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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기석입니다.

사희곡 (捨姬曲 : 버린 여인의 노래)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홍기석
작품등록일 :
2019.05.13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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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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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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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비렁뱅이 맞돈 6

DUMMY

6


“만약 제가 보고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혜아는 움찔했다. 하지만 당장은 침묵했다. 들은 내용이 정말 맞는지 확신이 필요했을 뿐만 아니라 질문한 의도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상황을 보고하지 않겠다고 했는가. 단순히 일을 소홀히 하겠다는 정도가 아니라 일족 최고 권위자에게 불복하는 행위였다. 돌연 그런 말을 내뱉는 저의가 무엇인가.


하필이면 이곳에서 말이었다. 극도로 힘든 상황에도 그 충성이 여전한지 볼 심산인가. 적잖은 세월 동안 함께한 자가 갑작스럽게 마음을 돌리면, 수장의 입장에서도 손해일 테니까.


그래도 이상했다. 지금까지 많은 부품들을 갈아치우면서 이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나. 아무리 버려진 경험이 없는 처지라고 해도, 주변에서 주워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혹시 팔당호 별장의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마련한 장치일까.


그러나 구윤은 이제 환자의 상태를 확인한 참이었다. 수술 전 의료진에게 보호자로서 설명을 들었더라도, 결과를 확신할 단계가 아니었다. 일찍부터 수장과 이쪽의 처신을 상의하지 않았을 터였다.


그렇다면 저 질문 자체는 구윤의 개인적인 호기심일 가능성이 높았다. 이상은 정황을 확실히 파악하기 어려워 참을 수가 없었다.


“무슨 소리야.”


그래서 곧바로 물었다. 머릿속으로 무수한 추정을 하느라 멀리 돌기보다 차라리 직접 알아보는 편이 훨씬 속시원했다.


마침내 돌아온 답에 구윤은 흔쾌히 웃었다. 기존의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 절대 나오지 않을 반응이기 때문이었다.


하극상과 다름없는 행동이 아닌가. 본래의 그녀라면 뜻을 묻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즉시 벌하거나 수장에게 속히 위험을 알릴 것이었다.


그런데 보다 정확한 내용을 캐묻는 선에서 대응이 그치지 않았는가. 예외가 무엇이든 허락하지 않는 그녀가 뱉은 말이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방금 말씀드린 대로 저는 침묵할 겁니다. 어제 선배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해서. 굳이 보고해야 한다면··· 사실과 다르게 말하죠.”


직전보다 강한 확신을 얻은 구윤은 급기야 구체적인 계획까지 줄줄이 읊었다. 밖에서 누군가가 듣기라도 할까, 오히려 눈동자를 바쁘게 굴리는 사람은 혜아였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수장의 귀에 들어가면 거의 죽은 목숨인 이야기를 이렇게 당당히 하는가. 응급실로 찾아오기 이전에 무언가 불미한 일이라도 있었나.


웬만한 갈등으로 공사의 경계를 허물 그가 아니었다. 종국에는 시신을 놓친 자신보다 중대한 실수를 범했을지도 몰랐다.


“아, 이제 막 일어나서 모르시겠군요.”


그가 품에서 핸드폰을 꺼내 검색한 내용을 앞으로 내밀었다. 그것을 받아들어 정독한 혜아는 그제야 일이 상당히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탈옥수를 무고한 시민처럼 꾸미고, 충무로 사건 담당 검사를 위협한 정황까지 포착된 것이었다. 아직 정확한 관계자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일반 시민들 사이에는 벌써부터 입소문이 퍼지고 있었다. 이대로 있다가는 이획은 찬란한 명성을 송두리째 잃을 뿐만 아니라 다시 일어설 기회조차 잡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모든 사태의 발단은 주도현 부장 검사였다. 아직 포털 사이트 실시간 인기 검색어에서 사라지지 않아 바로 장본인을 파악할 수가 있었다. 진즉에 처리되었을 표적이 어째서 회견까지 열었는가.


그제야 구윤의 손등에 감긴 붕대가 보였다. 자신이 추모 공원에서 뜻밖의 방해를 받은 것처럼 그도 수월하게 임무를 수행할 만한 환경이 아니었던 것이었다.


그래서 감히 수장에게 도전할 생각을 했나. 실패의 여파가 생각보다 맹렬했다. 때문에 그에게 떨어질 책임은 차원이 다를 터였다.


지금껏 성실하게 일했어도 수장은 그 점을 넉넉히 평가할 사람이 아니었다. 이곳에서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인재는 밖에 충분히 널렸다. 언제든지 구윤의 빈자리를 남다른 재목으로 메울 것이었다.


결국 상대도 지금의 자신과 다르지 않았다. 그나마 희망이 있다면 다시 일어설 확률이 이쪽보다 높다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그 앞날이 역시 못마땅한 듯했다. 그래서 이쪽의 의중을 떠보았을까. 은밀한 의도를 감추고 여기까지 접근한 행태가 영 탐탁지 않았지만, 민감한 상황이었던 만큼 그녀는 일단 넘어가기로 했다.


목적이 완전히 일치하는지 몰라도, 하나가 아닌 둘이라면 흐름을 변화시키는 데 훨씬 수월할 것이었다. 비슷한 위치에서 근무한 이래로 처음 보는 부드러운 표정에 구윤은 더욱 만족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만만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뒤집으려면 지금이 기회예요. 현재 수장은 이미 끝입니다. 딸 뒤로 숨기 급급한 판에 대외 활동이 자유로울 리 없지 않습니까.”

“벌써 자리를 넘긴다고?”

“오늘 아가씨와 논의할 예정입니다. 상황이 이래서··· 아무래도 서두를 수밖에 없겠죠. 하루빨리 간판을 바꿔서, 새롭게 출발하는 인상을 주어야 하니까.”


혜아는 유심히 기사들을 정독했다. 상대의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혼자서 생각할 시간을 마련하고 싶어서였다.


상대가 이야기한 대로 수장은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토록 수장의 입지가 위험했던 적은 전혀 없었다.


보다 우수한 신체적 조건을 자랑하는 오귀, 세대가 바뀔수록 점점 약해지는 내부 단합, 거기다 이제까지 그의 경제적 또는 정치적 명성을 책임진 이획이 붕괴 위기 한복판에 놓였다. 지금이 아니라면 언제 뒤집겠는가.


하지만 그의 설명에는 부족한 점이 있었다. 그렇게 못마땅해 마지않는 현 상황을 어떤 방법으로 뒤집는가. 그것에 대한 고뇌였다.


수장의 든든한 기반인 이획이 기울고 있는 상황에서 리혜에게 가는 길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머지않아 수장의 비리도 만천하에 알려질 것이었다. 그녀에게 측근들의 죄를 폭로한들, 비슷한 처지로 전락한 맹수들의 연대만 더욱 공고해질 뿐이었다.


“그래서, 어떻게 할 생각인데.”

“지금부터 천천히 생각해 볼까요?”

“천천히···? 지금까지 아무 대책이 없었단 말이야?!”


하마터면 또 병실에서 언성을 높일 뻔했다. 혜아는 일순 욱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로 목소리를 낮추었다. 작은 노력이 통했는지, 문 밖에서 특별히 시선을 던지는 의료진이 없었다.


그렇다고 화가 사라지지는 않았다. 이만한 과업을 계획 없이 제안하는 사람이 어디에 있는가. 옛날에는 삼대가 멸하는 죄였으며, 적잖은 이들의 지지를 받던 태한도 졸지에 유명을 달리했다.


하도 가볍게 말해서 제대로 실감하기 힘든 모양인데, 여기서 논의하는 내용은 찰나의 실수로도 운명이 바뀌는 성질이었다.


“어떻게 할까요? 선배라면··· 분명 대책을 찾으실 것 같은데.”

“어디서 날로 먹어. 이딴 식으로 넘어가는 인간의 뭘 믿고 함부로 말해.”

“저 같은 사람에게 선배는 목표예요. 오직 능력으로 그 많은 계급장을 타파한 수행원. 당연히 더 나은 해결책을 제시하실 거라고 생각했죠.”

“한 번만 더 마음에 없는 소리하면··· 바로 입을 찢을 거야.”


구윤은 머쓱한 얼굴로 잠시 입을 다물었다. 아무리 민망한 말이라도 이런 아부는 보통 웬만한 사람에게 통하기 마련인데, 상대는 유독 예민하게 반응했다. 알레르기가 따로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포악한 성질이었다.


앞으로 조심해야 되겠다. 습관적인 빈말로 상호 신뢰에 문제가 생기면 함께 움직이기 어려웠다. 극진한 동료 의식으로 협조하는 사이가 아닌 만큼 사소하게 여길 언행에도 주의가 필요했다.


혜아는 다시 곰곰이 생각했다. 즉흥적으로 하극상을 제안한 그에게 그럴 듯한 작전을 요구해 보았자, 소요되는 시간만 아까웠다.


실제 그는 현장의 경력보다 일반 회사에서 근무한 시간이 대부분이지 않은가. 나이도 이쪽보다 젊었다. 어쩌면 팔당호 별장에서 있었던 사건조차 듣지 못했을 수도 있었다.


자신은 일찌감치 수장의 눈에 들어 자리를 차지했지만, 그는 순전히 일개 족제비였다. 별장에서 하는 파티의 초대장을 받았을 리 만무했고, 태한의 성격상 시위대에 소년을 포함시키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래서 일이 실패했을 경우 돌아올 대가에 대한 공포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어디까지 좋게 표현해서였다. 아무리 그래도 지금과 같은 일을 가벼운 태도로 임하면 곤란했다. 그 기저에 어떠한 의도가 깔렸는지 언젠가 면밀히 파헤칠 필요가 있었다.


강한 미끼만 던지고 본인은 팔짱만 끼다가 성과를 주워먹을 심산인지, 감행하던 일이 실패할 경우 탈출할 구멍을 마련할 셈인지, 그저 순순히 이용만 당하다 버려질 자신이 아니었다.


물론 그가 여기까지 파악하고 있다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만약 뒤통수를 친다면 그가 죽을 때까지 쫓아다닐 테니까. 어떻게든 지옥에서 나와 그 역시 동행으로 삼겠다. 서로가 수장의 가까이서 일했으니, 이렇게 지독한 성격을 모르지 않을 터였다.


“일단 퇴원 수속부터 해. 차는 가져왔지?”

“네. 모시겠습니다.”


이 상태로는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가 무엇했다. 주변의 이목이 문으로 완벽하게 차단된 곳이라도, 수인이 상대라면 대화한 내용들은 얼마든지 새어 나갈 수가 있었다.


여기서 일하고 있다는 수인에 대해서 들은 기억은 없지만 민감한 사안인 만큼 행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최대한 조심해야 했다.


“흡!”


구윤은 퇴원 수속을 밟으러 병실을 나섰다. 혜아는 조심스레 침대 아래로 발을 내렸다. 목발이 아직 없지만 다리 하나로도 어렵지 않게 설 수 있는지를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남은 다리가 예상외로 선방했다. 종아리가 기운 없이 떨리지도 않았고 상체의 균형을 잡는 데 있어서도 심각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하루도 게을리하지 않았던 훈련이 원인이겠다. 그래서 오죽 튼튼해진 다리가 몇 배의 역할까지 원만히 소화하고 있었다.


다만 무릎 아래로 지탱할 종아리가 사라진 오른쪽이 상당히 허전했다. 수술로 봉합한 환부가 중력을 견디기 어려웠는지, 이제야 조금씩 고통이 밀려왔다. 주사로 투입되고 있는 약물은 아마도 진통제들 중 하나겠다.


졸지에 다리가 절단되지 않았는가. 피부로 날카로운 흉기가 살짝 지나가도 그 아픔이 생생한 마당에, 다리가 통째로 끊어졌으니 그 통증은 그야말로 상상 이상일 것이었다. 정신이 없던 와중이라도 그것을 이제 와서 체감하는 자신이 참으로 이상했다.


그렇다고 해도 이대로 병원에 있을 생각은 없었다. 심한 통증이라도 어차피 잠시였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이를 물고 버티면 언젠가 감내할 수준으로 잦아들었다.


혹독한 현장에서 임무를 하다가 작지 않은 부상까지 입은 경우가 어디 한두 번이겠나. 이번에는 정도가 위중할 뿐이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여느 때와 같이 움직이기로 했다.


앉은 자리에서 처지를 한탄하며, 나태하게 곧 다가올 운명만 기다리는 모습은 자신과 거리가 멀었다. 평소에도 그렇게 행동하는 이들을 한심하게 보았으니, 자신도 똑같이 전락할 수는 없었다.


그 고집은 구윤이 직접 운전하는 차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수술을 마치고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었다. 환부에 쓸데없이 무리가 가면 좋지 않았다.


구윤은 자연히 차의 뒷좌석을 우선 권했다. 이제부터 함께 움직일 이에게 굳이 상식의 잣대를 들이밀 필요가 있겠는가. 더욱이나 의사의 권고를 듣지 않고 일찍이 퇴원했다. 보통 사람보다 강한 몸을 가졌어도 다분히 조심해야 했다.


“됐어. 여기나 열어.”


그러나 혜아는 매정히 거절했다. 병원에서 받은 목발로 태연히 조수석 문을 가리켰다.


납득하기 어렵지만, 구윤은 선배의 의견을 존중했다. 애초부터 이렇게 응대해야 하는 상대였다. 논리적으로 크게 잘못된 상황이 아니고서야 그 마음을 설득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했다. 한시가 아쉬운 와중에 공연한 소모전으로 시간을 쓰면 되겠는가.


만약 현 결정으로 다리의 상태가 나빠져도,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을 것이었다. 끝내 스스로의 선택에서 비롯된 결과니까. 그런 책임만 무난하게 피한다면 구윤은 아무래도 괜찮았다.


그래서 혜아는 조수석에 앉을 수가 있었다. 목발은 문과 좌석 사이에 비스듬히 눕혔다. 널찍한 뒤에 탔다면 하지 않을 고생이지만, 그녀가 이 자리를 고집한 이유는 나름대로 타당했다.


몸이 지극히 편안하면 비상 상황에 재빨리 대응하기 어려웠다. 어느 때보다 긴박하게 사태가 흘러가는 지금, 일부러라도 긴장을 유지할 셈이었다. 더구나 어제와는 명백히 조건이 달라진 만큼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위협에 늘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다.


시야를 보다 넓게 확보하는 일도 중요했다. 가장 강력한 무기인 다리에 이상이 발생한 상황이었다. 뜻하지 않게 불편해진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 다른 강점인 동체 시력을 최대한으로 이용해야 했다.


그래야 몸의 반응 속도가 예전처럼 빠르지 못해도,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해서 신속히 대처하는 수순이 가능했다. 시야가 답답한 뒷자리는 아무래도 그 능력을 충분히 쓰기 힘들었다.


그래서 조금 불편한 한이 있어도 조수석을 고집했다. 덕분에 앞유리로 펼쳐진 광경이 시원했다. 그녀는 조금도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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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 산 밖에 난 범 2 20.11.06 27 0 12쪽
324 산 밖에 난 범 1 20.11.03 24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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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새벽달 보려고 7 20.10.27 28 0 13쪽
319 새벽달 보려고 6 20.10.27 26 0 13쪽
318 새벽달 보려고 5 20.10.23 25 0 13쪽
317 새벽달 보려고 4 20.10.23 22 0 15쪽
316 새벽달 보려고 3 20.10.20 22 0 15쪽
315 새벽달 보려고 2 20.10.20 22 0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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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2 뱀의 세상 8 20.10.13 38 0 12쪽
311 뱀의 세상 7 +1 20.10.13 30 1 13쪽
310 뱀의 세상 6 20.10.09 29 0 13쪽
309 뱀의 세상 5 20.10.09 29 0 14쪽
308 뱀의 세상 4 20.10.06 29 0 13쪽
307 뱀의 세상 3 +1 20.10.06 35 1 13쪽
306 뱀의 세상 2 20.10.02 41 0 13쪽
305 뱀의 세상 1 20.10.02 33 0 14쪽
304 비렁뱅이 맞돈 9 20.09.29 30 0 14쪽
303 비렁뱅이 맞돈 8 +1 20.09.29 33 1 16쪽
302 비렁뱅이 맞돈 7 20.09.25 32 0 14쪽
» 비렁뱅이 맞돈 6 20.09.25 33 0 14쪽
300 비렁뱅이 맞돈 5 +1 20.09.22 33 1 15쪽
299 비렁뱅이 맞돈 4 20.09.22 31 0 13쪽
298 비렁뱅이 맞돈 3 +1 20.09.18 35 1 12쪽
297 비렁뱅이 맞돈 2 20.09.18 45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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