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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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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097
추천수 :
33
글자수 :
321,904

작성
23.07.13 17:03
조회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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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51. 자격과 책임

DUMMY

#마지쿠스 별장. 장예서 방.


‘당장은 욕먹지 않을 정도로만 훈련하자. 제국 외에 갈 곳이 없잖아...’


치안서 지하 감옥에 갇혀있을 때까지만 해도, 검술과 마법 훈련을 받기 싫다고 생각이야 했지만, 갈 곳이 없는 만큼 욕 안 먹을 만큼은 훈련받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진심이다.

셀렉의 팔을 자를 뻔한 이후로 크게 위축되어버렸다.

나는 마치 초등학생이 총을 쥔 상태와 같다. 마법과 검술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배우라니까 배운 어린아이.

언젠가 상대방을 크게 다치게 할 거지만, 그럴 만한 결심도, 용기도,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다.

어디선가 들어봤던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는 말이 이런 의미였던 걸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내게 이런 힘은 필요 없다.


아까도 사과하긴 했지만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

똑똑.

셀렉의 방으로 찾아가 노크를 한다.

안에서 ‘누구세요?’ 목소리가 들리며 셀렉이 방문을 열어준다.

붕대로 칭칭 감긴 한쪽 팔을 보고 있으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온다.

얼마나 아플까...


“셀렉 정말 미안해요...”


“아... 아니에요. 정말 괜찮아요.”


“훌쩍. 미안해요. 나 때문에... 많이 아프죠...?”


“아니... 진짜 괜찮은데...”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이 멈추질 않는다.

회복 때까지 생활이 불편한 것만으로 끝나면 다행인데...

혹시라도 장애가 남았으면 어쩌지? 내가 어떻게 책임을 져야 하지?

혼란스러운 생각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를 않았다.

내가 울음을 그치질 못하자, 셀렉이 멋쩍게 뒷머리를 한참 긁다가 방문을 열어줬다.


“들어오실래요?”


진심으로 사과하기 위해서 찾아온거다. 실내로 들어선다.

셀렉이 요구한다면 얼마든지 무릎이라도 꿇은 생각이었는데

정작 셀렉은 차 테이블로 안내하더니, 한 손으로 차를 내려준다.


나 때문에 다쳐서 불편해진 사람에게 차를 내리게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 벌떡 일어났지만, 셀렉은 한사코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앉아 있으라고 한다.


“그렇게 들썩거리지 말고 앉아 계세요. 신경 쓰여요. 하하하.”


미안한 마음에 고개도 똑바로 못 들고 있는데, 셀렉이 차를 건네준다.

차에서 매우면서도 달달한 냄새가 난다. 익숙한 향인데... 아! 생강차!

한국에서의 기억이 떠오른다. 생강이 제철이던 초가을이면 엄마랑 같이 생강청을 담그고는 했다. 차로 마시기도 하고, 요리할 때 쓰고는 했는데 제국에서 생강차를 마시게 될 줄은 몰랐다.

이제껏 제국에서 생강이 들어간 음식을 먹어본 적은 없는 거 같은데...

아! 동대륙의 차일 수도 있겠다.

한국에서의 추억이 떠오르자 마음이 조금 차분해 졌다.


“입맛에 맞을지 모르겠네요? 호불호가 갈리는 차 종류라...”


“아뇨. 좋아요. 생강차 좋아해요. 오랜만에 마시니 정말 맛있네요.”


셀렉에게 다시 한번 제대로 사과한다.

순간의 실수였지만, 팔을 완전히 자를 뻔했다.

평생 장애를 갖고 살게 만들 뻔 했다.

일어나서 90도로 고개 숙여서 사과했다.


“정말 죄송해요! 혹시 화가 나서 화풀이가 필요하면 때리셔도 되고! 무릎 꿇고 사과하라고 하면 꿇을게요! 정말 죄송해요!”


“하하하. 아니에요. 그러실 필요 없어요! 팔을 잘릴뻔한 제가 할 소리는 아니지만, 제국의 성자와 성녀면 잘린 신체 부위도 붙일 수 있대요.

설사 잘렸다고 하더라도 붙일 수 있었으니 그만 미안해하셔도 돼요. 잘리지도 않았잖아요.”


“아니... 그래도 아프잖아요!”


“아프죠... 아프기는 한데 방심한 제 탓이죠. 뭐.ㅎㅎㅎ”


셀렉의 팔을 보고 있자니 너무 아파 보인다.


“마지막으로. 딱 한 번만 더 말할게요. 정말 미안해요.”


“어휴. 괜찮다는데 계속 미안하다고 하네요. 지금 방안에서만 한 스무 번은 들은거 같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그렇게 미안하면 맛있는 음식이나 자주 만들어주세요! 치킨 같은거. 예서님이 만들어주는 음식이 입맛에 잘 맞더라고요. ㅎㅎㅎ”


아! 병문안을 오면서 빈손으로 오다니.

과일이라도 싸가지고 왔어야 했는데... 이렇게 된 거 요리라도 제대로 해 줘야겠다.

고추랑 콩이 빨리 도착 하면 좋을텐데...


“네네. 앞으로 요리할 때마다 셀렉님 것도 같이 만들어 드릴게요! 그런데 혹시 부탁드렸던...”


“아 맞다! 고추랑 콩! 부탁하셨던 거 동대륙에서 구했다고 연락받았고, 지금 오는 배편에 싣겠다고 했어요. 조만간 받아 볼 수 있을 거예요!”


“우와! 진짜요?!”


“네. 조만간이요! 고추랑 콩 엄청나게 기다리셨나 보네요. 그렇게 기다리셨어요? 엄청나게 좋아하시네요?”


“네! 엄청 기다렸죠. 그럼 회복 잘하시고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언제든지 편히 이야기 해주세요. 요리해드릴게요.”


셀렉의 방을 나가며 인사를 한다.

몇 십번을 미안하다고 반복하고 나니 그나마 마음이 조금 편해진다.

게다가 고추랑 콩을 구했다니.

조금은 기분이 좋다.


* * *


르네트가 한창 진행 중인 치킨집 창업 준비 과정을 보고하기 위해 내 방으로 찾아왔다.


잡화점 건물은 식당으로 만들기 위해 한창 인테리어 중이라고 한다.

내 말대로 건물 뒤쪽으로 마차가 지나갈 길을 내서, 드라이브스루처럼 주문과 동시에 결재하고 바로 포장해서 가져갈 수 있도록 창을 새롭게 내기로 했다.


르네트는 요즘 포장 손님이 담아갈 종이 용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만들어진 요리를 어떻게 가져가냐고, 그릇 채로 주냐고 물어보는 르네트에게, 내가 종이로 박스 접는 과정을 보여 주고, 종이 포장지를 알아보라고 했다.

르네트는 요즘 열심히 포장지를 만들어 줄 업체를 찾고 있는데, 아직 못 찾고 있어서 르노아에게서 도움받아 해결하려는 거 같았다.


“아무튼, 치킨집 준비는 잘 되고 있으니 걱정 마요. 언니! 그럼 나는 방으로 가볼게!”


“잠깐만 르네트! 나 고민 있어!”


돌아가려는 르네트를 불러 멈춰 세운다.

르네트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 앉는다.


“언니 무슨일 있어요?”


“너도 알다시피 내가 대련하다가 셀렉의 팔을 자를 뻔했잖아... ”


“응. 알죠. 그런데 셀렉님이 괜찮다고 했다면서요?”


“응. 괜찮다고 하기는 했는데... 내가 용사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이 들어서 말야.

솔직히 제국이 위험하다고 하는데. 나는 제국이 위험한 게 맞는지도 잘 모르겠어.

벌써 내가 제국에 온 지도 4개월이 되었는데도 여전히 마도국은 안 움직이고 있잖아?”


“그렇기는 하죠.”


“반년 정도만 더 지나면 그란츠 공작님이랑 약속한 용사로 지내는 시간도 끝나.

용사 기간도 반 밖에 안 남았지, 나 스스로는 용사로서 자격이 없다는 생각이 들지.

마도국은 일절 움직이지도 않지.

그러다 보니 내가 용사로 있을 필요가 없는 거 같아. 용사라고 할 자격도 실력도 없고.

게다가, 그란츠 공작님만 해도 8서클 대 마법사.

올젠 선생님이랑 라필리 선생님도 엄청 쎈 데다가 제국에도 강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있잖아?

마왕이 얼마나 강한지는 몰라도, 그란츠 공작님과 제국의 강자들만으로도 막을 수 있지 않을까? 굳이 나까지는 필요 없을 거 같은데... 그런 생각을 자꾸 하게 되더라고.

네 생각은 어때?”


“음... 확실히 제국에 강한 사람들은 많을 거예요.

황실경비대에 지원하려면 최소 조건이 소드 마스터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설사 과장된 소문이라고 쳐도 소드 익스퍼트가 넘는 건 확실하겠죠.

황실마법군단도 6서클 이상의 마법사만 지원할 수 있다고 들었고...

제국 인근의 다른 중소 국가랑 비교하면 제국에 강자가 압도적으로 많기는 할 거예요.”


“그치? 어휴. 하필이면 시간으로 약속을 해서...

나는 약속한 1년간이라는 시간은 지켜야 하는 거잖아? 그런데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나는 용사가 될 자격이 없는 거 같아.

용사를 그만둔다고 하면... 너무 양심 없는 걸까? 르네트. 네 생각은 어때?”


“음... 약속은 했지만, 하면 할수록 무리라...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게 맞긴 한데, 언니가 처음부터 무리라고, 거절한 걸 꾸역꾸역해달라고 조른 게 제국이잖아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도 했는데 적성에 안 맞고, 할 만큼 했는데도 못하겠으면 그건 어쩔 수 없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해?”


“네. 언니가 싫으면 안 하는 게 맞죠! 제 생각은 그래요!

올젠 선생님이랑 라필리 선생님이랑도 한번 상의해 보세요. 제가 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언니가 노력을 안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할 만큼 한거에요!”


역시 르네트는 내 편이다.

르네트가 설사 내가 용사를 그만두더라도 그 누구도 선뜻 내게 손가락질을 못 할 거라고 힘내라고 응원해 준다.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르네트를 돌려보내고 다시 한번 고민에 빠진다.


셀렉에게 진심으로 사과도 했고, 용서도 받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아닌 거 같다.

막연하게 들어오던 마왕을 물리친다는 말의 뜻은

많은 수의 적을 내 손으로 죽이는 의미라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다.

그 과정에서 내 실수든, 사고로 인해서든 내 주변의 사람들이 다칠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내가 너무 안일했다. 나는 1년 안에 마도국과 전쟁이 안날거라고,

대한민국과 북한이 그렇게 불바다 불바다 거려도 전쟁이 안 났던 것처럼, 여기도 전쟁이 안날 거라고 막연한 희망회로를 돌린거다.


‘나는 용사에 어울리지 않아.’


옆구리가 비었다고 콕 찌른 셀렉의 손가락에 깜짝 놀라서 팔을 잘라버리는 사람이 용사는 무슨 용사인가.

힘 조절도 못 하는데...


‘나는 용사 자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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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55. 고추와 콩 23.07.19 3 0 10쪽
55 54. 자격과 책임4 23.07.18 4 0 12쪽
54 53. 자격과 책임3 23.07.17 6 0 11쪽
53 52. 자격과 책임2 23.07.14 9 0 12쪽
» 51. 자격과 책임 23.07.13 9 0 10쪽
51 50. 감금생활2 23.07.12 8 0 10쪽
50 49. 감금생활 23.07.11 10 0 11쪽
49 48. 마족 간첩2 23.07.10 10 0 11쪽
48 47. 마족 간첩 23.07.07 10 0 10쪽
47 46. 제국 시장 23.07.06 8 0 11쪽
46 45. 용사의 자격 23.07.05 8 0 10쪽
45 44.식당 창업준비5 23.07.04 8 0 11쪽
44 43. 식당창업준비4 23.07.03 11 0 10쪽
43 42. 식당 창업준비3 23.06.30 9 0 10쪽
42 41. 식당 창업준비2 23.06.29 9 0 10쪽
41 40. 식당 창업준비 23.06.28 9 0 11쪽
40 39. 에스키아 백작가3 23.06.27 8 0 11쪽
39 38. 에스키아 백작가2 23.06.26 10 0 11쪽
38 37. 에스키아 백작가. 23.06.23 13 0 12쪽
37 36. 용사의 빅픽처4 23.06.22 10 0 12쪽
36 35. 용사의 빅픽처3 23.06.21 10 0 13쪽
35 34. 용사의 빅픽처2 23.06.20 1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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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2. 용사의 훈련3 23.06.12 16 0 11쪽
32 31. 용사의 훈련2 23.06.09 14 0 12쪽
31 30. 용사의 훈련1 23.06.08 14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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