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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님의 서재입니다.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Slow fanta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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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생금지
작품등록일 :
2023.03.11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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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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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4.04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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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쪽

255. 이쿠죠いくぞ

DUMMY

아드리안의 머리칼은 얇고 빛나는 은줄, 길다란 끈과 거기에 있는 여러 개의 소켓. 그리고 소켓에 장식되는 다양한 보석들로 구성된다.

길다란 은줄은 평범한 악세사리 가공품으로 보이지만,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자아낸 형상과 그 내부에는 아티팩트로서의 기능마저 있었다. 아마 은줄을 잘라서 단면이나, 혹은 겉면 안쪽을 긁어내어 표면을 본다면. 육안으로는 관찰하기 어려운 수준의 세밀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적혀 있을 테다.


프로그래밍Programming 언어라고 표현한 건, 당연히 현실에서 쓰이는 동류를 의미함은 아니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설계하고 그대로 작동하게끔 만들어진 특유의 언어 체계처럼. 스킬 역시 하나의 정보체이며 그것을 구성하는 언어 형식이 있다는 뜻에 불과했다.


컴퓨터라는 기기가 있고, 또 그 내부에 소프트웨어 체계가 있고. 소프트웨어의 명령어를 사용해 그것을 조절하는 게 현실의 컴퓨터 프로그래밍이라고 한다면.

콘란드 대륙이라는 거대한 세상이 하나의 컴퓨터가 될 수 있으리라.

비유적으로.


‘명령어’를 인식하고 실제로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는, 세계에 퍼져 있는 SP와, 그것을 가공하여 만든 MP가 될 수 있을 것이고.


곧 사용자가 되는 초상술사들은 제대로 된 ‘언어 체계’를 인식하고 배워서 기입하면 될 따름이다.


언어 체계, 술식術式을 배우고 사용하는 데는 또 여러 가지 방식이 있었고, 초상술사의 방식과, 원시적이며 물리적인 방식까지 여러 가지로 나뉘었다.


일반적인 사람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인식도 되지 않는 형식을 사용해 술식을 적을 수도 있었고. 어떤 장인들은 도안圖案에 따라 세밀한 그림을 그려 물리적으로 기입하기도 했다.


아드리안의 머리칼은 두 가지 방식이 모두 쓰였다.


“빛이여-.”


소이치 야마가타는, 아주 오래된. 아주 오래 전의 소설이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인물이었다. 거기에서 등장하는 시동어였다. 빛을 부르는 것은.

빛은 사람의 말귀를 알아듣지 못하겠으나.


어쨌든 아티팩트는 반응을 한다.


-!


귀로써 다 들리지 않는 굉음으로 울부짖는다. 거대한 사막 벌레는.


어쩜 저런 형상이,


라고 충격을 받고 기절할 지도 모르는 비쥬얼이었다. 콘란드 대륙은 위험하다. 사용자의 기호와 비위에 따라. 여러 가지 단계로 비쥬얼 그래픽의 설정이 가능했고, 또 굳이 몬스터를 보고 싶지 않은 이들은 필드Field를 돌아다니지 않는 방법이 있었다.


구현된 그래픽을 모두 받아들이겠노라, 일반 설정으로 값을 맞추고 몬스터 사냥을 하거나, 모험을 하는 이들은 온갖 괴랄한 괴물들을 마주하게 된다.

그건 사실 현실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들의 변형에 불과했다. 사막 벌레 또한, 존재하는 곤충류의 모습을 거대화시킨 데에 불과하다.


그것만으로도 인세에 다시 없을 괴물의 형상이 되곤 한다.


아가리를 쩍 벌린 괴물의 속도는 아주 빠르다.


사막에 모래 폭풍이라도 일어나는 게 아닌가, 싶은 착각도 불러 일으킨다. 사구의 경사면을 이리저리, 몸을 비틀어 파헤치면서 따라오는 놈이었다.


자욱하게 모래 먼지가, 아주 높이 일어나 주변을 가리운다.


멀리에서 본다면 그저 모래만 보일지 몰랐다.


괴물의 바로 앞에 있는 소이치로서는 아가리 내부의 돌기나, 핏줄인지 뭔지 모를 굴곡들마저 관찰할 수 있었지만.


이자벨라,


라는 이름마저 지어준 말은 지금 순간에도 충실하게 달리고 있었다.


암컷이었다. 제법 잘 달리고, 말귀도 잘 알아듣는다. 몇 개의 버프를 걸어두었기에 더욱 빠르다. 모래 위의 질주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빛을 불렀던 소이치 야마가타의 간절함은 스킬이 되어 발현되었다.


곧, 그의 팔치에서부터 강렬한 빛이 생성되어 사방으로 뻗어나갔다. 녹색의 보석이 연기처럼 사라졌다.

제대로 형체가 있었던, 단단한 광물이다. 고체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는 건, 그만한 반대급부의 에너지 작용이 있었다는 말도 된다. 돌멩이 하나가 가루가 되어 흩날리기 위해서 얼마만한 위력이 필요할까.


꼭 그와 같은 물리적 작용 법칙으로 계산할 수는 없었지만. 아무튼 큰 변화였다.


녹옥은 내부에 담겨져 있던 술식과 MP를 토해낸다. 허공에.


야마가타의 몸에서도 MP가 흘러나왔다.


MP는 사람의 몸 어디에 저장이 되는가, 라는 논의는 콘란드 대륙에서 고래로부터 길게 이어져 온 것이었다.

밝혀진 바로는. 고도로 단련되어가는 ‘술사’, 초능력자의 육신은 가공할만한 수용성을 가진 최상위의 보석 광물처럼 변한다. MP를 담을 수 있는 그릇, 배터리로써 최고의 효율을 갖게 된다.


기력술사의 경우에는 정확하게 자신의 육신 내에 그 ‘저장량’이 유지되고. 초상술사들의 경우에는, 몸 근처 범위에 일종의 역장力場이 만들어져 그 내에 머무르곤 한다.


오랜 고련에 맞추어 점점 체질이 변해가는 셈이다. 기력술사던 초상술사던. 각기의 성향과 성질에 따라, 그렇게 몸이 바뀌어 가는데. 개중에서도 가장 많은 양의 MP가 머무르는 신체 내 기관이 다르다.

어떤 초상술사는 심장 위에 MP가 가장 많이 쌓이고. 누군가는 폐, 누군가는 장, 누군가는 위, 이런 식으로.

혹자는 뇌의 위에 쌓이는 경우도 있었다.


MP는 그 자체로 직접적인 밀도를 갖는 것은 아니었다. MP의 사용자가 스킬로써 구현을 하여, 물질적인 현상을 발현하는 게 아니라면 질량을 갖지 않는다. 그러므로 초상력Supernatural Power이라 부르는 것이었고.


발현되지 않은 상태의 MP는 사용자의 의지력에 따라 그 기관 위에 머무르는데. 직접적으로 생물학적인 장기 활동에 어떤 변화를 초래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MP는 마치 강화술과도 비슷한 효력을 띄며. 많은 MP가 쌓인 내장 기관의 성능이 활성화되고, 기능이 올라가고. 더욱 튼튼해지는 경향은 있었다.


MP는 기억이나 의지를 가지는 것처럼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움직이고, 그 의사에 따라 기능을 발휘하는데. 기본적으로 사용자를 지키려는 식으로 작동하는 것이다.


기력술사의 경우에는, 온 몸의 모세 혈관에 MP가 고르게 퍼져서 저장되는 인간도 있었고. 뼈에 머무르는 자, 근육 계통에 전부 머무르는 자, 따위도 있었다.


아마 각 술사들이 타고나는 기질과, 혹은 스킬을 사용할 때 가장 많이 의식하는 신체 내 부위가 어디인가. 술사들이 이미지Image로써 상상하는 신체 내 연관 기관이 어디인가, 에 따라서 달라지는 일인 듯했다.


어쨌건 야마가타의 몸에 내장되어 있던 MP가 움직였다. MP를 관찰하는 눈으로 면밀하게 검토를 하자면. 소이치 야마가타를 중심으로 하는 반경 1.5m 정도의 구형체가 있어, 그 부근의 허공에 MP가 흩어져 있기도 하다. 체내에도 있고, 체외에도 있는 셈이다.


MP는 잘 다루면, 주변에 흩어져 있는 SP에도 영향을 준다. 강력한 초상술사는 자신의 MP를 다루는 것만으로도 자연계의 SP를 소란스럽게 한다.


강대한 마스터 마기아들은 손짓만으로 강력한 바람을 일으키며 주변을 휘몰아치게도 한다.


소이치도 고수급은 넘는 수준의 플레이어였다. 일단 콘란드 대륙 이곳저곳을, 솔로 플레이로 활개치듯 다니려면 그 정도는 되어야 했다. 즐비하게 널려 있는 몬스터들을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런 소이치도, 눈 앞의 괴물같은 보스몹이 나온다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었지만.


뻗은 팔은 거두어지지 않았다.


소이치의 왼팔로부터 터져나간 빛은 곧, 한 개의 선으로 모아졌다.


초점이 맞아가듯.


여기저기로 빛나던 광선은, 한 개의 단선이 되어 뻗은 팔의 방향대로, 사막의 모래 속 괴물에게 닿는다.


초록색의 입자가 흩어지면서 나타난 빛이었다. 그 광채는 초록색 빛깔만 품고 있지는 않았다. 여러 가지 다채로운 색깔을 가진 빛이었고.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서. 혹은 가만히 있어도 계속해서 변하는 여러 빛깔의 광선이었다.


한 개의 선.


야마가타의 팔의 굵기 정도는 되는 빛의 광선이 사막 벌레의 몸뚱이 아래에 닿자, 곧 강렬한 열이 발생을 했다.


빛이여, 라고 외치면서 불러 모은 빛은 그 자체로 강렬한 에너지를 품는다.


아드리안의 머리칼은 상당히 강력한 아티팩트였다. 그리고 쓰는 이가 누구냐에 따라서 더 강력해지기도 한다. 보다 높은 초상학적 가치를 지닌 보석을 소켓에 끼울수록 적재 가능한 MP량이 늘어나고. 적재된 MP량이 늘어날수록 한 번의 공격에 실을 수 있는 에너지 량이 급증한다.


오랜 시간 보석에 모아온 야마가타의 MP가 있고, ‘머리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적으로 흡수해온 자연계의 SP가 있었다. 야마가타가 아무런 MP도 공급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고 했을 때 평균적으로 그의 소켓socket 하나당 2달 정도 시간이 걸려 내부 용량이 꽉찬다.


내부 적재량이 꽉 찼을 때가 곧 스킬의 위력을 온전하게 발휘할 수 있는 상태나 다름이 없었고. 야마가타가 직접 MP를 주입해서, 최속으로 충전하려 할 때 하루에서 이틀 정도가 걸렸다. 그렇게 충전을 하면, 다른 일에는 MP를 사용하지 못하고 어지럼증에 시달리면서 계속해서 MP를 뽑아내야 하기에.

보통은 자연 충전되는 양과 스스로 MP를 넣는 경우의 적정 분량을 맞춰 채우고 있었다.


아드리안의 머리칼.

녹옥의 광선이 부딪히면서 독기와 열기를 사막 모래 벌레에게 쏘았다.


크어어어어-!


여태까지처럼 먼 굉음이 들린다. 코 앞에 있는 듯 보이나 거리가 꽤 있었고. 벌레의 몸뚱이가 거대했기에, 그것의 소리가 넓은 지역을 울리는 터라 그렇게 들렸다.

거리감, 공간감이 이상해진다. 이런 거대형의 몬스터들 앞에 있을 때는.


사막 모레 벌레는 그 몸뚱이를 모래 속에서 다 드러낸 것 같지도 않았다. 그 체적의 얼마 정도를 보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절반보다는 훨씬 많은 길이가 아직 묻혀 있는 듯하다. 멀리서 사막의 모래 언덕이 박살나고 있는 광경이 증거하는 바다.


이런 생물이 땅 위에서. 대기 안에서 마음껏 움직이는 모습을 보는 건 아주 어려운, 아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물 속에서라면 고래의 부류가 있지만. 그것들은 적어도 물의 부력을 이용하고 떠다니지 않는가. 훨씬 밀도가 적은 공기 중에서, 지지할 받침대도 없이 온전히 체조직의 강력함으로만 감당하기엔 지나친 크기의 몸뚱이다.


아마 현실에 저런 생물이 있다고 한다면 오래 살기도 어렵고, 살기는커녕 제대로 움직이지조차 못할지 몰랐다.


그러나 이곳은 MP라는 신비의 에너지가 작용하는 판타지 월드였다. 그 미지의 에너지는 다양한 현실에서의 상식을 비틀고, 뒤틀고 있었다. 소재 자체의 강성剛性 역시도. 현대의 무수한 과학자들, 소재 공학자들이 연구를 통해서 만들어낸 합금이니 하는 것들보다, 자연적인 소재나 소체小體가 더 강력한 경우가 있는 게 이 콘란드 대륙이었다.


SP는 술자들에 의해 종속된다. 사람의 의지는 SP를 MP로서 부린다. 곧, 의지가 세상을 개변하고 있는 세상이라고 해도 좋은 곳이었다. 현실의 세상과 자연법칙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사람의 몸도 태어난 그대로에서, 변하는 것도 있으나 변치 않는 성질들도 아주 많다. 인체의 구조나 과학에 대해서 잘 아는 자라면 대부분이 변하지 않는다고 말 할 지도 모른다.

타고난 유전자의 성질과 속성. 그릇으로서 지어진 인체라는 것은 확실하게 고정이 되어 사람의 혼과 정신을 떠받쳐 주며, 세상에서 함부로 흐르지 않게끔 하는 역할을 한다.


그 외의 여러 질료들도 그러하며. 이미 지어진 자연 법칙 또한 광대한 우주 공간 속에서 영원에 가까운 불변성을 보인다. 물질 세계에서, 측정 가능한 것들 중에서는 영원한 것이 없지만. 그런 과학의 절대적 기본 법칙들은. 그것을 지은 ‘영원한 존재’, 조물주, 하늘 위의 주, 에 대해서 암시하고 있는 지도 몰랐다.


반면에 콘란드 대륙은 조금 더 변화무쌍하고, 변화하기 쉽다. 조금 더 구조가 허술한 곳이라고 할 수도 있으리라. ‘판타지 월드Fantasy world’라는 건 그런 의미였다. 누군가의 꿈 속, 허상이나 공상을 재현한 곳이니.

그 모티브가 되는 재료들은 현실에서 구한 것이지만. 그것들을 엮어낸 것은 조물주보다 훨씬 더 조악한 인간의 상상력이었다.

만들어진 세계.

창조물에 의해서 다시 지어진 세계. 열화된 세계.


콘란드 대륙과 그 위의 역사, 세계를 창조한 건 AI 만물박사萬物博士였지만. 그 인공뇌도 역시 사람의 손에 의해 지음받은 것이어서 말이다.


현실보다 허술한 구조를 가진 가상 세계의 괴물은.


녹색빛 광선에 의해서 구멍이 뚫려갔다. 강산强酸의 기운이 섞여 있는 것도 같았고. 강렬한 열기와 독기가 서로의 위력을 배가시키며 사막 괴물의 배때기를 탐험한다.


네 놈의 뱃속은 어떻게 생겼느냐, 라고 하는 듯한 집요한 의지로 광선은 벌레 괴물의 내장까지 지져갔다.


크어어-.


사막 벌레. 화신 사막의 모래 벌레 속이 어떻게 생겼는가 알 길은 없었다. 소리를 어떻게 내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직관적으로 아가리를 벌리고 괴성을 토해냈다. 발성 기관이 그 쯤에 달려 있던가. 아무튼 구멍을 토해서 소리가 나오기는 하는 듯하다.


거기에 고통 역시 확실하게 느끼기는 하는 듯.

몸을 뒤틀면서 이상異常을 표현했다. 모래 언덕의 가파른 길 위에서 모래 벌레가 트위스트를 췄다. 단순한 벌레의 꿈틀거림이라고 생각을 하면 별 일은 아니었지만. 그 정도로 치부될 사안이 아니었다.


이자벨라는 목숨을 걸고 뛰었다. 사막 말에게 그만한 지능이 있는 지는 모른다. 생명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그것을 구하기 위해서 뛰는 정도의 말이다. 그러나 어쨌든 본능과 감각은 있을 것이다. 최소한의 지능도.


제 위에 탄 주인과 스스로를 위해서 미친 듯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점프력이 늘더니, 종래에는 말이 아니라 마치 사막 메뚜기가 뛰는 것처럼 날았다. 그 정도쯤 하지 않으면 피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막 벌레의 추격이 빨랐다는 뜻도 된다.


멀리서 보면 자욱한 모래 먼지로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모래 안개를 뚫고서 내부를 관찰할 수 있다면. 거대하고 구불거리는 뱀과 그 아래에 있는 겅충이는 메뚜기, 정도로 표현할 수 있으리라.


가까이서 본다면, 현실의 비유로는 적절한 대상이 별로 없었다. 굳이 찾자면 쓰러지는 고층 빌딩과, 그 빌딩 아래에서 살기 위해 도망치는 바이크 운전자 정도가 있겠다.


빌딩은 피해도 피해도, 멀어지지 않고 계속해서 가까워지며 그 높은 몸을 넘어질 듯 뉘여온다.


태양을 가리고 있는 벌레의 몸뚱이는 여전했다. 격렬한 발버둥을 치면서도 말이다.


사막에서 태양빛은 모두가 피하고자 하는 것이었지만 소이치 야마가타는 햇빛이 간절했다. 어른거리면서 그의 얼굴을 태우는 뙤약볕이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를 반복했다. 모래 벌레의 거대한 몸뚱이 그늘을 벗어날 때마다 해를 느낀다.


아드리안의 머리칼에는 소켓이 여러 개 달려 있었다. 계속해서 쏘아댄다면, 그것만으로도 야마가타의 의지력과 MP를 소모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그도 나름대로 ‘마스터Master’의 위치에 달한 초상술사다.


넓게 보았을 때 아티피서도 초상술사의 한 갈래로 말할 수 있었다. 편의적으로 구분을 할 때는, 광의廣義에서 마스터 마기아라고 표현을 해도 틀린 단어는 아니다.

조금 더 확실하게 구분을 할 때는 아티팩트 마스터Artifact master라고 부른다. 사용하는 아티팩트의 갈래와 종류에 의해서, 기력술사들처럼 조금 더 디테일하게 나눌 수도 있겠고.


소이치 야마가타가 가장 잘 사용을 하고, 또 ‘마스터’로서의 역량을 잘 드러낼 수 있는 바는 브레이슬릿Bracelet(팔찌) 종류였다. 브레이슬릿 마스터라는 이름은 정확히 그의 능력을 일컫는 방식이리라.


아드리안의 머리칼에서 두 개의 보석구가 빛을 내기 시작했다. 아직 녹옥석 하나에서 생성된 총천연색 광선이 다 사라지지 않은 시점이었다.

이자벨라의 미친 말 널뛰기 하듯한 질주에도 불구하고, 소이치는 팔의 방향을 이리저리 뒤틀어가며 그 끝을 모래 벌레의 한 지점에 잘 맞추고 있다.


이리저리 어지럽게 얽혀 있는 은 줄의 가운데 적색의 보석 하나와, 회색빛깔의 보석 하나가 떨며 빛을 냈다.

보석 두 개에서 빛이 점점 더 강해진다. 그리고, 아드리안의 머리칼을 휘감고 있는 그의 뻗은 팔 주변에 빛이 맺히기 시작했다.


단순히 소켓에 박힌 보석에서 광채가 나는 게 아니라. 그의 팔뚝 옆 허공에 물방울이 맺히듯 빛의 구체가 생겨난 것이다. 팔에서 떨어져 있으나 마치 딱 달라붙어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그에 맞추어 따라온다.


고정된 듯하다.


보석의 색깔을 닮아 적색과 회색깔의 광구는 점차 커지더니, 몇 초 정도가 지난 시점에 그의 뻗은 손바닥만 해졌다. 거기까지가 커지는 크기의 종착점이었고. 곧 맺힌 광구는 앞으로 뻗어나가는 광선을 뱉는다.


두 갈래의 광선이 총천연색 광선을 도왔다. 양옆에서 돕고 있으므로, 나란히 선 세 줄의 광선이 생겨났다.


똑바르게 한 줄로 이어지는 광선이다. 횡대로 선 세 줄의 빛이 모래 벌레의 겉을 지졌고, 이내 그 내장까지 닿았다.


붉은 것은 붉은 것 나름대로, 회색은 그 나름대로 열량과 독기를 가진 모양이었다. 두터운 가죽은 보스몹답게 사실, 정상적인 위력으로 부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고작 벌레의 가죽이었으나 그 크기가 정상적이지 않잖은가.


강철보다 단단한 성질이라고 보는 게 옳으리라. 거기에 단순히 튼튼하고 질긴 것만이 아니라. MP가 머물러 있는 셈이라 그만한 초상력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타격이 아예 들어가지 않을지 몰랐다.


MP가 그 표면에 짙게 어려 있어 마치 검기가 그렇고, 기력술사들의 몸뚱이가 그렇듯 방어막을 형성하는 식이었다. MP의 방어막을 뚫기 위해서 가장 좋은 재료는 같은 밀도의 MP이다. 그런 초상력을 다루지 못한다면, 거대한 물리력으로 부딪혀도 부술 수 있기는 하다. 어차피 힘이라는 것은 서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었으니.


MP의 방어막에는, 게임적으로 보자면 ‘방어 용량’이 각 막膜마다 있다고 할 수 있을 테다.

그 용량, 방어력 수치를 어떤 방식으로 깎아내든 그건 공격자의 재량에 달린 일이었다.

초인들에 한하여, 초상력이 보편화된 세계에서 물리력만으로 그 수치를 감당하기가 어려울 뿐이었다.


붉은 홍옥은 불의 기운을 품는다. 녹옥에는 소이치가 적기赤氣라고 부르는 화염 속성의 에너지가 들어있었다. 그러나 주된 에너지의 종류가, 그가 청록기靑綠氣라고 부르는 독의 기운이기에 녹색이었다. 처음에 사용한 녹옥은 용량이 높은 편의 물건이었다. 그가 발출하는 스킬 중에서 나름대로 필살기에 가까운 것이었고.


후에 쏘아낸 두 개는 그보다는 덜하다. 각 소켓에 있는 보석들의 가치는 모두 똑같지 않았고, 그 안에 저장된 에너지의 용량 역시 다르다. 속성도 다르며,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에너지를 쏘아낼 때는 보석을 완전히 소모하는 방식도 있었고, 보석은 유지하되 내부에 있는 에너지만 텅 비워내듯 써먹는 식이 있었다. 전자가 더 강력함은 말할 것 없다. ‘필살기’처럼 소켓 하나를 아예 소모하고 나면 새로운 보석으로 채워야 했으므로, 비용 역시 많이 든다. 탄환처럼 쓰는 것이 보석이니. 어지간히 돈이 많이 드는 전투 스타일이 아닐 수 없었다.


어쩔 수 없다. 이런 식을 선택한 것이 그였으니. 나름의 장점 역시 존재한다. 다른 전투 클래스들 역시 마찬가지이지만. 돈으로 전투력을 갈음할 수 있는 부분이 컸으니. 재정적인 출혈만 감당을 하면 얼마든지 강력한 화력을 유지할 수 있었다. 대규모의 전장, 혹은 보상치가 아주 큰 전투가 있다면 큰 이득이기도 하다.


그럴만한 좋은 전투가 흔하게 있지 않아서 그럴 뿐이지. 아무 곳에나 대포를 뻥뻥 써대고, 많은 보상치를 얻는다면 곧바로 투입한 돈을 환급받을 수 있는 셈 아니겠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반복하다보면 쉽게 레벨을 높이고, 세부적인 전투력 스펙Spec 역시 빵빵하게 맞출 수도 있었다.

자신의 본래 실력보다 뻥튀기 되어서 활약을 할 수도 있는 것이었으니. 도구에 영향을 많이 받는 전투 스타일은 그런 법이다.


홍옥과 그레이 다이아몬드는 완전연소시키지 않았다. 회색깔의 보석도, 적색의 보석도 빛이 나며 떨렸고, 색이 옅어지고 있으나 사라지지는 않는다.


덕분에 위력이 덜하지만, 이미 녹옥이 부순 지점에 파괴를 더하는 역할이었으므로 충분하다. 그 정도면.


뚫린 구멍 내부에, 염열과 바람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광선 두 줄기가 들어가 헤집고 있었다. 바람은 강력한 절삭력을 가지는 공기압의 칼날임과 동시에. 그대로 안에서 부풀어 오르며 흩어놓는 폭풍으로도 굴었다.


벌레의 내부를 갈기갈기 찢어놓는데, 전체 신체 면적에 비해 얼마나 유의미한 공격일 지는 알기 어렵다. 저 부위가 치명상이 되는 중요 부위인 지도 알 수 없고.

단순히 거대한 벌레의 신경을 긁고 있는 걸 지도 모른다.


크워어-.


거대한 비명은 끝없이 울려퍼진다. 계속되는 굉음 탓에, 귀가 먹먹하다. 소리가 계속해서 이어지니 아예 아무런 소리가 없는 듯도 느껴졌는데. 귀가 피로해지고 익숙해지는 탓이다. 그런 와중에서 중간중간에, 괴물이 더욱 큰 소리를 방점처럼 찍어 내지른다.


고통을 느끼고는 있는 것 같은데···. 움직임이 느려졌는가. 상대의 기능이 떨어졌는가, 정확한 기준이 없다.

어떤 롤플레잉 게임들의 경우에는 조금 더 플레이어의 편의성을 높여서, 몬스터의 체력 바Bar 따위를 가시화시켜 두어 볼 수 있게끔 해둔다던데. 이 놈의 게임은 그런 배려가 전혀 없었다.


체력이나 정신 에너지, MP Bar 따위가 있었다면 몰입감이 조금 떨어지기야 했겠지만.


야마가타는 이미 이 게임에서 강요하는 불편함에 어느 정도 익숙해진 상황이다. 견딜 수 없으면 죽게 된다. 게임 오버Game Over. 참으로 편리하고, 편안한 길이었다. 그러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런 마지막을 맞이했을 때. 아마 발버둥치지는 않을 것이다. 야마가타는 스스로 그렇게 생각을 정리한 뒤였다.


지금 막 한 정리는 아니었고. 게임을 즐기던 초반부에 미리 해 둔 마음의 정리였다. 애초에 극악한 평을 가지고 있는 게임이 아니던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접속자를 보유하고 있고. 선풍적인, 아니 그런 단어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인기와 화제성을 지닌 게임 타이틀Title이었다.


갑작스럽게 나온 신작치고는 너무나도 깔끔하게.

전 세계의 게임 시장을 평정하고 게임 타이틀 이상의 영향력을 사회에 내비쳤다.


차원이 다른 기술력이라는 건 늘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만한 주제다. 좋던 싫던, 인정하고 갈 수 밖에 없는 지점이 되기도 한다.

예술성에 있어서도. 아주 박한 평가 기준을 가진 평론가들이 전 세계에 상당히 많았지만. 그들도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에 대하여 악평을 내리지는 못했다. 평이한 평評조차.


기작, 괴작, 문제작. 혹은, 유례없는 명작.


그 정도가 이 게임에 대한 평가였다, 언제나 늘.


절대적으로 보았을 때 말이다. 다른 무엇과 비교를 한다고 치면, 언제나 우위에 설 수 밖에 없는 기술력과 만듦새를 가졌음은 말할 것도 없었고.


소이치 야마가타는 게임 업계의 종사자이기도 했다. 게임 시나리오 작가였으며, 디렉터이기도 하다. 프로그래밍을 조금 할 줄 알았지만, 자신의 적성이나 할 바가 아니라고 여겨 깊이 들어가지 않았다.


비쥬얼 그래픽을 다루는 기술이나, 혹은 손으로 펜을 쥐고 그림을 그리는 것도 얼추 할 줄은 알았고. 어쨌든 본격적으로 돈을 버는 지점은, 기획이나 시나리오를 쓰는 부분이었다.


그로서는 도저히 하지 않을 수 없는 게임이 이것이었다.


소이치는 나이가 아주 많다. 고령화 사회, 고령화 사회라고 하지만 직접 노인이 되어보면 달리 보이는 법이었다. 아직 자신이 할 수 있는 게 많고, 아직도 젊은 때와 다름없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벌써 나이를 이토록 많이 먹었다는 말인가.

세간에서의 평, 사회의 시선도 달라진다.


그만큼, 시간이 지나며 쌓아온 커리어와 명성 또한 있었지만. 그의 ‘다음’에 대해서 의심하는 시선들이 커지는 것도 어쩔 수 없다.


그는, 조금 병들어 있었으니까.


아주 심각한 병은 아니다. 당뇨가 있고, 젊은 시절에 사고를 당해 다리 관절이 망가졌던 게 나이가 들며 지병처럼 되었다. 활동이 제한되고, 움직이는 게 조금 불편하다. 체력이 떨어지는 것도 덤이었다.

순발력이 떨어지며, 많은 사안에 대해 기민하게 반응하지 못한다. 그의 업적이 얼마나 대단하던, 시간에 이길 수는 없다. 업계의 젊은이들이 그를 향하는 시선에는 염려와 불안, 의심이 모두 골고루 섞여 있다.


짜증이 늘었고, 사회 속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힘들다. 예전보다 더.

나이를 먹을수록 온화해지고, 인내심이 늘어나고. 언제나 온화한 어른이 된다는 듯한 투의 옛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스스로 겪어보니 영 거짓말처럼만 여겨진다.


사막의 모래 벌레를 앞에 두고서도 순간 많은 상념들이 지났다.


아무리 긴급하고 위험한 상황이라고 해도. 본질적으로 현실이 아니기에 말이다.

즐거운 게임이었고, 서바이벌 게임이다.

한 번 끝나면 다시 접속하지 못하는 건 물론 아쉬운 패널티이자 리스크였으나 절절 맬 정도는 결코 아니었다.


게임 업계의 종사자로서, 과연 경쟁자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의 관점으로 보려 들어왔는데.


게임을 플레이했던 처음부터 지금까지.


죽-


감탄과 경외, 그리고 포기만을 반복해왔다.


차라리 기분 좋은 감정이었다.


그 역시 이런 걸 만들고 싶었는데.


그건, ‘만들고 싶다’도 있지만, ‘보고 싶다’도 있는 마음이었다.


창작자로서, 당연하지 않은가. 보다 더 나아진, 최고의 작품. 그런 만듦새의 창작물을 보기 위해서 달려가는 긴 질주였다. 같은 업계에 있는 자들은 나이가 어떻게 되든 모두 동료라고 생각을 했다. 넓게 보면 말이다.


그 업계의 발전과, 최전선의 확장을 위해 애를 써주고 있다면. 넘어서 전우戰友라는 이름을 댈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 놈의 게임은.


대체 어느 괘씸한 개발진들이 기획하고 만들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다가, 뜬금없이 말도 안되는 물건을 선보인 셈이었다.


동종 업계의 러너Runner로서.


소이치 야마가타는 깔끔하게 인정을 한 바다.


이 놈의 게임.


졌다, 내가, 라고.


[그워어어어어어어어-!]


사막의 모래 벌레.


집이라도 집어 삼킬 수 있을 듯한.


백 단위 층의 빌딩이 그대로 넘어지는 듯한 놈.


놈이 비명을 질렀다.


다행히도 아픈 구석을 찔러넣은 모양이다.


“히히이이이잉-!”


이자벨라가 운다. 경쾌하게도 들린다. 지금 내 마음이 그런 탓이던가. 소이치 야마가타는 그리 생각이 들었다.

늙어빠진 몸뚱이. 다시는 뛸 수 없을 줄 알았던 다리. 신나게 달렸고, 걷고, 심지어 날기까지 했다. 미친 말의 위에서 하는 로데오Rodeo는 돈을 주고도 하기 힘든 경험이었다. 그의 나이로서는.


할 수야 있겠다만 한순간이나 제대로 느끼고 버티고, 견딜 수 있겠는가. 그대로 날아가서 허리가 부러져 유명을 달리하지나 않으면 천운이리라.


즐거운 일이다. 깔끔하게 행복을 했던 데에는. 그가 느낄 일 없었던 즐거움을, 완벽에 가까운 기술로 선사해 준 공로에 대한 찬사이기도 했다.

좋은 게임 앞에서는, 아무리 편협스런 개발자도 한 명의 게이머로 돌아가고 만다.


그게 좋아서 아득바득, 업계에 남아 심통을 부리고 있는 것이었으니까.


그토록 편협했던 건, 사실 누군가를 인정하기 위해서였다.


이율배반적인 문장이나 실로 사실이었다.


아무나 인정할 수는 없다.


적법한 후계자, 적법한 계승자가 있는 것처럼.

그 마음마저 이길 정도로 확고한 대상이 있으리라는 이율배반적 확신. 그 확신만큼이나 장인匠人은 고집스러워지는 법이었다.


소이치 야마가타는 어쩌면 비련의 시나리오 온라인을 기다렸을 지도 모른다.


아무튼.


“으랴아아아아아!”


호기라도 부려보자.


젊은 날의 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은 웅심雄心.


그게 그에게 여전히 남아 있었다.


세상에 앞에서 질러대고 악을 쓰며 버텨온 날들. 이 나이가 되어 보게 된, 현실과 지독히도 닮아 있는 흡사한 가상 세계.

어린 날의 그 자신과 오버랩이 되는 비명이자, 즐거운 외침이자, 기합이다.


뒤로 뻗은 팔을 유지하면서, 이자벨라의 고삐를 잡고 질주한다.


굉음을 내는 모래 벌레의 속도가 조금 느려지는 것도 같았다.


“으럇.”


소이치는 고삐를 틀어 이자벨라를, 왼편으로 움직였다.


오른쪽은 사구의 끄트머리였고.


왼쪽은 가파른 경사면이었다.


그대로 중력에 따라 질주를 했고, 메뚜기처럼 펄쩍 펄쩍 뛰어서 거리를 벌린다.


모래 벌레가 느려진 틈에 수월하게 늘어나는 사이 거리다.


모래 벌레를 여기서 토벌하는 건 무리였다. 소이치 야마가타를 보조할 전위, 그리고 확실하게 데미지 딜링을 할만한 본격적인 워메이지, 아니면 궁술가.

뭐 그런 구성으로 몇 명 정도는 더 있어야 하리라. 최소한 소이치 정도 되는 실력자들이.


여기가 그의 게임의 마지막이라고 한다면 미친 척, 도박을 걸어볼 수 있겠으나.


아직 그의 여정은 많이 남았다. 그러고 싶었다. 도망칠 길도 개활지로 뻥 뚫려 널려 있었고.


굳이 여기서 게임적 사활을 걸 필요는 없었다.


콘란드 대륙에 돌아보지 못한 데가 많았다.


소이치는, 만물박사의 존재는 짐작하지 못하고 있었으나, 이 세상을 세밀하게 지어낸 이의 손길을 조금 더 세심하게 느껴보고 싶었다.


그러고 싶었다.


“가즈아아아아!”


일본말로 그가 외쳤다. 들을만한 NPC도, 플레이어도 없었으므로. 일본어로 외쳐졌다.


이쿠죠いくぞ-.


하는 울림이 화신 사막의 한복판 넓게 울렸다.


*

philippe-oursel-gVpJcwAJYu4-unsplash.jpg


작가의말

いく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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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5. 이쿠죠いくぞ 24.04.04 16 1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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