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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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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211
추천수 :
33
글자수 :
321,904

작성
23.07.17 17:15
조회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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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53. 자격과 책임3

DUMMY

#황실 경비대.


“라필리! 자네가 기다리던 마법 통신이 왔다고 하네! 어서 마법단에 가보게!”


동료기사가 라필리에게 마법 통신이 왔음을 알려준다.

황실마법군단으로 뛰어간다.


“안녕하십니까. 경비대 소속의 라필리 스미트라고 합니다. 저한테 마법 통신이 왔다고 하더군요.”


“아. 이쪽으로 오시면 됩니다.”


황실마법군단 소속의 마법사가 통신실의 문을 열어 안내한다.

빼곡하게 쪼개진 작은 방들.

방 하나하나마다 통신구가 있고 그 안에 사람들이 들어가 마법 통신구를 통해서 대화한다.

안내해준 마법사가 통신구에 손을 대고 나직이 시동어를 외친다.


“통신. 자애의 여신교단.”


마법 통신구에 마법사의 마력이 깃들어 푸르게 빛나더니, 이윽고 통신구에 성직자로 보이는 복장을 한 사람이 보인다.


“여기는 황궁 통신실입니다. 경비대 라필리 스미트의 통신을 원합니다.”


[여기는 여신교단 통신실입니다. 통신 준비되었습니다.]


마법사가 자리에 앉으라고 손짓을 하며 문을 닫고 나간다.

라필리가 의자에 앉는다.


“안녕하세요. 라필리 스미트입니다. 통신 준비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교황 성하의 말씀을 전달하겠습니다.

‘내 오랜 친우 라페타 스미트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어 특별히 도와주기로 하였다.

이 모든 게 자애의 여신님의 뜻임을 의심치 말고 최대한의 정성을 보여야 함을 잊지 말 것이다.

병세가 낫지 않는 딸의 치료를 부탁하는 것이라고 들었다.

성녀가 있는 아베드로 딸을 데리고 오라. 성녀가 딸의 병세를 보아줄 것이다. 가능한 한 빨리 출발하여라. 자애의 여신 축복을 그대에게. 어머니께 영광을.’ 이상입니다.]


“말씀 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최대한 빨리 가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께 영광을”


“어머니께 영광을.”


통신실에서 나온 라필리는 두 손을 불끈 쥐었다.


‘됐다! 라페타 형이 도와준 덕분이야! 이제 우리 애슐리도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해질 수 있어! 성녀의 치료비가 매우 비싸기는 하겠지만 어떻게 되겠지!’


황실 경비대로 복귀해서 경비대장에게 보고한다.


“오! 성녀가 자네 딸을 치료해 준다고? 축하하네, 축하해! 오늘 근무 끝나고. 아니, 아니지. 지금 바로 대성당으로 찾아가게! 자네 근무는 대타로 내가 서도록 하지. 앞으로 한 달 동안 휴가로 해 놓을 테니 딸부터 챙기라고! 무슨일 있으면 통신구로 연락하고.”


“편의를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대장님. 고맙습니다.”


“아아. 우선 딸부터 치료하자고. 당장 출발하게!”



#자애의여신교 대성당.


라필리 스미트가 부인, 딸 애슐리와 함께 마차를 타고 아베드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딸의 발작이 문제였다.


“여보! 발작! 잠시 마차 좀 멈춰봐요! 어서!”


“으...으아아악! 아빠 나 좀 살려줘. 제발! 제발!”


“포션! 고급 포션부터 먹여! 빨리!”


“우리 딸 이제 건강해질 수 있어! 조금만. 조금만 참자. 응? 거의 다 왔어! 조금만. 조금만 힘내면 돼!”


불시에 찾아오는 발작.

라필리의 딸 애슐리는 발작이 올 때마다 끝없는 고통에 몸부림을 쳤다. 고급 포션이 효과를 발휘하는 것도 만 하루 정도뿐. 회복력을 극대화해줘 뼈가 보이는 상처도 아물게 만드는 포션이 하는 게 고작 현상 유지가 전부다.

라필리 부부는 조금 쉬었다가 이동하기로 한다.

아베드의 대성당에 가면 성녀가 있다.

성녀의 기도면 반드시 회복할 수 있을 거다.


#자애의여신교 대성당.


힘들게 도착한 아베드의 자애의 여신교단 대성당.

입구를 지키는 성기사에게 사정과 약속이 되어 있음을 설명하니 치료실로 안내한다.

딸을 안고 치료실에 데려다 놓는다.

숨을 헐떡거리는 애슐리. 오래 지나지 않아 성녀가 찾아온다.

순백색의 로브를 뒤집어쓴 성녀. 황금색 실로 화려한 문양이 장식되어 있다.

복장만으로 성녀임을 알아본 라필리 스미트가 인사를 한다.


“성녀님을 뵙습니다. 라필리 스미트라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도브 프란시스입니다. 따님이... 상황이 썩 안 좋은 거 같군요. 바로 치료에 들어가겠습니다. 가족분들은 나가주세요. 총무님은 아버님이랑 이야기를 좀 부탁드립니다.”


“네 성녀님. 저를 따라오시지요.”


“당신은 여기서 애슐리의 치료를 기다리고 있어 줘. 내가 이야기 나누고 올게.”


종무실이라 써 붙은 방으로 따라 들어간다.

총무가 차를 내주며 설명을 한다.


“교황 성하께 직접 치료를 부탁하셨다고 하시더군요. 빈 치료실이 없어서 결국 환자 한명을 내보내야만 했습니다.”


“... 면목이 없군요. 감사합니다.”


“진료는 무료로 봐 드리라는 교황 성하의 명이 있었습니다만, 진단과 치료비는 별도입니다.”


“그렇겠지요...”


“성녀님의 치료에는 매우 많은 정성이 필요로 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녀님의 치료는 1회당 1골드입니다.”


“치료비는 어떻게든 지불하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1골드라니! 비쌀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나?!’


라필리의 다리가 덜덜 떨린다.

평범한 서민들에게는 너무 큰 돈이다.

한 두 번 만에 치료가 된다면야 별문제 없겠지만, 주기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하면 답이 없다.


영겁과 같은 시간이 흐르고, 총무실에 어려 보이는 성직자가 조심히 들어온다.

총무에게 귓속말을 전한다.


“치료가 끝났다고 하는군요. 따님을 보러 가시죠”


총무실에서 나와 치료실로 향하니 딸아이가 웃으며 엄마를 품에 꼭 안고 있다.


“애슐리. 이제 괜찮아?”


“아빠...”


딸 애슐리가 달려와 안긴다.


“응 아빠 여기 있어... 아아 내 딸. 애슐리.”


라필리가 딸을 들어 안고 눈물을 흘린다.

몇 달 만에 자기 힘으로 서 있는 딸의 모습을 보는 거였다. 한없이 기쁘다.

딸의 볼에 뽀뽀 세례를 하니 딸이 질색하지만, 딸이 평범하게 서서 돌아다닐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뒤에서 총무와 이야기를 나누던 성녀가 자리에서 먼저 일어나고, 총무가 다가와 말을 건다.


“아이는 조금 쉴 수 있게 두시지요. 저랑 이야기 좀 하실까요?”


으슥한 곳으로 라필리와 총무가 함께 걸어간다.

총무가 비밀스러운 말을 하듯 운을 뗀다.


“공교롭게도 치료가 다 된 게 아닙니다... 성녀님께서 주기적으로 계속 치료를 해야만 한다고 하십니다.”


“네?! 그렇다면...?”


“네... 치료를 안 하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미쳐버릴 거라고 하시는군요.

마력이 제어가 안 돼서 생기는 병으로 상당히 어려운, 몇 년은 걸릴 치료라고 하십니다.

성녀님 생각으로는 좋아질 때까지 이틀에 한 번꼴로, 한동안은 일주일에 세 번 치료하자고 하시는군요.”


라필리의 얼굴이 새하얘진다.

큰일이다. 매주 3골드라니. 그런 큰돈은 없다.

1회에 1골드씩 주 1회로 1년이면 52골드, 두 번이면 104골드. 세 번이면 156 골드...

회복 포션 먹이는데도 이미 상당한 돈을 썼는데 매주 3골드라니...

연봉을 아득히 뛰어넘는 치료비다.


“그... 매주 3골드는 무립니다.”


“... 그럼 그냥 돌아가시는 수밖에요. 다만, 이대로 내버려 둔다면 머지않아 따님은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


총무가 할 말은 다 했다는 듯 획 돌아선다..

당황한 라필리가 어떻게든 잡겠다는 듯 횡설수설 한다.


“총무님! 알고 계시는지 모르겠지만! 저는 황실 경비대 소속의 기사입니다. 소드 마스터입니다! 제 능력이라면 쓰임이 있을 거 같은데 방법이 없겠습니까?!

스미트 공작님이 제 사촌 형입니다! 지불 기한에 여력만 주시면 형님께 돈을 융통해서 치료비를 낼 수 있습니다. 치료가 다 끝날 때 까지 기한에 여유를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돌아서 걸어가던 총무가 라필리의 이런 저런 말에 멈칫 하더니, 뒤돌아서서 라필리를 눈여겨 본다.


“체격이 마르셔서 소드 마스터 경지 일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스미트 공작가문의 방계시면 가주님을 통해 지불도 가능 하실 거고... 흐음.”


“제가 쾌검을 주력으로 하다보니 민첩한 움직임을 위해서 체격을 제한하고 있어서 그렇지, 검술은 상당합니다!”


“라필리님. 혹시, 아르카디아 제국 황실에 용사가 소환되었다는 걸 아십니까?”


“네? 용사요? 황실에 말입니까?”


“마침. 용사의 검술선생을 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라필리 님이 소드 마스터라면 한 검술 하실거고... 가르치는건 잘 하시나요?”


“네 뭐... 검술에 한해서는 자신 있습니다”


“자애의 여신교에서는 용사에 대해서 참 궁금한 게 많습니다.”


“그 말은...?”


*

#마지쿠스 별장.


라필리 선생님이 이렇게 말을 잘 하는 줄 몰랐다.

듣고 있자니 옆에서 제3자로서 그때 같은 장소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거 같다.


‘사정은 길었지만, 결론은 여신교에서 보낸 간첩이라는 거잖아...?’


내가 알기로 제국의 정치세력은 좌파와 우파로 나뉘어지는데, 라필리 스미트 선생님은 대놓고 프란시스 교황파인가 보다.

친구들끼리 무리를 나누는거야 학생시절부터 부지기수로 봐 왔지만, 사회 - 정치적인 파벌은 처음 겪다 보니 어렵게 느껴진다.

이렇게 정치랑 연관성이 생길 줄 알았다면 제국의 귀족 세력이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지 미리 공부좀 해 둘걸...

제국에 좌파와 우파 개념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어떻게 세력이 나뉘어져 있는지 일절 모르겠다.


“올젠 선생님도 혹시 특정 정치세력 소속이신가요?”


“어? 몰랐어? 그란츠 공작님이 좌파인 귀족파의 수장이야. 나 역시도 세력으로 구분한다면 당연히 좌파지.”


“네에!? 그럼 우파가 교황파에요?”


“응? 그럼 어디겠어?”


응? 보통은 우파가 중앙집권, 강한 군대를 주장하지 않나?

교단이 황실을 지지하는 우파라고? 뭔가 이상한데...?

아무래도 날 잡고 제국의 정치에 대해서 제대로 공부좀 해야겠다. 우리 세계랑 좌우의 개념이 조금 다른거 같다.

그나저나 라필리 선생님 딸 치료를 위해서는 내가 용사를 그만 둬서는 안된다니...

결심이 흔들리는데 라필리 선생님이 사과를 해 온다.


“장예서님 미안합니다...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제 딸의 치료를 위해서 장예서 님이 계속 용사를 해야 한다는건. 이기적인 제 욕심이군요...”


라필리 선생님이 순순히 인정하고 나오니 당황스럽다.

딸의 치료를 포기하겠는 것 같아 어떻게 해야 할줄 모르겠다.


“장예서님이 용사를 할 이유가 없다는데는 동의합니다. 그만 두시는 것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조금의 유예를 부탁 드려도 될까요?”


“유예요?”


“네... 명목상의 용사 랄까요... 제 딸의 다른 치료 방법을 찾아보겠습니다. 그때까지만 성녀에게 치료 받을 수 있게 용사라는 타이틀을 유지해 주십시오.

올젠 님도 새로운 직업을 찾을 시간이 필요합니다.”


“네!? 올젠 선생님도 황실마법군단 그만두셨어요?”


“라필리 님은 알고 계셨군요... 하하하”


... 몰랐다.

그렇구나. 세상은 연결 되어 있는 거였다.

함께하기 시작한 순간 나 좋다고 시작하고, 나 싫다고 그만둘 수 있는 게 아니다.

함께 하자고 했으면 끝까지 해야 하고, 그만둘 거면 모두의 동의로 그만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작든 크던 피해자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세상은 그걸 약속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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