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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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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70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25 13:45
조회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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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미로(1)

DUMMY

뒤를 돌아보자 거대한 돌덩이들이 땅을 울리며 걸어오고 있었다.

대충 어림잡아 보니 다섯은 되어 보였다. 이전에 싸웠던 트리거보다는 작았지만 그 크기가 커다란 나무보다 더 컸다.


“저게 대체 뭐야...?”


멍하니 그것을 바라보는데 최진욱이 나직하게 답했다.


“골렘이다.”

“골렘이요?”

“그래, 하필이면 까다로운 놈이 나타났어.”


골렘이라.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하였다.

내가 눈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거리자 최진욱의 설명이 이어졌다.


“저건 몬스터가 아니야. 인공적으로 만들어낸 거지.”

“골렘을 만들어냈다고요? 뭐 때문에요?”

“나야 모르지. 여기에 지켜야 할 무언가가 있거나. 들켜서는 안 되는 게 있어서 그런 거겠지. 골렘을 멈추려면 시전자를 죽이거나 아니면 이곳에 만들어놓은 주문진을 파괴해야 해.”


여기까지 오면서 살아있는 사람을 한 명도 보지 못 했는데.

아니, 있다고 한들 이 사막 한가운데서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머리를 굴려보다가 내가 최진욱에게 물었다.


“골렘을 그냥 파괴하는 건 안 돼요?”

“파괴를 해도 끝도 없이 재생될 거야. 그러다 보면 제일 먼저 우리가 지치겠지.”


생각한 것보다 심각한 일이었다.

그때 이를 가만히 듣고 있던 차예솔이 입을 열었다.


“그럼 인원을 나누자. 일단 나는 전투에 도움이 안 되니까 시전자나 주문진을 찾을게.”


나는 함께 골렘을 처지하겠다고 하려다가 순간 머뭇거려졌다.

어차피 혼자 시전자나 주문진을 찾는 것은 힘들 텐데.

아무래도 골렘을 처지하는 것도 내가 나서는 것보단 합이 좋은 세 사람이 맡는 게 낫지 않을까 싶어서.

그래서 고민 끝에 말을 꺼냈다.


“그럼 저도 차예솔 씨랑 같이 찾을게요. 저보단 다른 분들이 맡는 게 나은 것 같아서.”

“그래, 그럼 좀 부탁할게.”


최진욱도 이런 내 생각을 파악한 건지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차예솔과 함께 떠나려던차 가장 중요한 걸 듣지 못했다는 게 떠올랐다.


“근데 주문진이 대충 어떻게 생긴지 아세요? 그걸 알아야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골렘마다 주문진이 달라서 설명하기가 힘든데. 일단...”

“일단?”

“수상해 보인다 싶으면 전부 파괴해버려.”


어쩐지 최진욱 다운 대답이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최진욱은 신형진과 황치수를 데리고 골렘들한테 달려갔다.


“우리도 이제 움직일까요?”

“그래.”


끝없는 허허벌판뿐인 이곳에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러나 골렘과 싸우는 다른 일행들을 위해서라도 뭐든 해봐야 했다.

일단 차예솔과 나는 주변에 있는 커다란 돌부터 살펴보기로 했다.

주문진이라면 그곳에 그려놨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일단 저쪽으로 가보죠!”


그나마 바로 가까운 곳에 돌이 쌓인 언덕이 있었다.

우리는 빠르게 움직여 그곳에 있는 돌덩이들을 전부 살펴봤자. 하지만 아무데서도 수상한 흔적을 발견할 수가 없었다.

뒤를 돌아보자 일행들은 골렘들을 처지하고 있었다.

칼로 베고 무너뜨려도 아주 일순간 뿐이었다. 금새 골렘이 되살아나서 그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다음엔 어디를 봐야 할까요.”


고민을 하던 차예솔이 진지한 눈빛으로 말을 했다.


“어쩌면... 이런 곳이 아니라 바닥에 있는 건 아닐까.”

“바닥이요?”

“응, 모래들에 가려져 있을 수도 있잖아.”


말이 되는 이야기였다.

내가 시전자여도 주문진을 이 모래가 가득한 곳에 숨겨 놓는 게 훨씬 더 유리할 거라는 생각을 했을 테니까.

그러나 문제는 이 많은 모래들을 어떻게 살피냐는 것이다.


“암담하네요.”

“그렇지.”

“그래도 일단 빨리 움직여 보죠.”


차예솔과 나는 흩어져서 모래 바닥을 살펴 보기로 했다.

나는 삽을 이용해서 무작정 삽질을 했다.

시간이 갈수록 모래 폭풍은 더욱 거세어졌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렇게 파고 파고 또 파는데 어느 순간 주변에 모래가 가득 쌓여 그림자가 질 정도가 되었다.

얼굴에 흐르는 땀방울을 한 번 닦고 다시 바닥을 살펴보는데 아래에서 톱니바퀴 같은 무언가가 돌아갔다.


드르륵 -!


“어, 어...?”


발아래에 있던 모래가 아주 빠른 속도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뒤늦게 그곳을 빠져나오려고 했지만 붙잡고 나올만한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내가 비명도 지르기 전에 순식간에 어딘지도 모르는 곳으로 집어 삼켜져 버렸다.


***


짜악 -!


갑자기 눈앞에 별 몇 개가 번득거렸다.

뺨이 너무 아파 눈을 뜨니 어느새 내 몸통 위에 올라온 현자의 찍찍이가 보였다.


“찌이익, 찍!(빨리 정신 차려, 이 인간아!)”

“뭐에요, 갑자기.”

“찍찍, 찌이이익.(퍼질러서 자고 있을 때가 아니야. 빨리 움직여야지.)”


그제야 주위를 둘러보는데 돌이 겹겹이 쌓인 낯선 공간이었다.

다행히 내부에 발전기가 돌아가는지 벽면마다 전등이 은은하게 비추었다.

내가 떨어진 곳을 확인하는데 어느세 입구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있었다.


“여기는 어디에요?”

“찌이이익, 찍찍.(아마도 미로 같은데. 다른 인간들이 만들어 놨나 봐.)”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주변을 돌아보는데 사방은 막혀 있었다. 그리고 앞으로 뻥 뚫린 한쪽 길 밖에 존재하지 않았다.


“저 얼마나 이러고 있었어요?”

“찍찍?(한 3분 정도 되었던가?)”


생각보다 누워 있던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일단 걸음을 내딛는데 역시나 일자도 된 길이 쭉 이어졌다.

벽면에 있는 돌에는 알 수 없는 글자들이 이리저리 적혀 있었다.

뭐랄까 그림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여기는 뭔가 유적지 같아요. 이 이상한 언어도 그렇고. 근데 게이트에 이런 게 원래 있어요?”

“찌이익,(아니, 원래 없어. 몬스터들만 있지.)”

“근데 여기는 왜 이래요? 골렘도 그렇고.”

“찌이익, 찍찍찍.(그걸 이제 우리가 알아봐야지. 딱 봐도 여기 수상한 게 뭐라도 있어 보이는데.)”


지금쯤 내가 없어졌다는 걸 차예솔이 눈치를 챘을지 궁금했다.

적어도 몰래 쉬러 갔다고 생각은 안 했으면 좋겠는데.

앞으로 가자 점점 길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안 그래도 좁은 곳을 비좁게 걸으니 숨이 막혔는데 한결 나아졌다.

그리고 그때 허공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을]


[150/150]


[-> 보상 ‘???’]


짐작할 수 없는 퀘스트였다.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이라니.이건 또 무슨 말일까.

뭔지는 몰라도 피곤한 일이 생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때마침 저 앞에서 이상한 울음소리가 들렸다.


“우워어어어.”


앓는 소리 같기도 히고 비명 소리 같기도 하였다.

천천히 다가가 보는데 저 앞에 온몸이 종잇조각처럼 얼룩덜룩하게 붙어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아니, 애초에 저걸 사람이라고 불러도 되나?'


회색빛으로 변한 눈동자는 아무런 초점이 없었다.

그리고 팔이 네 개가 몸통에 달려있는 사람도 있었고 뜬금없이 다리가 귀 옆에 붙어있는 사람도 있었다.


“저게... 대체 뭘까요.”

“찌이익, 찍.(사람.... 이었던 것.)”

“사람이었던 거요? 그럼 지금은...”

“찍찍, 찌이익.(딱 봐도 다 죽었네. 정 신경 쓰이면 아예 목숨을 끊어주는 게 저들에겐 더 좋을 수도 있겠지.)”


그제야 상태창이 내게 준 퀘스트의 의미를 알 것 같았다.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은, 저들을 완전히 쉴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장 위에서 골렘과 싸우는 파티원들을 생각하면 지체할 시간 따위는 없었으나 이 사람들을 이대로 두고 가는 건 내키지가 않았다.


‘이건... 진짜 너무하잖아. 어떻게 사람을 저런 꼴로 만들어 놓고...’


나는 쥐고 있던 삽을 다잡았다.

분노인지 슬픔인지 알 수 없는 감정이 올라왔다.


“이미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다시 죽일 수 있어요?”

“찌이익, 찍.(머리를 아예 파괴해 버려. 단숨에 날려버리면 멈출 거야.)”


내가 앞으로 다가서자 초점 없는 눈으로 걸어 다니던 그들이 나를 돌아봤다.

그리고 동시에 내게 몰려오기 시작했다.


“으워어어어억!”


나는 삽을 휘둘러 그들의 머리통을 정확히 꿰뚫었다.

겉모습이 괴랄해서 그렇지 별다른 능력치가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인 것 같았다.

그래서 더 기분이 불쾌했다. 죄 없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 같아서.


“제가 빨리 편안하게 해드릴게요.”


숨을 쉬는 것처럼 삽을 휘둘렀다.


퍼억, 퍽 -!


주변에는 금세 움직임을 멈춘 사람들이 쌓여만 갔다.

그렇게 72명을 넘게 처리했을 때였다.

저 멀리서 쿵쿵거리는 발 굴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를 돌아보자 양손과 발에 커다란 쇠구슬을 달고 있는 ‘무언가’가 오고 있었다.


“크워어어어!”


다른 것들 사람의 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저건 사람의 형태도 아니었다. 짐승을 뒤섞어 놓은 무언가였지.

나를 보며 커다란 쇠 구슬과 함께 맹렬히 달려왔다.

손과 발을 휘젓기만 해도 쇠 구슬이 이리저리 날아가 주변을 꿰뚫었다.

나도 함께 달려가 삽으로 날아오는 쇠 구슬을 막아냈다. 하지만 한 개를 막아내도 나머지 세 개의 쇠 구슬이 동시에 날아와 피하는 게 힘들었다.


‘어쩌지?’


당장 뒤에 있는 좀비를 닮은 무언가도 나를 공격하려 들렸다.

몸을 돌려 그 사람의 몸통을 붙잡아 방패처럼 앞을 막았다. 그러자 스치고 지나간 쇠 구슬이 머리를 단번에 부서트렸다.


“오우....”


일단 저것의 움직임을 멈추려면 달린 쇠 구슬부터 처리해야 할 듯 싶었다.

나는 일부로 막다른 길로 유인해서 저것이 바로 내 뒤에 가까이 붙었을 때 벽을 밟고 몸을 돌렸다.

반대로 넘어가 놈의 몸에 매달려 있는 쇠사슬을 삽으로 내리쳤다.


까앙 -!


다행히 스치고 지나간 삽이 쇠사슬을 끊어냈지만 아직도 몸에는 세 개가 더 붙어 있었다.

뒤를 돌아본 놈이 다시 표효를 하기 시작했다.

또 다른 공간으로 유인을 하기 위해 달리는데 한눈에 봐도 수상해 보이는 문이 있었다.


‘저긴 뭐하는 곳이지?’


일단 놈을 저쪽으로 유인하려는데 내가 방 안으로 들어서자 놈이 더 이상 다가오지 않았다.

이상한 일이었다.


“여기에 뭐가 있나...?”


안을 돌아보는데 꼭 실험실처럼 생긴 내부가 펼쳐졌다.

사람의 신체 부위를 커다란 플라스틱 원형 통에 담은 것들도 전시되어 있었고 흩뿌려진 종이들이 바닥을 가득 채웠다.

그것을 주워서 읽는데 이번에는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언어로 적혀 있었다.


[실험 일지] 034번

- 다른 사람의 신체 부위를 이어붙여도 별다른 거부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다. 실험이 점점 성공적으로 흘러간다.


[실험 일지] 072번

- 이번에는 짐승과 인간의 신체를 섞어보았다. 생명 기능이 멈춘 상태인데 이상하게 강한 분노 반응을 일으킨다.


상세하게 적힌 실험 내용들은 구역질이 치밀어오를 정도였다.

그렇게 내가 마지막 페이지를 넘겼을 때는 눈을 의심할만한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게 다 무슨..!”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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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1) 23.03.25 47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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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헌터 사냥꾼(1) 23.03.23 64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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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3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7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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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3 3. 첫 사냥 23.03.17 18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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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 SSS급 빙의자의 선택받은 후계자 +1 23.03.16 31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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