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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77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2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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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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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소매치기

DUMMY

헌터 자격증이 지갑에 있다는 사실에 바로 아이의 뒤를 쫓았다.

어찌나 잽싼지 조금만 한눈팔아도 아이를 놓칠 것 같았다.

그러다 뒤를 돌아본 아이가 핼쑥한 얼굴로 골목길 안에 뛰어갔다.


“거기서! 빨리 안 멈추면 형이 이놈 한다!”


이런 내 말에 아이는 더욱 기겁을 하며 몸을 숨겼다.

복잡한 골목길에서는 아이의 모습을 눈으로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어느 순간 아이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져버렸다.


“어후, 쪼꼬마난게 왤케 빨라. 그새 놓쳤나...!”

“찌이익. 찍.(바보 같은 놈.)”

“제가 왜 바보입니까!”

“찍찍찍.(애가 오는 것도 눈치 못 채니까 바보지.)”

“그럼 쥐인님은 알고 있었어요? 본인도 몰랐으면서.”


내 말에 현자의 찍찍이가 헛웃음을 내쉬었다.

이어서 나오는 말은 뻔뻔하기 그지 없었다.


“찌이이익. 찍.(나는 알고 있었지.)”

“근데 왜 말을 안 해줘요.”

“찌익, 찍찍?(왜 굳이 말을 해줘야 하는데?)”


아주 괘씸한 마음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딸기 맛 간식 같은 건 안 사는 건데 말이다.

그렇게 정처 없이 아이를 찾아 헤매는데 어디선가 비명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따라가 보니 내 지갑을 훔쳐 간 아이가 웬 깡패같이 생긴 놈에게 멱살을 잡힌 채로 있었다.

아이의 한쪽 뺨이 붉어진 걸 보니 뺨이라도 맞은 것 같았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내 말에 깡패 같은 놈이 나를 돌아봤다.

비열하게 생긴 남자의 얼굴에는 비웃음이 스몄다.


“아, 그쪽이 F급 헌터?”


저 말은 저자가 내 지갑 안에 있는 헌터 확인증을 봤다는 소리였다.


‘설마 도둑질을 하라고 시킨 건가?’


좋지 않은 여러 가지 생각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나는 남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답했다.


“그렇다면요?”

“아니, 뭔 놈의 지갑에 돈이 이렇게 없어. 그쪽 때문에 얘가 오늘치 실적을 못 맞춰서 맞았잖아. 이거 어떻게 책임질래?”


순 날강도 쓰레기 같은 말이었다.

분노가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이런 내 마음을 알아주는 건지 허공에 상태창이 떠올랐다.


[깡패 놈 혼쭐내주기]


[-> 보상으로 ‘3 포인트’]


저놈이 얼마나 강한 헌터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최근에 받은 도둑 삽질 스킬도 한 번 써볼 겸 보상도 얻을 겸 나쁘지 않은 기회였다.


“책임은 당신이 져야지. 내 기분을 잡치게 만들었는데.”

“뭐...?”


일단 상대의 성질머리를 긁는 건 성공 했다.

깡패놈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 달아올랐으니 말이다.

이윽고 놈은 멱살을 쥐고 있던 아이를 패대기쳤다. 그리곤 나를 향해 무서운 기세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이 새끼가 정신을 놓은 건가? F급 랭커 주제에 개겨? 오늘 교육 한 번 시켜줘야겠네.”


깽패 놈은 아무것도 없던 바닥에서 거대한 망치를 만들어 냈다.

소환술이라고 하기엔 무기 자체가 흙으로 빚어져 있었다.


‘흙을 이용해서 무기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는 건가?’


깽패 놈은 내게 위협감을 주려는 듯 망치를 허공에 휙 휙 휘둘렀다.

공기를 가르는 소리가 살벌하게 들려왔다.


“이게 이래 보여도 꽤 단단하게 만들어졌거든. 머리에 잘못 맞으면 그대로 세상 하직한다는 말이지.”


내가 뒷걸음질 치자 깽패 놈은 더욱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쓰는 무기 또한 쉽게 부러질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지만 가동 범위 자체가 불리했다.

삽은 가까이 다가가야 공격할 수 있는 근거리 공격용에 적합했고 저 망치는 어느 정도 거리가 있어도 공격이 닿을 수 있었다.

고민을 하다가 최근에 받은 도둑 삽질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도둑 삽질’

- 상대방의 스킬을 훔쳐서 사용할 수 있다.

- 사용 범위는 하루에 3회를 초과하지 못 한다.

- ??????

- ??????


도둑 스킬을 사용하자 내가 들고 있던 삽이 깡패 놈과 똑같은 망치로 변했다.

다만 더 좋은 점은 흙으로만 빚어진 깡패 놈의 무기와 달리 내 것은 원래 삽의 재질을 그대로 들고 왔다.

순식간에 삽이 쇠망치로 변하는 것을 본 깡패 놈의 얼굴이 놀라움으로 차올랐다.


“뭐야, 어떻게 한 거야? 분명... 내 무기랑 똑같이 생겼는데?”

“알고 싶으면 덤비던가.”


내 말에 화가 난 깡패 놈이 얼굴을 잔뜩 구겼다.

그리고 인정사정없이 달려왔다.


“네놈은 내가 오늘 꼭 죽인다!”


휘이익, 휙-!


그가 휘두르는 긴 망치는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하지만 피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

나는 몸통을 좌우로 살짝살짝 움직였다. 간발의 차로 계속해서 바닥을 내려치자 깡패 놈의 얼굴에 약이 잔뜩 올랐다.


“쥐새끼처럼 잘도!”

“찌이익, 찍?(뭐, 쥐새끼?)”


가만히 있던 현자의 찍찍이가 분통을 터뜨렸다.

그 모습에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내가 웃는 모습을 비웃는다고 생각을 한 것인지 깡패 놈이 망치를 더욱 맹렬히 휘둘렀다.

몇 번 피하다가 나 또한 반격에 나섰다.


‘대충 어떤 식으로 휘두르는지는 확인했고.’


거대 망치는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낯설었다.

하지만 놈이 하는 대로 어깨 전체를 이용하여 휘둘렀다. 그러자 확실히 관절에 오는 부담감이 적었다.

내가 휘두르는 망치를 깡패 놈이 뒷걸음질 치며 피했다.

그러다 빈틈이 생기면 그 틈새를 파고들어 공격할 틈을 노렸다.

그렇게 한참 막고 막아내는 대치를 하다가 이러다간 끝이 날 것 같지가 않았다.

나는 기합 스킬을 사용했다.


"으랴아아압!"


체력과 근력이 기존보다 두 배나 올랐다.

전신에 힘이 끓어올라 묵직하게 느껴지던 망치가 깃털처럼 가벼워졌다.


“후우.”


기다란 망치가 허공에서 춤을 추듯 자유롭게 움직였다.

조금 전과 다른 움직임이었다.

대등하던 격차가 점점 더 내게 유리한 쪽으로 좁혀지자 깡패 놈의 얼굴에서 당황스러운 감정이 피어올랐다.


“뭐, 뭐야. 갑자기! 이럴 리가 없는데! 고작 F 랭커 주제에!”


그 순간 내가 휘두른 쇠망치가 마침내 놈의 무기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퍼억 -!


깡패 놈은 놀란 얼굴로 뒤로 넘어졌다.

그대로 쇠망치를 내려칠 듯 들어 올리자 애원하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 안 돼! 제발 그러지 마!”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휘이익 -!


"으아아악!"


그대로 내려친 쇠망치는 깡패 놈의 바로 옆을 스쳤다.

놈은 몸을 떨며 바지에 누런 오줌을 적셨다.


“다시 한 번 이딴 짓 하면 이 망치가 어디를 향할지 몰라. 알아들었으면 당장 꺼져.”

"예에, 예...!"


내 말에 깡패 놈은 푹 젖은 바지로 저 멀리 도망갔다.

마침 잃어버린 내 지갑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서 냅다 주웠다.

그에 맞춰 상태창도 클리어 표시가 떠올랐다.


[깡패 놈 혼쭐 내주기]


[-> 보상으로 '3 포인트' 적립]


이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던 아이는 멍한 표정으로 한참을 있었다.

그러다 다가와서는 커다래진 눈으로 내게 물었다.


“아저씨 강해요?”


아직 창창한 20대인데 아저씨라니.

맹랑한 꼬맹이의 말에 성의 없이 대꾸를 했다.


“아저씨 아니고 형인데.”

“..... 형 많이 강해요?”

“아니.”


저 깡패 같은 헌터를 쓰러트렸다고는 하지만 이전보다 얼마나 강해졌는지는 아직 모른다.

해봤자 F랭커에서 아주 조금 더 좋아지지 않았을까 하고 추측할 뿐.

내 단호한 대답에 아이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그리고는 울음을 꾹 참는 듯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지갑을 훔친 것도 죄송해요, 앞으로는 절대 안 그럴게요. 그러니까 저 좀 도와주세요, 엄마가 많이 아파요.”

“너를 도와달라고? 하지만 나는 의사가 아닌데.”

“이게 다 저 인간들 때문이에요. 저도 처음부터 이런 도둑질을 하진 않았어요. 어느 날 우리 마을에 나타난 저놈들이 엄마한테 이상한 주사를 놓지만 않았어도...”

“이상한 주사라니?”


이렇게 말을 하는 걸 보면 어머니가 아픈 게 그 주사와 관련이 있는 것 같은데.

의아함이 들었다.

나와 눈을 마주한 아이는 이제는 엉엉 울며 대답을 이어나갔다.


“붉은색으로 된 이상한 주사였어요. 그 주사를 맞고 난 후에 약이 없으면 엄마가 괴롭다고 울부짖었는데... 그 약을 구하려면 소매치기를 하든 어떻게든 돈을 만들어와야 했어요.”


아이의 말을 듣는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이 어린 아이한테 무슨 짓을 하는 건지.

엄마를 생각하며 매일 매일을 어떤 마음으로 도둑질에 가담했을지 먹먹해져서.

과연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을지 의아했지만 일단 아이의 어머니가 얼마나 안 좋은 상태인지 확인해야 할 것 같았다.


“어머님은 어디 계시니.”

“제가 안내할게요.”


아이를 따라가는 동안 길이 점점 한산해졌다.

지나다니는 사람들도 적어지는 게 뭔가 좋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이를 지켜보던 현자의 찍찍이가 나한테만 들릴 목소리로 속삭였다.


“찌이익, 찍.(함정일 지도 모르겠는데.)”

“함정이라고요?”

“찍찍,(그래, 이것도 작전의 일부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그렇다고 하기엔 아이의 눈물과 울분이 진심처럼 느껴졌다.

내가 입을 꾹 닫고 걸어가는데 아이가 멈춰선 곳은 다 쓰러져가는, 집이라고 말하기도 민망한 곳이었다.


“여기에요, 우리 집.”


아이를 따라서 안으로 들어가자 청소를 안 한지가 얼마나 오래된 건지 시선을 돌리는 곳마다 쓰레기가 쌓여있었다.

먼지는 또 얼마나 쌓인 건지 숨을 들이쉬는데 목구멍이 칼칼할 정도였다.


“정말 여기서 살았다고?”


조금 나쁘게 표현을 하면 차라리 밖에서 노숙을 하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를 정도였다.

내 말에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곳엔 잔뜩 해진 침대와 누워있는 사람의 인영이 보였다.


“엄마, 나 왔어.”


아이가 말을 했지만 침대에 누운 사람은 미동조차 없었다.

거기다 어딘가 매캐하고 인상을 절로 찌푸리게 하는 냄새가 났다. 상당히 찜찜하고 좋지 않은 그런 냄새 말이다.

나는 그런 어머니의 근처에 가까이 다가갔다.


“저 어머님...?”


역시나 이번에도 답이 없었다.

가까이서 상태를 확인하는데 있어야 할 두 눈이 사라지고 그곳엔 구덕이가 득실거렸다.

그리고 얼굴은 기괴하게 뒤틀려서 사람의 모습이라고 하기가 힘들었다.

흡사 몬스터를 떠올리게 할 만큼.


“으악...!”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아이는 그런 내 손을 꼭 잡고 울먹거리는 눈으로 애원했다.


“우리 엄마... 치료 받으면 나을 수 있죠? 형아.”


이미 죽은 사람이었다.

거기다 사지가 뒤틀린 모습은 힐러가 와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지경이었다.


"......."


내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젓자 아이는 엉엉 눈물을 터뜨렸다.

나의 침묵이 무얼 의미하는지 모르지는 않을 터이니.

아이의 울음이 멈추었을 때쯤 입을 꾹 닫고 있던 내가 물었다.


“그놈들 지금.... 어디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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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로(2) 23.03.26 48 0 11쪽
19 미로(1) 23.03.25 47 0 11쪽
18 D급 게이트 23.03.24 63 3 11쪽
17 헌터 사냥꾼(2) 23.03.24 65 3 11쪽
16 헌터 사냥꾼(1) 23.03.23 64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11 속삭이는 숲 23.03.19 78 4 12쪽
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4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7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5 5. 광전사 모드 on 23.03.17 119 3 12쪽
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3 3. 첫 사냥 23.03.17 183 4 11쪽
2 2. 은혜도 모르는 쥐새끼 23.03.16 245 4 12쪽
1 1. SSS급 빙의자의 선택받은 후계자 +1 23.03.16 31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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