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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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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68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17 21:00
조회
86
추천
4
글자
11쪽

7. 대장장이의 한(2)

DUMMY

'그러니까 이놈들을 다 해치우면 두 번째 스킬을 준다는 거지?'


첫 번째 스킬을 얻게 된 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두 번째 스킬이라니.

물론 거미 떼가 많아서 자신은 없었지만 길고 짧은 건 대 봐야 아는 것이었다.

손에 쥔 삽을 다시 그러잡자 삽이 우웅하며 진동했다.

녀석도 나와 같이 싸우고 싶다는 것처럼 느껴졌다.


'일단 가보자고.'


때마침 맨 앞에 있던 거대 거미가 이를 딱딱거리며 빠른 속도로 기어왔다.

나는 쥐고 있던 삽을 가볍게 휘둘렀다.


휘익 -!


생각보다 약한지 휘두르는 대로 녀석의 다리가 잘려나갔다.

날카로운 이빨만 잘 피하면 될 듯싶었다.


‘여기가 완전한 게이트가 아니라서 그런가? 생각보다 해볼 만한데.’


내 생각을 읽은 쥐새끼가 옆에서 중얼거렸다.


“찌이익, 찍찍.(저기 맨 뒤에 있는 여왕 빼고는 다 허접이니까 되는 대로 막 휘둘러버려.)”


‘여왕 빼고는?’


그 말에 거대 거미 군단 뒤에 있는 커다란 거미를 쳐다보았다.

다른 놈들보다도 더 크고 다리가 더 많았다.

그것은 별다른 움직임 없이 상황을 관망하듯 조용히 지켜볼 따름이었다.

하지만 쥐새끼가 굳이 콕 찝어서 말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다.


“그럼 여왕은요?”

“찍찍.(여왕은 긴장 좀 하는 게 좋을 거야. 몬스터 화가 반 정도 진행되었거든.)”


몬스터 화가 진행이 되었다라.

그동안 내가 싸워온 놈들은 몬스터가 아니었다. 오염 구역에 있다가 영향을 받은 짐승들이었지.

그것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강할지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빨리 싸워보고 싶은데요.”

“찌익.(입만 살아서는.)”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오른쪽 대열에 있던 놈이 손톱을 휘둘렀다.

웃긴 건 쥐새끼가 내게 던지던 해바라기 씨보다 훨씬 느린 속도라는 것이다.


‘진짜 그 말도 안 되는 것들이 전부 훈련이었다니.’


나는 가볍게 몸을 피했다.

거대 거미의 손톱이 허공을 휘익 스쳐 지나갔다.

이번에는 상체를 숙였다가 일어서는 반동을 이용하여 삽에 힘을 실었다.

그대로 몸통을 향해 삽을 푹 찔러 넣었다.


“키에에엑!”


삽이 파고들며 초록색 점액질 피가 이리저리 튀었다.

발버둥 치던 거대 거미는 단말마의 비명을 질렀다. 얼마 안 가 쿵 소리를 내며 쓰러졌다.

주변에 흙먼지가 자욱하게 퍼졌다.


“하나 해치웠고.”


그런데도 아직 처리해야 할 놈들이 끝도 없이 많았다.

오늘 안에 다 끝낼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저게 다 몇 마리야.”


때마침 상태창이 친절하게 남아있는 거대 거미들의 숫자를 알려 주었다.


[100/98]


[-> 거대 거미 떼 박멸 2%]


어쩐지 많아 보이더라.

아무리 거대 거미가 쪼랩이라고 해도 100마리는 좀 너무한 게 아닌가.

전부 없애기 전에 먼저 내가 지쳐서 쓰러질 것 같았다.


‘아껴놨던 물약을 사용해야 하나.’


남은 물약은 8개.

시장에 전부 팔아서 부자가 될 생각에 들떠있었는데.

부자가 되기는 개뿔. 8개를 다 쓰고도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거대 거미 여섯 마리가 동시에 달려왔다.


“키에엑!”

“그래. 차라리 한 번에 달려와 주면 땡큐지.”


삽질하는 광전사 스킬을 사용하자 삽이 허공에서 춤을 추듯 자유롭게 움직였다.

그 잔상을 눈으로 쫓기가 힘들 지경이었다.

한 마리를 베고, 베고 또 베었다.

동시에 주변에 있는 놈들까지 도륙이 났다.

거대 거미들이 비명을 내지르는 것보다 삽이 그들의 숨통을 앗아가는 속도가 더 빨랐다.


휘이익, 휙, 휙 -!


내가 멈춰 섰을 때는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거미들이 단숨에 사라져 있었다.


[100/10]


[-> 거대 거미 떼 박멸 10%]


숫자로 밀어붙일 모양인지 앞에 놈들을 해치우자마자 또 다른 놈들이 몰려왔다.

숨을 쉬듯 삽을 휘둘렀다.

놈들이 휘두르는 발톱에 스쳐 피가 터졌다.

하지만 아픔을 느낄 새도 없이 더 빠르게 몸을 움직였다.


“하아, 하아, 하...”


거대 거미를 죽이는 것만 반복하다가 겨우 숨을 몰아쉴 틈이 생겼다.

몇 마리를 죽였는지도 잊고 있을 무렵이었다.

중간에 몇 번 포션을 마셨다.

이제는 내 몸이 온통 놈들의 초록색 점액질로 범벅이 되어 있었다. 어디선가 역겨운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

그때까지도 이 뻔뻔한 쥐새끼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내 어깨에 앉아 상황을 지켜보았다.


“아까 누구 몸이 좀 무거워진 것 같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찌이익.(그랬었지.)”

“그럼 좀 움직여야겠다는 생각은 안 합니까?”

“찍찍, 찌익.(내가 왜? 사지 멀쩡한 네놈이 있는데.”


화를 내고 싶었다.

사지가 안 멀쩡하면 진작 문제가 생긴 게 아니냐고.

이 영악한 쥐새끼는 내가 말을 하기 전에 먼저 선수를 쳤다.


“찌이익, 찍?(설마 이 정도도 혼자 못 해치우고 나한테 도와달라고 할 생각은 아니겠지?)”


‘그러려고 했는데요.’


솔직한 말로 sss급 랭커라는 게 하루 종일 하는 게 뭔가.

돌도 단숨에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손으로 해바라기 씨만 까는데.

그 손을 좀 더 유용한 곳에 사용하는 게 어떻냐는 게 내 생각이었다.

가령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하는 이곳에서 말이다.


‘하지만 어림도 없겠지.’


어차피 말해봤자 들어주지도 않을 거.

그냥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제가 그런 나약한 생각을 했겠습니까. 왕년에 별명이 셋스코였습니다. 이딴 벌레들이 뭐 힘들 것도 없죠.”

“찌이익, 찍찍.(암, 그렇고 말고.)”

그때 바로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샤샤샥 -!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숨을 죽인 채 다가온 거대 거미가 보였다.

나와 눈이 마주친 녀석은 단숨에 허공으로 도약했다. 여러 개로 나뉜 동공에는 짙은 살기가 뿜어졌다.

목덜미를 물어뜯을 기세에 삽으로 이빨을 막아냈다.


까앙 -!


다행히 늦지 않았다.

거기다 날카로운 이빨에도 삽은 기스 하나 없이 멀쩡했다.

나는 삽을 물고 있던 놈을 저 멀리 던져 버렸다. 그리고 삽을 재빨리 후렸다.

몸통을 맞은 거대 거미는 그대로 벽으로 날아가 피를 토했다.

경련하듯 몸을 부들거리더니 다시는 일어서지 못했다.


[100/82]


[ -> 거대 거미 떼 박멸 82%]


“이렇게 싸웠는데 아직도 18마리나 남았다고? 미친 거 아니야?”


슬슬 몸에 한계가 오는 것 같았다.

지금처럼 무지막지하게 싸워서 될 일이 아니었다.

사용한 포션을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대략 6개는 마셨다.

남은 포션은 2개 정도.

삽질하는 광전사 스킬도 셀 수 없을 만큼 사용했다.

광전사 모드는 언제든지 할 수 있었지만 이전의 전투를 생각하며 아껴두었다.


‘그건 여왕 거미와 싸울 때를 대비해서 남겨놔야 해.’


앞으로는 움직이는 것도 전부 신중하게 판단을 해야 했다.

그리고 또 한 번 거대 거미들이 내 앞에 쌓인 시체 더미를 타고 넘어왔다.

삽을 여러 번 휘둘러 체력을 소진하는 것보다 한 놈 한 놈 몸통을 확실하게 찔러 넣는 방법을 선택했다.


“키에에에엑!!”


이쯤 되니 이번에는 상태창이 거미의 언어를 지원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랬더라면 얼마나 많은 거미의 비명과 저주 섞인 말을 들었겠냐 말이다.

정신적으로 힘든 것보다는 차라리 몸이 힘든 게 훨씬 낫지.


“나 이제 힘드니까 남은 놈들 빨리빨리 오라고!”


놈들이 내 말을 알아들었을 리는 없지만 이번에는 남은 15마리가 전부 달려들었다.

그것도 가만히 있던 여왕 거미까지.


“어...? 이렇게 많이 오라는 말은 아니었는데...”


여왕 거미는 맨 뒤에 있고 남은 14마리가 여왕 거미를 보호하듯 그 앞을 둘러쌌다.

적정 거리를 유지하며 하나씩 죽이려는데 여왕 거미가 입을 크게 벌렸다.

그리고 누런 액체를 휙 뿜어냈다.


치이익 -!


날아온 액체는 발 빠르게 움직여 피했지만 바닥에 닿자 그대로 녹아내렸다.

안심하는 것도 잠시.

녀석은 내 다리를 향해 거미줄을 뿜어냈다.


“어, 어?!”


이번에는 피하지 못하고 그대로 거미줄에 묶여버렸다.

힘으로 끊어내려 해도 찐득거리는 탓에 쉽지가 않았다.

작게 미소 지은 여왕 거미가 입을 벌렸다. 이어서 나올 행동이 어떤 것인지 쉽게 예상되었다.


‘이건 진짜 망했다.’


이대로 죽음을 직감했다.

바닥을 녹이는 걸 보면 산성 성분인 것 같은데. 몸이 녹아내리며 죽는 것은 얼마나 괴로울까.

그런 생각을 할 때 갑자기 상태창 인벤토리에서 무언가 반짝거렸다.


‘뭐지?’


확인 버튼을 누르자 ‘무엇이든 막아주는 방패’가 보였다.

나는 저런 물건을 산 적이 없는데. 기억을 더듬어보자 상점에서 스킬을 샀을 때가 떠올랐다.

분명 상점 주인이 첫 거래 기념이라며 소소한 선물을 넣어준다고 했었다.

뭔지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는데 이거였나 보다.


[소모품] ‘적당히 막아주는 방패’

- 3회 한정 사용이 가능함.

- 이름 그대로 공격을 적당히 막아줌.

- 1/3의 확률로 안 막아 짐.


역시 그냥 죽으라는 법은 없다.

1/3의 확률로 안 막아 진다는 부분이 찜찜하긴 하지만.

이 정도면 아주 유용한 선물이었다.


‘다음에 만나면 상점 주인한테 뽀뽀라도 찐하게 해줘야겠는데.’


여왕 거미가 입을 벌려 누런 액체를 뱉었다.

나는 적당히 막아주는 방패를 꺼내 몸을 보호했다. 다행히 1/3의 확률을 피해 거미의 공격을 완전히 막아주었다.

그 사이 다리를 칭칭 감고 있던 거미줄을 전부 손으로 뜯어냈다.

여왕 거미도 나왔으니 이제는 나도 죽기 살기로 덤벼야 했다.


[광전사 모드 on]


[제한 시간 3분]


[적을 섬멸하시오.]


광전사 모드로 될 때마다 느낌이 이상했다.

모든 힘이 솟구쳐서 들끓어 오르는데 이상하게 토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의식이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게 정신을 다잡는데 여왕 거미가 그물처럼 넓게 거미줄을 뿜어냈다.

다행히 발 빠르게 허공으로 튀어 올랐다.

천장을 박차고 날아가 여왕 거미를 향해 삽을 휘둘렀다.

내 행동을 눈치 챈 거대 거미가 방패처럼 몸을 던져 공격을 막아냈다.


“키에에에엑!”


[100/86]


[ -> 거대 거미 떼 박멸 86%]


‘저 행렬은 여왕 거미의 방패였군.’


여왕 거미가 기민하게 누런 액체를 뱉었다.

방패를 쓰기엔 아까워서 죽은 거대 거미의 시체로 막아냈다.


치이익 -!


약한 내구도에 오래 버티지 못했다.

거대 거미 시체를 들고 있는 내 손마저 녹아내릴까 봐 시체를 내던졌다.

또 한 번 몸을 날려 여왕 거미를 노렸지만 거대 거미가 다시 방패처럼 몸을 던졌다.


[100/87]


[ -> 거대 거미 떼 박멸 87%]


‘이래서는 의미가 없겠는데.’


차라리 얼마 남지 않는 거대 거미를 없애는 게 더 빠를 듯싶었다.

그러나 그때까지 광전사 모드가 버텨줄지가 의문이었다.

최고의 효율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그 방법을 사용해야만 했다.

잔인하더라도 다른 선택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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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4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7 3 12쪽
11 속삭이는 숲 23.03.19 77 4 12쪽
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3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5 5. 광전사 모드 on 23.03.17 118 3 12쪽
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0 4 12쪽
3 3. 첫 사냥 23.03.17 183 4 11쪽
2 2. 은혜도 모르는 쥐새끼 23.03.16 245 4 12쪽
1 1. SSS급 빙의자의 선택받은 후계자 +1 23.03.16 316 5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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