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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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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74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26 23:20
조회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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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미로(2)

DUMMY

[실험 일지]

142번

- 드디어 랭커의 등급을 인공적으로 향상시킬 방법을 찾아냈다. 이제 이곳을 나갈 때가 되었다.


주변에 있는 다른 자료들을 찾아봐도 중요해 보이는 부분은 찢어져 있거나 지워져 있었다.


‘이런 일지를 놔두고 간 거 보면 다른 자료들고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책상 위도 뒤적거려보고 책상에 붙어 있는 서랍도 열어봤지만 텅 비어 있었다.

그러다 문뜩 가장 구석에 있는 철제 사물함이 눈에 띄었다.


“저기엔 뭐가 들어있는 거지?”


그곳을 뒤적거려보자 이 실험 대상자들에 대한 상세 정보가 나와 있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총 150명.

연령과 나이, 사는 곳, 헌터 랭커들이 모두가 달랐다.

전부 본인의 동의하에 이런 실험에 참가한 것이 아니었다.

온갖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하여 납치와 감금을 일삼고 생체 실험까지 벌인 것이었다.


“그럼 설마... 랭커 등급을 향상 시키려고 밖에 있는 사람들을 저렇게 만들었단 말이야?”


화가 치밀어 올랐다.

어떻게 사람의 탈을 쓰고 이런 짓을 일삼을 수 있는지.

주먹이 파르르 떨려왔다.


“쓰레기 같은 새끼들...!”


그러자 가만히 나와 함께 자료를 보던 현자의 찍찍이가 입을 열었다.


“찌이이익, 찍찍.(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야. 불법적으로 헌터에 연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소문은 예전부터 있었으니까.)”

“연구를 하는 건 좋다 이건데. 저 밖에 있는 사람들은 대체 무슨 죄냐고요. 이렇게 될 줄도 몰랐을 텐데...”

“찌이익, 찍찍.(네가 지금 고인들을 위해서 할 수 있는 건 딱 한 가지야. 저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해주는 거.)”


분하지만 현자의 찍찍이의 말이 맞았다.

이 실험을 행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나는 모른다. 그리고 저 밖에는 골렘들과 싸우는 파티원들이 있었다.

내가 현재 할 수 있는 일은 당장 눈앞에 펼쳐진 일을 해내는 것뿐.


“그 말이 맞아요. 일단 여기 있는 서류 다 챙겨서 나간 뒤에 저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줘야겠어요.”


나는 실험 일지와 실험에 희생당한 대상자들에 대한 서류를 챙겨 가방에 넣었다.

혹시나 나중에 쓸모가 있을까 있을까 싶어서.

그리고 실험실을 나왔다.

밖에는 실험실 안으로 들어오지 못한 망자가 이빨을 드러내며 크르릉 거렸다.

한 쪽 팔에 있는 쇠사슬은 끊어냈지만 아직 세 개의 쇠사슬이 남아 있었다.


“끝까지 해보자는 거지, 그래.”


심호흡을 한 번 내쉰 뒤에 망자에게 달려들었다.

날아오는 세 개의 쇠사슬을 휙휙 피한 뒤에 아까와 똑같은 구석으로 망자를 몰았다.

학습 능력은 없는 건지 이전처럼 나를 따라왔다.

구석에 완전히 도착했을 때쯤 막힌 벽을 타고 망자를 뛰어넘었다.


쿠웅, 쿵, 쿵 -!


의미 없이 벽을 찍어대는 움직임에 애꿎은 벽만 가루가 휘날렸다.

그리고 삽을 벽에 박혀 있는 쇠사슬에 내려찍었다.


까앙 -!


또 하나의 쇠 구슬이 끊어졌다.


“크워어어어억!”


일부로 머리를 공격하기 위해 양팔에 달린 쇠사슬을 끊어냈다.

다리에 달린 것은 적당히 피하면 될 문제.


“이제 진짜 끝내준다.”


나를 발견하고 뒤늦게 달려오는 다른 이들의 머리를 베면서 앞으로 돌진했다.

그러다 쇠사슬을 달고 있는 망자의 머리에 정확하게 삽을 꽂았다.


“크르륵, 크륵...!”


잠깐의 발버둥이 이어지더니 힘 없이 바닥으로 픽 쓰러졌다.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을]


[85/150]


[-> 보상 ‘???’]


한숨 돌리는 것도 잠시 아직까지 베어야 할 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었다.

무의미한 살육에 가까운 행동을 더 해야 한다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혹시 이 사람들 알고 보면 살아있는 건 아니겠죠?”

“찌이이익, 찍.(그럴 리는 절대 없어. 이미 죽은 고인이야. 피부도 저렇게 다 썩어 있는데.)”

“그렇다면 다행이고요. 혹시나 실수하는 걸까 봐.”


숨을 마저 돌린 후 다시 한 번 전투를 이어서 했다.


“으워어어억!”


괴성을 지르며 달려오는 망자를 피한 후에 삽을 휘둘렀다.

마침 근처에 있던 망자도 동시에 베었다.


‘한 번에 투 킬이라니.’


앞으로 어떤 식으로 행동을 해야 할지 이제야 감이 오기 시작했다.

깨달음을 얻은 후에는 몰려있는 망자들에게 달려가 무자비하게 삽을 휘둘렀다.

도중에 기척을 늦게 알아차려 이빨을 딱딱거리는 망자에게 물릴 뻔 했지만 겨우 피해냈다.


“멍청이 같은 질문인 거 아는데. 혹시 물리면 영화처럼 좀비로 변할까요?”


내 말을 들은 현자의 찍찍이가 콧방귀를 꼈다.


“찌이익, 찍찍찍, 찌익.(그게 될 것 같아? 정 궁금하면 한 번 물려보던가.)”

“그러고 싶지는 않고요.”


마침내 마지막 망자까지 베어냈을 때 요란하게 움직이던 삽이 멈췄다.


“후우...”


긴장감 없는 싸움이었지만 왠지 모를 죄책감에 정신적인 소모가 컸다.

주변을 둘러보자 미로는 어느새 난도질 된 시체들로 가득 쌓여 있었다.

그리고 상태창이 다시 허공에 떠올랐다.


[고인에게 영원한 안식을]


[150/150]


[-> 보상 ‘???’]


물음표로 가려져 있던 글자들이 번쩍였다.

그리고 천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 보상 ‘미로 탈출 지도’]


“미로 탈출 지도...?”


새하얀 빛과 함께 내 손에 생긴 것은 정말 말 그대로 지도였다.

얼핏 내용을 확인하자 지도 없이 탈출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것 같은 미로 내부의 모습이었다.

내가 있는 곳이 어딘지 대충 가늠하려는데 마침 실험실이라고 적힌 위치가 보였다.

다행히 미로를 탈출하는 곳이 여기서 멀지 않았다.

그렇게 밖으로 나가려는데 신경이 쓰이는 장소가 하나 있었다.


“주문진 유지실...?”


아무리 생각해도 밖에 있는 골렘과 연관이 있을 것 같았다.

주문진이 땅 아래에 있을 것 같다는 차예솔의 말 또한 신경이 쓰였다.


“아무래도 가 봐야겠죠? 출구랑 거리가 멀어도?”

“찌이익, 찍.(아마 여기가 맞을 거야. 밖에 있는 골렘도 이 곳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 같은데.)”

“차라리 다른 사람이랑 같이 오는 건 어때요?”

“찌이익, 찍.(여기에 무슨 장치를 해놨을 줄 알고? 몇 명 이상 오면 주문진에 다가가지 못 하게 폭발하도록 설계를 해놨을 수도 있고 평범한 출입구로 접근 못할 수도 있는데.)”


현자의 찍찍이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혼자라도 한 번 가보고 수상해 보이는 건 모조리 파괴해 버리는 수 밖에.


“어휴, 알겠어요. 그럼 일단 가볼게요.”


지도를 확인하며 길을 나서는데 미로에는 온갖 이상한 장치가 다 걸려 있었다.

돌을 잘못 밟으면 사방에서 가시가 올라오는 장치도 있고 저 아래에 독사가 우글거리는 구멍도 있었다.

다행히 지도에 그 모든 게 다 나와 있어서 무사히 피할 수가 있었다.


“여기는 대체 어떻게 된 곳일까요. 일반적인 게이트랑은 또 다른 것 같은데.”

“찌이익, 찍.(내가 봤을 땐...)”

“내가 봤을 땐?”

“찌익, 찍찍.(인공 게이트가 아닌가 싶거든.)”


인공 게이트는 살면서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인공이라면 누군가가 만들었을 건데 대체 누가 무슨 목적으로 만든다는 말인가.

내 생각을 눈치챈 것인지 현자의 찍찍이가 말을 이었다.


“찌이이익, 찍.(의심되는 놈들이 있어.)”

“그게 누군데요?”

“찍, 찌익.(살면서 엮여서는 안 되는 아주 위험한 놈들.)”


더 묻고 싶었지만 현자의 찍찍이의 표정이 심각해졌다.

일단 골렘들을 멈춘 후에 자세한 걸 물어보는 게 나을 듯 싶었다.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아가는데 마침 저 멀리 나무들이 우거진 방 하나가 보였다.

그곳에 들어가자 삭막한 미로와 다르게 아름답게 꾸며진 화원이 있었다.

입을 떡 벌리고 멍청하게 둘러보다가 정 중앙에 있는 커다란 돌 다섯 개가 보였다.


‘마침 밖에 있는 골렘 수랑 똑같잖아?’


자세히 확인해 보자 밖에 미로에 적힌 글자와 비슷하게 생긴 것들이 돌에 적혀있었다.

이것이 골렘들을 조종하는 주문진이 아닐까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일단 그것을 삽으로 내리치려는데 익숙한 붉은색 문구가 눈에 띄었다.


“관계자 외 조작을 금지합니다...?”


너무 익숙한 문구라 나도 모르게 웃음이 피식 나왔다.


"개소리 하지 말라고 그래."


무시하고 삽을 그대로 내려쳤다.

다행히 단단해 보이는 돌은 삽으로 세게 내려치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까앙, 까앙, 까앙, 깡 -!


네 개를 연달아 파괴했을 때였다.

마지막 한 개마저 부수기 위해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는데 땅에서 진동이 울리기 시작했다.


콰과과과광 -!


“갑자기 이게 뭐, 뭐야...?”

“찌이익, 찍.(미로가 무너지고 있어.)”

“미로가 무너져요? 갑자기 왜?”


그러자 현자의 찍찍이가 주의 문구가 있는 곳을 턱짓으로 가리켰다.


“설마.. 주문진을 파괴했다고요?”

“찌익, 찍찍.(무슨 장치를 해놓은 건지는 놈들만 아니까. 근데 나라면 최대한 빨리 이곳을 벗어날 것 같은데.)”


정말 큰일이었다.

아까 지도를 확인했을 때 이곳과 출구의 거리가 꽤 되었다.

그냥 달려서는 시간 내에 탈출하지 못할 것 같았다.

그래서 황급히 가지고 있던 ‘기합’ 스킬을 사용했다.


“으라아아압!”


전신에 기운이 맴돌았다.

팔다리에 힘이 넘치는 것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마지막 남은 주문진마저 삽으로 부숴버리고 냅다 달렸다.


“제가 달리는 데에 집중하는 동안 지도 좀 보고 말해주실 수 있어요?”


현자의 찍찍이의 손에 지도를 쥐여주려는데 손이 너무 작아서 지도가 자꾸만 구겨졌다.


“찌익!(뗴잉!)”


몇 번 역정을 내던 현자의 찍찍이는 내 머리 위에 올라갔다.

지도를 정수리에 펼치고 내 머리카락은 승마를 할 때 쓰는 손잡이처럼 단단히 붙잡았다.

붙잡힌 머리카락이 땡겨서 눈물이 찔끔 날 것 같았지만 당장에 죽냐, 사냐의 문제에 놓인 터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일단 전 달립니다!”

“찌이이익, 찍!(바로 앞에 함정 장치!)”


하필이면 바로 앞에 무너진 바닥이 보였다.

있는 힘을 다 해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멀리 뛰었다.

가까스로 무너진 바닥과 함정을 피해 반대로 넘어갔다.


"와! 죽는 줄 알았네."


생각보다 현자의 찍찍이와는 합이 좋았다.

함정이 있는 위치와 탈출 방향을 알려주자 무너지는 미로 속에서도 신속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저 끝에 밖과 연결된 터널이 보였다.


우르르르, 쾅 -!


점점 좁아지는 천장에 고개를 숙이며 심장이 터져라 달렸다.

살면서 이렇게 달려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렇게 출구로 몸을 날렸을 때 뒤에 있던 미로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하아, 하아, 하...!"


심장이 터질 것 같아서 더는 움직일 수가 없었다.

바닥에 쓰러진 채로 거친 숨을 내쉬는데 모래 사장이 이상하게 한 쪽 방향으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마치 아래로 모래가 흘러내려가는 것처럼.


"설마... 아직 끝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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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2) 23.03.26 48 0 11쪽
19 미로(1) 23.03.25 47 0 11쪽
18 D급 게이트 23.03.24 63 3 11쪽
17 헌터 사냥꾼(2) 23.03.24 64 3 11쪽
16 헌터 사냥꾼(1) 23.03.23 64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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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4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7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5 5. 광전사 모드 on 23.03.17 119 3 12쪽
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3 3. 첫 사냥 23.03.17 183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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