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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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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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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수 :
32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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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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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식당 창업준비2

DUMMY

르네트와 함께 식당을 낼 자리를 둘러보고, 마지쿠스 가문으로 복귀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해진 저녁. 다행히 식사를 하고 들어와서 사용인들을 번잡하게 할 필요는 없었다.

마차에서 내린 우리의 양손에 치킨을 만들기 위한 닭고기 등의 음식 재료가 가득하다.

내가 마차에서 짐을 내리고 있으니, 집사장이 돌아온 우리를 보고 화들짝 놀라 다가왔다.


“아니 용사님. 갑자기 이런 건 왜 이렇게 많이 사 오셨습니까? 저희가 옮기겠습니다. 그대로 두십시오.”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랑 르네트가 옮길게요. 그냥 두세요.”


만류하는 집사장을 지나쳐, 나와 르네트가 낑낑거리며 주방으로 식재료를 옮긴다.

사가지고 온 물건들을 풀어헤치며 종이에다가 백화점 구관에서 유통되는 가격을 옮겨적는다.


“닭 한 마리에 10동화, 마늘이 한 단에 20동화, 식용유가 큰 통에 350동화, 소금 후추가...”


르네트와 함께 음식 재료의 가격을 주르륵 적은 후,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를 조리하는데 필요한 재료의 양을 계산한다.

확인해 보니 후라이드 치킨 한 마리 재료비로 20동화는 가뿐히 들어갈 것 같다. 식용유가 생각보다 매우 비싸다.

과연, 기존까지 ‘튀김 요리’라는 게 아예 없었던 게 납득이 된다.


“식용유 되게 비싸다...”


“저도 장 보는 건 사용인들이 하는 거다 보니, 식용유가 이렇게 비싼 줄 오늘이야 알았네요. ”


“이렇게 까지 비싸면, 일반 평민 가정은 기름으로 하는 요리가 생소할 수도 있겠는걸? 혹시 사람들이 튀김이 어색해서 거부감을 느끼지는 않을까?”


“하긴. 저도 언니 덕분에, 튀김 음식은 처음 먹어 봤으니까, 다들 생소하긴 할 거에요. 그래도 냄새가 워낙 좋고, 먹어본 사람들 호응이 좋은 걸 보면 거부감은 없을 거 같은데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계산해 보니 후라이드 재료비만 대략 20동화는 나오겠는데? 우리도 인건비를 주고, 이윤을 남기려면 판매 때 60동화는 되야 할 텐데, 평범한 사람들이 사 먹을 만 할거 같아? 어때?”


“좀 많이 비싼 거 같아요... 제국민 평균 급여가 3실버, 3000동화로 알고 있는데...”


“치킨 한 마리가 월급 300만원이라고 치면, 6만원 정도 되는 거네... 되게 비싼데. 내가 보기에는 한 30동화 정도가 적당해 보이는데. 르네트 네가 보기에는 어때? 방법 없을까?”


“갑자기 누군가 식용유를 공짜로 주지 않는 한... 힘들지 않을까요? 저도 판매 가격은 30동화에서 40동화 정도가 적당할거 같아요.”


“음. 식용유 가격을 많이 떨어트려야 하겠네... 부자재 값이 너무 비싸... 허니 갈릭 버터 소스값은 어때?”


“후라이드 치킨이랑 합쳐서 24동화요.”


“그렇게 비싸? 치킨 한 마리 분 소스가 4 동화야? 뭐가 그렇게 비싼 건데?”


“꿀이죠. 뭐.”


“꿀이 그렇게 비싸?”


“비싸죠~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채집해야 하는데. 저번에 언니가 샀던 그 조그만 꿀 항아리가 100동화 짜리였어요.”


“헐. 100동화? 엄청 비싸네... 그런데, 제국에서는 꿀을 채집해? 양봉은 안 해?”


“양봉? 그게 뭔데요?”


“양봉 몰라? 꿀벌 키우는 거 있을 거 아냐. 르네트 여기는 설탕은 없다고 하지 않았어?”


“설탕? 언니가 저번에도 물어봤던 그건가? 제가 아는 단맛은 꿀밖에 없어요. 제가 알기로 꿀은 채집이에요.”


생각해 보니 이 세계에서 먹은 제국의 음식들은 대부분 짠맛 위주였다.

단 맛이 비싸서 였구나... 제국에서 먹어본 단맛은 꿀 뿐.

그런데 양봉도 안 하고 다 채집으로 모은 꿀이라면... 엄청 비쌀 만하다.

생각보다 치킨집을 차리려면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겠다.

식용유도 가격을 떨어트려야 하고, 설탕을 찾던지, 꿀도 싸게 만들어야 한다.

하나 하나 문제점들을 해결하다보면 창업을 하겠지만, 녹록치 않다.

특히, 창업 자본 금이 더 필요하다.


“르네트. 언니가 진지하게 물어볼 게 있어.”


“네 언니. 말하세요.”


“벌을 키워서 꿀을 비교적 쉽게 꾸준히 얻을 방법이 있다면, 너희 오빠가 관심 가질 거 같아?”


르네트가 화색을 지으며 대답한다.


“대량으로 꿀을 얻을 수 있다고 하면 그 방법 당장 사겠다고 할걸요? 제가 알기로 우리 가문에서도 벌 채집하는 팀이 있어요. 그 인건비가 얼만데요.”


양봉해본 적은 없지만, 대략적인 원리 정도는 안다.

한국에서 너튜브를 자주 봤는데 ‘부웅’이라고 꿀벌 키우는 사람 영상을 열심히 봤다.

종이에다가 기억 나는 대로 양봉용 벌집을 그림으로 그려본다.

세부적인 치수는 모르지만, 구조는 그릴 수 있다.

그림으로 그리면서 대략적인 설명도 적어본다.

양봉 집의 외부 형태, 내부의 구조, 꿀을 채취하는 원통형의 원심분리기.

제일 중요한 여왕벌의 생김새와 벌의 대략적인 습성까지.

다 그려놓고 보니 이것만 봐도 충분히 설명이 될 것 같다.


‘나 천잰데? 꽤 구체적으로 기억나! 이 정도만 알아도 양봉 시작하는 데 전혀 문제없을 거 같은데?’


옆에서 지켜보던 르네트가 내 그림을 보고 깜짝 놀란다.


“언니 그림 엄청나게 잘 그리네요? 이거만 보고 만들라고 하면 만들 수 있을거 같은데요? 이대로 해서 되면 대박나겠다!”


“어때? 꿀벌 키우는 방법, 비싸게 팔 수 있을 거 같아?”


“네. 되기만 한다면 무조건요! 그럼 이 밑쪽의 구멍으로 꿀벌이 들어가는 거예요?”


르네트가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서 이건 뭐냐, 저건 무슨 역할이냐 물어오길래, 차근차근 설명해 줬다. 설명을 해주니 르네트가 이해가 됐는지 고개를 끄덕인다.


“어때? 내 설명 이해돼? 내가 살던 세계와 벌의 습성이 완전히 다른 게 아니라면 내가 보기에는 여기서도 양봉이 확실히 될거 같거든. 너희 오빠가 탐낼 거 같아?”


“네. 무조건요.”


“르네트. 아무래도 너희 오빠 한 번 더 불러와야겠다. 후후후. 벌 채집하는 사람이랑 같이 와서 한번더 만나자고 전해주겠니? 수표 챙겨서 오라고 그래. 후후후”


내가 속내를 드러내며 웃자, 르네트도 따라 웃는다.

주방이 ‘후후후’ 소리로 가득찬다.


* * *


오늘은 일요일.

어제 치킨 원가를 계산한 다음에 시간이 남길래 치킨용 피클 무를 만들어 뒀었다.

무를 깍둑깍둑 썰고 유리병에 담은 뒤, 식초, 소금, 꿀을 넣어 끓인 소스 액을 식힌 다음에 유리병에 넣어줬다.

점심을 먹기 전에 주방에 내려와서 맛을 보는데, 약간이지만 생각보다 꿀 향이 도드라진다.

‘피클링 스파이스’를 넣어 꿀 향을 가리거나, ‘설탕’으로 만들었어야 했나 싶다.

뭐 그래도, 먹을 만은 하다.


일요일임에도 마지쿠스 별장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꽤 많다. 지난주말에는 집에 간 사람이 많았던거 같은데.

점심을 먹기위해 식당에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저녁으로 치킨 어떠냐고 운을 떼 본다.


“이번 주에도 치킨 먹을까 하는데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혹시 지겨우세요?”


약간은 반응을 보려고 한건데, 집사장이 갑자기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자세를 취하더니 진짜로 기도를 한다.

그의 옆에 있던 사람들도 따라서 기도를 한다.


“오 자애의 여신이시여! 장예서 용사님을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애의 여신이시여 당신의 어린 종들이 감사 기도 올립니다. 장예서 용사님을 저희 앞에 보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치킨을 만드는 건 난데, 감사 기도는 여신님한테?’


헛. 한버터면 입 밖으로 말할 뻔했다. 조용히 입을 다문다.

종교와 신앙, 특정 철학에 심취한 사람들과 네가 옳네, 내가 옳네 하는 건 싸우자는 말밖에 안 된다.

여신한테 감사 기도를 올린 게 나한테 안 고맙다는 뜻은 아니니까. 열린 마음으로 상대방의 말을 들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장예서님이 제 마음을 알아주셨네요. 사실, 또 먹고 싶다고, 한 번만 더 치킨을 요리 해주시면 안 되냐고 부탁드리고 싶었는데... 제가 양심이 없는 거 아닐까 싶어서 말을 못 꺼내고 있었습니다. 먼저 제안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집사장이 내게 감사 인사를 건네오며 하는 말을 들어보니, 안그래도 사용인들끼리 나한테 한번더 치킨을 요리해 달라고 부탁하자는 말이 나오고 있었다고 한다.

올젠, 라필리 선생님도 혹시 치킨은 언제 먹을 수 있냐고 물어봤었다고.

다들 체면치레 때문에 말을 안 한 거지, 내심 언제 또 후라이트 치킨을 먹을 수 있을까 오매불망 기다렸다고 한다.


“어휴. 그렇게까지 먹고 싶다고 하시면 꼭 해야겠네요. 오늘 저녁도 치킨 파티를 해야겠네요. 넉넉하게 할 테니 저녁에 양껏 드세요! 호호호.”


점심을 먹은 직후 나와 르네트, 제인과 제나가 함께 모였다.

어제 사가지고 온 재료로 치킨을 튀기면서 누가 만들어도 균일한 맛이 나올 수 있도록, 무게와 조리시간을 재어가며 레시피화 시킬 생각이었다.

닭의 무게를 재고, 몇 십 분 동안 얼마나 많은 우유 속에 담가서 비린 맛을 잡았는지, 어느정도의 소금 후추를 사용해 간을 했는지, 밀가루와 물은 어느 양을, 어떤 비례로 사용해서 튀김옷을 만들었는지, 무게와 분량을 측정하며 레시피 화 시킨다.

나는 점검을 하고, 르네트는 레시피를 기록 하고. 제인과 제나가 레시피대로 요리를 한다.

철저한 분업하에 기본적인 형태의 치킨 레시피가 완성되었다.


“후후후”


“장예서님, 르네트님. 저희 2호점 3호점 점주로 만들어주는 거 잊으시면 안 돼요?! 호호호”


“물론이지! 나만 믿으라고. 절대, 후회하지 않게 해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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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52. 자격과 책임2 23.07.14 13 0 12쪽
52 51. 자격과 책임 23.07.13 10 0 10쪽
51 50. 감금생활2 23.07.12 10 0 10쪽
50 49. 감금생활 23.07.11 11 0 11쪽
49 48. 마족 간첩2 23.07.10 12 0 11쪽
48 47. 마족 간첩 23.07.07 13 0 10쪽
47 46. 제국 시장 23.07.06 10 0 11쪽
46 45. 용사의 자격 23.07.05 9 0 10쪽
45 44.식당 창업준비5 23.07.04 9 0 11쪽
44 43. 식당창업준비4 23.07.03 13 0 10쪽
43 42. 식당 창업준비3 23.06.30 11 0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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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35. 용사의 빅픽처3 23.06.21 11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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