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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술술
작품등록일 :
2024.05.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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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19:40
연재수 :
1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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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73
추천수 :
984
글자수 :
617,626

작성
24.06.1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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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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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글자
12쪽

78. 헬칸 길드에 게이트 공략을 의뢰하겠습니다

DUMMY

지오는 한 여인과 데이트를 하고 있었다.

그녀의 영혼은 고결하고 아름답기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지혜가 넘쳐나는 여인이었다.

지오는 그녀가 자신에게 너무 잘 어울리는 여인임을 알 수 있었다.


지오가 그녀에게 선물을 건넸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보물이며, 지오가 아니면 아무도 만들 수 없는 아티팩트.


보디카미토!


지오가 이것을 선물하는 것은 그녀에게 자신의 절대적인 믿음을 보여주는 행위였고, 그녀만이 이것을 잘 사용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


온갖 빛이 난무하고 있는 수정구, 보디카미토를 받아 든 그녀의 눈에서는 맑은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것은 감동의 눈물이고 무한한 신뢰의 상징이었다.


지오가 두 손을 내밀어 그녀의 보석처럼 빛나는 눈물을 닦아 주려는데, 갑자기 강한 힘이 지오의 몸을 끌어당겼다. 지오가 어디론가 빨려 들어간다.


“아, 안 돼! 안 돼에에에!”


지오를 깨우기 위해 다가오던 방소희가 깜짝 놀라 지오를 흔들었다.


“지오야, 왜 그래? 꿈 꿨니?


잠깐 멍하게 방소희의 얼굴을 보던 지오는 자신이 또 꿈을 꿨다는 것을 알았다.


“아, 네. 요즘 꿈을 잘 꾸네요.”

“너 만나러 손님이 찾아왔는데 그냥 돌려보낼까?”


지오는 찾아올 만한 사람이 생각나지 않았다.


“누구신데요?”


“아이제이에서 왔다고 하던데?”


‘누구지? 한 실장인가?’


지오는 사직 면담을 할 때 자기처럼 고민에 빠져 있던 한 실장의 얼굴이 떠올랐다.


“만나볼게요.”


지오가 의자에서 일어나서 응접실로 향했다.


헬칸 길드의 사무실은 오피스텔 방 하나를 얻어서 사용하고 있었다.

출입문을 열면 좌측 벽을 따라 노트북이 놓여 있는 책상 네 개가 나란히 있다.

이곳에서 길드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데 방소희가 경리, 안철용이 총무 역할을 하고 있다. 빈 책상에서는 송이와 미나가 한 번씩 컴퓨터 게임을 하기도 한다.


사무실 가운데에 긴 책상 두 개가 마주 보고 있는데 여기가 회의실인 셈.

파티션으로 가려 놓은 창문 쪽에는 테이블을 가운데 두고 소파 두 개가 놓여 있다. 여기가 응접실이다.


그곳에는 지오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사람이 앉아 지오를 기다리고 있었다.


최혜원!


검정색의 단정한 비즈니스 정장을 입고 나타난 그녀의 표정은 무척 어두워 보였다.

며칠 동안에 회사에 큰일이라도 난 것인지 그녀의 얼굴은 지오가 기억하고 있는 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야위어 있었다.


“최혜원 이사님이 와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반갑습니다!”


지오가 그녀에게 당당하게 손을 내밀었다.

최혜원이 재벌 3세라도 전혀 졸리는 게 없었다. 이제 그 회사 머슴도 아니고!

원래 성격이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나름 힘을 얻었기 때문인지 몰라도 지오는 이게 훨씬 편하게 느껴졌다.


지오의 손을 잡은 최혜원의 입에서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 튀어나왔다.


“도와주세요! 안지오 님.”


최혜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그것도 첫 마디에 나온다는 게 믿기지가 않았다.


“회사 일입니까, 아니면 개인적인 일인가요?”

“둘 다입니다. 우리 아이제이가 망하게 생겼습니다. 제발 도와주세요!”


대기업인 아이제이가 왜 갑자기 망한단 말인가? 설마 내가 나와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인데, 그런데 왜 하필 자신을 찾아와서 도와 달라고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지난번 GG에서 우승한 것 때문에? 그때 잘하긴 했지만 그 당시 지오의 실력을 능가하는 각성자는 경보실에도 많이 있을 건데? 혹시 회사가 망해 가서 그 사람들이 다 사직을 한 것인가?


지오의 의문은 최혜원의 입을 통해 풀렸다.


“대구에서 지오 씨의 활약, 잘 봤습니다. 우리 아이제이에게는 지금 지오 씨의 힘이 필요합니다!”


아하! 도시를 지켜라 이벤트가 방송이 되었나 보다. 그런데, 그때 내 활약상은 촬영이 안 되었을 건데?


페닌슐라쿠터의 배에 수백 개의 구멍이 난 것은 누가 한 것인지 모를 것이고, 이모탈스틸사우루스는 지오가 뱃속과 입 속에서 공격을 한 것이니 그것도 촬영은 안 됐을 것이다. 입 속에서 살아 나오는 것 정도는 촬영이 되었겠지만.

라이트닝 서펀트는 동굴 안에서 싸웠는데 그게 촬영이 되었나?


뭐 어쨌든 그게 중요한 것은 아니고, 최혜원이 왜 이러는지 이유나 들어보자.


“도대체 회사가 어떤 위기에 빠진 겁니까?”

“아시겠지만 아이제이의 부산공장, 인천공장, 안산공장, 음성공장에 모두 게이트가 출현했습니다.”


미안하지만 이건 지오가 전혀 모르는 사실이었다. 퇴사를 해서 관심을 안 가져서 그런 게 아니라, 대구에서는 다른 지역의 뉴스가 나오지 않았다.


“네에? 아니 어떻게 아이제이의 모든 공장에 게이트가 발생했단 말입니까? 그게 말이 되는 일입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하지만, 그게 사실입니다. 음성공장은 3티어 게이트라서 공략을 했지만, 다른 3개는 모두 5티어 게이트라서 겨우 1차 분출을 막아냈습니다. 현재 3개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이대로 1주일만 가면 아이제이는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겁니다.”


최혜원은 정말 진지했다. 이 아가씨의 애사심이 이 정도로 컸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진짜 자기 회사니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그때 지오의 머리에 문득 빌런 임종대가 생각났다. 왜 갑자기 그가 떠올랐을까?

지오가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켰다.


빌런, 빌런 조직, 영등포공장, 게이트, 연구소 습격, 거상 그룹, 아이제이 공장, 게이트!


뭔가 연결 고리가 조금 보이는 것 같았다.


“도와주실 거죠? 정식으로 헬칸 길드에 게이트 공략을 의뢰하겠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헬칸 길드죠? 다른 유명 길드도 많이 있는데?”


최혜원이 입술을 짓씹었다.


“다른 길드는 A등급 헌터가 국가 데스 매치를 하고 있어서 자신들만으로는 보스 몬스터 퇴치가 어렵다고 의뢰를 수용하지 않았습니다.”


지오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 사람들 지금 집에서 다 쉬고 있을 건데요? 나도 오늘 거기 갔다가 나왔거든요.”

“네? 지오 씨도 국가 대표로 선발된 겁니까?”

“예, 오늘 선발되어서 16강전 치르고 왔습니다. 아마, 7시 방송에 제가 나올 겁니다. 하하하!”


최혜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사실 데스 매치에 참가한 헌터들은 게이트에 안 들어가려고 해요. 내일 또 데스 매치를 해야 하고, 내일 자신이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쉬는 시간에 게이트에 들어가서 몬스터를 잡고 싶지 않다고 하더군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데스 매치에 참가한 헌터들의 심정도, 최혜원이 헬칸 길드를 찾아온 이유도 모두 이해가 되었다.


“그 심정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군요! 저도 내일 8강전에 참전해야 합니다.”


최혜원의 눈빛이 흔들거렸다.

아이제이를 다녔고 자신과의 인연도 있고, 자신이 제법 큰 선물도 주었기에 웬만하면 헬칸 길드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지오가 국대가 되었다는 순간 그녀의 자신감이 흔들거렸다.

게다가 한시가 급한 마당에 내일 지오가 8강전에 나간다고 하니 헬칸에서도 퇴짜를 맞을까 봐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지오의 생각은 달랐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지! 신생 길드인 헬칸에는 돈이 아주 많이 필요했다.


“아버지, 계약서 좀 가져다주세요!”


뒤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안철용은 기쁜 목소리로 대답했다.


“네, 길드장님! 우리 헬칸 길드의 첫 번째 계약을 축하드립니다. 하하하하!”


안철용은 바로 계약서와 볼펜을 테이블 위에 내려놓고, 지오의 뒤에 서서 아들이 계약서 작성하는 것을 지켜봤다.


최혜원의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글썽거렸다.


“고마워요! 지오 씨도 게이트에 들어가기 싫을 건데, 그래도 한때나마 사랑했던 아이제이를 위해서 이렇게 승낙을 해 주시는 거죠?”


지오는 대답을 하지 않고 그냥 고개만 주억거렸다. 사실 최혜원이 왜 이렇게 고마워하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돈 받고 몬스터 잡는 것이야 원래 길드가 하는 일이고, 전에 몸 담은 회사라고 싸게 해 주는 것도 아니고, 업계 평균 가격보다 조금 비싸게 가격을 적고 있었다.

친절하게 최혜원이 업계 상황을 다 이야기해 주는 바람에 좀 더 불러도 되겠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그래도 영업을 3년 했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지!


그리고 지오는 길드원에게 몬스터를 잡고 있으라고 하고, 보스 몬스터만 자기가 들어가서 잡을 생각이었다.

하윤이를 비롯해서 수진이와 솔미도 꽤 강하기 때문에 5티어 게이트의 몬스터 정도에게 죽지는 않을 것이다. 좀 다치면 프리스트인 솔미가 치료해 주면 되고.


지오는 자신이 데스 매치에서 죽는다는 생각은 1도 하지 않고 있기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지오가 계약서를 작성해서 최혜원에게 내밀었다.


“한번 읽어 보시죠? 추가하거나 수정할 부분 있으면 말씀해 주세요.”


계약서를 읽어 내려가던 최혜원의 눈동자가 파르르 떨렸다.


“이, 이게 정말 가능할까요? 하루 한 개 게이트를 공략하겠다고 되어 있는데···?”

“예, 오늘은 얘들이 우리 관리 게이트에 들어가서 안될 것 같고, 내일부터 해서 5월 11일까지 3개 게이트를 공략하겠습니다.”


최혜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고맙습니다. 이대로만 된다면 제가 헬칸 길드에 선물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이미 최혜원의 선물을 한 번 받아본 적이 있었기에 이건 또 나름대로 동기부여가 되었다.

최혜원이 돌아가고 계약 내용을 들은 헬칸 길드원은 만세를 불렀다.


게이트 하나에 15억. 무려 45억짜리 계약을 따냈다.

원래 5티어 게이트 공략은 12억인데 지오가 3억을 더 얹어 숫자를 보기 좋게 만들었다.


“아니, 얘들은 왜 이렇게 안 들어오는 거야! 오늘 저녁은 회식해야 하는데?”


안철용은 오늘은 무조건 길드원 전원이 회식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쯤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을 거예요!”


채은아의 말에 모두의 눈이 사무실 문으로 향했다.

기다렸다는 듯이 바로 문이 열리고 하윤이가 개선 장군처럼 들어오며 소리쳤다.


“우하하하, 우리가 오늘 얼마 벌었는지 아십니까? 오늘 2백만 원 벌었습니다. 우하하하!”


송이가 콧방귀를 날리며 하윤이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흥, 하윤 오빠! 지금 겨우 2백만 원 벌었다고 자랑질이야? 쪽팔리게!”


생각과 달리 싸늘한 반응에 하윤이가 두 눈을 껌벅거리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지오가 설명을 하기도 전에 지오를 발견한 길드원들이 반갑게 뛰어왔다.


“지오야!”


솔미가 지오에게 뛰어오고,


“지오 선배!”


수진이도 뛰어오고,


“지오 오빠!”


미나도 뛰어왔다.


“어! 지오 선배 왔네!”


왠지 하윤이는 전신에서 힘이 쭉 빠져나가는 걸 느껴야 했다.



***



한국의 8강전 상대는 이집트였다. 한국과 이집트의 국가 관계는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이젠 상대를 모두 죽일 수밖에 없는 데스 매치의 링에서 서로 만나게 되었다.


지오는 대기실에서 등번호 57이 쓰인 붉은색 유니폼을 갈아입고 입장했다.

오늘의 경기장은 어제처럼 드넓은 벌판이 아니었다. 축구장처럼 생겼는데 크기는 축구장의 5배 정도가 되었다.


어제와는 사뭇 다르게 한국 팀의 선수들이 지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다.

이풍신도 다가와서 지오에게 인사를 하고 지오의 손가락에 낀 반지를 슬쩍 곁눈질하고 갔다.


지오는 어제 죽은 13명을 대체해서 누가 들어올지가 궁금했다.


각각의 문이 열리고 한두 명씩 신규 멤버가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많이 본 얼굴이 있었다.


“지오 선배!”


하윤이다.


“지오야!”


솔미도!


“지오 선배!”


수진이까지.


이건 지오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하윤이 정도는 올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수진이와 솔미마저!


그럼 오늘 게이트에는 누가 들어가나?



작가의말

저녁에 한 화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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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 79. 제가 한번 나가 보겠습니다! +3 24.06.11 47 8 12쪽
» 78. 헬칸 길드에 게이트 공략을 의뢰하겠습니다 +2 24.06.11 56 10 12쪽
77 77. 제가 자결을 하겠습니다! +1 24.06.10 56 8 12쪽
76 76. 데스 매치에서 항복이 어딨어? +2 24.06.10 52 8 12쪽
75 75. 한국의 57번을 제거하면 5만 골드가 추가로 지급됩니다 +2 24.06.09 57 8 12쪽
74 74. 당신은 대한민국의 국가 대표로 선발되었습니다 +2 24.06.09 58 8 12쪽
73 73. 물망초 님께서 10만 골드를 후원하셨습니다! +3 24.06.09 57 10 11쪽
72 72. 부부젤라를 부세요! +4 24.06.09 55 7 12쪽
71 71. 너도 알겠지만 이건 게임이야! +3 24.06.08 57 10 12쪽
70 70. 하하하하! 기연을 얻었구나! +3 24.06.08 56 10 12쪽
69 69. 지오가 저 괴물에게 먹혔단 말이야? +2 24.06.08 56 7 12쪽
68 68. 어디서 지린내가 나는데 +2 24.06.08 65 10 13쪽
67 67. 저놈이 왜 죽었지? +2 24.06.08 66 10 11쪽
66 66. 등에는 올라가지 마세요! +1 24.06.07 62 8 13쪽
65 65. 도시를 지켜라 이벤트가 발생했습니다 +2 24.06.07 61 7 11쪽
64 64. 우리 글램핑 사업을 하자! +3 24.06.06 76 10 13쪽
63 63. 선배도 이놈에게 먹힌 겁니까? +1 24.06.06 62 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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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 60. 혹시 제가 서자인가요? +2 24.06.05 68 8 13쪽
59 59. 내가 빛이라면 얘는 어둠이지! +2 24.06.04 62 10 13쪽
58 58. 나도 가입할까? +2 24.06.04 63 7 12쪽
57 57. 그냥 길드 하나 만드세요! +2 24.06.03 65 1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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