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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GPD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06.06 09: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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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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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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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5화.

DUMMY

- 3. 2. 1. 유선 아웃. 고.

실프의 신호에 도주혁은 객실을 나섰다. 복도를 비추던 CCTV들은 이미 실프에 의해 눈이 먼 뒤였다.

붉은 카펫 위를 도주혁이 날 듯이 달렸다. 바람에 카펫이 펄럭일 정도였지만 발소리는 나지 않았다. 고릴라에 버금가는 그의 몸무게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었다.

달칵. 외부로 통하는 문고리를 돌리자 잠겨있어야 할 문이 열렸다. 이것 역시 실프를 비롯한 백업팀의 역량이었다.

문 밖으로 오사카의 야경이 그대로 펼쳐졌다. 멀리 보이는 오사카 성을 뒤로하고 도주혁은 비상 계단을 올랐다.

- 87방향, 189m. 혼다 시빅.

실프의 말과 함께 AR글래스에 목표지점이 표시됐다.

도주혁은 가볍게 몸을 날려 연달아 세 개의 건물을 건너 뛰었다. 그가 뒷골목에 내려서자 파란색과 회색으로 칠해진 4도어 웨건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차가 구린데.”

- 제일 흔해서 눈에 안 띄는 놈으로 가져온 거야. 그냥 타.

문은 열려 있었고 키도 꽂혀 있었다.

“아직도 키를 돌려 시동을 거는 차가 있군...”

부웅! 악셀을 밟아 골목을 빠져나가며 도주혁은 생각했다. 기회가 되면 차를 바꿔야겠다고.

골목을 나가 강변 도로에 합류하자 검은 SUV의 행렬이 눈에 띄였다.

“목표 확인.”

도주혁은 여유롭게 거리를 두며 그 행렬을 쫓았다.

- 확인. 여기는 정위치 대기중. 목표 선박 접근 중.

오사카 페리 터미널 근처에 미리 자리잡은 실프가 보고했다.

한신 고속도로 위는 평화로웠다. 오사카의 야경은 화려했고 달리는 차 속의 얼굴들은 저마다 활기가 넘쳤다.

도주혁은 문득 뒤춤에 걸린 손도끼가 무겁게 느껴졌다.

오늘 이 녀석을 휘두를 일이 있을까. 설마 그럴 일은 없겠지.

그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오사카 정도의 대도시에서 설마 아머 슈트가 날뛰는 일이 벌어지면 정말 난리가 날 테니까.

- 수송차량 하선 완료. 5톤 탑차 한 대, 검은색 세단 한 대, 총 두 대의 차량으로 확인. 세단을 M-1, 트럭을 M-2로 명명. 버드 아이 기동할게.

도주혁의 헬멧 바이저 위로 여러 개의 영상이 떠올랐다.

- 음. 화질이 좀 별로네. 미안.

“아니, 이 정도면 기대보다 훨씬 낫다. 괜찮아.”

위험을 무릅쓰고 타국에서 사용하는 정찰 장비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발각되지 않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음과 크기를 줄일 수밖에 없다. 그러고도 이 정도 화질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 내부 탐색 시작.

화면 중 하나가 고도를 내려 타겟들과 가까워지기 시작했다. 특수한 스캐닝 장비를 탑재한 드론이 차량들 내부를 살피려는 것이었다.

마치 찰칵, 찰칵 소리가 들리는 것처럼 화면이 휙휙 바뀌었다.

- 전자기 차폐가 완벽하네. 뭔진 모르겠지만 확실히 뭐가 들긴 들었나봐.

트럭과 세단은 스캐닝 장비에서 완벽하게 뭉툭한 고체로 표현됐다. 어떠한 신호도 안팎을 드나들 수 없게 설계된 것이었다.

“충분히 의심스럽긴 한데. 조금 아쉽군.”

- 그래, 맞아. 어떡할까?

“일단 최대한 접근할 테니 그 사이 머리들 좀 굴려봐.”

도주혁은 악셀을 밟았다.

어느새 콘보이 행렬은 미나토 다리 위를 건너고 있었다. 그 뒤를 따르는 도주혁은 빨간 철제 프레임 너머로 펼쳐진 바다를 마주했다.

- 작전 속행. 분석팀에 의하면 목표물은 M-1에 있을 확률이 높아.

“확인.”

도주혁은 브레이크를 밟으며 차를 돌렸다.

하얏트 호텔을 끼고 골목을 통해 길을 우회하니 트레이드 센터 앞에서 합류한 콘보이 행렬과 타겟 차량들이 이동하는 게 보였다. 왔던 길을 거슬러 방위정책국의 비밀 시설로 이동하려는 것이었다.

“현재 시각 22시 08분. 작전 개시.”

도주혁은 털털거리는 4도어 웨건을 몰고 차량 행렬을 따라 미나토 다리를 오르기 시작했다.

차선이 자연스럽게 편도 2차로로 좁아지며 상하부교로 나뉘자 도주혁은 행렬과 떨어져 하부교로 향했다.

부와아앙! 풀악셀을 전개하자 덜덜거리는 4도어 웨건이 굉음을 내며 질주하기 시작했다.

- 와우. 똥차인줄 알았더니 아스라다였네.

귓가에서 시시덕거리는 실프는 가볍게 무시했다.

바이저 위로 개략적으로 그려진 3차원 지도가 떠올랐다. 충분히 거리를 벌렸다고 판단한 도주혁은 거칠게 차량을 멈추고 뛰어내렸다.

타닥! 가벼운 도움닫기와 함께 그의 몸이 솟구쳐 교량 전체를 감싼 빨간 철제 구조물을 붙잡았다. 그의 손아귀 안에서 미나토 다리의 고강도 강철 구조물이 찰흙처럼 뭉개졌다.

원숭이가 나무를 타듯 도주혁은 빠르게 구조물 위를 타올랐다. 아예 상부교를 내려다보는 위치까지 올라간 그는 자세를 낮춰 어둠속에 몸을 숨기고 목표물을 기다렸다.

편도 2차로 도로에 콘보이 세 대와 트럭 하나, 세단 하나.

두 대의 콘보이 SUV는 선두에서 두 차선을 나란히 달리고 있었고 그 뒤를 세단과 트럭, SUV가 차례대로 늘어서 있었다.

“후미부터 제압하겠다.”

도주혁이 철제 프레임을 박차며 앞으로 몸을 날렸다.

달리는 트럭 위를 스치듯 지나친 도주혁의 몸이 후미에서 달리는 SUV의 천장 위에 내려앉았다.

콰직! 착지는 부드러웠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의 무게와 운동에너지가 더해지자 SUV의 유리가 사방으로 전부 터져나가며 천장이 우그러졌다.

쾅! 보닛을 강하게 밟으며 도주혁이 몸을 날렸다.

트럭과 SUV 사이, 허공을 할퀴는 바람을 정면으로 거스르며 그가 반쯤 상체를 돌렸다.

툭, 툭, 툭. 공중에 뜬 채 간결하게 끊어 당긴 방아쇠 너머로 9mm 탄환이 허공을 갈랐다. 이미 박살 난 전면 유리는 총탄을 막아주지 못했고 콘보이에 탑승했던 무장인원 세 명은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목숨을 잃었다.

글록19를 홀스터에 꽂아넣으며 도주혁의 짧은 비행은 끝났다. 탑차 적재함의 철제 바를 잡고 매달린 그는 악력만으로 자물쇠를 비틀어 부숴버리고 문을 열었다.

“잭팟이군.”

짙은 녹색의 방수포로 덮인 거인의 신체를 내려다보며 도주혁이 중얼거렸다.

펄럭. 방수포를 걷어내자 검푸른빛 컬러의 매끈한 아머 슈트가 모습을 드러냈다.

- 영상 확인중. 인천에서 촬영된 U-1과 일치. 잭팟이네.

“시간은?”

- 충분해, 충분해. 자자, 빨리 시작하자고.

도주혁은 바이저 한쪽의 버드 아이 영상을 살폈다.

다행히 아직은 별다른 이상이 보이지 않았다. 아직 후미에서 벌어진 일을 알아채지 못한 것 같았다.

- 파밍의 시간이네. 좋구나!

흥얼거리는 실프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도주혁은 아머 슈트의 동체를 살폈다.

- 이거하고, 저거하고... 어, 그래. 그거. 그거하고. 또...

신난 실프가 아머 슈트의 동체 위로 AR 마커를 잔뜩 뿌렸다. 도주혁은 한숨을 푹 쉬며 코어 메탈제 손도끼를 꺼내들었다.

아머 슈트는 압도적인 존재지만, 결국엔 기계일 뿐이다. 도주혁은 아머 슈트의 외부장갑의 틈에 도끼를 박고 비틀어 틈을 만들어낸 뒤 마킹된 파츠들을 가방에 챙겼다.

파츠를 모두 챙긴 도주혁은 시커먼 패키지를 꺼내고 가방을 닫았다. 그는 그 패키지를 아머 슈트의 외부 장갑과 콕핏 사이로 꼭꼭 밀어넣었다.

“이동하겠다.”

- 확인. 회수팀 대기중.

트럭의 문을 열자 묵직한 드론 한 대가 트럭의 꽁무니를 따라 날고 있었다. 도주혁은 가방을 내밀어 드론의 아래에 달린 카라비너에 걸었다.

무게에 한번 휘청거린 드론은 금새 방향을 바꿔 밤하늘로 날아올랐다.

도주혁은 훌쩍 트럭 위로 올라서서 달리기 시작했다.

전자기 차폐가 된 차량은 트럭과 세단 뿐. 이 트럭의 차폐된 적재함에 연구 자료가 든 금고가 없었으니, 이제 있을 곳은 저 세단뿐이었다.

“차를 바꿀 시간이로군.”

- 역시 혼다보단 벤츠지.

휙, 몸을 던져 트럭의 운전석 문쪽으로 떨어진 도주혁은 그대로 문짝 째로 운전자를 집어 던지고 운전석에 앉았다. 놀란 동승자가 손에 든 20식 소총을 들어올리더니 그 자세 그대로 푹 고꾸라졌다.

부와아앙! 글록19를 홀스터에 돌려놓고 악셀을 강하게 밟자 트럭이 세단을 들이 받을 듯 가속했다. 휘청거리는 세단을 지나친 트럭이 앞쪽을 달리던 SUV 두 대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끼이이익! 콰광, 쾅! 뒤를 들이받힌 SUV가 균형을 잃고 뒤집히며 미나토 다리의 빨간 철제 프레임을 들이받았다.

펑, 퍼벙! 오사카의 밤하늘을 밝게 비추며 폭염이 치솟았다. 도주혁은 브레이크를 길게 밟아 트럭을 미끄러트리며 멈췄다.

탁, 탁, 탁! 어느새 뽑혀나온 글록19가 차분하게 불을 뿜었다. 후다닥 벤츠 S클래스에서 내리던 무장 인원들은 총을 들어올릴 새도 없이 차가운 시체가 되어 바닥에 누웠다.

도주혁은 빠르게 차량 내부를 수색했다.

차량 내부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트렁크를 열어보려 했지만 다른 방법이 필요한 건지 트렁크를 여는 버튼이 작동하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도주혁은 트렁크 하단부를 우그러트린 뒤 잡아 뜯었다.

그러자 전자기 차폐가 걸린 트렁크 안쪽으로 그가 잃어버린 금고가 보였다.

“목표물 확보. 확인 바람.”

- 확인중.

금고를 조수석에 던져놓고 도주혁은 악셀을 밟았다. 비싼 몸값 답게 S클래스는 박살난 SUV 사이를 부드럽게 빠져나왔다.

도주혁과 작전팀은 수송 과정에서 물건이 오염될 수도 있음을 잘 알았다. 흔히 사용하는 바꿔치기 같은 수법으로 인해.

따라서 그들은 이 물건의 진위 여부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이 물건이 진짜 그들이 찾던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제일 좋은 방법은 러시아의 도움을 받는 것이었다.

- 러시아 위성 링크에서 위치 신호 해킹 성공. 확인 완료. 물건 맞아.

“알았다.”

도주혁은 그제야 미소를 지었다.

허리춤에서 전자기 차폐막을 꺼낸 그가 금고를 덮었다. 필요한 것은 얻었으니 러시아의 도움은 더 이상 필요없었다.

도주혁이 탄 벤츠가 속도를 올리며 미나토 다리를 건넜다.

쿠우웅. 아지 강의 강변 도로로 접어드는데 묵직한 충격이 느껴졌다.

백미러를 보니 미나토 다리 위로 성대한 폭염이 치솟는 게 보였다. 아머 슈트에 부착해뒀던 폭탄이 작동한 것이었다.

- 멋지네. 글리코 맨보다 나은 걸.

실프가 귓가에서 낄낄 웃었다.

멀리 빌딩숲 사이로 커다란 AR 마크가 떠올랐다. 실프가 물건의 회수 지역을 설정한 것 같았다.

바이저 상의 지도로 보니 회수 위치는 북적이는 쇼핑센터의 주차장으로 보였다. 빠르게 치고 빠지기에는 꽤 적격인 장소였다.

실프와 백업팀이 기다리는 특수 차량에 물건을 넘기고 차량을 유기한 후 아무도 모르게 호텔로 돌아가면 오늘 작전은 끝이다.

깔끔하군.

그렇게 자평하던 찰나.

“음?”

오사카의 밤하늘에서 무언가가 그의 신경을 건드렸다. 상당한 거리가 있었지만 그의 초인적인 시력은 그것의 정체를 단숨에 파악했다. 드론이었다.

순간 버드 아이 중 하나일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도주혁은 본능적으로 핸들을 꺾었다.

‘저 위치에서 내려다보는 영상은 바이저에 없어.’

끼기기긱! 소름끼치는 소리와 함께 벤츠의 타이어가 긴 스키드 마크를 그렸다. 그리고 골목으로 접어드는 벤츠의 꼬리를 노리고 미사일이 날아들었다.

꽈아아앙! 강렬한 폭염이 도주혁이 탄 차량을 번쩍 들어올렸다.

짧은 부유감이 끝나고 차량이 비틀거리며 도로에 떨어지자 도주혁은 악셀을 끝까지 밟으며 소리쳤다.

“실프!”


작가의말

여기까지 25화 1권 분량이네요. 

그동안 무관심에도 꿋꿋이 연재를 했지만 이제 안되겠다 싶네요. 

추천글도 받고 그러면 조회수도 좀 올라가겠지, 했는데 댓글 하나 받기 힘드니... 

쓰는 저는 재미가 있었는데 다른 분들은 아니었나봐요. 

그동안 읽어주신 분들 감사드리고 조만간 비공개로 돌릴 예정입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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