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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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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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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2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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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252. 이시기르스

DUMMY

*


“난데없이, 위험하다고?”


리비아 이시기르스. 이시기르 마을의 용사가 묻는다. 그 앞에 있는 건 토미였다. 사막 부족 마을의 게르Ger(고유명사;몽골인들의 이동식 천막집. 평야 유목민들이 양모 따위로 겉을 감싸 만드는 텐트. 화신 사막의 부족민들은 천이나 가죽, 가축의 털 등 여러 재료를 이용해 다양한 게르를 만들어 거주한다)안에 들어와서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사막의 열기도 그늘진 내부에 들어오니 아주 조금은 낫다. 검고 옅은 천 따위를 넓게 펼쳐서, 게르 위쪽에 가림막으로 쓰고 있기도 했다. 마을 안쪽에 일부러 잎이 넓은 나무같은 걸 키워 그늘을 만들기도 했고.


이시기르 부족의 엘리트 전사, 와 마주하면서 토미는 스스럼이 없다. 그 자신도 능력자이기는 했다. 초상술사. 마을의 입장에서는 단지 부술 뿐인 기력술사보다도 더 귀중한 존재이다. 이방인이라는 점이 걸릴 뿐이지만. 토미는 나름대로 지난 기간동안 신뢰를 보여주었다. 마을 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기술과 재능을 아끼지 않았고, 큰 도움을 주었다. 마을의 전사들이 사냥을 해야 하거나, 전투에 나설 때도 뒤에서 지원을 해주었고.


토미의 덕택에 큰 중상자 없이 쉽게 끝난 전투가 여럿이었다, 그간. 부족민들의 생명을 살려준 셈이었으니. 이 이방인에게 마을 사람들이 갖는 마음은 이미 같은 부족원들끼리 공유하는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그와는 별개의 문제로. 가끔 어벙한 면이 있고 생뚱맞은 소리를 자주 하는 터라. 이시기르스는 시원찮게 대답을 하거나 인상을 구길 때가 있었지만. 토미의 앞에서.


“응.”

“위험이야 하지. 너도 알잖아. 사막에서 살아가는 게 얼마나 지독한 건지.”


리비아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이야기를 했다. 갑자기 낮에 찾아와서, 위험하다니. 뭐가, 얼마나 위험하다는 말인가. 사막의 부족민들에게 위기라는 건 곁에 두고서 살아가는 벗과도 같은 존재였다.


전투와 자연재해. 몬스터들의 광란을 염두에 두지 않고서는 한 달의 일정을 계획하기 어려울 정도로. 화신의 부족민들은 어려운 삶을 살아간다.


리비아의 시큰둥한, 놀라지도 않는 태도에 토미는 고개를 절레, 저었다.


토미로서도 나름의 근거가 있어 그러는 것이었다.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라는 게 늘 문제이기는 했지만.


토미는 이 세계에 대해 이시기르스가 알지 못하는 부분들을 직접적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탓이었다. 타인과 공유 되지 않는, 이해받지 못할 감각이나 앎은 괴롭기까지 하다.


천재가 되고 싶노라고 쉽사리 말하는 어린아이들은 모두가 그런 천재가 되고싶어 하지만. 개중에서 정말 뛰어난 부류는 자신의 특이성을 도려내고 싶어하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남들과 많이 다르다, 라는 건 때로 천형天刑처럼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 인간이었다. 사람은 함께 살아가는 존재였으므로.


토미의 경우에는 천재라거나, 뭐 그런 건 아니었지만.


정확히 말하면 리비아 이시기르스보다 더 정보력이 좋은 것 뿐이었다. 다른 마을 주민들은 언제나 화신 사막의 부족 내에 같이 있는 토미가, 그들보다 더 빨리 무언가 알아차리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겠지만.


“아니··· 여태까지의 그것보다 훨씬 더.”

“음?”


리비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구릿빛의 사내. 백인종의 얼굴에 피부만 조금 더 짙고 어둡다. 이목구비는 아주 훤칠하고 시원스럽게 생겼고. 잘 생긴 인간이었다. 토미는 부러울 정도로 남자답게 생긴 녀석의 면상을 바라보며 인상을 찡그린다.


언제나 헤실거리는 토미였다.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항상 놀라운 기술로 해결책을 만들어내던 녀석이기도 했고 말이다. 아마 마을의 어른들이 말하는, ‘마스터Master’급의 초상술사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였다.


그런 이가 마을에 머무르면서 호의적으로 군다는 건 부족에게 있어서 상당히, 아주 큰 힘이었다. 토미의 태도가 조금 진지한가, 싶어서 리비아는 집중을 해보았다. 지나가는 얘기가 아니라고 한다면 그는 부족의 전사이니 반드시 들어두어야 한다.


“마을이, 사라질 수도 있는 문제야, 이시기르스.”


리비아보다 훨씬 더 볼륨감이 있는 곱슬머리. 밝은, 갈색이 섞인 금발. 푸른 눈동자. 사막 민족의 특징과는 어울리지 않는 흰 피부. 그와 비슷한 나이였으나 동안인 얼굴.

사막을 떠돌다가 이시기르 부족에 정착한 초상술사가 험한 말을 입에 담았다. 자연스럽게, 리비아의 표정도 그 사안의 무게감에 따라 험악해졌다.


토미에게 화가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단순히 장난으로 마을의 멸망을 입에 담는 거라면 화를 낼 수도 있었다. 부족의 엘리트 전사, 리비아 이시기르스에게 마을의 명운에 관한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이다.

생명보다도 더.


“무슨 소리야, 그게.”


리비아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낮게 깔렸다.


푸르르르릉.


바깥에 매어둔 사막 말, 갈버트가 우는 소리가 들렸다. 먹이통에 든 짚이나 물을 마시도록 둔 상태였다. 먹을만큼 먹고, 한가롭게 있는 상태였다. 한낮의 햇볕은 언제나처럼 뜨겁다. 이시기르스의 게르 근처를 돌아다니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움도, 희미하게 들렸다.


부족은 평화롭다. 평화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지 않는 것이 화신 사막에서의 삶이지만은. 그래도 한 때의 평화라는 게 있지 않나.

그런 평화에 또, 가장 어울리잖는 얘기를 꺼낸 게 토미다.


“음···.”


토미는 어떻게 말을 풀어야 하는가, 고민을 했다. 일단 냅다 지르기는 했는데···. 언제나,


NPC들을 설득하고, 그들에게서 행동을 이끌어내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토미 졸탄은 그렇게 생각했다.


영국계 미국인으로, 지금은 영국에 머무르고 있는 사내였다, 그는. 조부모를 비롯해서 친척들이 영국 본토에 있었고, 아버지와 그 아래의 가족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었는데. 영국쪽 기업에 취직을 하게 되어서 어쩌다보니 아일랜드에 있었다.


오늘은 오전 업무만 보고, 집에 돌아와서 한가롭게 게임에 접속을 한 참이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은, 상황과 장소에 관계없이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잘 꾸며진 드라마를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게임이었다. 휴가를 떠나기도 뭐한 날들에는, 차라리 방구석에 누워 비련의 시나리오에 접속하는 게 좋은 여가일 지 몰랐다. 토미는 그리 여긴다.


그런데, 오자마자 난데없는 퀘스트 로그를 읽은 바람에 난처한 상황이었다.


중부 대륙에서 플레이를 시작한 그다. 산슈카의 피스 시市에서 초보자 시절을 보내고, 중수 이후부터는 화신 사막으로 발걸음을 옮겨, 극한의 땅에서 플레이를 해왔다. 서바이벌 게임에 어울리는 난이도였지만. 원래 아웃도어Outdoor, 여행 따위를 좋아했던 그에게는 도리어 좋은 환경이었다.


다양한 물자들을 챙겨서 사막에서 살아남고, 스킬Skill을 연마하며 하루하루 살아나가는 그 과정이야말로 가장 재미있는 점이었다.

그렇게 많은 황무지, 사막의 땅과 여러 마을들을 떠돌다가. 지금 마지막에 정착한 곳이 ‘이시기르’ 마을이었다.


그는 이 마을에 쭉 머무르면서 NPC들을 도와주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부족민들과 어울리며 호감도를 쌓았고. 이 부족에 관련한 퀘스트들을 해결하면서 여러 보상들을 얻어왔다.


나름대로 험한 방식으로 플레이를 했으며. 솔로 플레이어로서 어려운 퀘스트나 적들을 이겨왔기에 보상치 역시 두둑하게 받았다. 쉽게 다다르기 어렵다고 하는, 마스터Master급에 이르기도 했다. 고수高手라고 할만했고, 플레이어 레벨은 172였다.


자신의 레벨에 맞는 실력이라거나, 모든 전력을 이 곳의 부족민들에게 내보인 적은 없었지만 말이다. 주민들의 삶을 도와주는 것만으로도 경험치는 적잖이 벌고 있었고. 때때로 사막을 배회하며 필드 몬스터 따위를 사냥하고 있었는데···.


그런 평화로운 플레이에 반감이라도 가지는 것인지, 시스템이 퀘스트를 건네주었다.


토미가 무언가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시간 변화, 자연스러운 외부 상황의 변화로 인한 퀘스트일 확률이 높았다. 우연히 토미가 그 자리에 있었기에 받은 것뿐인 말이다.


[이시기르 부족의 위기 - 레어Rare, 마을간 퀘스트


화신 사막의 부족 중 하나인 이시기르.


몇 개의 마을과 천 단위의 사람들. 거기에 용맹한 전사들과, 먼 도시로 나가더라도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엘리트 전사들까지.

상당한 규모를 자랑하는 공동체 이시기르는 제일의 부족은 아니어도, 강한 마을 중 하나로 인정받으며 지금까지 사막에서의 삶을 이어오고 있다.

이시기르 부족에 합류하여 그들의 생활을 도와주는 당신.


당신은, 어느 날 묘한 기류를 깨닫고 만다.


이시기르 마을에 스며든 ‘이방인’들이 있음을 말이다.


교묘하게 들어와 마을의 원로, 그리고 여러 사람들과 밀담을 나누는 외부인들은 분명 ‘사막 민족’의 옷을 입고 있으나 어딘가 수상쩍다.


정체를 숨기고 움직이는 그 자들의 수준을 알아보고, 짐작한 당신은 그들이 ‘위험하다’고 느낀다.

무슨 의도를 갖고 있는 지는 모르겠으나, 만일 마을의 안위를 위협하는 꿍꿍이를 가졌다고 한다면, 충분히 일을 저지를 수 있을만한 자들이었다.


평화기를 이어가던 필리아 대륙 중남부. 고국古國 산슈카를 중심으로 하는 몇 개의 나라와 지역 간의 균형은 아무도 모르게 균열을 보이고 있었다.


당신이 목격한, 사막 민족들 사이에 들어온 ‘비밀스런 인물’들이 바로 그 ‘균열’의 주범들일 지도 모른다.

마스터 마기아에 도달한 초상술사인 당신은, 여태껏 함께 지내온 이시기르 부족과, 그 외 사막 부족들이 겪게 될 운명의 기로에 같이 서 있다.

중남부의 정세가 심상치 않게 변해간다면, 화신 사막의 환경 역시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믿을만한 부족의 NPC와 접촉하여, 당신이 느끼는 불안감과 주변국들 사이에 퍼지는 묘한 기류의 변화에 대해서 상담을 해보라.]


언제 불안감을 느낀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시스템 상으로는, 그렇다고 한다.


어쨌든 고수급을 넘는 초상술사이자 유능한 솔로 플레이어. 베테랑이 그였으니까. 확실히 마을 내에 있는 여러 NPC들을 보면서 조금 ‘다르다’라고 느낀 자들이 있기는 했었는데···.

그건 그저 스쳐 지나가는 단상이었지 깊이 생각한 바가 아니었는데···.


순식간에 토미는 모종의 퀘스트에 얽혀버리고 말았다.


애초에 다양한 퀘스트를 풀며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하기 위해 사람들의 틈바구니 속에 들어온 것이기는 하다만.


퀘스트 로그 상에서 주어지는 정보로는 지금 이 근처의 정세가 불안하다고 한다. 사막 내에만 틀어박혀 있던 그였지만. 바깥에서 무언가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목격한 ‘수상쩍은’ 놈들이 생각보다 더 수가 많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놈들인 듯했고.


결국 외부 세력이라는 말이었다.


근처에 닿아 있는 인접국으로는 산슈카, 벨베르, 안단이 있었다. 산슈카를 건넌다면 동부에는 이슈칼이라는 나라도 있었고.


서쪽으로 주욱 가면, 거대한 산맥으로 가로막혀 있었다. 화신 사막의 북쪽으로 올라가면 ‘대협곡’이 있어서, 그 또한 중부 대륙 필리아의 유명한 마경 중 하나였고.

남쪽으로는 더욱 날씨가 더워지고 척박해지다가, 풀뿌리 하나 자라지 않는 거대한 황무지가 있고. 그것을 넘어서 다시 필리아 중남부의 여러 국가들이 나온다.


화신 사막에 직접적으로 마수魔手를 뻗칠만한 외부 세력이라고 한다면, 언급한 인접국들 정도였다. 어디에서 온 놈들일까.


토미는 속으로 머리를 굴리면서,


자신이 화를 돋궈버린 마을의 전사 이시기르스를 바라보았다.


사막 부족들에게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고수 급의 전사였다. 기력술사였으며, 이 부족들의 역사와 함께하는 것인지 묘한 느낌의 고류古流 검술을 사용했다. 몬스터나 적군을 베어 넘기는 데는 아주 탁월한 사내이다.


말을 잘못했다가는, 여태껏 쌓아온 신뢰와 호감도가 말짱 도루묵이 되고. 그대로 자신을 적으로 인식할 것만 같은 표정이었다.

마을을 지키는 전사에게 마을의 멸망에 관한 화두를 던지는 건 확실히 껄끄러운 일이기는 했다.


그러나, 마을 주민들 중에서 가장 높은 신뢰도와 관계성 수치를 쌓은 NPC가 눈 앞의 사내였다. 전우戰友이기도 했고, 나름. 나잇대도 비슷하다보니 이야기를 하기 편한 점도 있다.


토미는 머리를 단어를 골라 뱉는다.


“음··· 최근에 마을에, 못보던 자들이 들어오는 걸 본 적이 없어?”

“못 보던 자들? 검은 두건 쓴 새끼들?”


리비아의 말이 조금 거칠었다. 토미가 이야기를 극단적으로 시작해서 그런 걸 지도 몰랐다. 아니면, 이미 리비아 이시기르스 또한 토미가 인식한 ‘외부인’들을 눈치채고 있던 걸 수도 있었고.

후자라고 한다면, 이야기를 할 대상을 잘 찾아온 셈이었다.


“음··· 응. 놈들 수가 꽤 많던데. 내가 본 것만 해도 열댓명은 되는 것 같고···. 중앙 마을에만 있는 것 같지도 않았어.”


이시기르 부족은, 여러 마을로 이루어져 있었다. 지금 이시기르스와 토미가 있는 곳이 중앙 마을이고. 그것을 중심으로 북, 동, 남쪽으로 둘러싸는 세 개의 작은 마을들이 더 있었다.


상당한 인파였고, 마을에 있는 건장한 사내들은 모두 전투에 능한 전사이자, 물러서지 않는 마음을 가진 용자들이었다.

그런 점이 NPC들을 강하게 만들고, 그들을 전투에서 살아남게끔 한다. 아무리 레벨 차이가 격심하고 전투력에서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이 게임은 현실을 모티브로 삼는다. 방심을 하고, 급소에 칼이 박히면 마스터가 아니라 수퍼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라고 하더라도 결국은 죽는다.


물론 그만한 레벨을 이룩한 이들이 쉽게 방심을 할 리는 없겠지만. 어쨌든 기세나 정신론적인 부분들이, 상당히 중요한 세계라는 뜻이다. 단순히 피지컬 수치만이 아니라. 꼼꼼하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 곳이었고. 언제 어디에서 죽을만한 위기가 다가올 지 몰랐다.


정말로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이렇게 얘기를 하다가, 갑자기 오해가 쌓이고 급발진을 해서. 이시기르스가 문득 칼을 뽑아 토미를 적대할 수도 있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서로 테이블 하나 있을만한 거리를 두고 게르 내부에서 대화 중이었으므로.

초상술사인 토미가 살아날 확률이 그리 많지 않았다.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아마 큰 부상을 입으리라.

이시기르스는 만만한 놈이 아니었다. 그가 쓰는 검술도.


일정 거리를 벌린 뒤에, 대규모 전쟁에서 리비아 이시기르스와 같은 자들을 상대한다고 한다면. 토미로서 할 수 있는 수작질이 어마무시하게 많기야 하겠지만은. 지금은 칼의 범위 안에 닿아 있다.

소드 마스터가 발출하는 검기劍氣는 아무리 배리어Barrier를 두껍게 깔아 만들어도 완벽하게 방어하는 게 어려웠다. 그것도 숨 쉴 틈도 주지 않을 게 분명한, 찰나가 시전 시간으로 주어진다면 더욱이.


“거기에··· 믿을만한 소식통··· 사막에 오기 전에 만났던 동료로부터 가끔 전해 듣는 정보가 있어. 초상술을 이용한 건데···.

사막 근처 왕국들의 정세가 심상치 않다더군.

거기에 저 치들은 무언가 꿍꿍이를 가지고··· 외부 왕국에서 사막 내로 보낸 간자間者들일 확률이 높고···.”“······.”


조금 더 정확한 말을 해보아라, 라는 뜻으로 리비아는 입을 다물고 눈빛을 매섭게 불태웠다. 토미는 잠깐 생각을 더 해보느라 입을 다물었다. 미안하지만, 그로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퀘스트가 ‘이럴 거니까’ 이제부터 알아보라, 고 한 거지. 다 알려주지는 않았으니까 말이다.


항상 플레이어들에게 일정 이상의 고생을 강요하는, ‘불편함’을 늘 느끼게끔 하려는 듯한 게임이었다.

그런 게임성이 전 세계의 여러 게이머들에게 정복욕을 불러 일으키는 것이었고.


“놈들이 원로 분들이나, 혹은 다른 이들이랑 심심찮게 접촉을 하면서 대담을 나누는 것 같던데···. 혹시 뭐 들은 이상한 이야기같은 것 없어?

외부 왕국은··· 대외적으로는 사막 내의 일에 관여하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만일 남몰래 접촉을 해서 무언가 일을 벌이려고 한다면 절대 곱게는 굴지 않을 작자들이니까 말야···. 사막 민족들의 삶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는 외부인들에 불과하니까···.”


그렇게 말하는 토미 졸탄 역시 흰 피부에 위기감 없이 잘 웃고는 하는, 누구보다도 이방인이었지만.

나름대로 믿음을 구하며 하고 있는 말이었다. 이시기르스에게. 그와는 함께 넘었던 사선死線들이 여럿이었으니까.


지금 이시기르 부족이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게 된 데에는 분명, 졸탄의 역할이 컸음을 부정할 수 없으리라. 이시기르스로서도.


그런 공로로 인해, 이시기르스는 무겁게 고개를 끄덕거리며 자신의 의견을 꺼내기 시작했다.


“······. 최근에 원로분들의 이야기로는 강변 쪽에 발롭 부족과···”


이시기르스는 홀로 고민하던 것을, 이방인 친구에게 서서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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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4 263. 세부 내용 24.04.10 23 1 13쪽
263 262. 알현 24.04.10 13 1 19쪽
262 261. 사절단의 여정 24.04.10 18 1 19쪽
261 260. 비슷한 아이디어 24.04.10 11 1 19쪽
260 259. '그 망할 새끼' That shit 24.04.09 14 1 23쪽
259 258. 잠입 24.04.09 9 1 15쪽
258 257. 납치 24.04.08 11 1 10쪽
257 256. 리비아 이시기르스는 가볍게 검을 내리긋는다. 24.04.07 11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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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5 254. 사막벌레 24.04.03 14 1 14쪽
254 253. 부족의 명운 24.04.02 15 1 24쪽
» 252. 이시기르스 24.04.02 14 1 17쪽
252 251. 리비아 24.04.01 14 1 19쪽
251 250. 사절단 24.03.31 17 1 15쪽
250 249. 에드버그 24.03.30 13 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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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247. 자고로 다 고생하는데 뺑끼치는 새끼가 제일… 24.03.29 13 1 23쪽
247 246. 살리기 24.03.29 13 1 12쪽
246 245. 상처 24.03.29 10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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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4 243. 셰프 L 24.03.29 12 1 14쪽
243 242. 합류 24.03.28 13 1 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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