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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GPD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1
최근연재일 :
2023.06.06 09:00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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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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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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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019화.

DUMMY

- 끝이야?

“응.”

- 그래. 그럼 이제 일해야지?

“그래야지.”

- 좋아. T-2, T-3, T-6 모두 인천남항 서남단에 도착했어. 적 선박 2.7km까지 접근. 더 지체하면 다 놓쳐버릴걸? 빨리 가서 엉덩이를 걷어차주자고. 가자! 일해라, 핫산!

정보를 다루는 그녀의 특성상 모든 걸 다 알 텐데도 내색하지 않는 그녀에게 도주혁은 고마움을 느꼈다.

“그래. 가자.”

도주혁은 미련 없이 몸을 돌렸다. 방금 전 화려하게 타오른 불꽃에 마음이 홀가분했다.

이제부터는 복수가 아니다. 그저 일일 뿐이다.

도주혁은 빠르게 거리를 좁혔다.

적들은 인천남항 끄트머리에 있는 컨테이너 적재소에 몸을 숨기고 있었다. 수백, 수천 개의 형형색색 컨테이너들이 그들을 효과적으로 숨겨주고 있었다.

물론 버드아이의 다중 시각으로부터 몸을 숨기는 건 불가능했지만.

- 타겟 확인 완료. 하지만 철제 컨테이너들 사이에 몸을 숨겨서 아무리 스마트탄이라도 저격이 쉽지 않겠어. 근데 아무래도 T-2가 미하일 디미트리엔코 같은데? 나머지 인원이 T-2를 감싸고 보호하는 모양새거든.

“연구자료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 가능해?”

- 열화상 영상으로는 확인 불가. 더 가까이 가야 촬영이 가능할 것 같은데 이 이상 가까이 가면 격추당할 확률이 높아. 적들의 감각 수준이 1세대 아머 슈트 수준이라면. 가까이 가볼까?

“아니, 감각 자체로만 놓고 보면 2세대보다 더 민감한 놈들도 있어. 접근하지 마. 일단 전부 제거하고 직접 찾아볼게.”

- 이열, 상남자. 역시 멋있어.

실프의 너스레를 뒤로 하고 도주혁이 몸을 날렸다. 고양이처럼 날렵하고 조용했지만 속도는 화살처럼 빨랐다.

실프의 인도를 따라 한 컨테이너 탑의 정상에 도착한 도주혁은 25mm 대물저격총을 들어올렸다. 멀리 빨간 컨테이너 위로 조준보조선이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다.

- T-6 접근 중. 3초 후 저격 포인트 도착 예정.

도주혁은 천천히 호흡을 골랐다. 그리고 방아쇠울에 손가락을 거는 순간.

삐이익! 요란한 경고음과 함께 시야 전체가 붉게 점멸했다.

- 아이언타이드! 긴급이탈해! 적이 우릴 포착했어!

“뭐?”

놀라 되물으면서도 도주혁은 반사적으로 자리를 박찼다. 순간 도주혁은 보았다. 멀리 시커먼 바다 건너에서 불을 뿜는 무언가를.

퍼엉, 콰과과광! 거대한 폭발이 도주혁이 있던 자리를 휩쓸었다. 강철로 만들어진 선박용 20피트 컨테이너들이 종잇장처럼 찢어져 사방으로 날아갈 정도였다.

- 미친놈들! 저거 그냥 상선이 아니야! 상선으로 위장한 군함이라고! 전쟁이라도 하자는 거야, 뭐야!

삑! 경고음과 함께 시야 한켠에 드론의 영상이 떠올랐다. 영상 속에 보이는 상선의 우현으로, 내부로 수납되는 구조의 회전 포탑이 나타나 연기를 피워올리고 있었다.

- 무장 확인 완료! AK-176M 신형 76mm함포 1문! 76mm 고폭파편탄 사용 확인! 중앙 사격통제장치와 메인 마스트 상단 광학조준장치까지 확인 완료!

도주혁은 필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초당 한 발씩 떨어지는 함포 사격의 폭발과 실프의 비명 같은 보고가 뒤섞여 귀가 멀어버릴 지경이었다.

쾅! 콰과광! 지근거리에 떨어진 포탄이 폭발하며 파편의 폭풍을 일으켰다. 폭발의 열압력에 휩쓸린 도주혁의 몸을 파편들이 할퀴고 찢어댔다.

- 아이언타이드! 괜찮아? 상태보고해!

철제 컨테이너를 우그러트리며 처박힌 도주혁은 얼른 몸을 일으켰다. 파편에 찢기고 찔린 상처들에서 핏물이 흘렀지만 상처는 순식간에 아물었다.

“크윽... 괜찮아, 이 정도는. 일단 저 함포 사격을 멈춰야겠어.”

- 오케이. 먼저 상선의 메인 마스트 상단에 매달린 광학조준장치를 파괴해야 해. 독립 기동을 위해선지 위성 관측을 못하는 것 같거든. 이 상황에서 광학조준장치까지 파괴되면 놈들은 육안으로 조준 사격할 수밖에 없어.

“좋아. 그 다음은.”

- 일단은 거기까지야. 그 뒤로는 우리 팀장님이 힘을 좀 써주시겠지.

“알았어. 사격 보조해줘.”

- 오케이.

도주혁은 벨트에 매달린 연막탄을 꺼내 안전핀을 뽑고는 멀리 집어던졌다. 언더쓰로로 던져 낮고 길게 날아간 연막탄이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했다.

콰광! 예상대로 연막이 터진 주변으로 76mm함포 사격이 떨어졌다.

도주혁은 그렇게 몸을 숨기고 움직이며 이곳저곳에 연막을 터트렸다. 광학조준장치를 속이기 위해서였다.

함포사격의 폭격과 연막이 뒤섞이며 자욱한 연기가 일대를 뒤덮자 사격이 뜸해지기 시작했다. 자칫하다간 눈먼 포탄이 아군을 덮칠수도 있을 테니 당연한 일이었다.

도주혁은 망가진 컨테이너들 사이에 몸을 뉘이고 호흡을 골랐다. 자욱한 연기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상관없었다. 하늘을 나는 다섯 개의 눈, 버드아이 덕분이었다.

- 조준선 표시 완료. 날려버려, 아이언타이드.

삑. 자욱한 연기 위로 조준선이 떠올랐다.

진회색 연기 말고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그는 망설임 없이 방아쇠를 당겼다.

쾅! 푸화악! 강렬한 후폭풍에 주변의 연기가 한꺼번에 쓸려나갔다. 한순간 연기의 틈 사이로 도주혁은 볼 수 있었다. 적함의 메인 마스트 상단에서 일어나는 작은 폭발을.

- 광학조준장치 완파 확인. 잘했어, 아이언타이드. 이제 한시름 덜었네.

“적함 계속해서 감시해. 혹시 파악하지 못한 관측장비가 있는지.”

- 알았어.

도주혁은 연막을 뚫고 달렸다. 시야는 최악이었지만 버드아이의 다중 시각으로 그는 전장을 지배하고 있었다.


***


탕! 푸화악! 엄청난 후폭풍과 함께 또 한 발의 총탄이 강화 인간의 머리를 날렸다.

핏물이 폭발하고 아군의 머리였던 잔해가 미하일의 발치에 튀었다.

연막 속에서 컨테이너의 잔해 사이를 기던 미하일은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시야가 제로인 이런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헤드샷을 날린단 말인가. 사람의 눈이 X-ray도 아니고... 잠깐, X-ray?

“젠장!”

미하일은 그제야 깨달았다. 적에게 다중관측장비가 있다는 것을.

“뮬라크! 적에게 다중관측장비가 있다! 재밍 장비를 사출해!”

할 수만 있다면 자신의 머리를 날려버리고 싶은 기분이었다. 왜 미리 깨닫지 못했단 말인가!

퐁, 퐁! 러시아의 위장선, 뮬라크 호의 갑판에서 작은 구형 물체들이 쉼 없이 쏟아졌다. 흐릿한 꼬리를 그리며 날아온 그것들이 인천남항의 상공에서 폭발을 일으켰다.

퍼버벙! 폭발과 동시에 반짝이는 메탈릭더스트가 사방으로 휘날렸다.

치지지직! 도주혁은 귓가를 때리는 잡음에 눈살을 찌푸렸다.

- 치지직, 재밍이- 치지지직! 젠장, 연결이 끊길- 치지지직!

실프와의 연결이 끊겼다. 수많은 더미 전파를 뿌림과 동시에 난반사를 일으키는 메탈릭더스트까지 쏟아 부어 완벽하게 재밍을 일으킨 것이었다.

“실프!”

도주혁이 실프를 불러봤지만 대답은 없었다.

연결이 끊김을 확인한 도주혁은 헬멧을 조작해 AR 글라스를 꺼버렸다. 버드아이의 시각공유와 연산 보조가 없다면 AR 글라스 따위 무용지물이었으니까.

‘상황이 좋지 않다.’

적은 이 때를 틈타 배에 오르기만 하면 미션 종료인 상황. 하지만 자신은 76mm 함포 사격과 강화인간 둘의 반격까지 피하면서 타겟을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한 가지 다행인 것은, 적의 광학조준장치를 파괴해 뒀다는 것이었다.

전자식 피아식별이 불가능해졌으니 적의 함포 사격도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자칫하다간 구하러 왔던 아군을 피떡으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었으니까.

‘결국 답은 움직이는 것뿐이군.’

연막이 걷히면 육안으로도 피아식별이 가능해질 터. 그러니 연막이 걷히기 전에 타겟을 모두 제거해야 한다.

철컥! 비어버린 탄창을 버리고 6발들이 새 탄창을 교체한 도주혁은 조심스럽게 몸을 옮겼다.

강화인간의 강화된 시각으로도 연막과 폭연을 꿰뚫어볼 순 없었다. 하지만 청각은 달랐다.

파삭, 뚝. 도주혁의 민감한 청각에 소리가 걸려들었다. 대략 40미터 거리에 방향은 서쪽. 바다를 향하는 방향이었다.

도주혁은 즉시 수류탄을 꺼내 안전핀을 제거하고 소리의 방향으로 집어던졌다.

꽈앙! 폭발이 일었다. 역시나 예측했던 대로 함포 사격은 날아오지 않았다.

폭발에 연막이 걷히며 시야가 트였다. 그리고 그 공간 사이로 도주혁과 미하일의 눈이 마주쳤다.

“뒤다, 세르게이!”

기관총의 방아쇠를 당기며 미하일이 소리쳤다. 세르게이까지 합세하자 총알의 비가 사방을 두들기기 시작했다.

퍼버버벙! 세르게이가 M32A1 연속유탄발사기를 난사하자 사방이 불길에 휩싸였다.

콰득! 도주혁은 거대한 철제 컨테이너의 잔해를 들고 몸을 보호하며 달렸다. 유탄의 파편이 따다다당, 하고 컨테이너를 두들겼다.

퍼엉! 컨테이너에 정면으로 꽂힌 유탄의 폭발력이 도주혁을 강하게 밀쳐냈다. 도주혁은 그 힘을 거스르지 않고 받아내며 위쪽으로 이끌었다.

그가 손을 놓자 컨테이너가 빙글 회전하며 위로 솟구쳤다.

스읍, 후우. 그리고 그 아래에서 도주혁은 차분하게 방아쇠를 당겼다.

콰앙! 난장판의 한가운데를 도주혁의 총탄이 반으로 갈랐다. 세르게이의 어깨에 꽂힌 25mm 관통유탄이 폭발하며 그의 왼팔이 떨어져 날아갔다.

“끄아아악!”

피를 철철 흘리며 세르게이가 뒤로 나가떨어졌다.

“세르게이!”

잔해를 나서던 미하일의 코앞에서 관통유탄이 폭발했다.

“크아악!”

화염과 파편이 얼굴을 덮쳐 미하일은 뒤로 나자빠졌다.

그 사이 도주혁은 쓰러진 세르게이의 머리에 침착하게 조준선을 맞추고 방아쇠를 당겼다.

쾅! 퍼걱! 막강한 힘을 가진 강화인간의 머리가 두부처럼 힘없이 부서져버렸다.

“미하일!”

쩌렁쩌렁 울리는 도주혁의 목소리에 미하일은 소름이 돋는 것을 느꼈다.

“넌 여기서 죽는다!”

콰앙! 미하일이 몸을 숨긴 컨테이너의 철제 벽이 관통유탄에 꿰뚫리며 불을 뿜었다. 미하일의 머리에서 몇 센티미터 떨어진 위치였다.

“숨어도 소용없어! 모습을 드러내라!”

휘이익! 새빨갛게 칠해진 소이수류탄이 미하일이 숨은 컨테이너로 날아들었다. 섭씨 2000도가 넘는 불꽃이 무섭게 솟구치며 금속을 태우고 녹였다.

“크윽!”

어느새 옮겨 붙은 불길을 털어내며 미하일이 다급하게 몸을 날렸다.

철컥! 그런 그의 머리에 대물저격총의 거대한 총구가 닿았다.

탁, 콰앙! 미하일의 손목이 총열을 쳐올림과 동시에 총구가 불을 뿜었다. 어린아이 주먹만한 25mm 유탄이 미하일의 귓가를 스쳤다.

후폭풍과 총구화염에 안면이 지글지글 타들어가는 상황에서도 미하일은 이를 악물고 기관총의 총구를 도주혁의 옆구리에 쑤셔박았다.

타다다당! 미하일의 총이 불을 뿜었다.

순간 도주혁이 번개같이 손을 뻗어 간발의 차로 총구를 낚아챘다. 미처 막지 못한 두어발의 총탄이 그의 옆구리를 꿰뚫었지만 그 정도는 참을 수 있었다.

도주혁은 손목을 비틀어 기관총의 총열을 꺾었다. 그러자 미하일은 총을 버리고 나이프를 꺼내들며 도주혁의 품속으로 파고들기 시작했다.

도주혁은 대물저격총을 훌쩍 등 뒤로 돌리며 미하일의 손목을 내려쳤다. 막 도주혁의 목덜미를 파고들기 직전인 나이프가 그 바람에 턱 막히고 말았다.

쐐액! 사각에서 날아든 미하일의 주먹이 도주혁의 턱을 노렸다.

도주혁은 침착하게 가드를 올려 머리를 보호하며 체중을 실어 미하일의 무릎을 내려밟듯 걷어찼다.

뻐걱! 강화인간의 괴력이 실린 오블리크킥에 미하일의 무릎이 불가능한 각도로 꺾였다. 심지어 안쪽 관절의 피부가 찢기며 핏물이 튀어나갈 정도였다.

“끄아악!”

미하일은 비명을 지르면서도 끈질기게 나이프를 휘둘렀다.

텁! 나이프를 쥔 손을 도주혁이 통째로 낚아챘다. 그대로 팔을 꺾어 미하일의 손목과 팔꿈치를 분지르며 거리를 좁혔다.

뻐버벅! 머리가 맞닿을 정도로 달라붙은 상태에서 미하일의 몸이 격하게 들썩였다. 그리고 다음 순간 강철 같던 미하일의 육체가 모래성처럼 무너져 내렸다.

스륵. 도주혁의 왼손이 엎어진 미하일의 머리칼 사이를 파고들었다.

콱! 미하일의 머리채를 휘어잡은 손이 그의 거구를 번쩍 들어올렸다.

미역처럼 흐느적거리며 들어올려진 미하일이 흐릿한 눈을 떴다. 그리고 도주혁과 눈을 마주친 순간 그의 호흡이 덜컥 멈춰버렸다.

그 안에 자리한 지옥을 마주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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