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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연재소설

마왕이 어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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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곰샤
작품등록일 :
2023.05.10 15:38
최근연재일 :
2023.07.19 16:35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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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91
추천수 :
33
글자수 :
32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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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26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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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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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8. 에스키아 백작가2

DUMMY

“예서 언니! 으허엉”


르네트의 방 침대에 걸터앉아 훌쩍이는 르네트를 위로해 준다.

자기는 아직 20대 초반인데, 무슨 다 늙은 노처녀이자 집안의 골칫거리라도 되는 양 취급하고, 하루라도 빨리 시집보내려는 아버지와 오빠의 의도를 모르겠다며 서운하다고 하소연한다.

르네트의 등을 토닥여준다. 서운할 만하지.


이세계에서는 보통 아카데미를 다니는 10대 때 서로 눈이 맞아 연애 후 결혼하거나, 끊임없이 사교계 파티에 참석해서 남자들과 눈을 맞는 게 일반적인데 르네트는 성인이 된 이후 단 한 번도 사교계에 나가지 않았다고 한다.

대신 황궁에 취업해 메이드로 일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쌓고자 했다.


“... 황궁에 취업해서 커리어 쌓으면서 나중에는 메이드 장까지 올라가려고 했죠! 다음 황제 폐하의 부인과 언니 동생 할 수 있는...”


‘르네트 이 세계에서 완전히 신여성이겠는걸?!’


문맥으로 봤을 때 르네트는 황궁에서 일하면서 커리어도 쌓고, 자연스러운 만남을 추구하며 나름대로 제 할 일을 다 했었던 거 같은데...

르네트의 아빠와 오빠는 딸이 통 연애와 결혼에 관심이 없어 보이니 합심해서 혼처를 멋대로 찾아온 거 같다. 그것도 굉장히 가문의 정략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르네트가 말하길, 지금 말로는 자신의 의사를 물어보는 거라고 말하지만, 이렇게 운을 뗄 정도면 이미 혼사와 관련된 내용은 상당히 많이 진행됐을 거라고, 자기편은 한명도 없는 거라고 한다.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는 르네트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르네트. 아까 어머니가 이게 무슨 소리냐고 그랬잖아. 분명 어머니가 가만히 안 두실 거야. 괜찮아.”


“엄마가 내 편 들어줄까...”


“그러길래 진즉에 사교계에 발 좀 들여보지 그랬어.”


“언니가 거기 분위기를 몰라서 그래. 이상해 거기.”


르네트가 진정되고 나서야 제국의 결혼 제도에 대해 대략적이나 나마 알게 됐다.

제국에서 후계자 지위를 가진 남성들은 사교계 및 결혼 시장의 블루칩.

사교계에 나가는 이유가 이들에게 얼굴도장을 찍기 위해서라고 해도 될 만큼, 선호되는 1순위 배우자다. 당연히 해당 가문에서도 그걸 알기 때문에 연애결혼이 아니라면 매우 정략적으로 배우자감을 고른다고 한다.

가문의 부족함을 채워줄 배우자를 찾는데 필사적이고, 당사자들도 가문의 후계자라는 게 그런 자리임을 알기 때문에 사랑이 없는 결혼도 감내한다고 한다.

이것저것 따지는 게 많다 보니 아카데미에서도, 사교계에서도 여기저기 추파를 날리게 되고(?)

르네트는 그런 후계자 남성들한테 굉장한 거부감이 생겼다고 한다.

학교에서 사대 미남이니 뭐니 하며 이 여자 저 여자 여지를 두고 다니는 것들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났다고 한다.


제국에서 2순위 배우자로 꼽는 건 기사나 마법사, 고위 공무원으로 자리를 잡은 남자들.

특히, 그란츠 공작이 이끄는 제국황실마법단 소속의 마법사들이 그렇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최소 5서클 이상의 마법사니 머리는 타고 난 게 확실하고, 안정된 직장에 외모만 평타 쳐도 줄을 설 여자들이 많을 거라고 한다.

집안에 범죄자가 있다거나, 빚더미에 앉은 거만 아니라면 최고의 남성이라고.


“그럼 올젠 선생님과 라필리 선생님도 결혼 시장에서는 인기가 많겠네?”


“그럼요. 당연하죠”


올젠과 라필리 선생님도 결혼 시장에서는 매우 선호되는 남편감이라고 한다.

그렇구나.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비슷한가 보다. 그나저나 제국에서는 공무원의 인식이 생각보다 매우 좋은 게 신기하다.


“르네트. 그래서 그 너한테 결혼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는 그 늙은 귀족은 누구야?”


“몰라요~ 그쪽에서 제가 맘에 든다고 결혼 의사를 타진해 왔데요.

오빠 말로는 아버지도 저만 싫다고 안 하면, 적극 결혼을 장려하고 싶은 집안이라는데... 언니라면 하겠어요?! 40넘은 할아버지랑? 저는 싫어요. 진짜 싫어요.”


“안 하지! 절대! 안 하지!”


꼬르륵.

르네트가 배고픈지 소리가 난다. 몇 시간 동안 울고 하소연하는 걸 계속 위로해줬더니 이제야 진정이 되었고 뒤늦게 배가 고픈가 보다.


“호호호. 르네트. 이제는 배고파?”


“저녁 먹을 때 먹는 둥 마는 둥 했단 말이에요! 언니 ㅎㅎㅎ 우리 맛있는 거 먹으면서 기분 전환이나 할까요?”


“하긴, 르네트 너는 특히 그랬겠다. 그래 그러면 야식으로 뭣 좀 먹을까?”


“아라칸 케이크나 먹을까요? 원래대로라면 저녁 먹고 후식으로 나왔을 거라, 재료는 주방에 있을 텐데···”


아라칸 케이크.

하늘과 땅, 바다에서 나는 최고의 재료를 모두 사용했다던 케이크. 백화점 구관에서 무척 기대하며 먹었지만 말도 안 되게 실망했지. 맛없었다.


“아라칸 케이크?! 그때 백화점에서 먹었던? 으음...”


“언니 왜 말끝을 흐려요. 아라칸 케이크 별로였어요?”


“나는 그냥 그랬어··· 우리 세계에서 케이크 위에 새우랑 닭고기는 정말 말도 안 되는 거라서.”


“그럼 케이크는 어떻게 해 먹는데요?”


“케이크는 생크림 케이크가 기본이지. 부드러운 생크림에다가 과일과 시럽을 올리거나, 초콜릿 등을 올려서 이쁘게 꾸미지. 보통은 축하할 일이 있을 때나 선물용으로 쓰는 편이야. 모양에서는 상당히 차이가 많이 나는거 같아. 다른 맛으로는 녹차, 고구마, 치즈··· 음.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지?”


내가 신나게 떠드는데 르네트가 맹한 표정을 짓고 있는걸 보고 퍼뜩 정신을 차린다.

추억을 이야기하는데 함께 공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썩 서글픈 이야기다.


“그러게요. 언니는 신나서 말하는데 뭔지 모르겠어요. ㅎㅎㅎ”


“아무튼, 그래~! 주방에 가자. 우울한 르네트를 위해서 내가 실력 발휘 한번 해주지 뭐!”


르네트와 함께 살금살금 주방에 내려가서 사용할 만한 재료를 찾아본다.

르네트의 말대로 아라칸 케이크를 만들 재료들이 눈에 띈다.

거기다가 케이크를 만들려고 만든 푹신한 빵까지.

새우에 빵이라··· 딱 생각나는 건 새우버거다. 식용유도 있고, 소금 후추 밀가루, 계란, 레몬, 식초 등 나름 있을 것들은 다 있다. 어? 토마토도 있다. 진짜 새우버거나 만들어 먹을까?

새우버거에 쓰기에는 새우 각자의 크기가 너무 커서 아깝긴 한데...

집주인이 해도 된다고 했으니까, 해야겠다.


식용유에 계란과 레몬즙을 짜 넣어 르네트에게 휘저어 마요네즈를 만들라고 시켰다.

오이를 식초에 절여서 간이 피클을 만든다. 토마토와 양파를 잘게 다지고 계란을 삶는다. 이 들을 섞어 사우전 아일랜드 소스를 만들 생각이다.


새우의 껍질과 내장을 제거하고, 씹는 맛을 살려주기 위해서 적당히 큼지막한 크기로 썬 것들과, 으깬 새우살을 섞어준다. 새우를 다듬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

자른 새우에 다진 양파와 마늘, 계란 밀가루를 조금 넣고, 소금, 후추로 간을 한다.

대한민국에서 먹던 건 생선 살이 훨씬 많았을 텐데, 새우 100% 패티는 처음이다.

꾸덕꾸덕해진 패티 반죽에, 빵가루를 묻혀주고 뜨겁게 달궈진 기름에 넣는다.


쏴아아악

보글보글 거품 터지는 소리가 들리며 새우 패티가 노릇하게 튀겨진다.

어느새 주방에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튀김은 언제나 옳다.

객관적으로는 치킨 만큼 폭력적인(?) 향기는 아니지만, 배부른 사람도 배고프게 느끼게 할 만한 냄새다.


빵 사이를 갈라서, 사우전 아일랜드 소스를 듬뿍 바르고, 물속에 담가서 매운맛을 뺀 양파와 피클을 넣고, 새우 패티를 넣었다. 케첩도 있으면 좋을 텐데... 빵 뚜껑을 덮는다.


“새우버거라고 해. 먹어봐”


르네트가 두 눈을 반짝이며 버거를 받아 들지만, 어떻게 먹어야 할지 모르는 눈치다.

시범을 보여주는 수밖에.


“체면 같은거 따지지 말고, 양손으로 들어서 먹어. 이렇게. 앙~ 음! 미친! 존맛!”


먹어보라고 해놓고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와! 그래 이거지! 캬~ 눈이 번쩍 뜨인다. 이 세계의 새우가 질이 좋은가? 새우의 알이 크다고는 생각했는데... 맛의 차원이 다르다. 제국에 와서 처음으로 우리 세계의 음식보다 맛있다고 생각했다. 역시 식재료가 중요하다.


“와~ 언니 이거 완전히 미쳤어!”


나를 따라서 새우버거를 크게 한입 베어 물더니, 르네트도 탄성을 내지른다.


“맞지? 엄청 맛있지? 와~ 내가 만들었지만, 이거 진짜 맛있는데? 나 이세계에서 먹어본 것들 중에 제일 맛있어. 진짜 재료차이 인가...”


“언니! 치킨집에서 이것도 같이 팔면 안 돼요?”


“응? 글쎄...”


새우도 튀김이고, 닭도 튀김이라 불가능 한 것은 아니지만, 기름에 재료 냄새가 섞일 텐데....

나는 고민하고 있는데, 르네트는 또 한 번 다른 세계 음식으로 충격을 받았다며, 하루라도 빨리 식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언니! 우리 빨리 식당 차리자! 이거 진짜 대박 난다니까?”


“아오~ 알았어. 차릴거니까 걱정 마 르네트. 식당 차리려면 필요한게 몇가진데...”


“언니 모해?”


르네트와 티격태격 하려는데, 언제 내려왔는지 르네트의 동생들 세 명이 주방문을 살짝 열고 우리를 구경하고 있었다. 막냇동생은 맛있는 냄새에 자극을 받아 배가 고파왔는지, 손가락을 빨며 내 손에 든 버거를 구경한다.

눈이 떠나지 못하는 걸 보니 먹고 싶나 보다.


“에구. 우리 막내 도련님~ 이쁘네. 몇 살?”


“7살. 그거 맛있어요?”


“이거? 먹고 싶어? 조금 줄까? 너희도 먹을래?”


르네트의 동생들이 둘러보며 물어보니, 다들 적극적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마침 패티와 빵이 더 있어서 햄버거 하나를 더 조립한다.

아이들이 르네트에게 착 붙어서 방에 누워 있는데, 처음 맡아본 맛있는 냄새가 났네, 언니들이 너무 맛있어 보여서 침이 고였네 등 미주알 고주알 떠든다.


‘아이들에게 햄버거 통째로 주기에는 너무 크니까 잘라서 주는 게 좋겠지?’


눈대중으로 피자처럼 삼등분 해서 아이들에게 준다.

한입 커다랗게 먹더니 눈이 똥그래지고 살면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처음 먹어봤다는 듯 얼굴 곳곳에 소스를 묻혀 가며 먹는다.

얘들 3명한테 햄버거 하나는 너무 적었나 보다. 게눈 감추듯 사라진다.


“더 먹고 싶어요···”


오히려 식욕만 자극 받고, 배는 안부른 상태가 되어 버린거 같다.

주방 탁자 위에 펼쳐진 재료들을 확인해 보지만, 새우는 케이크 위에 장식처럼 올라가는 거라 처음부터 별로 없었다. 이제는 재료가 떨어져서 더 만들지도 못한다.


“음~ 그런데 새우가 다 떨어져서 더 만들 수가 없어. 아쉽다. 그치? 다음에 이 누나가 또 놀러 오거든 그때는 더 많이 만들어줄게. 알겠지?”


귀여운 막내동생의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르네트도 동생들을 타일러서 돌려보낸다.


“너희들 이만 올라가. 새 나라의 어린이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지. 어서”


동생들이 미련을 버리지는 못한거 같지만, 순순히 올라간다.


“와~ 동생들 말 되게 잘 듣네? 얘들 착하다.”


“... 네 뭐. ㅎㅎㅎ”


“응, 왜 그래? 말 잘 들으면 착한 거지?”


“저한테 많이 맞아서요...”


아... 동생들 겁나 때렸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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