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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최근연재일 :
2024.07.02 19: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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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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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4
글자수 :
617,626

작성
24.06.01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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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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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글자
11쪽

53. 설마 살아있는 건 아니겠지?

DUMMY

지오는 놈이 신고 있는 전투화의 끈을 칼날로 자르고 왼쪽 신발을 벗겼다. 놈의 발바닥에는 녹색 비늘이 없었다.

칼날을 놈의 발바닥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크에엑!”


비명 소리와 함께 놈의 발바닥에서 자홍색 피가 폭포처럼 쏟아져 내렸다. 놈의 왼쪽 다리부터 시작해서 상체의 왼쪽과 왼팔 그리고 얼굴의 왼쪽이 미이라처럼 쪼그라 들었다.

그러나 아직 오른쪽 다리와 팔은 갓 잡은 물고기처럼 팔딱거리고 있었다. 지오가 오른쪽 다리를 잡고 신발을 마저 벗겼다. 그리고 발바닥에 다시 한번 칼날을 박아 넣었다.


“크엑!”


그제서야 리자드맨 키메라 강시를 처치할 수 있었다.



***



거상 연구소의 차세대 식품 육가공 연구팀의 팀장 고해상.

그는 사실 식품 연구가 아닌 차세대 헌터를 연구하고 있었다.

거상 그룹은 미래에는 식품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보호해 줄 강력한 헌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룹의 미래 핵심 사업으로 강력한 헌터의 육성을 선정했다.


고해상은 막대한 연구 자금을 들여 키메라를 만들었으나 얼마 안 가 실험체가 죽어 버렸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중국의 강시대법을 들여와 죽은 키메라를 강시로 만들었다.


아직 완성품이라고 할 순 없지만 몬스터와 결합해서 강력한 파워를 얻었고, 트롤의 피를 투입하여 뛰어난 재생력 그리고 강시 대법을 통해 단단한 피부와 불사에 가까운 신체를 만들었다.

그런데, 움직임이 조금 부자연스러운 실험체들은 생각만큼 잘 싸우지를 못했다. 그리고 운이 없었다.


반대로 침입자들은 운 좋게 실험체의 약점을 공략했다.

오우거의 팔을 이식한 실험체는 결합 부위인 겨드랑이가 약점이었다. 급소도 아닌 겨드랑이를 이렇게 집중적으로 공격할 줄은 몰랐다.

오크의 몸에 인간의 머리를 결합한 실험체는 결합 부위인 목이 약점이어서 미스릴 합금으로 만든 목 보호대를 착용시켜 놓았는데 그것마저 박살이 났다.

리자드맨 실험체는 죽은 헌터의 몸에 강화된 리자드맨의 비늘을 이식해서 만든 놈인데, 실수로 발바닥에는 비늘을 설치하지 못했다. 그래서 혹시나 싶어 신발 밑창에 미스릴을 깔아 놓았는데, 신발을 벗기고 공격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모니터로 연구실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모두 본 고해상이 이빨을 빠드득 갈았다.


“쓰발, 돈이 얼마나 들어갔는데 세 놈이 저 두 놈도 못 이겨? 아무리 아직 미완성이라고 하지만 몬스터의 힘에, 강철 같은 피부 그리고 재생력까지 있는데. 하는 수 없군! 그렇다면 내 회심의 역작을 선보이는 수밖에!”


하얀 가운을 입은 고해상은 책상 위에 있는 기계에서 스위치 두 개를 올렸다. 그러고나서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무래도 저놈들이 이 연구실에 침입한 건 내가 연구한 자료를 노리는 거겠지! 흥! 이게 얼마짜리 연구인데, 혹시라도 모르니······!”


고해상은 컴퓨터를 조작하더니 작은 USB 하나를 챙겨서 화물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으로 사라졌다.



***



얼굴을 일그러뜨린 하윤이가 지오에게 물었다.


“선배, 이제 어떡해요?”

“한 실장이 이상한 데가 있는지 확인하라고 했잖아? 여기가 거기 같은데?”

“어, 그러고 보니 여기만큼 이상한 데가 없겠네요!”


한효린이 지오와 하윤이에게 지하 4층으로 내려가서 수상한 방을 찾아보라고 한 건 정보실의 전보완이 컴퓨터에서 찾은 ‘차세대 헌터 육성’에 대한 자료 때문이었다.

세부적인 내용이 있는 자료는 아니고 테스트 일자 등이 기재되어 있는 자료였다.


식품연구소로 알고 들어왔는데, 이 연구소에서 엉뚱하게도 차세대 헌터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었다.

한효린은 이 연구가 앞으로 인류의 미래에 있어 식품보다 더한 가치가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아이제이에 오기 전에 이곳에서 근무를 했던 전보완에게 의심 가는 데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지하 4층을 이야기했다.


한효린이 지오와 하윤이를 지하 4층으로 보낸 데에는 이런 이유가 있었다.


하윤이가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 때 지오의 무전기에서 소리가 났다.


찌지직!


“안지오, 안지오! 내 말 들리나?”


왠지 굉장히 다급하게 들리는 목소리, 이건 하태산의 목소리였다.



***



지오와 하윤이가 나가고 얼마 있지 않아 연구소에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렸다. 아직 전보완과 양상군은 아이제이의 연구 자료를 찾지 못한 상태.


“한 실장님, 아무래도 지하 4층으로 갔던 신입에게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 가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한효린은 지오와 하윤이가 걱정이 되었지만, 일단 임무가 우선이었다.


“아마, 여기도 곧 경비들이 몰려올 거야! 우리는 저 두 사람이 자료를 찾을 때까지 여기를 사수해야 해!”

“그러면 그 둘은 어떡합니까?”

“일단, 자료부터 회수하고, 우리가 가서 지원을 하든 아니면 구출을 하든 하면 되잖아!”


하태산은 고개를 끄덕인 후 전보완과 양상군을 독촉했다.


“알겠습니다. 상황이 급박하니 빨리 좀 자료를 찾아주세요!”


그리고 잠시 후 망을 보던 김 과장이 소리쳤다.


“옵니다! 5명입니다.”


하태산이 한효린에게 또 질문을 했다.


“경비인 모양인데 어떡할까요?”


이 질문은 죽일 것인지 아닌지를 묻는 질문.


“죽이면 안 돼! 그러면 일만 더 커져. 내가 경비들의 발을 얼릴 거니까 하 과장은 놈들을 포박해! 입도 막고.”

“네, 알겠습니다.”


한효린이 문을 열고 나가 조용하게 마법명을 읊조렸다.


“아이스 필드!”


조심스럽게 다가오는 5명의 경비들은 갑자기 몸이 오싹해지며 한기를 느꼈다.

그런데 그들이 걷고 있는 복도 바닥에 갑자기 하얀 구름 같은 것이 생기더니 발바닥이 복도에 착 달라붙었다.

그리고 발과 발목이 얼음물에 빠진 것처럼 갑자기 시리도록 차가워졌다.


발이 바닥에 얼어붙어 움직이지 못하는 경비들에게 하태산이 다가가며 손가락을 펼쳤다.


“라이트닝!”


다섯 손가락에서 실처럼 가는 전류가 흘러나가 움직이지 못하는 5명을 감전시켰다. 5명은 그대로 기절을 했고, 하태산은 다가가서 배낭에 든 테이프로 한 사람씩 움직이지 못하게 포박했다.


그때 현관 쪽에서 다수의 인기척이 느껴졌다. 하태산과 한효린이 바짝 긴장을 하고 공격을 준비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마법명을 읊조렸다.


“아이스······!”

“라이······!”


공격을 하려던 두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마법명을 집어삼켰다. 현관 쪽에서 들어온 사람들은 검정색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한 실장님!”

“하 과장님!”


그들은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10명의 경보실 대원들이었다.


“야, 너희들 왜 들어왔어?”


10명 중 가장 직급이 높은 남수희 과장이 대답했다.


“사이렌 소리가 들리기에 발각된 줄 알고 지원하러 왔습니다.”

“야, 내가 지원을 요청하지도 않았잖아!”

“전투가 벌어지면 지원하라고 하지 않았습니까?


한효린은 머리를 긁적이며 입술을 짓씹었다. 자신이 한 말이 있기에 뭐라고 할 수 없었다.


“그래, 다섯은 여기서 경계를 서고, 음···, 다섯 명은 지하 4층으로 가서 안지오와 나하윤이를 찾아봐!”


지오와 하윤이의 이름이 나오자 깜짝 놀란 솔미와 수진이는 자진해서 지하 4층으로 내려가는 조에 들어갔다. 남수희 과장이 네 사람을 이끌고 바로 지하 4층으로 내려갔다.


뒤에 온 다섯 명에게 경계를 맞긴 하태산은 안으로 들어가서 지오에게 무전을 날렸다.


“안지오, 안지오! 내 말 들리나?”

“아, 하태산 님, 잘 들립니다.”

“거기는 지금 상황이 어떤가?”

“우리는 괜찮은데, 여기 연구실이 좀 이상합니다.”

“응, 뭐가 이상하다는 거야?”

“몬스터 사체가 있고, 방금 키메라 강시 세 놈을 처리했습니다.”

“뭐? 키메라 강시라고? 그게 뭐야?”

“말 그대로 몬스터와 합성을 한 키메라인데 강시처럼 잘 죽지도 않습니다.”

“알았다. 지금 지원 인력이 내려갔으니까 그들과 합류해서 잠시 대기해, 다시 연락하마!”


하태산은 지오에게 들은 말을 한효린에게 보고했다. 그녀가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태산은 그녀에게 다른 생각이 있다는 걸 눈치챘다.


“실장님, 그냥 철수하죠! 거상의 특전실이 바로 들이닥칠 겁니다.”


조금 전 들이닥친 경비 인력은 모두 제압했지만, 이 연구소의 경비가 몇 명인지도 모르고, 누군가는 상부로 연락을 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거상 그룹의 헌터팀인 특수전략실이 오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효린은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치기 싫었다. 무려 차세대 헌터에 대한 연구다. 잘만 하면 경영층에 자신의 업적을 인정받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였다.


그때 전보완이 한효린에게 다가왔다.


“잃어버린 자료를 모두 찾았습니다. 회수는 완료했고 여기 들어있던 자료는 모두 삭제했습니다.”


한효린은 마침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되면 인력을 둘로 나누지 않고 함께 움직이면 된다.


“좋아! 그러면 내려가서 차세대 헌터에 대한 자료만 찾아서 바로 퇴각한다. 모두 움직여!”

“실장님!”


하태산은 바로 퇴각하자고 말하려고 했다. 경비들이야 일반인이거나 등급이 낮은 각성자이지만, 거상의 특전실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과 붙으면 이쪽도 피해를 감수해야 했다.


“뭐해! 시간 없어!”


하지만 한효린이 하태산에게 말할 틈도 주지 않고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녀를 따라 2명의 전산 전문가와 경보실 대원들이 연구실을 나가는 순간.


타타타타타타타!


천장에서 들리는 커다란 소음! 이건 헬기의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소리였다.


“거상의 특전실이 온 모양입니다!”

“아니, 이 자식들은 퇴근도 안 했나? 뭐 이렇게 빨리 온 거야?”


한효린은 명령을 수정해야 했다.


“정보실 두 사람은 나를 따라오고, 나머지는 현관에서 특전실이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

“그럼 언제 빠져나갑니까?”

“내가 퇴각 신호를 주면 그때 빠져나간다.”


한효린은 정보실의 두 사람만을 데리고 비상구를 향해 갔다.



***



하태산이 대기를 하라고 했지만, 가만히 있기 지겨운 하윤이가 뭔가 생각난 듯 지오에게 말했다.


“선배, 아까 전에 연구원이 저 문으로 들어갔잖아요. 우리 저기나 한번 들어가 보죠. 뭐가 있는지?”


지오도 이 해괴한 연구실에 또 뭐가 있는지 궁금하긴 했다.


“내가 들어가 볼 테니까 넌 문 밖에 있다가 대원들이 오면 위치를 알려 줘!”

“아이씨, 내가 들어가 보고 싶은데···?”

“하윤아, 까불지 말고 말 들어라!”

“알았어요. 혹시 또 괴상한 놈이 나오면 고함쳐요. 알았죠?”

“그래!”


지오는 하윤이를 남겨두고 조금 전 연구원이 들어간 문으로 갔다. 문은 잠겨 있지 않아 그냥 열고 들어갈 수 있었다.


“여기는 감시실인가 무슨 모니터가 이렇게 많아?”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조금 전 고해상이 보고 있었던 모니터들. 한쪽 벽에 모니터 십여 개가 모여 있었다.

모니터를 보던 지오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십여 개의 모니터 중에 두 개에는 괴물이 들어 있었다.

하나는 키가 두 사람을 합한 것보다 더 큰 괴물이고, 다른 하나는 녹색 피부에 팔이 기다란 괴물이었다.


“저건 또 뭐야? 설마 살아있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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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84. 이번 공략은 버스 태우기로 하겠습니다 +1 24.06.13 54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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