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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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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78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31 23:05
조회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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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사기꾼

DUMMY

오지랖 넓게 나서는 건 딱 질색이다.

본인이 어느 정도 깜냥인지 주제를 아는 건 살아오면서 알아야 할 중요한 요소였으니까.

근데 지금 이 상황은 너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왜 이딴 쓰레기 짓을 한 것인지. 그래서 저들을 만나서 꼭 물어보고 싶었다.


‘인간말종 새끼들 같으니.’


내 물음에 흐느끼던 아이가 입을 열었다.


“그놈들은 산 중턱에서 지내요. 여럿이서...”

“여럿? 얼마나 되는데?”


아이가 고민하듯 침묵을 이어나갔다.

그러다 나를 쳐다봤다.


“열 명...? 아니, 스무 명?”

“..... 쉽지 않겠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인원이 많았다.

나 혼자라면 당연히 어떻게 할 방도가 없었다.

좋은 방법이 없을지 머릿속으로 고민을 하는데 작은 목소리가 흐릿하게 들렸다.


“안 그래도 그놈들 때문에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꽤 있어요. 그래서 이번에 강한 헌터를 데려온다고 하던데...”


혼자가 아니라면 승산이 확 높아진다.

희망적인 이야기였다.


“강한 헌터? 얼마나 강한데?”

“아마 지금 만덕 정육점 아저씨네에 있을 거예요.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아이는 싸늘한 시체가 된 어머니에게 잠시 나갔다 오겠다며 인사를 했다.

나는 암담한 심정으로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아이와 함께 만덕 정육점으로 향했다.


***


만덕 정육점은 허름해 보이는 가게였다.

만들어 진지 40년은 더 되었을까.

밖에서 안쪽을 들여다보니 유리가 투명해서 전부 훤히 보였다.

할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은 젊은 남자 셋과 굳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얼마 안 가 그는 소리 없이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


“저분이 만덕 정육점 사장님이에요.”

“그럼 저분도 가족을 잃은 거니?”

“.... 그 부분까지는 잘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매번 손잡고 다니던 할머니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이 아이의 어머니처럼 할머니도 당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만히 그 모습을 지켜보는데 잠자코 있던 현자의 찍찍이가 입을 열었다.


“찌이익, 찍찍.(좀 이상한데.)”

“뭐가요?”

“찍찍찍, 찌익.(방금 저기 서 있는 놈을 돈 주고 고용한다고 했잖아. 아무리 잘 봐줘야 셋 다 F랭커인데? )”


F랭커라면 스킬 조차 제대로 없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아무리 쓸만한 스킬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걸로 20명이 넘는 사람들과 싸우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혹시 사기꾼인가?’


그런 의심이 들었다.


“저 사람들 다 F 랭커인 건 확실해요?”

“찌이익, 찍?(지금 날 못 믿겠다고?)”


현자의 찍찍이가 자존심이 상한다는 듯 헛웃음을 내쉬었다.

그러다 굳은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찌익, 찌이이이익.(내가 전보다 힘은 잃었어도, 사람 보는 눈 하나만큼은 확실하다고.)”


이때 동안 그가 했던 말을 생각해보면 틀린 소리는 한 적이 없었다.

그러므로 합리적인 의심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지금이라도 말을 해줘야 하나...”

“뭘 말을 해줘요?”


내가 혼잣말을 하는 것을 의아하게 보던 아이가 물었다.

나는 현자의 찍찍이가 하는 말을 그대로 해줘도 되나 하는 고민을 잠깐 했다.

그러다 다시 입을 열었다.


“저기 있는 저 사람들 강한 헌터는 맞대?”

“저번에 아저씨가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들었어요. 수소문하다가 어떤 강한 헌터들을 알게 되었는데 그 돈이 너무 비싸다고. 하지만 정육점을 팔아서라도 어떻게든 마련할 거라고.”


그렇다면 더욱 큰일이었다.

나는 참지 못하고 그만 정육점 안으로 문을 열고 들어갔다.

동시에 네 사람이 나를 돌아봤다.

머뭇거리던 할아버지는 나를 보더니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말을 했다.


“죄송하지만, 손님. 이제 장사 안 합니다.”


할아버지의 말에 뒤에 있던 세 사람은 숨죽여 히죽거렸다.

그 모습에 짜증이 치밀었다.


“고기 사러 온 건 아니고요, 혹시 저쪽이 강한 헌터들 맞습니까?”

“그건 어떻게 알고 물어보시는지...?”


나는 세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무리 봐도 사기꾼 같아서요.”

“사기꾼이요...? 그럴 리가 없는데...!”

“아직 계약금까지 준 건 아니죠?”

“그건 방금 전에...”


할아버지의 시선을 따라가 보자 바닥에 네모난 가방이 보였다.

아마도 저것이 계약금인 듯 싶었다.

이런 내 등장이 마음에 안 드는 듯 F 랭커 세 사람이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곤 내게 위협스럽게 다가왔다.


“그쪽은 누구?”

“누군지가 중요합니까?”

“어, 무슨 생각으로 겁대가리 없이 함부로 입을 터는지 궁금해서.”


나는 헛웃음을 짓다가 그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쪽 F 랭커죠? 그것도 셋 다.”


이에 옆에 있던 할아버지가 놀라 말을 했다.


“아닙니다. 분명 A랭커 두 사람, B랭커 한 사람이라고 소개받았는데. 그 뭐시여. 맞아. 헌터 자격증도 내가 확인을 했다고!”


헌터 자격증이야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다.

물론 걸리면 처벌을 피할 수 없지만.

헌터를 고용해서 일을 시킬 땐 종이 쪼가리보다는 헌터 사이트에 등록된 정보를 확인하는 게 제일 정확했다.


“그럼 헌터 사이트에 있는 정보 까보세요. 그러면 확실할 테니까.”

“뭐? 이 새끼가 어디서 이래라 저래라야!”


맨 앞에 서 있던 남자가 내 멱살을 잡아 올렸다.

점점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이를 보고 있던 할아버지가 우리를 말렸다.


“이게 다 무슨 소란인지! 일단 헌터님도 그렇고 방금 들어온 분도 그렇고 잠시 침착하자고요. 이렇게 우리끼리 싸워서 뭐합니까. 나쁜 놈들을 혼내야지.”


성격 좋은 할아버지는 일단 우리를 자리에 앉혔다.

그리고 차라도 내어 오겠다며 잠시 기다리라는 말로 자리를 비웠다.

할아버지가 없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다시 최악을 달렸다.


“딱 봐도 찌끄레기 같은데. 우리 일에 신경 좀 끄시지?”


조금 전에 내 멱살을 잡은 헌터가 말을 했다.

나도 이에 지지 않고 입을 열었다.


“그쪽도 피차 같은 찌끄레기 아닌가? 좋은 말로 할 때 그 돈 놓고 떠나시지?”

“이거 완전 말이 안 통하는 새끼네. 어디 한 번 해보던가.”


배짱 있는 모습에 순간 쫄뻔했다.

하지만 현자의 찍찍이가 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니까 저게 다 허세라는 말이지?’


다른 랭커라면 모르겠지만 F랭커와 싸워서 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내가 가방에 넣어놨던 휴대용 삽을 손에 쥐자 저들도 긴장한 듯 잠깐 주춤 했다.

그러나 금새 표정을 지워내고 미소를 머금었다.


“와, 무기 한 번 무식하게 생겼네.”

“무식하게 생긴 무기 제대로 보여줄 테니까, 따라 나와.”


이에 맞춰 차를 준비하러 간 할아버지가 쟁반에 찻잔을 들고 나왔다.

그리곤 놀란 얼굴로 물었다.


“지금 어디 가시는지...?”

“진짜 A 랭커가 맞는지 확인부터 해보려고요. 저도 F 랭커인데 이 인간들이 저를 못 이기면 말이 안 되는 거니까.”

“.... 아무리 그래도.”

“솔직히 할아버지도 큰돈 주고 의뢰하는데 그편이 낫잖아요.”


내가 한 말 때문에 마음이 흔들리는지 할아버지도 괜찮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때 F 랭커 헌터들이 서로 눈짓을 주고받았다.

그러다 돈 가방을 들고 있던 한 명이 갑자기 뛰쳐나갔다.

누가 봐도 돈을 들고 도망가는 모양새였다.


“어, 어, 어...! 내 돈!”


할아버지의 외침에도 나머지 두 사람은 한 번 해자는 건지 우리 앞을 막아섰다.

눈매가 날카로운 사람은 짧은 단검을 꺼내 들었고 나머지 한 놈은 두 손을 맞붙여 가드 자세를 잡았다.


“이 새끼들이!”


그나마 다행인 건 돈 가방을 들고 튀던 놈은 정육점 문을 열자마자 그 앞을 서성거리던 아이의 발에 걸려 넘어졌다.

그 짧은 순간 이대로 보내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하여 행동한 것으로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아이가 씨익 입꼬리를 올렸다.


“나이스 캐치!”

“히힛.”


모양새 없이 넘어진 놈은 욕설을 내뱉으며 아이를 노려보았다.

그리고 금방이라도 아이를 때릴 듯 손을 들어 올렸다.


“너 이 새끼가, 죽으려고!”


그 모습에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어 보였다.

나는 단검을 휘두르는 놈의 손을 삽으로 내려찍었다.

손목 스냅을 빠르게 움직이니 동작이 눈에 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아악!”


놈의 비명에 가드를 올린 놈의 폼이 허술하게 변했다.

언뜻 드러난 눈동자에선 공포감이 드리워졌다.

그대로 삽을 이용해 단검을 떨어트린 놈의 머리를 후렸다.


꽈앙 -!


“어억...!”


머리를 맞은 놈은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참으로 담백한 공격이었다.

이놈들에겐 스킬을 쓰는 것조차 아까울 정도였으니.

가드를 엉성하게 올린 놈이 마저 도망가려고 하자 그 뒤를 빠르게 쫓았다.


“어딜!”


그리곤 똑같이 삽으로 머리통을 후렸다.


꽈앙 -!


맑고 경쾌한 소리는 참으로 중독성이 있었다.

그리고 맥없이 바닥으로 쓰러졌다.

밖에서 이 모습을 전부 지켜보던 일행은 내가 가까워지자 바닥에 돈 가방을 놓았다.

항복의 의미로 두 손을 허공 위로 들어 올렸다.


“도, 돈 내려놨잖아! 때리지 마!”

“그러길래 말로 할 때 들었어야지.”


내가 천천히 다가가자 놈이 뒷걸음질 쳤다.

시시각각으로 드러나는 표정에 다급함이 담겼다.


“결국 돈은 안 챙겼잖아! 손해 보는 사람 없으면 됐지.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내가 제일 싫어하는 인간이 누군지 알아? 절박한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이야. 바로 너처럼.”


다른 두 놈처럼 정의의 삽질로 마지막 남은 한놈마저 응징했다.


까앙 -!


맑게 울리는 소리가 역시 예술이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할아버지는 믿을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응시했다.


“어, 어떻게... A 랭커가...”

“보셨잖아요. 스킬도 제대로 못 쓰고 당하는 거. 이놈들은 F 랭커라고 말하기도 부족한 놈들이에요.”

“아아... 그럼 나는 대체...”


할아버지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눈물을 글썽였다.

그의 표정에서는 수많은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이런 놈들은 죗값을 치러야 해.’


나는 할아버지한테 널브러진 세 사람을 광장으로 옮기는 것을 도와달라고 했다.

머뭇거리던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였다.

축 처진 사람을 옮기는 건 많은 힘이 드는 일이었다.

세 사람을 광장으로 전부 이동시켰을 때는 땀이 축축하게 흘러나왔다.


“후우! 꽤 힘드네.”


그 후에 나는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도록 기둥에 사이 좋게 세 사람을 묶어놨다.

그리고 유성 매직으로 얼굴에 커다랗게 글씨를 썼다.


- ‘나는 돈을 훔치려고 한 사기꾼입니다. F 랭커면서 A 랭커인 척을 했어요.’


“흠 이 정도면 됐겠지?”


만족스러워하는 나와 달리 마음이 약한 할아버지는 망설이는 기색이었다.


“정말 이렇게 해도 될지...”

“더한 짓도 해도 되는 놈들이에요, 그러니까 이렇게 두고 가죠.”

“그, 그런가...?”

“네, 그러니까 저놈들은 신경 쓰지 말고 전부 어떻게 된 일인지 집으로 가서 천천히 이야기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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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미로(1) 23.03.25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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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헌터 사냥꾼(2) 23.03.24 65 3 11쪽
16 헌터 사냥꾼(1) 23.03.23 64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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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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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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