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5권 - 세상으로 ] 주먹 고기...
‘ 또각... 또각... 또각... ’
어두운 숲길...
말 발굽소리가 들려온다...
‘ 꼬르르르륵... ’
“ 앗..!! ”
화백이 슬며시 미소 지으며 수련을
내려다본다...
수련이 고개를 숙이고 배를 만지작거린다...
“ 꼬맹이... 배가고픈 것이냐... 흐흐흐... ”
그러자 수련이 부끄러운 듯 화백을 돌아본다...
“ 아...!! 아니에요... ”
그 말에 화백이 장난기어린 얼굴로 작은
손을 얹은 수련의 배를 내려다본다...
“ 흐흐... 그 곳에서 천둥이 치는데...?!! ”
그러자 수련이 당황하며 다급히 고개를
돌리고... 수련을 보던 미호는 화백을 돌아보며
미소 짓는다...
“ 워... ”
‘ 푸르르르르... ’
연웅이 흑화를 멈춰 세우며 주위를 둘러본다...
“ 오늘은 이곳에서 밤을 보내자... ”
..............
잠시 후...
‘ 지글... 지글... ’
모닥불 위에 어른 주먹만 한 고기가
구워지고 있다...
“ 애걔...!! 이걸 누구 코에 붙이냐...
더없느냐...?!! ”
그러자 연웅이 눈을 껌뻑이며 화백을
돌아본다...
“ 그러게...?!! 왜... 이것뿐일까...?!! ”
그 말에 화백이 흠칫 놀라며 딴청을 피우며
모닥불을 돌아본다...
“ 그러게 애초에 좀 더 많이 챙기지
그랬느냐... 몇 번 먹었다고...
식량이 떨어지느냐...?!! ”
화백이 구워지는 고기를 보며 구시렁거리자...
연웅이 화백을 노려본다...
“ 우리는... 딱 한번 먹었는데...
너는 어디서 먹은 것이냐...?!! ”
“ 엇...! ”
그 말에 깜짝 놀란 화백이 연웅의 눈치를
보며 애꿎은 모닥불을 뒤적거린다...
“ 부... 불이...!! 왜 이 모양이야...?!!
이래서 언제 익어...!!! ”
그러자 연웅이 한쪽 눈을 치켜뜨며 화백에게
얼굴을 들이민다...
“ 뭐.... 뭐냐...?!! ”
화백이 당황하며 가까워지는 연웅을 돌아보고...
얼굴을 들이민 연웅은 화백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본다...
“ 누구는... 생으로도 잘 먹던데...?!! ”
그 말에 눈을 번쩍 뜬 화백이 다급히 고개를
돌린다...
“ 엇...!! 음...음...!! ”
연웅이 눈을 부라리며 딴청을 피우는 화백을
노려보고... 옆에서 그 둘을 지켜보던 미호와
수련은 슬며시 미소 지으며 서로를 돌아본다...
“ 다 익은 것 같은데...?!! ”
웃고 있던 미호가 고기를 들어 올리자... 연웅과
화백이 눈을 번쩍이며 고개를 돌린다...
번들번들한 육즙이 뚝뚝 떨어지는 잘 익은
고깃덩이에서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있다...
‘ 꼴깍... ’
침을 삼킨 연웅과 화백 그리고 수련이 입을
벌린 체 멍한 얼굴로 고깃덩이를 바라보고 있다...
‘ 찌이익... 뚝... 화아악... ’
미호가 고깃결을 따라 고기를 찢자 스미어 나온
육즙이 모닥불로 떨어지며 작은 불꽃을 일으키고...
육즙을 따라 불꽃을 보던 셋은 다시 반짝이는
눈으로 미호의 손에 들려진 네 개의 고깃덩이를
올려다본다...
‘ 꼴깍... ’
미호가 미소 지으며 수련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자... 수련이 환하게 웃으며 고기를
받아든다...
“ 먹어... 배고프잖아... ”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수련이 받아든
고기를 허겁지겁 먹기 시작한다...
‘ 움..움... 질근질근... ’
행복한 표정으로 고기를 뜯는 수련의 입가에
육즙이 번져 번들거린다...
“ 히히... ”
수련의 먹는 모습을 지켜보던 미호가 고개를
돌리자... 연웅과 화백이 반짝이는 눈으로 양손을
들어 올리고 있다...
“ 알겠어요... 알겠어...히히... ”
그 모습에 미호가 환하게 웃으며 연웅과 화백의
손에 고깃덩이 하나씩을 내려놓는다...
“ 하하... 하하하하하...!!! ”
자신의 손위에 놓여 진 고기를 보며 활짝 웃던
화백이 큰 입을 벌리며 고기를 자신의 입으로
가져다 댄다...
‘ 꼴깍...!! ’
그 소리에 입을 벌리고 있는 화백이 눈알을
돌리자... 어느덧 자신의 것을 다 먹어치운 수련이
침을 삼키며 자신의 고기를 바라보고 있다...
“ 어...!! 으으응...!! ”
눈알을 굴리며 수련과 코앞에 있는 고기를
번갈아 돌아보던 화백이 고개를 휘저으며
입을 더욱 크게 벌려 고기를 밀어 넣으려한다...
“ 아...!!! 하아..... ”
눈을 질끈 감고 자신의 입으로 고기를 가져가던
화백이 한숨과 함께 고개를 숙인다...
‘ 스으윽.... ’
고개 숙인 화백이 고깃덩이를 들어 수련에게
보여준다...
“ 아...하...!!! 흐윽... ”
화백이 글썽이는 눈으로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 꼬맹이... 오빠 것도 먹어... 흑....!! ”
그 말에 고기를 먹으려던 연웅과 미호가 화들짝
놀라며 화백을 돌아보고... 수련은 머리를 휘저으며
양손을 들어올린다...
“ 아... 아니에요...!! 오빠 드세요...!! ”
그러자 화백이 일어서며 고기를 조금 찢어
입속으로 넣는다...
‘ 음... 질겅질겅... 으음....!! ’
잠시 두 눈을 감고 맛을 음미하던 화백이
수련에게 다가가 수련의 손을 들어올린다...
“ 오빠는 방금 먹었다... ”
그 말에 자신의 손위에 놓여 진 고기를 보던
수련이 화백을 올려다본다...
“ 먹어라... 꼬맹이... ”
수련이 온화한 화백의 눈을 바라본다...
“ 저놈... 맘 바뀌기 전에... 어서 먹어라... ”
연웅이 다가와 수련의 손위에 자신의 고기
반을 얹으며 돌아 서고... 화백은 자신의 옆을
지나는 연웅을 째려본다...
“ 거참...!! 미호야 내일 해가 어디서 뜨는지
확인해 보거라... 세상이 뒤집어질지 모르겠다...!! ”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 연웅이 신기한 눈으로
화백을 보며 앉고... 그 말을 들은 미호는 흐뭇한
미소로 화백을 바라본다...
“ 뭘 보느냐...!! 다 먹었으면 잠이나 자거라... ”
연웅이 자신을 째려보는 화백을 보며
눈을 흘기자... 화백이 비친 듯 뒤돌아선다...
“ 칫...!! ”
그리고 축 처진 어깨를 들썩이며 자신의
자리로 가 돌아앉는다...
‘ 언니... 오빠... ’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고기를 보던 수련이
환하게 미소 지으며 연웅과 화백을 돌아본다...
“ 오빠...!! 언니...!! 잘 먹을 깨요... ”
그러자 고기를 뜯는 연웅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들어 애써 웃어보이던
화백은 다시 등을 돌리며 고개를 숙인다...
‘ 킁킁... 킁킁킁... ’
고개 숙인 화백의 코 평수를 넓이며 킁킁거린다...
“ 이거... ”
그 말에 화백이 고개를 돌리자 눈앞에
고깃덩이가 보인다...
“ 드세요... ”
고기를 본 화백이 환한 미소로 고개를 들자...
미소 짓고 있는 미호가 고기를 내밀고 있다...
“ 저는 이것만 있으면 되요...
이건 화백님 드세요... ”
그러자 화백이 미호의 양손을 바라본다...
한손엔 작은 고깃덩이가 들려져있고... 그보다
두 배는 커 보이는 고깃덩이를 자신에게 내밀고
있다...
‘ 스으윽... ’
미호가 화백의 손을 잡아 올려 고깃덩이를
쥐어주고... 그 옆에 앉아 모닥불을 보며
작은 고기를 뜯는다...
“ 미호씨.... ”
미호가 미소 지으며 고개를 돌리자...
화백이 감동한 듯 울먹이며 미호를 바라보고
있다...
“ 어서... 드세요... 헤헤... ”
미호의 해맑은 모습에 울먹이던 화백이
고개를 끄덕이고...
“ 미호씨... 흐으윽... ”
그 모습을 보던 연웅이 콧방귀를 뀐다...
“ 치...!! ”
그리고 나란히 앉은 그 둘을 보며 슬며시
미소 짓는다...
“ 으으으윽... 으으으윽... ”
‘ 와그작...!! 와그작...!! ’
화백이 게걸스럽게 고기를 뜯으며 울먹이고...
미호는 화백의 어깨를 토닥이며 미소 짓는다...
........................
“ 그 아이는 아직 그곳에 있느냐... ”
그 말에 고개를 숙이고 있던 여신이 유호를
올려다본다...
“ 예... 아직 저의 관할 속에 있습니다... ”
악귀들이 모여 있었던 유호의 동굴엔
어느덧 유호와 여신만이 남아있다...
“ 짐승들이 그들을 계속 주시하고 있습니다... ”
그 말에 유호가 고개를 끄덕인다...
“ 그 곳까지의 거리가 보름이라 하였느냐... ”
그러자 여신이 슬며시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 예... 인간의 발로는 보름입니다...
하지만 저에겐 반나절이면 됩니다... 히히... ”
여신이 들어 올린 손에서 작은 검은 원반이
만들어진다...
“ 그것참 편리하구나... ”
검은 원반을 보며 미소 짓던 유호가 동굴입구를
돌아본다...
“ 내일 아침 동이 트면 출발 하자꾸나...
그 아이를 꼭 내 눈으로 보아야겠다... ”
유호의 말에 여신이 검은 원반을 거둬들이며
고개를 숙이고... 동굴을 보던 유호는 사악한
미소를 짓는다...
‘ 내 곳 너를 찾아가마... 흐흐흐흐.... ’
........................
‘ 쌔근쌔근... 읏..!! ’
쪼그려 누워 자고 있던 미호가 미간을
찌푸린다...
“ 드르렁... 쿠울... 드르르르렁... 컥컥컥... ”
숯 이 피어오르는 모닥불 주위로 네 명이
쪼그려 누워 있다...
“ 으아악...!!! 도저히 못 참겠다...!! ”
연웅이 벌떡 일어서며 대자로 뻗어있는
화백을 노려보고... 그 소리에 미호도 몸을
일으켜 화백을 돌아본다...
“ 컥컥컥.... 으어어억... 엌엌... ”
화백이 목을 쥐며 버둥거린다...
“ 어떻게 언니...!! 저러다 진짜 죽겠어...!! ”
미호가 걱정스런 눈빛으로 화백을 바라보고...
가진 인상을 다 쓰며 화백을 노려보던 연웅은
다급히 주위를 두리번거린다...
“ 왜 그래...?!! 뭐 찾아...?!! ”
미호가 고개를 돌리자 연웅이 바닥에 떨어진
몽둥이를 집어 들어 화백에게 다가간다...
“ 쳐 죽일 거야...!!! 코골다 죽기 전에
내가 쳐 죽일 거야...!!! ”
그러자 미호가 다급히 일어서며 연웅을 붙잡고...
몽둥이를 든 연웅은 화백을 노려보며 버둥거린다...
“ 참아...!! 언니...!! ”
“ 놔...!!! 저놈의 코를 아작 낼 것이야...!! ”
그때...
“ 으으음.... ”
‘ 털썩....!! ’
자고 있던 수련이 몸부림치며 화백 쪽으로
굴러가 팔과 다리를 걸친다...
“ 엌...!!! 컥컥컥... 푸우우...후.... ”
‘ 쌔근쌔근.... ’
인상을 쓰며 코를 골던 화백이 편안한 얼굴로
수련의 품에 안겨 있다...
“ 뭐야...!! ”
흥분하던 연웅과 미호가 놀란 표정으로
곤히 자고 있는 화백을 내려다본다...
“ 화백님... 히히... ”
미호는 그런 화백이 귀여운 듯 슬며시
미소 짓고... 연웅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화백에게 팔과 다리를 걸친 수련을 내려다본다...
“ 미호야... 저 애를 데려온 것이...
그간 내가 한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
그 말에 미호가 환하게 미소 지으며 수련과
수련의 품에서 곤히 잠든 화백을 바라본다...
.......................
‘ 또옥... 또옥... ’
풀잎에 맺힌 물방울이 아침 햇살을
번쩍이며 떨어진다...
요란했던 밤이 지나고...
따스한 아침 햇살이 신시를 비춘다...
‘ 터벅... 터벅... ’
몽둥이를 든 시호한이 걸어 나오며 밭을
갈고 있는 범족의 장정들을 노려본다...
“ 오늘까지 이곳을 비우라 하였다... ”
그 소리에 범족들이 고개를 들자 몽둥이를 든
호족과 호환족의 장정들이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다...
‘ 탁... 탁... 탁... ’
시호한이 몽둥이로 자신의 손을 치며 범족들
하나하나를 노려본다...
“ 이렇게 까진 하고 싶지 않았다만...
말귀를 못 알아먹으니 어쩔 수 없구나... ”
그러자 밭을 갈던 범족들이 슬며시
미소 지으며 손을 들어 옆을 가리킨다...
“ 뭘 어쩌겠다는 것이냐...?!! ”
그 말에 시호한의 무리들이 고개를 돌리자
번쩍이는 낫과 호미 등 각종 농기구를 든
범족의 장정들이 일렬로 서있다...
“ 해 보자는 것이냐... ”
범족들을 둘러보던 시호한이 몽둥이를 내리며
자세를 낮추자... 그의 무리들과 범족들 또한
무기들을 들어 올리며 공격자세를 취한다...
“ 그래... 오늘 누가 이 신시의
주인인지를 결정하자... ”
시호한과 범족의 무리 중 몸집이 가장
큰 장정이 서로를 노려본다...
“ 쳐라...!!!! ”
시호한의 명령과 함께 호족과 호환족의
장정들이 달리기 시작하고... 그 것을 본
범족의 장정들도 무기를 들어 올리며
그 들에게 달려든다...
그때...
“ 멈추세요...!!!! ”
그 소리에 달려들던 두 무리가 고개를
돌린다...
우사가 단호한 눈빛으로 두 무리들을
바라보고 있다...
“ 이곳에선 싸움이 불가 합니다... ”
우사를 발견한 두 무리의 장정들이 일제히
고개를 숙이고... 그들을 둘러보던 우사는
손을 들어 신시 밖을 가리킨다...
“ 이곳은 환웅님의 힘으로 싸움이 불가
합니다... 정 원하신다면 신시 밖에 자리를
마련해 드리지요... ”
그 말에 장정들이 일제히 놀란 얼굴로
우사를 올려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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