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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기석입니다.

사희곡 (捨姬曲 : 버린 여인의 노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홍기석
작품등록일 :
2019.05.13 19:38
최근연재일 :
2021.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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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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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비렁뱅이 맞돈 8

DUMMY

8


구윤은 이제 스스로 진심을 증명해야 했다. 하필이면 만만치 않은 선배를 상대로 하는 만큼 조금이라도 미심쩍으면, 병원에서 막 시작된 인연도 여기서 끝을 맞이할 터였다.


“적어도 억울하지 않잖아요. 나만 낙오되지 않을 테니까. 그래서 감히 흔드는 겁니다.”


혜아는 반사적으로 눈살을 구겼다. 지금의 반응이 상대에게 큰 무례가 되던 상관하지 않았다. 어차피 평소에도 배려가 드물니까.


결국 물귀신 작전이라는 말인가. 떳떳하지 못한 방도로 자본과 권력의 맛을 보았지만, 절대 혼자 밀리지 않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함께 일을 도모하는 동지로서 정말 최악이 아닌가. 전세가 역전되면 언제든지 주변을 팔아먹을 작자였다.


이런 자를 이제까지 옆에 세우고 다녔다니, 수장도 알다가 모를 사람이었다. 자신에게 절대로 그 비수가 향하지 못한다는 자신감 덕분일까. 사실 이번 불상사가 아니었다면 이획뿐 아니라 수인 전체가 곤란한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테니까.


언제나 그랬듯이 부와 권력은 줄곧 누렸던 자들만 상속받고, 이용되고 버려진 자들은 그로 인한 피해자와 함께 눈물을 흘리겠다. 자신에게 그런 운명이 도래하다니, 덕분에 이제껏 둘러보지 않았던 곳의 시야가 점점 확대되고 있었다.


혜아는 이를 악물었다. 입술에 가려졌지만, 그 사이에서 오만 가지의 감정이 충돌하고 있었다. 큼직하게 구분하면 이성과 감정의 싸움이었다.


일의 진행 속도를 생각하면 동행이 있어야 유리했다. 더구나 구윤은 오랫동안 수장을 옆에서 보좌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수장을 잘 알았고 앞으로 이어질 일정도 무난하게 간파할 가능성이 높았다.


그런 장점에도 지금껏 내키지 않는 까닭은 역시나 직전에 그 스스로도 인정한 마음씨 탓이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용납하기 힘든 성품이었다.


자신도 앞으로 받을 대가를 인정하지 못해 움직이는 중이지만, 일족에서 널리 이름을 떨칠 정도로 톡톡히 한몫을 했던 수행원과 갖은 술수로 비서의 자리에 오른 몰염치는 엄연히 달랐다.


“간만에 재미있어요. 수장의 뒤에서 놀아서 그런가? 스릴도 있지만 무엇보다 앞으로가 기대돼요. 어떻게 될지 짐작이 안 가니까.”


상대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는 더욱 아무렇지 않게 솔직한 뜻을 말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절대 생각하지 못했을 일을 앞둔 시점이었다. 도중에 좌절되면 과연 어떠한 처벌을 받을까. 아무래도 태한과 비슷할까. 운이 좋으면 바깥의 상황이 너무나 첨예한 나머지 목숨줄은 건질 수 있을지도 몰랐다.


옛날과 다르게 보는 시선이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과학의 발전으로 소문의 창구들과 증명에 사용되는 도구가 늘어났다. 그래서 일족 안에서도 위험한 일은 되도록 삼가는 분위기였다. 이번 일로 갑자기 뒤집어지지 않을 것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방법은 국외 추방 정도일까. 돌연 변한 환경에서 다시 적응하는 일만큼 수인에게 곤혹스러운 경우는 없었다. 해당 지역의 기후와 더불어 기존 문화와 거리감, 그것들을 처음부터 익히는 데는 당연히 큰 스트레스가 뒤따랐다.


그것으로 버거울 텐데 어떻게 다시 최고를 꿈꾸겠는가. 겨우 적응하며 살아도 다행일 지경이었다. 원대한 뜻을 이루려는 열의는 낯선 곳의 생활로 자연히 잠식될 것이었다.


반대로 성공하면 정말 어떤 기분을 느낄까. 그 유명한 태한조차 해내지 못했던 과업을 자신들이 달성했다. 모두를 이끌지 않고도, 상대가 다른 현안에 눈길이 사로잡혀 미처 돌아보지 못하는 순간만 노려서.


정당한 방식으로 부정한 세력을 모는 데는 애초부터 한계가 존재했다. 다양한 편법을 쓰는 상대를 대체 어떻게 이긴다는 말인가. 열 중에 하나둘은 성공할지 몰라도 대개가 현실의 벽 앞에서 무너졌다.


수장의 나약한 모습은 과연 어떤 형태일까. 끝까지 사정을 호소하며 매달릴까, 아니면 자존심을 굽히지 않은 채로 장렬히 죽음만 맞이할까. 말하자면 자결과 같은 꼴이었다.


평소 보았던 수장의 성향이라면, 누구에게 허리를 숙이는 일조차 싫어서 차라리 죽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할 테니까.


그러면 정말 그 명예는 지켜질지도 몰랐다. 그 측근들 중에서도 진심인 추종자는 그를 영원히 찬양하겠고, 태한처럼 그것이 좋든 싫든 모두의 머릿속에 오래 기억될 테니까.


만족스러운 결말은 아니지만, 굳이 선택을 한다면 구윤은 후가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순간 모름지기 사람은 어떤 일이든 가능해졌다.


그 자신처럼 조용히 마음만 숨겼다가 틈을 기습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상식과 논리도 없이 무작정 난동을 피우는 그림도 훤했다.


슬픈 현실을 인정하지 못해 폭주하는 범을 누가 감당하겠는가. 여세를 몰아 맹수까지 합류하는 날에는 일이 더욱 골치 아파졌다.


지금으로서는 그저 바랄 뿐이었다. 수장이 최소한 체면을 챙기는 인물이기를. 슬하에 자식이 둘이나 있는 마당에 설마 지저분한 마지막을 보이고 싶을까.


“하여간 족제비 자식······.”


혜아는 조수석에서 하차하지 않았다. 대신 솔직하게 빈정거렸다. 설령 손을 잡더라도 믿지는 않겠다는 경고였다. 지금의 선택이 후에 어떤 독으로 거듭날지 잘 모르겠으나, 때문에 몸을 사리는 선택도 그녀의 성미와 영 맞지 않았다.


어쨌든 상대는 불편할 만한 질문에 최대한 진솔하게 대답했다. 시커먼 속내가 그대로 드러날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래서 당분간 그 점을 후하게 평가하기로 했다.


함께 있는 동안 방심하지 않으면 끝이었다. 함부로 이쪽의 의견에 반하는 선택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면 망설임 없이 적으로 돌아설 생각이었다.


수장의 옆에서 종종 얼굴을 스친 사이라도, 동료로서 사이가 각별하지 않을 뿐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서로가 작은 공감대조차 형성하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을 돌리기에 괜히 걸림돌로 작용할 만한 감정이 없었다.


상대도 피차일반일 터였다. 서로가 동일한 표적을 노리지만 뒤는 맡기지 못하는 형국, 적잖이 피로도가 쌓이는 관계였다. 타인의 눈에는 괜한 고생을 자초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혜아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지 않아도 주변에 늘 시기와 질투가 도사리고 있었으니까. 현장에서 줄곧 활약을 했지만, 언제나 등만큼은 허락하지 못했다. 지금도 그 경험을 단순히 반복하고 있다고 여기면 편했다.


오히려 애매한 관계가 신경이 쓰이는 이는 이런 상황이 좀처럼 익숙하지 않은 그였다. 은연중에 뒤통수를 노리기만 했지, 속까지 탈탈 털고 협력할 생각을 어떻게 했겠는가.


상대의 약점보다 스스로의 감정을 더 믿는 그녀이지만, 한쪽 다리가 이전처럼 성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제까지 당돌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금세 수장을 등지는 태도로 보아 이쪽만큼 이기적인 성품으로 보이는데, 속내를 당최 종잡기 어려웠다. 오랫동안 보좌한 덕분에 다음 행동이 손쉽게 예측 가능한 수장보다 어쩌면 훨씬 더 어려운 대상이었다.


“아가씨한테 가는 거야?”


낙성대역 출구가 보였다. 조금만 직진하면 차기 수장으로 낙점된 리혜의 거처가 보일 것이었다.


어떻게든 둘에게 손해가 없을 만한 변화를 일으켜야 하지만, 그것을 내부로 안전하게 정착시키는 방법도 매우 중요했다. 수많은 이들이 기존 질서에 대한 문제를 논하지만, 여태 제대로 바뀌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가.


그만큼 어린 시절부터 줄곧 배운 사상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다. 오로지 그것이 주는 특권에 집중할 뿐이지, 그리하여 소외되는 요소들은 쉽사리 체감하지 못했다.


그래서 중대한 때 판단을 미루고 주저하는 동안 다시 수장의 논리에 사로잡힌 세월이 자그마치 이십 년이었다.


그렇다면 이 역할을 새 후계자에게 맡기는 방법은 어떠할까. 물론 아무에게나 가능한 시도가 아니었다. 자리를 이어받을 인물도 현재 수장과 별반 다르지 않은 성향이라면, 지금의 선택은 명백한 자살 행위와 같았다.


경우에 따라서는 선대의 흠을 그녀 앞에서 직접 이야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터였다. 앞뒤가 꽉 막혔거나 기존 관습을 옹호하는 세력이라면, 반드시 이쪽에게 반역의 죄를 묻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감히 수장의 딸과 접선하려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네. 동의하지 않으세요?”

“같은 생각이지만··· 이러지 않아도 미래가 보장된 입장이기도 해.”


리혜는 어렸을 때부터 그 성품이 남달랐던 재목이었다. 수장인 아버지 밑에서 상당한 부와 혜택을 누리면서 성장했지만, 기득권 세력이 가지는 특권 의식이 거의 전무했다.


그것이 겉으로 드러난 사건은 처음 맹수의 형질이 발현되었을 때였다. 당시를 제하고 사건은 특별히 없었지만, 차별을 드러내지 않은 정도로도 모두는 매우 놀라고 있었다. 맹수에게 우월감은 늘 숨을 쉬듯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여겼으니까.


게다가 다른 누구도 아닌 수장의 후계자가 그렇게 행동하고 있으니 보다 놀랄 수밖에 없었다. 원인은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가장 높은 가능성으로 장남 제열을 가리킬 뿐이었다.


본래라면 두말할 필요도 없이 차기 수장의 자리를 물려받을 위치였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는 별안간 사슴의 뿔을 드러내는 순간 산산이 무너지고 말았다. 머리로 속절없이 돋는 뿔을 가리기 위해 한동안은 집에서도 모자를 착용하면서 지냈다고. 당시 수장의 실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익히 가늠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차기 후계자로 낙점된 동생에게 그 모습이 적잖이 딱하게 보였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짐작하고 있었다.


“뜻대로 움직일까.”

“그러기를 바라야죠.”


그 때문인지 현재 수장이 물러나는 시점을 기다리는 사람들도 많았다. 리혜가 새로운 수장으로 오른다면, 평범한 수인들을 향한 맹수의 무시와 경멸이 전보다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가 무성했다.


물론 오랫동안 당연하게 여긴 행위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지는 않겠으나, 수장부터 몸소 본보기가 된다면 그 의지를 무시하는 측근도 자연히 줄어들 것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하극상으로 취급될 수 있는 민감한 행위니까. 상급생의 얼굴에 커다란 흉터까지 남길 정도로 성격이 마냥 순하지 않으니, 작정하면 몰인정한 처분도 가능할 터였다. 대다수의 사람이 그렇게 평가했다.


그래서 도리어 맹수 측에서 그녀의 승계를 반가워하지 않았다. 그녀도 기존의 혜택을 받고 성장한 만큼 공연하게 변화를 도모할 가능성은 지극히 적지만, 이전보다 특권을 내세우기 어려울 테니까.


그들이 유일하게 꼬리를 물고 넘어질 만한 부분은 오로지 성별이었다. 언젠가는 다른 집안의 사람으로 들어갈 몸이었다. 아무리 실력 있는 아버지의 밑에서 배웠다고 한들 무슨 소용이겠는가.


차라리 제열이 일찍 혼인해 후대만 잇기를 기다리거나 늦둥이 하나를 더 가지는 편이 낫다는 의견마저 속출했다. 그리고 그것은 이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수장의 마음을 흔들기 충분했다.


그럼에도 끝내 리혜가 입지를 지킨 이유는 순전히 어머니인 시영 덕분이었다. 그녀는 끝까지 다음 아이를 가지는 일에 동의하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관련한 주제가 나오면, 온 집안이 떠나가라 신경질을 부렸다.


한동안은 대형 병원의 신경 정신과를 찾아 꾸준하게 치료를 받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궁극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가운데 그 병세가 완벽하게 호전되겠는가.


젊은 시절만 해도 그렇게 명랑했던 그녀가 둘째를 낳은 이후로 마음에 이상이 생겼다. 원하던 형태로 아이가 나오지 않은 팔자를 종종 안타까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정작 원인은 아이들이 아니건만.


“그렇다고 장남에게 걸 수는 없잖아요.”


상식적으로 현재 체제에 가장 반감을 가질 인물은 제열이었다. 첫째 아이라는 장점도 명백하게 존재했고, 사슴 수인으로 태어난 사실은 다른 약자의 공감대를 손쉽게 이끌 수도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 기대일 뿐이었다. 제열은 처음부터 부조리에 맞서 싸울 만한 그릇이 아니었다. 극도로 낮아진 자존감 때문인지, 환경과 외부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지 않고 스스로만 탓하는 경우가 잦았다.


그마저 참지 못하는 형국에 부딪친 나머지, 결국 혼자서 내려가 생활하고 있지 않은가. 그런 자에게 기존의 질서를 뒤집을 기백을 바라기는 무리였다. 처음은 자신도 몰랐던 담력으로 나설지 몰라도, 한계가 느껴지면 어김없이 뒤로 빠지는 모습을 보일 터였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보다 위험이 뒤따라도,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이 농후한 그 동생이 괜찮다고 판단했다.


구윤이 이렇게 확신을 가지는 까닭은 비단 리혜가 어렸을 때 보인 인상이 강력해서가 아니었다. 혈육을 진정으로 연민하는 마음, 사내로 태어나지 못했다는 실망, 아버지의 기대에 부흥해야 한다는 부담 등 정도로는 현재의 그녀를 완벽하게 설명할 수 없었다.


“분명, 응할 거예요.”

“어지간히 자신 있나 보네.”


그는 개인적으로 리혜에 대해 다른 해석을 가지고 있었다. 가까이서 지켜본 위치로서 느끼는 감상이었다. 하지만 막상 결정적인 순간이 다가오자 내심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만큼 그녀가 평소 진의를 보이는 경우가 드물었던 탓이었다. 다정하게 웃는 얼굴빛 뒤에서 도대체 무슨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어렴풋이 떠오르는 장면을 또 다시 찬찬히 살펴도 도무지 정확한 속마음을 읽을 수가 없었다.


그녀는 대체로 어떻게 생각할까, 지금까지 아무도 물어보지 않았다. 아버지의 말이면 어떠한 불만도 표하지 않고 곧잘 이행하는 편이라 솔직한 마음이 궁금할 법한 계기가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았다.


누구나 한 번쯤은 부모와 갈등하는 시절도 무난하게 보냈을 정도였다. 그렇게 속상한 모습을 보인 적이 없는 똑똑한 여식이었다. 그 누구보다 인색한 수장이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도 얼추 이해되었다.


혹시 그것이 전부 가능했던 이유가 분명한 의도 덕분이 아니었을까. 은연중에 자꾸만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착한 인재라고 한들 줏대를 버리고 오로지 부모의 뜻에 의해서 성장하는 일이 가능한가. 확고한 목적이 뒤따르지 않으면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성인이 되어서도 아닌, 수인으로서 정체성이 생기기 시작한 뒤로는 더더욱.


그래서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수장에게 인정받기 훨씬 이전부터 스스로 권력을 탐내고 있다. 이 가설이 그가 생각한 그녀의 진심이었다.


때문에 그렇게 많은 시련 앞에도 아버지의 구미를 당길 만한 언행만 실천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자리에 대한 욕심을 감춘 부분이 참으로 신통했다. 순전히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인다는 인상만 심지 않았는가.


고로 아직도 많은 이들이 그녀의 속마음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었다. 이러한 추측을 하는 본인도 여태 확신하지 못할 정도니까.


다른 후계자 후보조차 떠올리지 못할 만큼 수장은 그녀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그녀가 장차 어떻게 행동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로.


“제 생각이 맞다면··· 그 아이에게 우리들은 순전히 기회입니다.”


변호사 시험이 아직 남아 있다는 까닭으로 한 발 물러서는 모습조차 완벽한 계산이다. 아버지가 만족할 만큼 준비되어 있는 채로 겸허히 때를 기다리겠다는 의미였다. 세상 어떤 아버지가 그 모습을 어떻게 예뻐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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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새벽달 보려고 7 20.10.27 28 0 13쪽
319 새벽달 보려고 6 20.10.27 26 0 13쪽
318 새벽달 보려고 5 20.10.23 24 0 13쪽
317 새벽달 보려고 4 20.10.23 22 0 15쪽
316 새벽달 보려고 3 20.10.20 21 0 15쪽
315 새벽달 보려고 2 20.10.20 22 0 14쪽
314 새벽달 보려고 1 20.10.16 27 0 14쪽
313 뱀의 세상 9 20.10.16 34 0 13쪽
312 뱀의 세상 8 20.10.13 37 0 12쪽
311 뱀의 세상 7 +1 20.10.13 29 1 13쪽
310 뱀의 세상 6 20.10.09 29 0 13쪽
309 뱀의 세상 5 20.10.09 29 0 14쪽
308 뱀의 세상 4 20.10.06 28 0 13쪽
307 뱀의 세상 3 +1 20.10.06 35 1 13쪽
306 뱀의 세상 2 20.10.02 41 0 13쪽
305 뱀의 세상 1 20.10.02 33 0 14쪽
304 비렁뱅이 맞돈 9 20.09.29 30 0 14쪽
» 비렁뱅이 맞돈 8 +1 20.09.29 33 1 16쪽
302 비렁뱅이 맞돈 7 20.09.25 31 0 14쪽
301 비렁뱅이 맞돈 6 20.09.25 32 0 14쪽
300 비렁뱅이 맞돈 5 +1 20.09.22 32 1 15쪽
299 비렁뱅이 맞돈 4 20.09.22 30 0 13쪽
298 비렁뱅이 맞돈 3 +1 20.09.18 34 1 12쪽
297 비렁뱅이 맞돈 2 20.09.18 44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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