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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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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75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24 11:20
조회
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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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1쪽

헌터 사냥꾼(2)

DUMMY

“그리고 그날 이후로 동생은 돌아오지 않았지. 동생이 말한 파티원들을 찾아봐도 거짓말처럼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하더군.”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요? 헌터 협회에 확인해 보면...”

“당연히 확인도 해봤지. 근데 정말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사람이라고 아무런 정보가 올라오지 않았어. 물론 내 동생도.”


그게 가능한 일인지 의아했다.

헌터로 각성을 하면 헌터 사이트에 본인의 신원을 등록해야 한다. 그리고 누구든 조회를 하면 어떤 헌터가 있는지 쉽게 알 수가 있다.


“혹시 헌터 협회에는... 말해 봤어요?”

“그래, 처음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내가 끈질기게 따라붙으니까 협회 사람 중 한 명이 돈을 달라고 하더군. 그럼 조금 알아봐 줄 수 있다고.”

“아...”


이제야 헌터 협회에 대한 그의 적개심이 조금은 이해가 갈 것 같았다.

그래서 과연 돈을 가져다주고 동생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까. 동생은 대체 어떤 일에 휘말리게 된 것일까.

궁금증이 올라왔지만 그 부분까지 물어도 될지 의문이 들었다.

내가 망설이는 사이 A랭커는 머쓱하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내가 아픈 사람을 붙잡고 무슨 이야기를 하는 건지. 방금 전 이야기는 못 들은 거로 해라. 저녁 시간에 다시 부를게.”


그리곤 내가 붙잡기도 전에 손을 휘저으며 사라졌다.


“벌써 가버렸네.”


방 안으로 들어가자 낡았지만 편안해 보이는 침대가 눈에 들어왔다.

몸뚱이가 천근만근이라 바로 그곳에 몸을 눕혔다.

혼자가 되니 주변이 바로 적막하게 변했다. 그리고 이런저런 생각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앞으로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오늘 만난 헌터 사냥꾼들처럼 숭고한 목표도 없다.

잃어버린 동생을 찾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책임져야 할 식솔도 없었다.

나는 날 때부터 천애 고아였다.

각성을 하기 전에는 무시를 당하며 살았고. 각성을 한 후에도 쓰레기 같은 F랭커라며 온갖 수모를 당하기 일쑤였다.

그러다 보니 이 세상이 화가 났다. 어떻게든 강해져 주겠다고 떵떵거렸지만 막상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고 운 좋게 현자의 쥐새끼를 만났다.

그뿐이었다.

내가 조용히 현자의 쥐새끼를 쳐다보자 그가 심드렁한 얼굴로 물었다.


“찌익, 찍?(왜, 용건 있어?)”

“아니요, 그냥 제가 참 운이 좋은 것 같아서요.”

“찍찍?(뭐가?)”

“그냥. 쥐인님을 안 만났으면 아직도 벌레나 잡고 살고 있었을 테니까요. 운 나쁘면 인신매매 조직단한테 진작 당했을 거고요.”

“찌이이익, 찍찍.(그러니까, 알면 잘 하라고.)”


코를 후비적거리는 모습이 건방져 보였지만 어쩐지 웃음이 났다.

그러다 슬며시 본론을 꺼냈다.


“저 지금 많이 약하겠죠?”

“찌이익, 찍.(어, 엄청.)”

“여기서 더 강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해요?”

“찍찍, 찌이이익.(훈련을 해야지. 스킬도 더 얻고. 상태창도 적극 활용하고.)”


현자의 쥐새끼의 말을 들어보면 현재 스킬에서 좀 더 받을 수 있다는 것 같았다.

상태창을 적극 활용해 보라는 것도 퀘스트를 끝내고 난 후에 받는 보상 때문이겠지.


“그래서 말인데 상태창이라는 건 대체 뭐에요? 쥐인님은 SSS급 헌터라면서 왜 이런 모습인 거고.”

“찌이익, 찍찍(그건... ^#)@&**($...%^&)”

“뭐라고요? 잘 안 들려요.”


그때 잠잠하던 상태창이 허공에 떠올랐다.

그리고 붉은색 경고창이 번쩍거렸다.


[!error!]


[시스템 접근 금지]


[!error!]


[시스템 접근 금지]


[현재 접근 가능한 레벨이 아닙니다.]


"으윽...!"


하도 시끄럽게 울려대서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내가 머리를 붙잡고 현자의 쥐새끼를 쳐다보자 그가 한숨을 푹 쉬었다.


“찍찍, 찌이익.(아마 지금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 없을 거야.)”

"어째서요?"

"찌이이익. 찍찍.(상태창이 그걸 원하지 않으니까)"

“그럼 언제쯤 알 수 있는데요?”

“찌익찌익, 찍찍.(네가 더 강해지면.)”


강해져야 한다라.

어쩌면 제일 단순한 그 말이 정답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무얼 할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정하기 전에.


‘그럼 A랭커만큼은 강해져야겠지?'


헌터 사냥꾼 최진욱.

성격을 좀 종잡을 수가 없어도 곁에 있으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나 무기 다루는 방법이라던가 싸움에 대한 부분이나.

상태창도 그걸 염두해 두고서 보상으로 동료를 말한 게 아닐까.


“저 결심했어요.”

“찌이익?(어떤 결심?)”

“당분간은 여기서 지낼까 싶어요.”

“찍찍?(어째서?)”

“좀 더 강해지려면 더 많이 싸우고 더 힘든 게이트를 돌파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동료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현자의 쥐새끼도 곰곰이 고민에 빠진 눈빛이었다.

그러다 그가 나직이 답했다.


“찌이이익, 찍찍찍.(뭐,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되겠지.)”


대화는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리고 저녁 시간이 되었을 때 최진욱이 내 방으로 올라왔다.


“어이, 자?”

“안 자고 있어요.”

“그럼 같이 저녁이나 먹자고. 거기 있는 비만 쥐새끼도 데리고 오고.”


비만 쥐새끼라는 말에 현자의 쥐새끼가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찌이익, 찍.(저놈은 기필코 죽이고 말 것이다. 그것도 아주 비참하게.)”


분노하는 현자의 쥐새끼를 겨우 진정시키고 아래로 내려가자 이 집에 지내는 아이들도 식탁에 주르륵 앉아있었다.

제일 구석에 해바라기 씨와 함께 빈 의자가 있는 것을 보니 저기가 내 자리인 것 같았다.

아이들은 여전히 내가 낯선 모양인지 경계심 가득한 눈빛으로 나를 힐끔거렸다.


“이... 형은 누구에요?”


아까 나와 마주치자 마자 도망을 갔던 그 꼬맹이었다. 두 눈에 호기심과 두려움이 뒤섞여 있었다.

때마침 커다란 솥으로 만든 카레를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들고 왔다.

식탁에 그것을 올려놓더니 최진욱을 대할 때와 다르게 환한 미소로 말을 했다.


“착한 형아야. 이번에 아주 힘든 일을 하는데 아무 보답 없이 우리를 도와줬거든.”

“.... 정말요?”


그 말 한마디에 아이들 얼굴에 어려있던 경계심이 싹 사라졌다.

이렇게 단순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빠른 변화였다.

그 후로는 별다른 대화 없이 정신없는 식사 시간이었다.

음식을 들고 뛰어다니는 아이도 있었고 이번 장난감은 내가 가지고 놀 차례라며 말다툼을 하기도 했다.


"야 너 그거 이리내라니까!"

"오빠 한솔이가 순서 안 지키고 들고 가려고 해!'


그럴 때마다 나는 난감한 표정을 지어 보였고 최진욱과 눈물점이 있는 여자는 숙련된 솜씨로 아이들을 어르고 달랬다.


"한솔아 우리 같이 규칙 정했지? 사이 좋게 나눠서 놀자고. 안 그러면 다음에 새로운 장난감은 안 들고 올 거야."


그렇게 정신없는 식사 시간이 끝나자마자 아이들은 자기 전까지 신나게 놀겠다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와... 드디어 끝났구나.”

“식사 시간이 좀 정신 없지?”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내게 물었다.

나는 원체 가족들이나 동생들과는 연이 없던 사람이라 이렇게 정신이 없을 거라고는 예상을 못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럴 줄 알았다며 그저 웃었다.


“애들 식비랑 생활비가 장난 아닐 것 같은데.”

“그렇긴 하지.”

“그래서 헌터 사냥꾼 일을 해요?”


미처 다 먹지 못한 카레를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포크로 뒤척거렸다.

잠깐의 정적 후에 내게 답했다.


“그것도 하고, 다 같이 게이트도 뛰기도 하고.”

“그럼 애들은요?”

“적어도 집을 비울 땐 사람 한 명은 두려고 신경 쓰지. 아무래도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상황이 그렇다면 오히려 잘 되었다.

대충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러니 더 더욱 내가 들어갈 자리로 알맞아 보였다.


“그럼 게이트 뛸 때 저도 같이 갈게요.”

“뭐? 같이 게이트를 가겠다고?”


눈물점 있는 여자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돌아봤다.

짧은 찰나 의심의 눈길이 스치고 지나갔다.


“어차피 당장 할 것도 없고. 이왕이면 강한 동료랑 게이트에 가보고 싶었거든요.”

“강한 동료라...”

“한동안 여기서 지내면서 밥값 한다고 생각해도 좋고.”


눈물점이 있는 여자는 최진욱을 쳐다봤다.

너는 어떡하겠냐는 물음이 담긴 시선이었다. 그러자 최진욱은 유쾌한 웃음을 지어 보이며 답했다.


“우리랑 게이트를 뛰려면 좀 많이 힘들 텐데.”

“그래도 상관없어요.”

“그래, 그럼. 마침 내일 D급 게이트 가려고 했는데 같이 가자.”


이렇게 쉽게 정해질 줄은 몰랐는지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자리에서 박차고 일어났다.


“야, 그래도 다른 애들 의견도 들어봐야지!”

“뭐 어때. 어차피 별말 안 할 것 같은데.”


두 사람이 투닥거리는 사이 최진욱이 나보고 먼저 방에 올라가 보라는 신호를 줬다.

그 길로 현자의 쥐새끼를 데리고 살금살금 방으로 올라갔다.


***


다음 날이 되고 이른 아침부터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바로 어제 말한 D급 게이트를 가기 위함이었다.

줄곧 들고 다녔지만 쓸 일이 없었던 헌터 자격증도 챙기고 삽과 현자의 쥐새끼도 잘 챙겼다.

아래로 내려가자 다른 사람들은 나보다 먼저 준비를 끝낸 듯 싶었다.

최진욱 외에는 아직 살갑게 말을 하는 사람이 없어서 서먹서먹했다. 이런 내게 최진욱이 먼저 말을 걸었다.


“그 비만 찍찍이는 왜 데려 가는 거야? 혹시 비상식량?”

“아니요, 제 동료거든요.”

“오호...”


의아하다는 시선이 따랐지만 귀찮게 이것저것을 묻진 않았다.

어찌보면 다행이었다.

사람들이 전부 모이자 최진욱이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우리가 갈 D급 게이트는 좀 이상한 게 많아.”

“이상한 게 많다고요?”

“겉으로 측정하기엔 사막화 재질의 D급 게이트인데 이상하게 한 번 안으로 들어가면 파티원들이 나오지를 않는다네.”


뭔가 이상하긴 했다.

D급 게이트라 하면 적당히 파티원들을 모아 갔을 때 격파가 힘든 수준은 아닐 것인데.

내 표정을 읽은 최진욱이 말을 다시 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엔 게이트 측정 미스가 아닌가 싶어.”

“게이트 측정 미스가... 나오기도 하나요?”

“아주 간혹. B급 랭커가 이틀 전에 들어갔는데 아직 발견되지 않는 걸 보면. 뭐가 있어도 단단히 있다는 거겠지.”


어제 D급 게이트라는 말에 조금 편안한 마음으로 가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긴장을 좀 해야할 듯 싶었다.

이런 나와 다르게 최진욱은 즐겁다는 듯 미소지었다.


"그러니 남들이 가기 전에 더더욱 우리가 선점해야지. 등급 높은 곳이면 보상도 엄청날 건데."


그때 마침 밖에서 빵빵 거리는 경적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어제 두건을 쓰고 나타났던 노랗게 염색한 사람이었다.

짐을 챙겨 밖으로 나서는데 최진욱이 내 어깨를 두어 번 두드렸다.


“각자 능력치는 게이트 안에 들어가서 말해줄게. 일단은 출발하자고.”

"알겠어요."


이제 진짜 본격적인 싸움이 시작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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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로(2) 23.03.26 48 0 11쪽
19 미로(1) 23.03.25 47 0 11쪽
18 D급 게이트 23.03.24 63 3 11쪽
» 헌터 사냥꾼(2) 23.03.24 65 3 11쪽
16 헌터 사냥꾼(1) 23.03.23 64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11 속삭이는 숲 23.03.19 77 4 12쪽
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4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7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5 5. 광전사 모드 on 23.03.17 119 3 12쪽
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3 3. 첫 사냥 23.03.17 183 4 11쪽
2 2. 은혜도 모르는 쥐새끼 23.03.16 245 4 12쪽
1 1. SSS급 빙의자의 선택받은 후계자 +1 23.03.16 31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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