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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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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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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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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0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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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용사의 빅픽처2

DUMMY

어제는 마법, 오늘은 검술 훈련을 받을 차례다.

아침에 일어나 활동하기 편한 옷으로 갈아입고, 훈련장으로 향한다.


르네트가 알아 온 정보에 따르면 ‘라필리 스미트 선생님의 가문도 상당한 가문이었다.

마왕을 물리쳤다는 네 명의 용사 중 하나인 ‘레온 스미트’를 배출한 명문가.

제국의 건국 과정에서, ‘레온 스미트’의 마왕 토벌의 공로를 인정받아,

백작 가문에서 공작 가문으로 승격되었다고 한다.

공작 가문이 된 이후, 제국의 귀족 중 친 황실 파의 대표 격인 가문이 되었고, 대대로 황실 수호자를 배출한 검술 명가라고 한다.


내 검술 선생님 ‘라필리 스미트’는 스미트 공작가의 방계쪽 아들이라, 작위와는 인연이 없지만, 황실친위대에서 실력 있는 기사로 명성을 날렸다고 한다.

황실친위대의 차기 단장으로 꼽힐 정도로 전도 유망 한 기사였는데, 갑자기 그만둔 이유는 모르겠다고 내게 알려줬다.


훈련장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셀렉이 오고, 뒤이어 라필리 선생님이 훈련장에 들어왔다.

처음으로 검술 수업을 받으려고 하니, 무섭기도 하고 조금 들뜨기도 한다.


“오늘부터 여러분들께 검술을 가르치게 된 라필리 스미트입니다.

제 훈련은 아침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4시간을 기준으로 하며,

개인적인 일정이 있으면 수업 시간은 조율 될 수 있다는 걸 미리 알려드립니다.

장예서 님. 혹시 검술을 배워 본 적 있습니까?”


“아니요. 한 번도 없어요. 검을 잡는건 태어나서 이번이 처음이에요.”


“셀렉 트레인. 잡아본 적 있나요?”


“네. 동대륙에서 어릴때 부터 검술을 배웠습니다. 배운지 약 10년 정도 됐습니다.”


“오. 그런가요? 그럼 셀렉 잠시 나와서 검술을 좀 보여줄 수 있을까요?”


“어... 저는 동대륙과 서대륙의 검술 차이를 배우고 싶은 건데...

갑자기 동대륙 검술을 선보이라고요?”


“아~ 별다른 뜻은 없습니다. 장예서 용사님과 진도를 맞춰야 하니, 실력을 보려고 하는 겁니다.”


셀렉이 껄끄러워하자, 라필리 선생님이 오해하지 말라는 듯 설명을 해준다.

셀렉이 어쩔 수 없다는 듯, 한번 어깨를 으쓱하고 자신의 검을 뽑는다.

날이 한쪽에만 있다.


“어라? 특이하군요. 날이 한쪽에만 있네요?”


“네··· 동대륙에서는 사용하는 ‘도’ 라고 부르는 ‘검’ 입니다.

그럼 해보겠습니다.”


셀렉이 검을 빼 들고 심호흡을 한번 하더니 검술을 펼친다.

촥. 촤악. 샤샤샥. 촥.

검술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움직임이 절도 있고 춤 같이 화려하다.

무협 영화에서 봤을 법한 화려한 검술이다.

셀렉의 시범이 끝났는지 우리를 보며 고개 숙인다.


라필리 선생님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길래, 나도 덩달아 박수를 쳤다.


“와~ 동대륙 검술은 이렇군요. 이렇게 잘하는데 검술을 배울 필요가 있나요?”


“서로의 차이점을 공부해 보고 싶은 거라서요, 용사님께 가르치실때 옆에서 조용히 배우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일단 당장은 용사님이 검에 익숙해지는 게 먼저입니다.

장예서 님은 한동안 검에 익숙해지는 훈련부터 받을 거니, 셀렉은 옆에서 구경하거나 숙소에서 쉬어도 됩니다. 정규 검술을 가르칠 때는 말씀드릴 테니 그때부터 나오셔도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 사실상 나 혼자 배우는거구나···

같이 배우는 동료가 있는 줄 알았는데, 전교 꼴등이 같이 배우는 전교 일등 친구 있다고 좋아한 꼴이었다.


“자. 장예서 용사님. 검술의 기본기가 뭘까요?”


“아까 선생님이 말씀하셨잖아요? 검에 익숙해지는 거죠!”


“네, 잘 이해하고 계시는군요. 잠시 제 시범을 보실까요.”


라필리 선생님이 허리춤에 차고 있던 검을 꺼내든다.

펜싱 검처럼 극단적으로 바늘 같지는 않지만, 검이 매우 얇아 보인다.

라필리 선생님이 검날을 옆으로 휘어서 튕긴다.

딩~

공명 소리를 내며 날 끝이 파르르 흔들린다.

라필리 선생님이 자신을 똑바로 보라는 듯 나와 눈을 마주치고는, 고개를 끄덕이고 검술을 선보인다.


촤악 촤자자 촥.

마치 채찍이라도 휘두른 듯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나면서, 검이 허공을 가르고, 라필리 선생님이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하면서 가상의 적을 압박하는 듯한 검술을 선보인다.

검술이 끝나자 휘청휘청하던 검날은 흔들림 없이 곧게 서 있다.

동대륙 검술과 달리 직선적인 움직임이다. 이게 이렇게 다르네!

조금 멋있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든다.


“장예서님 이쪽으로 오세요. 체격과 근력을 봤을 때 가장 어울리는 검이라고 판단해서 가져온 겁니다. 이 검을 한번 들어보세요”


“네”


내가 생각한 무게보다는 훨씬 무겁다. 받아 들자 손이 푹 떨어져 놓칠 뻔했다.

이게 나를 고려해서 고른 가벼운 검이라니.


“자. 검을 뽑아 양손으로 감싸듯 쥐세요. 양다리는 어깨너비. 왼발이 앞으로. 그렇지요. 이게 기본자세입니다. 오늘은 검에 익숙해지는 연습을 할 겁니다. 그대로 검을 힘껏 내려치십시오.”


라필리 선생님의 지시에 따라서 기본자세를 잡고 검을 휘두른다.

언젠가 티브이 등에서 봤던, 검도의 상단 내려치기 같은 자세로 힘껏 내려친다.


“다시 시범을 보여드리지요. 잘 따라 해보세요.”


“다시.”


“다시.”


“이제 좀 자세가 나오는군요. 가장 기본적인 '내려치기'입니다. 이걸 천 번 반복하는 게 오늘의 수업입니다.”


“천 번이요?”


“네. 그 정도는 해야 검에 익숙해지지요. 10번씩 100회를 하던, 100번씩 10회를 하던, 좋을 대로 하시는데, 검날이 흔들려 공명 소리가 나면 안 됩니다. 해보세요.”


내가 또 한 번 힘껏 검을 휘두르는데, 직후에 검이 댕~ 하고 공명하는 소리가 난다.


“소리 들으셨죠? 딩~ 검날이 흔들리는 소리가 나면 무효입니다. 소리가 안 나게 천 번 휘두르세요.”


“... 네. 해보겠습니다”


검을 쥐고 자세를 바로잡는다. 산들바람이 불어오자 칼날이 파르르 흔들리며 작게나마 ‘딩~’ 소리가 난다.

... 바람만으로도 소리가 나는데. 소리가 안 나게 할 수 있을까?

일단은 휘둘러 본다.


매번 소리가 나는 건 아니지만, 대충 30번에 1번 정도 성공하는 거 같다.


‘이거 소리 안 나게 백번만 휘둘러도 땀 엄청 날 거 같은데···?’


반복해서 검을 휘두른다. 도대체 총 몇 번을 휘둘렀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내려치기 후 소리가 안 날 때마다 숫자를 셌고 드디어 100번을 휘둘렀다.

허억. 힘들다. 잠시 쉬었다가 하자.

저쪽 한구석에서 라필리 선생님과 셀렉이 이야기를 나누며 나를 지켜보고 있다.


언제까지 쉴거냐는 눈빛 처럼 느껴진다. 다시 100번을 휘두른다.

아까보다는 공명 소리가 덜 나지만, 아직도 10번에 한 번 정도 성공하는 거 같다.

집중한 채로 소리가 안 나게 휘두르니 시간이 엄청나게 오래 걸리는 듯하다.

그냥 검만 휘두르는 거면 한번 휘두르는데 10초도 안 걸릴 텐데...


200번을 마치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나를 지켜보고 있던 라필리 선생님과 셀렉은 어느새 사라졌다.

이대로 가면 꽤 오래 걸릴 거 같다.

뭐, 그래도 오늘 안에는 끝내겠지?

또 다시 100번을 휘두른다.


300번이 넘어가니 이제 좀 알 거 같다.

내가 검을 내려칠 때 힘 조절을 잘못하면 칼날이 파르르 떤다.

검을 쓰는데 적절한 힘 조절이라는 게 있다. 수업의 목적을 깨닫는다.


1000번.

헉헉헉. 다 채웠다. 어휴 힘들다. 땅에 주저앉는다.

내 나름대로는 무아지경에 빠져서 검을 휘둘렀다. 땀을 한 바가지로 흘렸다


‘킁킁. 뭐야, 이 시큼한 냄새는... 내 땀 냄새야? 헐.’


대한민국에 살면서 이렇게 적나라한 땀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었는데...

땀으로 인해 미생물이 발효(?) 냄새가 분명하다. '물'로만 씻은 탓이다.


‘역시 비누가 필요해. 오늘이다. 내가 기필코 오늘 만든다.’


쇠뿔도 단김에 빼랬다고, 지금 당장 만들어야겠다.


*


방에 돌아가 씻고 주방으로 내려가려는데,

앞마당에서 일하는 집사장을 만난다.


“집사장님! 네모난 틀 없을까요?”


“네? 어떤 틀이요?”


“음... 사방이 평평하게 막힌, 이만한 크기의 네모 틀이 필요한데요. 재질은 상관없는데··· 나무가 가장 무난할 거 같네요. 2개가 필요해요!”


집사장이 말로는 이해를 잘 못 하길래, 막대기를 줏어 땅 에다가 그림을 그린다.

내가 이래 봬도 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학생이다.

그림은 좀 그리지. 엣헴.

나무토막을 네모나게 돌린 형태로 위아래가 뻥 뚫린 박스를 그린다.

내 그림을 보고 집사장이 ‘아하~’ 하고 추임새를 넣으며 이해한다.


“장예서님 그림을 매우 잘 그리시네요. 장 봐올 때 쓰던 나무 상자로 금방 만들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만들어 드릴게요.”


“아! 평평한 테이블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 위에 넓은 종이나 천을 깔아서 나무 틀이랑 같이 주방 후문 쪽으로 가져다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네. 가져다드리겠습니다.”


주방에 들어가 어제 르네트와 제인,제나가 치킨을 만들다가 태웠던 기름과

요리하고 남은 기름을 챙긴다. 이것들로 비누를 만들 생각이다.

주방 아궁이에 나무와 지푸라기를 태워 하얗게 다 타버린 나무 재가 가득하다.

이걸 끓이면 양잿물을 만들 수 있다.


재를 삽으로 퍼다가 커다란 냄비에 물과 함께 넣고 펄펄 끓인다.

다 끓은 물을 헝겊으로 나무 재를 걸러내 다른 냄비에 옮겨 담는다.

그 안에 소금을 넣어 녹인다.

이렇게 하면 수산화나트륨이나 수산화 칼륨화 돼서 강 알칼리성이 된다.

이건 잠시 이대로 두고.


그다음, 냄비에 폐식용유를 냄비에 넣고 중간 불로 가열한다.

폐식용유가 상당히 따듯하다. 곧 뜨거워질 것 같길래 잽싸게 끈다.

기름도 50도는 넘도록 가열한 거 같다.

이제 아까 만든 양잿물과 끓인 기름을 천천히 섞으면 되는데, 이때 유독한 가스가 나오기 때문에, 마스크 등을 쓰고 옥외에서 작업하는게 좋다.

기름과 양잿물을 들고 뒷 마당으로 나온다.


‘집사장님 감사해요~!’


아까 집사장에게 요청한 대로 테이블 위에 종이가 깔려 있고 나무로 된 사각 틀이 나란히 놓여 있다.


두건과 앞치마를 쓰고 기름 6 양잿물 4 비율로 천천히 섞는다.

둘을 섞으면서 나무 주걱으로 계속 저어주니 걸쭉한 액체가 된다.

비율이 틀리면 응고가 안될 수도 있는데, 다행히 잘 되는 거 같다.

됐다! 한쪽 틀에 부어 넣는다. 빨래비누로 쓸 비누다.


'오케이 한쪽은 됐고, 다음!'


빨래비누는 강한 알칼리성이라 오염을 지우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피부에는 너무 자극적이다.

세안용, 샴푸용으로 쓸 것은 pH 농도를 중성이 되게 만들어줘야 한다.

남은 반죽에 산성인 식초를 넣어서 중성화시키고 백화점에서 사가지고 왔던 고체 향수를 잘게 부숴 섞는다. 이쪽도 나머지 틀에 채워준다.


‘내가 기대한 만큼 좋은 냄새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쁘지 않은걸!’


어쨌든 다 됐다!

이제 양생이 다 되기를 기다리면 된다.

보온이 잘되도록 이불 같은 거로 덮어두면 좋은데··· 날씨가 따듯하니 문제없겠지?

이제 비누가 굳을 때까지 말렸다가, 비누가 굳고 나서 쓰면 된다.

이제 뽀드득뽀드득 이다.

다 죽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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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8. 에스키아 백작가2 23.06.26 12 0 11쪽
38 37. 에스키아 백작가. 23.06.23 15 0 12쪽
37 36. 용사의 빅픽처4 23.06.22 12 0 12쪽
36 35. 용사의 빅픽처3 23.06.21 11 0 13쪽
» 34. 용사의 빅픽처2 23.06.20 12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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