하고, 그것을 요격하기 위해서 유도되어 날아가는 공격 스킬을 아티팩트 안에 담기가 말이다. 얼마나 많은 상황들이 전장에서 펼쳐질 지 모르는데. 방어구의 경우에는, 그저 충격에 반응하여 사용자의 몸 근처만을 감싸는 방어막을 만들어내면 되었으니 비교적 아티팩트로 만들기 쉽다.


이미 만들어둔 것도 여러 개고.


대공령의 어느 공터. 여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한적한 골목길 내부에서의 일이었다.


“고맙구먼.”


로웰은 솔직하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험난한 세상이다. 살아날 길을 이렇듯 하나 더 마련해 준 것은, 확실히 은인이라고 할만했다. 왜인지 모르겠으나, 다들 불안스런 기색들이기도 했고. 어쨌건 결과적으로는 로웰은 무언가를 받은 입장이다. 정확한 연유는 몰라도 고마운 게 변하진 않으리라.


호아킨은 릿샤를 슬쩍 처다보았다.


릿샤 역시 호아킨을 본다. 호아킨이 눈짓으로 근처를 가리켰다. 차음의 결계가 성능이 어떠한 지 묻는 제스쳐였다. 릿샤는 알아듣지 못해서 ‘뭐’, 라는 듯한 표정이었고. 호아킨은 그냥 알아서 생각을 하고 입을 열었다.


“사실 우리는 프린스 알사드를 적대하고 있다네.”

“으어어엉?”


로웰은 갑작스런 말에 입을 벌려 웃기는 소리를 냈다.


*

joshua-fuller-p8w7krXVY1k-unsplash.jpg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269 268. 견제 24.04.16 14 1 26쪽
268 267. 썬더 울프. 사막의 밤. 24.04.14 15 1 18쪽
267 266. 케이실라Keiseila 24.04.13 15 1 15쪽
266 265. 외유外遊 24.04.12 13 1 21쪽
265 264. 처량한 포로 24.04.12 13 1 30쪽
264 263. 세부 내용 24.04.10 23 1 13쪽
263 262. 알현 24.04.10 13 1 19쪽
262 261. 사절단의 여정 24.04.10 17 1 19쪽
261 260. 비슷한 아이디어 24.04.10 11 1 19쪽
260 259. '그 망할 새끼' That shit 24.04.09 14 1 23쪽
259 258. 잠입 24.04.09 9 1 15쪽
258 257. 납치 24.04.08 11 1 10쪽
257 256. 리비아 이시기르스는 가볍게 검을 내리긋는다. 24.04.07 11 1 24쪽
256 255. 이쿠죠いくぞ 24.04.04 16 1 30쪽
255 254. 사막벌레 24.04.03 14 1 14쪽
254 253. 부족의 명운 24.04.02 15 1 24쪽
253 252. 이시기르스 24.04.02 13 1 17쪽
252 251. 리비아 24.04.01 13 1 19쪽
251 250. 사절단 24.03.31 17 1 15쪽
250 249. 에드버그 24.03.30 13 1 15쪽
249 248. 사담私談 24.03.30 15 1 14쪽
248 247. 자고로 다 고생하는데 뺑끼치는 새끼가 제일… 24.03.29 13 1 23쪽
247 246. 살리기 24.03.29 12 1 12쪽
246 245. 상처 24.03.29 9 1 9쪽
245 244. 전조없는 비수 24.03.29 11 1 22쪽
244 243. 셰프 L 24.03.29 12 1 14쪽
243 242. 합류 24.03.28 13 1 24쪽
» 241. 하울Howl 24.03.28 12 1 16쪽
241 240. 지팡이 하나 24.03.27 10 1 19쪽
240 239. 치즈 케잌 24.03.26 10 1 16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