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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님의 서재입니다.

SSS급 헌터를 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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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킬러
작품등록일 :
2023.03.16 17:52
최근연재일 :
2023.04.01 23:55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2,283
추천수 :
65
글자수 :
134,839

작성
23.03.23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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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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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헌터 사냥꾼(1)

DUMMY

헌터 사냥꾼.

말 그대로 같은 헌터를 사냥하며 의뢰로 돈을 버는 작자들이다.

그들을 뒤따르는 소문들은 대게는 악명이 높다. 죄 없는 가족들을 돈 몇 푼에 팔아넘겼다는 소문도 있고 돈이 된다고 하면 어린이든 노약자든 아픈 사람이든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고 들었다.

어쩌면 인신매매를 하는 사람들보다 더 쓰레기 같은 존재라고 봐도 무방할지도 모르고.


‘더한 놈이랑 엮여 버렸잖아?’


내가 아무 말을 하지 않자 A랭커가 눈을 반짝이며 쳐다봤다.

적당한 리액션을 해달라는 것 같은데. ‘오, 당신 정말 쓰레기로군요!’라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시선을 돌려 먼 산을 보다가 대뜸 그에게 말했다.


“그럼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그대로 돌아서려는 찰나 A랭커가 나를 막아섰다.


“어디로 가려고.”

“어디든 가야죠.”


‘당신네들하고 안 엮이려면.’


그러자 A랭커가 내 몸에 생긴 상처들을 유심히 쳐다봤다.

갑작스러운 관심이 부담스러울 따름이었다.

이어서 나오는 말은 내게 사형선고나 다름이 없었다.


“안 돼. 다친 사람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지.”


그런 것치곤 인신매매 조직단 보스는 손목이 잘리고 피가 철철 흐르는 채로 방치가 되어 있었다.

어찌나 많이 때렸는지 얼굴로 이전의 모습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쓰러져 있는 다른 사람들도 뼈 몇 개가 부러졌으면 양호한 상태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런 사람이 무슨 다친 사람 운운하는 건지.


“저는 괜찮으니까...”

“아니, 이대로 보내면 백 프로 내가 잔소리 들을 게 뻔하다고.”

“누가 잔소리를 하는데요?”

“있어, 무서운 여자.”


그때 멀리서 사부작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돌리자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남자 둘과 여자 하나가 보였다.

혹시나 다 처리하지 못한 인신매매 조직단일까 봐 황급히 삽을 손에 쥐었다.

이런 나를 A랭커가 만류했다.


“긴장 풀어, 내 동료들이니까.”


‘동료들...?’


그렇다면 같은 헌터 사냥꾼이라는 소리인데.

골치 아픈 일에 엮이고 싶지 않아서 도망가려는 찰나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여자가 입을 열었다.


“우리가 도울 필요도 없이 끝이 났네.”


몸을 풀려는 것처럼 관절을 휙휙 휘둘렀다.

이에 A랭커가 웃으며 말을 했다.


“이 사람이 도와줬거든.”

“그 사람이 누군데?”

“나도 몰라.”


세 쌍의 눈이 내게 향했다.

아니, A랭커까지 포함하면 네 쌍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가만히 지켜보던 두건 쓴 여자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나를 가리키며 외쳤다.


“설마 일반인을 끌어들인 거야?”

“그런 셈이지?”

“관련 있는 사람이면 또 몰라도. 일반인을 엮이게 하다니. 네가 지금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날카로운 호통이 내리쳤다.

이에 A랭커는 여유로운 태도로 항변했다.


“근데 잘 싸워. F랭커라는 게 안 믿길 정도로.”

“F랭커고 나발이고. 일단 차에 집어넣어.”


‘어, 어...?’


엄한 불똥이 갑자기 나한테 튀어버렸다.

난데없이 차에 집어넣으라니. 역시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친 사람들인 듯 싶었다.

무어라 말하려던 찰나 내 얼굴 위에 두건이 씌어졌다.

여기서 반항을 해버리면 아까 인신매매 조직단들의 모습이 내 신세가 되어 버릴 것 같아서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어딘지로 모르는 곳으로 그대로 끌려가게 되었다.


‘이게 맞아? 맞냐고...’


그나마 작은 위안이라면 어디선가 현자의 쥐새끼가 까득까득 해바라기 씨 까는 소리가 들렸다는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는 것은 참 다행이었다.


***


“이제 두건 벗겨.”


갑자기 환한 빛이 내리쬐자 눈을 뜨는 것이 힘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는데 나머지 사람들이 어느새 모두 두건을 벗고 있었다.

무시무시한 소문과 다르게 너무 멀쩡하게 생긴 사람들이었다.

남자 한 명은 날카로운 눈매에 샛노랗게 염색한 것이 인상적이었고 또 한 명은 말 걸기가 힘들 정도로 차갑게 생겼다.

내게 두건을 씌우라고 명령했던 여자는 한쪽 눈 아래에 있는 눈물점이 있었는데 길 가다 한 번 마주치기 힘들 정도로 빼어난 미녀였다.

슬며시 눈치를 보다가 내가 물었다.


“여기가 어딥니까?”

“우리 아지트.”


잔뜩 허물어진 폐건물 같은 곳에 있을 것 같은데 헌터 사냥꾼의 소굴은 생각보다 평범한 가정집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꽤 건물이 거대했고 다 기울어져 간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어울리지도 않게 저 멀리서 아이들 명랑한 웃음소리가 들렸다.


“꺄아아악! 하하하!”

“야, 너 걸리면 내가 가만 안 둘 거야!”


주위를 두리번거리는데 앞서 걷던 A랭커가 내게 말했다.


“이쪽으로 들어와. 안 잡아먹으니까.”


이제와서 도망가는 것도 우습고. 주변에 아이들이 있는 걸로 봐서는 내게 험한 짓을 하려는 건 아닌 것 같았다.

그들을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가자 커다란 홀이 나왔다. 식탁 위에는 미처 치우지 못한 쓰레기들이 마구 널브러져 있었다.

내 시선이 닿자 뒤늦게 더럽다는 것을 인지한 것인지 사람들이 검은 봉지에 쓰레기들을 황급히 집어넣었다.


“여기 편하게 앉아.”


내가 자리에 앉자마자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먼저 사과했다.


“일단 거칠게 데려온 것은 미안하다. 무슨 상황인지 제대로 파악하기 전에는 가만히 놔둘 수가 없어서.”

“그런 것치곤... 대범하게 납치를 하던데요.”

“일단 위험한 놈인지 아닌지는 파악해야 하니까. 근데 이야기 들어보니까 그리 위험한 놈은 아닌 것 같아서. 인신매매 조직단 잡는 것도 도와줬다고 했고.”


이야기를 듣는데 의아함이 떠올랐다.

왜 헌터 사냥꾼 같은 비열한 단체가 하필이면 인신매매 조직단을 잡는 건지. 차라리 그들이 하던 불법적인 인신매매가 돈이 더 될 것 같은데.

내 표정이 겉으로 드러났는지 A랭커가 말을 이었다.


“우린 네가 생각하는 그런 쓰레기 같은 놈들 아니야.”

“..... 그러면요?”

“이 세상에 해가 되는 진짜 쓰레기 같은 놈들을 돈 받고 잡는 거지. 아까 그놈들만 해도 얼마나 죄 없는 랭커들을 납치한 줄 알아?”

“그런 일은 헌터 협회가...”

“협터 협회가 나설거면 진작 나섰지. 서민들 돈만 뽑아먹고 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무능한 작자들.”


이 세상에 헌터들이 생겨나면서 법과 규율이라는 것이 지켜지지 않았다.

힘 있는 놈이 곧 법으로 군림하게 되었으니까

하지만 얼마 안 가 이를 저지하는 헌터 협회도 함께 생겨났다.

최소한의 규율을 정해놓고 그 선을 일정 선 넘어가면 협회 사람들이 나서서 처단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허울만 좋던 헌터 협회도 제 기능을 금방 잃어버렸다. 결국에는 힘 세고 돈 많은 놈들이 다 해 먹는 세상이었으니까.


“뭐... 그것도 그렇긴 한데...”

“헌터 사냥꾼 인식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우리는 패도 괜찮은 놈들만 족친단 말이야. 그리고 여기 있는 애들도 헌터들한테 가족을 잃고 오갈 곳 없는 아이들이고.”


어쩐지 입구에 들어설 때 아이들 목소리가 많이 들리곤 했다.

한 두 명이 아니라서 의아했는데 헌터들에게 가족을 잃은 아이들이었나 보다.


“그러면 아까 그놈들은 어떻게 되는 거예요?”

“아까 그놈들? 우리한테 의뢰한 사람들한테 연락하면 알아서 처리를 하러 오거든.”

“대체 어떤 사람들이 그런 의뢰를 맡기는 거죠?”

“고객에 대한 정보는 비밀로 하기로 해서. 자세한 건 말 못 해.”


다른 헌터 사냥꾼들은 모르겠는데. 이 사람들은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쓰레기는 아니었나 보다.

때마침 허공에 상태창이 올라왔다.


[인신매매 조직단 소탕 성공]


[-> 보상으로 ‘동료’를 얻습니다.]


대체 상태창은 무슨 생각으로 나를 이리로 이끈 것일까. 아까 전에 인신매매 조직단과 싸울 때도 상태창이 퀘스트를 줬었다.

이유가 있으니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일 텐데.

그때 주머니에 들어있던 현자의 쥐새끼가 모습을 드러냈다.

갑자기 식탁 위로 올라오자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모두 그에게 향했다.

가장 놀란 것은 A랭커였다.


“이 녀석...”


혹시 범상치 않은 쥐새끼라는 것을 눈치챈 것일까.

A랭커가 의심이 가득한 눈으로 말을 했다.


“살이 이렇게나 많이 찔 수가 있나?”


예상치 못한 말에 내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 말을 들은 현자의 쥐새끼가 손에 들고 있던 해바라기 씨를 툭 떨어트렸다.

이내 들려오는 것은 노기가 가득한 목소리였다.


“찌익, 찍찍.(한 주먹도 안 되는 놈이. 당장 도륙을 내주겠다.)”


찍찍거리는 현자의 쥐새끼를 진정시키며 다시 주머니 속에 넣었다.

이런 내게 눈물점이 있는 여자가 말을 했다.


“혹시나 싶어서 말하는 건데 여기로 데려온 건 나쁜 의도는 절대 없었어. 많이 다친 것 같아서 치료 도와주려고.”

“제 치료를 도와준다고요? 왜요?”

“당연히 우리 때문에 다쳤으니까.”


굳이 따지자면 인신매매 조직단을 소탕할 때는 내가 한 게 거의 없었다.

A랭커가 혼자 다 부셨지.

몸에 난 상처들은 트리거를 상대할 때 났던 상처가 대다수였다.

사실대로 말하려다가 지금 아니면 언제 또 쉬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떠날 땐 떠나더라도 제정비를 마친 후에 가는 것이 낫지 않을까 하고.


“그러면 아주 조금만 신세를 질게요. 몸 상태가 안 좋긴 해서.”


알겠다며 A랭커가 빈방을 안내해 주었다.

넓어 보이는 집이라 그런지 노는 방이 꽤 되어 보였다.

가는 길에 어린 아이들을 꽤 마주쳤다. 낯선 사람이 무서운지 금새 도망가는 아이도 있고 내게 다가와서 인사를 하는 아이도 있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이소은이라고 해요.”

“안녕, 반갑구나.”


인사를 받아주면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행복한 미소가 귀여운 아이들이었다.

손을 빵긋 흔들어주며 걸음을 내딛자 A랭커가 내게 말했다.


“애들 귀엽지?”

“응, 다들 착하고 순해 보이네.”

“맞아. 처음에는 울기도 많이 울었는데 이곳 생활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된 건지 친구들하고 뛰어 놀기 바쁘다니까.”


그런 말을 하는 A랭커의 얼굴은 환한 미소로 가득해 보였다.


“너무 힘들 것 같은데.”

“뭐가?”

“이렇게 애들 데려와서 돌보는 거.”

“그렇지.”

“근데 왜 굳이 이런 번거로운 수고를 하는 거지?”


내 물음에 A랭커의 얼굴이 어둡게 변했다. 역시 주제 넘은 질문이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방 안으로 들어가려던 찰나 어두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3년 전에 동생을 잃어버렸어.”


예상외의 답에 고개를 돌렸다.

“그때는 헌터로 각성하기도 전이었거든. 그래서 부끄럽게도 동생이 못난 형이랑 어떻게든 살아보겠다고 게이트를 들쑤시고 다녔어. 생활비가 필요했으니까.”

“근데?

”그러다 어느 날 좋은 조건으로 파티원이 되었다고 했는데 갑자기 돌아오질 않았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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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미로(2) 23.03.26 48 0 11쪽
19 미로(1) 23.03.25 47 0 11쪽
18 D급 게이트 23.03.24 63 3 11쪽
17 헌터 사냥꾼(2) 23.03.24 65 3 11쪽
» 헌터 사냥꾼(1) 23.03.23 65 3 11쪽
15 인신매매 조직단 23.03.22 62 3 11쪽
14 미확인게이트(3) 23.03.21 65 3 12쪽
13 미확인 게이트(2) 23.03.20 68 3 12쪽
12 미확인 게이트(1) 23.03.19 68 3 12쪽
11 속삭이는 숲 23.03.19 78 4 12쪽
10 대장장이의 한(5) 23.03.19 85 4 13쪽
9 대장장이의 한(4) 23.03.18 84 4 11쪽
8 대장장이의 한(3) 23.03.18 82 4 12쪽
7 7. 대장장이의 한(2) 23.03.17 87 4 11쪽
6 6. 대장장이의 한(1) 23.03.17 107 4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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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 삽질하는 광전사 23.03.17 141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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